있는 그대로 튀르키예 나의 첫 다문화 수업 10
알파고 시나씨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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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그러니까 튀르키예에 대한 기초 상식을 배우기 좋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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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튀르키예 나의 첫 다문화 수업 10
알파고 시나씨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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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과거가 살아 숨 쉬는 대륙, 동서양 문화와 종교가 어우러진 나라

튀르키예 출신 귀화 한국인 알파고 시나씨,

튀르키예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생생히 들려주다

역사관련 책을 읽다보면 가장 관심이 가는 나라가 바로 터키 즉, 튀르키예다.

바뀐 국명이 왠지 아직 입에 붙지 않지만 여하튼 튀르키예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모든 역사를 품고 있는 나라다. 역사 뿐만이 아니다. 종교, 민족, 문화 등 그야말로 모든 것에 걸쳐져 있는 나라인데... 그 중요성에 비해 그닥 인지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현실정치라는 게 참...

여하튼, 내가 가족여행이 아닌 나만을 위한 해외여행을 간다면 꼭 가보고 싶은 나라가 튀르키예라서 책 제목을 봤을 때 반가웠다.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지금의 튀르키예를 보여줄 것 같아서. 게다가 저자가 알파고 시나씨다. 대중매체에서 종종 보면서 친숙하기도 했고 누구보다 튀르키예와 한국 양쪽을 둘다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잖겠는가 싶어서 또한 반가웠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한국과 튀르키예가 형제 나라라는 썰?!에 대해 그 기원을 '돌궐'로부터 끌어온다. '그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했던 당나라의 위협에 맞서 군사적으로 형제의 관계를 맺은 것이다. 대립 관계로 시작되었지만 고구려와 동맹국이 된 돌궐이 바로 튀르키예의 조상이다. 즉 한국과 튀르키예의 형제와 같은 관계는 60여 년 전이 아닌 1500년 전부터이다. (p. 5)' 돌궐이라니, 터키인에게서 듣는 돌궐이라니 wow 좋은데?!

나는 19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매 순간 튀르키예 홍보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지식인들에게 튀르키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부분과 한국 사람들이 튀르키예를 이해하고자 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p. 9)

귀화한 외국인에게 자신이 태어난 조국은 어떤 느낌일까? 같은 나랑 안에서도 자신이 태어난 고향 마을에 대한 향수어린 애틋함을 생각해 봤을 때 그 그 심정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묘하게 깊은 그런 애틋함이 아닐까...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에게 그런 깊이감으로 튀르키예를 소개하면 부담이 갈터, (한국인으로 한국에서 살면서도 내내 매순간 자신을 튀르키예 홍보대사로 여기며 살아왔다는 저자의 경험을 녹여) 일반사람들에게 튀르키예에 대한 기초 상식을 가볍게 알려주고 있는 책이 이 책이다.

따라서 튀르키예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초 상식적으로 가볍고 짧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의 구성은 쉬운 질문으로 시작해서 토론해봐도 좋을 법한 질문으로 마무리하는 장의 구성을 봤을 때 청소년을 주 독자층으로 잡은 것 같기도 한데, 튀르키예에 관심 있는 성인이 보기에도 괜찮다. 좀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가이드북 같달까. 하지만 단순한 관광 가이드 북은 아닌 뭐 그런?! ㅎㅎ

튀르키예가 터키에서 국명을 바꾼 이유부터 국기와 국화 그리고 민족 구성에 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튀르키예라는 국가 자체에 대한 기초 상식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의외였던건, 이슬람교를 믿는 국민이 대부분 이지만 국가종교는 아니고, 튀르키예어를 사용하지만 고유문자는 없는데 아랍문자가 아니라 라틴문자 알파벳을 사용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내가 좋아하는 역사 파트가 가장 흥미로웠는데 짧게 요약한 내용임에도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어 재밌었다. 역시 현지인이 들려주는 역사는 달랐달까 ㅎ

그 다음으로는 역사에 연결되는 문화파트가 재밌었다. 이 책이 얇고 가벼우면서도 역시 현지인의 체험이 녹아난 설명은 새로운 호기심을 자극한다. ㅎ

술술 넘어가는 책장이 어느새 호로록 끝났을때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책은 금새 읽혔다. 다 읽고 나서야 띠지에 있는 이 시리즈의 표제가 눈에 들어온다. '<나의 첫 다문화 수업> 시리즈, 세계시민으로 더불어 살아가기, 책을 읽고 활용할 수 있는 토론 및 논술 활동지 수록....' 그래그래 쉽게 읽히는 이유가 있는 시리즈였던 것을 모르고 읽었으니 내 아쉬움은 내 탓인걸로;;;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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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역사 - 세계를 탐구하고 지식의 경계를 넘다
윌리엄 바이넘 지음, 고유경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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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탐구하고 지식의 경계를 넘다

인간과 자연세계를 통찰하고 방대한 과학의 발전과정을 읽는다

소소의책 출판사에서 나오는 역사교양서 시리즈를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보기에 좋은 떡이 맛도 더 좋다라는 말처럼 이 시리즈는 일단 보기에 좋다. 일관된 디자인과 단단한 하드커버가 역사교양서로서의 중후함을 그야말로 멋드러지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더구나 보기에만 좋은 게 아니라 술술 읽히는 가독성 높은 역사교양서로서의 매력도 충분했다. 그래서 세계종교의 역사를 시작으로 철학의 역사, 고고학의 역사, 언어의 역사, 시의 역사 까지 나오는데로 매번 찾아 읽었고 이어서 최근작인 <과학의 역사>까지 당연스럽게 읽게 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사실을 알아냈겠지만 3,000년 전에 세계를 깊이 탐구한 사람들도 우리만큼이나 현명했다. 대부분 '과학'이라고 하면 실험실의 현미경이나 시험관을 떠올리지만, 이 책에서 그런 내용만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과학은 마법, 종교, 기술과 함께 세계를 이해하고 통제하기 위해 활용되었다. 과학은 매일 아침 일출을 보는 것처럼 단순한 일이기도 하고, 새로운 화학 원소를 발견하는 것만큼 복잡한 일이기도 하다. 마법은 별을 보며 미래를 예언하는 일이기도 하고, 검은 고양이가 지나간 길을 피하는 것처럼 미신이라고 부르는 일이기도 하다. 종교는 신의 노여움을 달래기 위해 동물을 제물로 바치는 일이기도 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일이기도 하다. 기술은 불을 피우는 방법을 알아내는 일이기도 하고, 새로운 컴퓨터를 발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학, 마법, 종교, 기술은 인도나 중국, 중동 전역에 걸쳐 강 유역에 정착한 고대 사회에서 활용되었다. (p. 9~10)

고대의 모든 학문은 강유역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고대의 모든 삶이 강유역에 터를 잡았기 때문이다. 과학은 당연히 삶에서 탐구된다. 따라서 과학은 당연히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새로운 의의를 발견할 수 있다. 과학은 좋아도 역사는 싫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학의 역사'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된달까.

고대의 사람들은 당연히 지금의 '우리만큼이나 현명했다.' 고대문명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남겨진 기록에 의해서다. 하지만 '역사에 기록을 남긴 사람은 대부분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권력자였기 때문에 일반 대중에 대한 정보는 늘 부족하다. (p. 15)' 는 점을 모든 역사읽기에서 늘 유념해야 한다. 이처럼 역사읽기는 '관점'이 중요하다. 누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지극히 영국중심적인 과학사였다.

'과학의 역사'이지만 이 책은 과학사를 세계사적으로 차근차근 짚어나가고 있는 것으론 보이진 않았다. 특히나 고대의 과학사에 대한 입장은 서양 이외의 지역에서 발달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소략하면서 서양 특히 영국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세세하달까. 그리고 과학사 치고는 의학관련 이야기가 상당부분 차지한다. 아마도 저자의 주전공이 의학이어서 그런것 같다. 어쩌면 당연한 연관성이겠지만. 어쨌든, '인도와 중국의 전통 의학은 지금까지도 서양 의학과 서로 경쟁 관계이지만, 과학은 다르다. 인도와 중국의 과학자들은 세계의 동료들과 동일한 아이디어와 도구, 목표를 갖고 연구한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이제 '과학'이라고 하면 서양에서 발전한 보편적인 과학을 의미한다. (p. 25)' 라는 문장에서 읽혀지듯이, 저자에게 세계사적 과학사는 서양사적 과학사이다. 저자에게는 이또한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히포크라테스에 이어 로마의 갈레노스에 대한 이야기를 꽤 집중적으로 풀어놓은 것은 아마도 '갈레노스는 인간의 생명에서 혈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약 1500년 후에 윌리엄 하비가 발견한 것처럼 혈액이 순환한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p. 55)' 라는 한 문장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당연히 눈치챘겠지만 윌리엄 하비는 영국 사람이다. 이러한 서술태도는 이 책 내내 유지된다. 대부분 영국의 과학사와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에서 가끔 다른 나라의 과학자가 등장한다면 그건 모두 뒤에 나올 영국과학자를 위한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이치가 전부 알려졌다고 생각한다면 과학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 다른 사람이 발견한 사실을 이해하기만 해도 최고의 과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76년 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 유럽에서는 이처럼 시대에 뒤쳐진 관점이 일반적이었다. (p. 62) 700년 전 사람들은 새로운 개념이 항상 바람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깔끔하게 정돈된 완벽한 체계를 선호했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와 다른 고대 대가들의 저서를 취합하여 거대한 완전체로 통합하면서 지금의 '백과사전'이라고 불릴 만한 책을 집필했다. '모든 것에는 각자의 자리가 있다'는 말은 이 시대의 신조와도 같았다. 그러나 각자의 자리를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수수께끼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p. 67)

그렇게 새로운 수수께끼를 푼 주역들이 이렇게 영국에 몰려있었는 줄 몰랐네;;;

앞서 언급한 윌리엄 하비는 의학사에 금자탑을 세웠고 프랜시스 베이컨은 과학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에 대한 사고체계인 과학관을 성립했다. 1662년 런던왕립학회 설립 이후부턴 본격적으로 영국 과학자들이 발견해낸 세계사적?! 과학사가 펼쳐진다. '뉴턴 혁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설명해주었다. (p. 144)' 본격적인 (영국적 과학사의) 시작은 뉴턴이었는데 그의 과학이 '혁명'이기까지 했었던가...;;;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p. 129)' 라는 뉴턴의 말처럼 모든 새로운 발견과 발명에는 앞선이들의 무수한 포석들이 다져놓은 결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턴만큼 기분 나쁜 사람 (p. 126)' 이라고 돌려까는 척 하면서 '뉴턴혁명'이라는 표현까지 만들어낸 저자는 초지일관 영국적이다. 린네는 다윈을 위해서 패러데이는 맥스웰을 위해서 언급하는 듯 하고 딱히 마땅한 영국과학자가 없으면 새로운 과학적 발명과 발견을 과학사적으로 뭉뚱그려 풀어낸다. 그러다가 적당한 영국과학자다싶으면 '찰스 라이엘은 현대 지질학의 창시자와 같았다. (p. 203)' '물리학에 뉴턴의 [프린키피아]가 있다면, 생물학에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있었다. (p. 214)' '러더퍼드는 오늘날 핵물리학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p. 258)'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내기 위해 만들어져 사용된 원자폭탄은 이 연구의 결과였고, 채드윅은 프로젝트의 영국 측 책임자였다. (p. 262)' 라며 잘 알건 모르건 영국과학자를 강조한다.

아무리 영국과학자 중심적으로 과학사를 풀어낸다 해도 어쩔 수 없이 중요하게 등장해야 할 인물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 같은 과학자를 이야기해야 할때면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물리학계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방향성의 상당 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p. 278)' 라며 부족했던 부분을 강조한 후 '폴 디랙, 이 종잡을 수 없는 영국인은 또 다른 아인슈타인이나 다름없었다. 디랙이 집필한 책은 30년간 양자역학 분야를 이끌었다. (p. 280)' 라고 기어이 영국과학자로 끝맺곤 했다. 멘델이 아무리 중요한 발견을 했어도 '멘델학파는 케임브리지의 생물학자 윌리엄 베이트슨이 이끌었다. 그는 '유전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p. 294)' 가 더 중요한듯, 인간 연구에 있어서도 영국의 과학은 빠질수 없으니 '영국의 해부학자 에드워드 타이슨, 그만큼 침팬지를 자세히 관찰한 사람은 없었다. (p. 301)' 를 굳이 언급하고... 페니실린이라는 중요한 약도 '영국으로 망명한 (p. 312)' 과학자들이 발견한 것이므로 더 중요한듯 쓴 것처럼 읽었다면 내가 과민한 것일까;;;

과학은 이유가 아니라 방법을 다룬다. 여느 과학 분야에서처럼 물리학자와 우주론자 중에도 종교를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이 공존한다. 과학은 이러해야 하며, 관용의 분위기에서 가장 많이 발전할 수 있다. (p. 346)

이 짧은 책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역사의 어느 순간에서든 과학이 그 특정 순간의 산물이라는 사실이다. (...)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동시대의 사람들보다 더 날카롭게 사고하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남긴 생각과 글은 기억할 가치가 있다. (p. 353)

영국의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대항해시대라는 정복으로 얻어진 배경이 있었다. 그것이 영국 국내적으로는 관용이라면 관용이랄 수 있는 분위기를 충분히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과학사가 영국이 융숭하게 발전하던 시대의 내용들이 대부분이라는 것또한 그 배경 덕일것이다. 따라서 영국 국내적으로는 이 책이 그들이 기억해야 할 가치가 있는 생각과 글을 모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국이 아닌 나라에서 특히나 서양이 아닌 나라에서 이 책이 세계사적인 '과학의 역사'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영국사적 '과학의 역사'로 읽는다면 이 책은 옮긴이의 말처럼 '과학과 철학, 사회학, 인류학을 아우르며 수많은 과학의 세부 분야 속 중요 사건과 인물을 추려내여 종합하는' 그리하여 '깔끔하고도 유려한 글솜씨를 겸비'한 저자가 '40개의 서로 다른 주제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간' 책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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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눈뜰 때 소설Y
이윤하 지음, 송경아 옮김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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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먼저 주목한 K-스토리의 등장

한국계 최초 휴고상 노미네이트 이윤하 작가 신작

디즈니+ 시리즈 영상화 확정

소설Y의 일곱번째 작품 <호랑이가 눈뜰 때>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었다. 가제본에는 편지가 하나 첨부되어 왔는데, 추천사와 작가의 인삿말이었다.

추천사에서 심완선 평론가는 한국계 미국인인 이윤하 작가가 '로커스상' 데뷔 소설부문을 수상하고 '휴고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던 작가라면서 한국문화적 요소를 적극 활용하여 SF소설을 쓰는 작가를 소개하고,

"저는 어린 시절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내며, 부모님으로부터 영리한 호랑이와 구미호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만난 옛날이야기가, 우주의 별들 속에서 펼쳐지는 미래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게 되어 영광입니다. 즐겁게 읽으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라는 인삿말에서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한국의 옛날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음을 밝힌 것처럼,

이 소설에는 전래동화적 판타지가 SF를 배경으로 넘쳐흐르고 있다. 제목부터 그런 느낌이 퐉 오지 않는가. '호랑이가 눈뜰 때' 라니.

"우주군 사령부가 우리에게 알리고 있다. 주황 호랑이 부족의 환이 반역죄로 기소되었으며 자기 제복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환을 체포하기 위해 발부된 영장이 있어. 체표되면 군법 재판에 회부될 거다" (p. 25)

열세 살 호랑이령 주황 세빈은 우주군 생도에 지원한 후 날마다 어떤 답장이 올지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여느날 처럼 부족훈련에 집중하고 있을때 우주군에서 소포와 편지가 동시 배달되었다. 소포는 세빈이 존경해마지 않는 삼촌이자 우주군 선장인 환의 칼이었고 다른 하나는 세빈을 우주군 생도로 합격시켰다는 통지문이었다. 그야말로 '수상쩍은 '우연의 일치'로 보이는 (p. 41)' 상황이었다. 삼촌이 반역죄로 체포되었다는 것은 충격이었지만 우주군 생도가 되었다는 사실은 세빈을 들뜨게 했다. 그리고 삼촌이 연루된 사건의 진실에도 다가가볼 수 있을 터였다.

"네 선서를 명심해라. 너는 별들 사이로 나아가서 크고 작은 동료들을 만나고, 전사의 방식을 배울 거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너를 이끄는 나침반은 부족의 방식이어야 한다." (p. 44)

부족의 대표 가모장님은 세빈이 우주군으로 떠나기 전에 부족의 맹세를 하게 했다. 손바닥에 칼자국을 남기는 그야말로 혈맹이었다. 그리고 세빈을 부모보다 더 살뜰히 챙겨주던 순이이모는 행운의 징표로 은장도를 주었다. 그런데 세빈의 우주군 합류는 시작부터 좀 이상했다. 우주군도 아닌 특별조사관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함선에 동승하더니 훈련한번 받지 않아본 생도 신분인 세빈에게 '비상사태'에 대해 알려주었다.

침입자 경보 침입자 경보 모든 승무원은 침입자를 격퇴할 준비를 하라 (p. 124)

하지만 정말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특별조사관이 알려준 국경분쟁을 도우러 가느라 생도 훈련을 시켜줄 여유가 없다는 그런 정도가 아니었다. 분쟁지역으로 가는 우주선을 누군가 공격했고 침입했으며 탈취하고 있었다. 수백명의 승무원들은 모두 기절가스에 당했고 멀쩡하게 남은 사람은 세빈의 생도 방에 함께 있던 지와 유나, 남규 뿐이었다. 그리고 특별조사관의 비서였던 민.

"들어가. 너를 보호하기 위해서야"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야"

나는 민의 말을 되풀이했다.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다시 미소 짓고 있었다. (...)

문이 불길한 짤깍 소리와 함께 닫혔다. 민은 창살 맞은편에서 나를 노려보았다. 이번에는 목소리에 다정함의 흔적이 없었다.

"자, 세빈. 넌 반역자 환 선장에 대해 네가 아는 걸 모두 말하게 될 거야" (p. 161)

세빈은 친구 생도들과 함선을 구하기 위해 나선 참이었다. 민에게 이끌려 저도 모르게 들어간 곳은 감금실이었고, 알고보니 민은 여우령이었다. 구미호 말이다. 세빈은 함선에서 삼촌 환의 냄새를 맡았으나 분명치 않았고 찾는 지휘관들은 아무도 없었으며 여우령에게 홀려 감금되기까지 했다.

"너희 삼촌은 강력한 물건을 훔쳐서 '천 개의 세계' 당국에 넘기는 대신 자기 목적을 위해 사용하려고 했어. 그는 그것을 평화롭게 사용해서 세계들이 비옥해지고 번영할 수 있도록 테라포밍하는 대신 자기 적을 파괴하려고 했어."

"드래곤 펄?" (p. 165)

세빈은 태어난 순간부터 '적'으로부터 부족을 구하기 위한 훈련을 받으며 자랐으나 '적'이 누구인진 몰랐다.

세빈이 존경해마지않던 삼촌 환은 반역죄를 저질렀다는데 믿을 수 없었고 잡혀갔다는 삼촌의 냄새가 세빈이 탄 우주선에서 나니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자신을 홀려 감금시켜놓고는 세빈도 공모자라며 죄를 추궁하는 민을 보며 세빈은 지금 상황이 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배를 탈취한 침입자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왜 이런 짓을? 그런데 세빈 앞에 삼촌 환이 나타났다.

"우리가 뭘 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지. 우리가 앞으로 뭘 할 것이냐가 중요한 거지" (p. 205)

우주선에서 멀쩡한 존재는 십대의 생도 4명과 민 그리고 침입자들이다.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어린 생도들의 파란만장 함선구하기 대작전은 이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소설Y시리즈의 한 작품이니만큼 역시나 청소년들의 성장이 뚜렷이 읽히는 밝고 명랑한 소설이었다. 디즈니플러스 영상화 확정이라더니 정말 그럴 모양인지 시리즈물로서 미리 여기저기 심어놓은 회수되지 않은 떡밥들도 보이고... 후속작이 궁금해지는 작품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SF에 잘 사용되지 않는 한국 전통의 전래동화적 요소들이 넘쳐나니 때론 과한가싶다가도 꽤 흥미로운 시도같아 보이긴 했다. 여하튼, 호랑이령 세빈의 힘찬 출발에 응원을 보낸다. 이제 눈을 떴으니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모험을 보게 되려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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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반양장) - 천 개의 종이학과 불타는 교실 창비청소년문학 118
이종산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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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접으면 새로운 세계의 문이 열린다!

"우린 한 팀이잖아. 무모한 일이든 용감한 일이든 다 같이 하자"

창비 소설Y시리즈는 영어덜트 문학 시리즈로 서평단에게 대본집 형태의 가제본이 제공된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소설Y 6기에도 당첨이 되어 작가의 이름이 적히지 않은 가제본을 받았다. 노랗고 예쁜 표지색처럼 이번 작품에선 또 어떤 예쁜 마음들이 펼쳐질까 ㅎ 그리고 작가는 과연 누구일까 ㅎㅎ

나와 소라, 모모는 도서부이자 종이접기 클럽의 부원이다. 우리끼리는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이라고 부른다. 종이접기 클럽을 만든 건 세 달 전, 올봄에 소라가 종이접기 책과 색종이를 도서실로 가져온게 계기였다. (p. 9)

세연과 소라, 모모는 한창 깨발랄한 중2소녀들이다. 책읽기와 종이접기를 좋아하는 세명의 단짝 친구들이 여느날처럼 도서실에서 종이접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이상한 소리에 복도로 나가서 살펴보다가 세연은 낯선 사람의 부탁으로 종이학을 접어주게 되고 그 사람은 그 종이학을 태우더니 홀연히 사라지는데... 알고보니 소문으로만 듣던 도서실 괴담을 직접 경험하게 된 거였다.

"저희 종이학 귀신을 봤다며?" (p. 26)

"그럼 그 선배는 아직 우리 학교에 다니고 있겠네요. 선배님은 지금 고등학교 1학년 맞으시죠? 귀신 소동이 있었던 건 이 년 전, 선배님이 중학교 2학년이었을 때고요" (p. 39)

세명의 친구들 앞에 괴담수집이 취미라는 졸업생 선배가 찾아오고 괴담 관련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게 되는데, 세연 말고도 그 종이학을 접어달라는 유령을 만난 사람이 또 있었다. 선배 말고도 그 전에 도서부 담담 선생님이신 강지문 선생님도 그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소라가 벽을 가리켰다. 글씨가 커서 벽에 걸린 달력의 연도가 한 번에 눈에 들어왔다. 1937년. 나는 그 숫자가 믿기지 않아 벽으로 다가가 달력을 다시 봤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다. 달력에 있는 연도는 분명 1937년 이었다. (p. 153)

그 후로 세연에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급기야 세친구들은 시간여행까지 경험하게 되는데...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그 유령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이곳에 있는 나무패들과 수이의 웃는 얼굴과 종이학. 그리고 내가 한 약속. 여름 방학 때 윤경희 성생님이 왜 내 앞에 나타났는지, 왜 종이학을 접어 달라고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약속을 이어받을 사람이 필요했던 거다. 그가 사라지더라도 수이와 한 약속을 기억해 줄 사람이.

"기다릴게. 미래에서." (p. 212)

영어덜트 문학이라고 하면 대부분 고등학생이 주인공이곤 했는데 더 어려진 중학생 버전이라 풋풋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동화책을 읽듯이 포근하고 따스하게 호로록 읽히는 소설이었다. 읽는 내내 왠지 므흣한 미소를 머금고 읽게 되는 이 소설을 쓴 작가는 누구일까 호기심을 남기고 이번 소설y 서평단 체험도 참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고마워요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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