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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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사실 책을 읽기 전 이미 일드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때에도 지금의 책 제목과도 일치하였었습니다.

<ON 이상범죄수사관 토도 히나코>

이 드라마의 여형사의 독특한 점이 있었기에, 그리고 사건들이 너무나 잔혹하였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곤 하였는데 이렇게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가웠습니다. 


시각적 이미지화가 아닌 문자를 통한 내 상상력은 드라마보다 더 잔혹하게 그려질 것 같아 조금은 두려웠지만......

다시 만나게 된 그녀와 같이 범죄 현장 속으로 들어가보려 합니다.

ON[온]』 


소설의 첫 문장.

그날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서, 지금도 그는 소리 내어 울고 싶어진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머리를 쥐어뜯고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치고 싶어진다. 어째서 그런 끔찍한 일이 생긴 것일까. 얼마나 무섭고 아프고 괴로웠을까. 사건의 참상에 평정을 잃고, 악마의 소행을 멈출 수 없었던 자신을 후회한다. - page 7


5년 후, 하치오지 니시 경찰서의 형사 조직범죄 대책과에 폴더의 산에 파묻힌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히나코'.

여형사를 동경하며 형사부를 지망했지만 배속된 곳은 산더미 같은 서류 업무에 시달리는 내근직이라는 것.


오늘도 어김없이 서류 업무에 쫓기다 잠시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는 특이한 점이 있는데 바로,

"아~. 또 나왔네, 야와타야이소고로('시치미'라 불리는 일본식 고춧가루 양념 브랜드로, 에도 시대부터 나가노 현의 유명 사찰 젠코지 인근에 위치한 유명 메이커다-옮긴이). 그거, 정말로 맛있어?" - page 19

항상 주머니에 작은 깡통, 나가노의 명물 고추양념을 들고 다닙니다.

마치 고추의 매운맛으로 인한 얼얼함으로 잠시나마 자신에게 최면을 거는 것 마냥......


그녀는 미해결 사건파일들을 암기하다 첫 번째 사건을 맞이하게 됩니다.

자신의 방에서 스마트폰으로 셀프 촬영하며 과거에 자신이 여성들에게 성폭행을 하고 잔인하게 살해했던 그 모습으로, 자살과도 같은 모습으로 죽게 됩니다.

당시엔 살해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던, 과거의 가해자가 현재의 피해자의 모습으로.


그렇게 이 사건 역시도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는 중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번엔 사형 선고가 내려진, 사형집행을 기다리던 사형수.

그 역시도 CCTV에서 마치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 듯 하지만 스스로 자해하는 모습이 보이게 됩니다.


계속되는 자살처럼 보이는 사건들.

그들의 자살(?) 과정을 보면 마치 누군가에게 조종을 당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곤 합니다.

"번지점프 같은...... 아주 안전하다는 전제로, 죽을 수 있는 가능성과 마주한 행위에 임하면 공포를 쾌감으로 변환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쉽게 말해 뇌의 스위치를 전환해서, 공포와 쾌감을 바꾸는 것이지요. 뇌는 경험을 통해 학습하니까 새로운 자극을 원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는 방어 본능을 오프(OFF)한 상태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쾌감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을 때에 일어날 수 있는 건가요?"

'예를 들면 엽기살인범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을 때, 혹은 자신이 범한 살인의 기억을 머릿속으로 반추하고 있을 때 쾌감을 느낀다든가.' - page 175


결국 그 스위치를 켜는(ON) 자는 누구인지 밝혀내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요즘 우리 현실도 너무나 잔혹한 범죄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다가와 안타까웠습니다.

인터체인지 아래서 살해된 여고생도, 우타가와 사나에도, 사메지마의 피해자들도, 모두 일상 속의 어느 날 갑자기, 상상도 하지 못한 방법으로 목숨과 미래를 빼앗겼다. 살인을 반복하는 자들은 때때로 웃으며 그런 짓을 저지른다. 제멋대로 천박하며 가치 없는 욕망을 위해 그런 짓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피해자의 공포와 괴로움을, 피해자 유족의 슬픔과 괴로움을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그들은 영원히 누군가를 죽이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몇 명 죽이더라도 사형이 집행되어 자신이 죽는 것은 단 한 번뿐입니다. - page 164


그런 그들을 벌하고자 했던 이의 이야기.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놈들이, 제대로 죽지도 못하고 몇 번이나 피해자와 같은 꼴을 당한다는 걸 알면, 그런 끔찍한 범죄는 분명 끊어지게 되겠지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죽은 꼴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이 좋겠지요'라고요. '이것이야말로 천벌 아니겠습니까' - page 289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이에게 내리는 형벌.

무차별 살인으로 희생되는 이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명목 하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읽고 난 뒤 한참을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나 뇌 속의 스위치라는 거......

이를 임의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 마치 소설 속에서만의 이야기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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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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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 결말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너무나 궁금증을 자극하는 문구였습니다.

그런데 더 나아가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엄청난 몰입감, 굉장한 반전... 다 읽고 10분 정도

허무해서 움직이질 못했다."


에이~ 설마요!

라며 콧방귀를 꼈었는데......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제 행동이 저랬습니다.

너무나도 큰 파도를 맞은 느낌, 아니 이번 태풍의 강력한 바람을 맞은 느낌.

아무튼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을 주었습니다.

기묘한 러브레터

 


우선 소설을 읽기 전에 주의해야할 점!

절대로 결말을 먼저 읽지 말 것!

그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의 충고 아닌 조언들이 가득하였습니다.

 


같은 대학, 연극 동아리에서 만난 미즈타니 가즈마와 미호코.

이 둘은 결혼을 약속하였지만 결혼식 당일, 신부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신부를 찾아 수소문을 펼쳐보지만 헛수고.

그렇게 그의 결혼식은 자신의 삶에 치유될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됩니다.


그로부터 30년 뒤.

미즈타니는 페이스북에서 미호코를 발견하게 됩니다.

호기심 반, 반가움 반으로 메시지를 보내지만 그녀로부터의 답장은 오지 않습니다.


한 남자의 추념.

그렇게 대답없는 메시지는 처음 메시지를 보낸 후 세 번째 봄을 맞이하게 됩니다.


미즈타니 가즈마 님


미호코입니다. 오랜만이에요.

암이라니, 괜찮으세요? 걱정이 되네요.

몇 번이나 메시지를 받았는데도 답신을 하지 않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 page 26

미호코에게서의 답장이 왔습니다.


미즈타니와 미호코는 그렇게 서로 과거의 이야기를 메시지로 주고받으며 회상과 추억 속에 잠길 듯 하지만......


서로 감춰왔었던, 조금씩 밝혀지는 진실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저로써도 감히 상상도 못할 반전에 그만 넋을 잃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닫을 거예요. - page 224

(그 뒤 감춰진 마지막 문구는 소설을 통해서 알아보세요!)


우와~!

정말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랄까!

책장을 덮은 후에도 자꾸만 감탄사가 연발되는 이 소설.


아악~!

내용을 발설하고 싶은 못된 욕심이 자꾸만 스멀스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이발사가 그토록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고 싶어했는지.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하고 또 이해되었습니다.


말이 필요없었습니다.

아니 말을 아껴야했습니다.

이 소설.

그냥 믿고 읽으셔야합니다.

꼭!

이 반전의 느낌!

정말이지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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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일까 상황일까
리처드 니스벳.리 로스 지음, 김호 옮김 / 심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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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벽돌책'으로 보여서 왠지 모를 도전정신이 일어났습니다.


사실 '심리학'에 대해 1도 모르고 더군다나 '사회심리학'이라니......

책을 받고는 조금 당황하였습니다.

'과연 내가 다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

나에 대한 도전으로 시작된 이 책, 그 끝을 향해 달려 가 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사람일까 상황일까


책을 읽으면서 대학 강의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선 '사회심리학'의 의미.

대학원 과정이 끝날 즈음 인간 행동과 사회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은 자신이 속한 문화권의 대다수와 완전히 달라진다. 그들이 새로 얻은 통찰과 믿음 중 일부는 일시적인 영향만 미치며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회현상에 일관성 있게 적용되지 않는다. 물론 확신에 가득 차 유지하는 어떤 통찰과 믿음은 대개 자신 있게 적용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들이 확신하는 새로운 사회심리학 통찰로도 어떤 사회 행동을 예측하거나 특정 개인 혹은 집단을 추론할 때 동료들보다 더 확신하지 못할 수 있다. 사람들이 세상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사회심리학은 철학에 비할 만하다. - page 29 ~ 30


그리고 시작된 상황적 예시를 통해 살펴본 우리의 생각과 행동.

특히나 사회심리학이 중요하게 기여한 것인 '긴장 시스템'.

긴장 시스템 개념을 가장 인상적인 효과에 적용한 사회심리학자는 레온 페스팅거다. 그는 개별 인간의 태도는 그들 각각이 속한 대면집단 구성원의 태도에 견주어 긴장 상태에 있을 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봤다. 사람들은 동료와 불일치 상태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상태에 있을 경우 세 가지 균형 회복 과정이 이뤄진다. 이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바꿔 자기 의견과 비슷하게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 자신의 태도를 바꾸려는 다른 사람의 시도를 받아들이는 것, 다른 사람이 집단에서 주요 의견의 중심축으로 움직이기를 거부할 때 그들을 배제하는 경향이 그것이다.

...

또한 페스팅거는 개인의 머릿속 태도도 긴장 상태에 있는 것으로 봤다. 어떤 태도는 서로를 지지하고 또 어떤 것은 서로 모순적이다. 그는 긴장 상태에 있는 모순적인 태도를 부조화라고 했는데 이는 해결해야만 한다. 이 태도든 저 태도든 시스템을 균형 상태로 복구할 때까지 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 page 60 ~ 61

이 긴장 시스템과 관련된 이야기는 상황들을 분석할 때 자주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결국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사람의 태도와 행동은 '사회적 상황'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을 심리학자들과 사례 분석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두드러진 사회 모범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즉 긍정적 태도와 긍정적 행동 사이의 연결을 촉진하도록 하는 데서 특히 강력한 경로요인이다. 효과의 크기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절대 의미에서 대다수 직관과 비교하면 상당히 크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 존 필립 러시턴과 앤 캠벨은 주변에 헌혈 관련 모범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대면으로 헌혈을 요청했을 때는 25퍼센트만 응했으나 주변의 친한 동료가 실험자의 요청에 응해 헌혈했을 때는 긍정 반응이 67퍼센트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 인상적인 것은 결국 누가 헌혈을 하려고 모습을 드러냈는지 밝혀낸 후속 연구 결과다. 모범이 없는 조건에서는 어떤 여성도 없었지만 모범이 있는 조건에서는 33퍼센트의 여성이 나타났다. - page 473 ~ 474

왠지 미국 뉴욕에서 발생했던 키티 제노비스 살해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많은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하나도 신고하지 않았던, 그래서 유래된 '제노비스 신드롬'.

그래서 우리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를 만나게 될 때면 특정인을 지목하면서 역할을 부담하여 상황을 해결해야 된다고 배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관점으로 우리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무엇이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음에, 상황에 따라 현명한 시각과 선택으로 이루어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 교과서는 우리에게 사람이나 그들의 행동에 담긴 의미에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지 말라고 알려준다. 대신 엄청난 어리석음이나 금전상의 커다란 무절제(또는 그런 점 때문에 후덕해 보이는 것) 같은 말과 행동을 처음 접할 때, 즉 어떤 종류든 실제로 개인적 속성이 담긴 듯한 행동을 마주할 때 우리는 자마시 판단을 중지하고 상황을 생각해보라고 자신에게 말해야 한다. 행동의 직접적인 맥락에 담긴 세부사항은 무엇인가? 행위자는 상황을 어떻게 구성했는가? 행위자가 활동하는 더 넓은 사회 맥락 또는 사회체계는 무엇인가? 더 예리하게 지적하자면 어떤 객관적 상황의 특징, 주고나적 구성, 긴장 시스템의 고려사항이 예외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덜 예외적으로 만들었는가? 그리고 평범한 사람(우리를 포함해)의 일반적 행동 방식에 관해 우리에게 가르쳐준 어떤 경험과 더 일치하는가? 우리가 사람이 누군가가 직자아이나 관계에서 바보 같은 선택을 할 경우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 심지어 우리는 우리가 경멸하는 누군가가 특히 비열해 보이는 행동을 할 때도 이 질문을 해야 한다. - page 509 ~ 510


책을 읽고 난 뒤에 어려운 숙제를 해결한 뿌듯함 보다는 왠지 더 알아보아야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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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버 보이 - 당신의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風味]에 관하여
장준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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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했습니다.

FLAVOR BOY

FLAVOR는 풍미, 향미, 맛을 의미하는 영어 명사임을 알고 있기에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추측으로 책을 받아보았습니다.


역시나 책 제목에서 느꼈습니다.

당신의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에 관하여

플레이버 보이

 

알고보니 저자 '장준우'씨는 이미 요리를 하고 여행을 하는 틈틈이 신문이나 잡지에 음식문화 관련 글을 쓰고, <수요미식회> 등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한 유명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이야기가 더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FLAVER BOY

'플레이버 보이' 혹은 '미각소년'이란 별칭을 갖게 된 이유.​

음식과 요리를 둘러싼 역사와 인문학적 맥락을 찾아 여행하고 공부할 때 가장 열정적이며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이 천진난만한 소년이다.

그래서 붙여진 그의 별칭답게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맛을 찾아 떠난 '방랑객'과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목차>를 보여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예술작품을 마주하는 느낌이랄까!






책 속엔 음식의 재료의 일부부터 시작하여 완성된 요리의 모습으로 각각이 의미하는 바를 짧지만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것.

요리라는 행위는 날것의 식재료를 먹을 만한 것으로 바꾸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음식에 어떤 요소를 넣어 줘야한다. 바로 '짠맛'과 '감칠맛'이다. 음식을 잘 만든다는 말의 이면에는 짠맛과 감칠맛을 적절히 잘 쓴다는 뜻이 담겨 있다. 대체로 음식이 맛없다고 느끼는 건 이 두 가지 중 하나 혹은 모두가 부족해서 생기는 비극이다. 그러니까 요리하는 사람에게 있어 짠맛과 감칠맛을 적절히 불어넣어 주는 것이 하나의 숙제인 셈이다. - page 34

특히나 '소금'에 관한 이야기.

사실 요즘은 소금을 과잉 섭취한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는 다름아닌 '소금'이라는 것.

소금은 단지 음식에 짠맛만 불어넣는 것이 아니다. 조리 과정에서 재료와 상호작용을 하며 쓴맛과 같은 불쾌한 맛을 가려 주고 맛과 향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도 한다. 이 때문에 '분자요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페란 아드리아 셰프는 소금을 가르켜, "요리를 변화시키는 단 하나의 물질"이라고 했다. - page 70

조금 놀라웠던 사실은 대부분의 요리사들에게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소금이라든지 친환경 소금, 두 번 구운 소금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오히려 국적 불문하고 염도 맞추기 편하고 저렴한 정제염을 선호한다는 사실.

그래도 요리사들이 탐내는 건 요리의 마무리에 쓰는 특별한 소금- 박편형 소금, 트러플이나 셀러리, 발사믹 식초 등 향을 첨가한 소금 등- 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주고 싶어한다니 조금은 아이러니하였습니다.


그리고 좋은 요리가 나오기 위해서 숨은 공로자들에 대한 이야기 역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우고와 이브 마리의 행보를 가만히 살펴보면 정육업자의 역할이란 단순히 받아 온 고기를 잘라서 파는 게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요리사가 좋은 요리를 만들려면 좋은 재료가 필요한 것처럼 좋은 고기를 팔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잘 키운 동물이 필요하다. 이들이 스타 정육업자, 아티장으로 불릴 수 있었던 건 사육부터 도축까지의 과정을 철저히 살핀 후 고기를 선택하는 고집스러운 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자연 방목을 통한 동물복지를 추구함은 물론 사료와 먹는 물까지 꼼꼼히 신경을 써야만 좋은 품질의 고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 page 130

하나의 음식이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과정 속엔 수많은 이들의 피, 땀, 눈물이 담겨 있었음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음식을 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장인'이라 불리는 이의 이야기.

제아무리 '무적의 공식'이라고 해도 야키토리를 굽는 기술과 정성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육즙을 많이 증발시키지 ㅇ낳으면서 동시에 타지 않고 속이 고루 익게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뜨거운 열원 앞에서 무서울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완벽한 야키토리를 굽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면 '장인'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 page 169

맛에 대한 자부심.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루어짐을 그들이 '장인' 아니 '명인'이란 칭호가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식사의 목적'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식구'의 의미도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식사의 목적은 무엇일까? 먹기란 기본적으로 배를 채우고 살아갈 힘을 얻는 행위다. 이것은 먹는다는 행위가 갖고 있는 여러 의미 중 하나일 뿐이다. 배를 채우는 일은 전적으로 개인 차원의 일이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한다는 건 사회적인 의미를 갖는다.

함께 먹는다는 행위를 통해 개인과 개인 간의 유대감을 높일 수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누릴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밥 한번 먹자'는 말은 단순히 혼자 먹기 싫으니 같이 먹자는 것보다는 관계를 지속하자는 의미를 더 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 포함된다. - page 197 ~ 198

식구(食口)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

-표준국어대사전

'함께' '밥'을 먹는 사람.

왠지 식사시간만이라도 모두가 둘러앉아서 먹어야할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그를 따라 떠난 인문학적 '맛'의, '음식' 여행.

한 권의 책으로 떠나기엔 왠지 아쉬움이 더 남았습니다.

좀더 알고 싶어졌고 듣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전할 그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짧지만 '음식'에 대해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엔 재료가, 맛이, 장인들이,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 모두가 어울러져야 진정한 '맛'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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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 - 망가진 허리를 재생하는 기적의 내 몸 프로파일링
이창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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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독서 편력이 있던 저에게 이 책은 우연한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선뜻 읽지 못한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이유가 있다면 바로 '허리 디스크'였습니다.

저에게도 허리가 틀어져 있다고 진단을 받았었고 종종 허리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기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나는 얼마나 연결고리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이 책의 저자 '이창욱' 씨는 채널 A<나는 몸신이다>에서 화제의 주인공이었다니 왠지 믿고 읽게 되었습니다.

'근력 운동'이 당신의 허리를 망친다!

'몸神' 이창욱 원장의 척추 재생 프로젝트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 

 


사실 허리가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하면, 요통이나 다리 저림을 이야기하면 대개 '허리 디스크'라고 믿곤 합니다.

하지만 진짜 허리 디스트는 허리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디스크보다 다른 원인들 때문에 아픈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그는 외칩니다.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닙니다."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간접적인 원인에는 발과 다리의 모양, 골반의 구조, 내자아기의 상태, 통증에 대처하는 심리적인 상태 등이 포함된다. 디스크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런 간접적인 원인들을 치료하면 허리 통증은 더 빨리 회복된다. 따라서 요통을 치료할 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는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 page 21


저도 허리 통증에 대해 대단히 착각하고 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거나 옮기는, 가령 택배 기사 분들이 요통을 더 많이 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기울여야 하는 등 허리를 많이 쓰고 허리에 압력을 자주 받는 사람이 더 쉽게 디스크 질환에 걸린다고 믿어서다. 반대로 앉아서 일하면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믿는다. 대단한 착각이다. - page 79

오히려 허리는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2~3배가량 더 많은 부하를 받는다고 하니 자세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디스크가 병드는 까닭은 고정된 자세,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있어서다. 따라서 많이 앉아 있을수록 더 규칙적으로 골반과 허리, 척추를 움직여주는 운동을 해야 한다. - page 81

 


읽으면서 사람의 '습관'이라는 것이 '질병'을 키운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심코 취했던 행동이나 자세가 골반과 척추에 무리를 주었고 그 신호로 '통증'을 유발했었다니!

반성하고 또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책 속엔 척추의 밸런스를 찾는 음식, 식습관, 명상법, 재활 운동법 등이 소개되어있었습니다.

특히나 음식.

디스크가 튀어나오거나 터져서 체내 조직으로 재흡수될 때, 이 과정에서 '결합 조직'이 큰 역할을 한다. 결합 조직은 약 60조개의 체내 세포들을 액체나 화학적인 형태로 바꿔 전기적 신호나 진동을 통해 서로 연결해준다. 이런 방식으로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하도 견디게 하고, 디스크가 찢어졌을 경우 상처도 치료해준다.

뿐만 아니라 결합 조직은 척추가 움직이며 디스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과정에도 참여한다. 음식물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어 용해된 영양소들을 디스크로 운반하는 것이다. 만약 결합 조직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척추에도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해 허리 건강을 망칠 수 있다.

이렇듯 중요한 결합 조직이 안정적인 상태로 잘 유지되는 데 '음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영양분을 공급해줄 뿐만 아니라 결합 조직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 page 167

그럼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소화가 잘되고 우리 몸 안에 쌓인 노폐물을 밖으로 잘 배출해주는 음식.

그 음식들에 대해 자세히 나열해 있었습니다.

(궁금하시다면 책을 읽어보시길!)


그리고 또 허리를 망치는 운동 중에는 복근을 만들기 위해 하는 '윗몸 일으키기', '누워서 다리 들어주기', '슈퍼맨 자세', '스쿼트', '플랭크'가 있었습니다.

조금 충격적이었던 운동 '수영'과 '걷기'.

병원에서 허리 통증이 있다면 권하는 운동인데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나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걷기 같은 경우 몸을 바른 순서로 쓰지 못하기 때문에 다리나 무릎, 허리에 오히려 더 부담을 줄 수 있다. 수영의 경우에도 허리와 그 주변 근육이 긴장하여 골반과 척추를 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팔과 다리를 허우적대면 오히려 더 큰 자극을 줄 수 있다. 그러면 통증이 심해진다. 따라서 허리 통증이 있다면 이 역시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통증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속근육을 활성화하여 척추를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면 그때해도 늦지 않다. - page 268


그동안 너무 무지하게, 아니, 병에 대해 속단하면서 살아왔던 것을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모르고 있었다면 스스로 병을 키우는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 제 몸과 마음에도 조금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왠지 책의 뒷표지에 적힌 문구가 가슴에 팍! 와닿았습니다.

"하루 3분,

이제는 허리 펴고 삽시다!"


디스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게 되었고 척추의 밸런스를 찾는 방법을 알게 되어 모든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요통없는 삶을 살아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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