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륙의 북쪽에 있는 덴마크와 스웨덴 그리고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를 지칭하는 말 '북유럽'.
매서운 추위가 가져오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살아있음에 행복하고 그 삶이 지속되는 것을 사랑하는 그들.
이들의 신화에서도 그 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과는 달리 죽음에 이르는 북유럽의 신들.
이는 기후가 춥고 냉혹하여 힘든 삶을 지속하기보단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는 것이 더 낫다는 북유럽 사람들의 가치관을 반영한 것이라는데...
그것은 불완전한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죽음이라는 숙명을 가진 인간들의 이야기다. 1년의 절반이 혹독한 겨울인 북유럽 사람들에게 삶이라는 것은 끊임없는 도전이었을 것이다. 언제 눈사태로 집이 파묻힐지, 언제 얼음이 갈라져 물에 빠질지, 자면서 얼어 죽지는 않을지. 그들에게 살아내는 것, 오늘 하루도 무탈했다는 것, 그렇게 반복되는 평온한 일상을 누리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행복한 것인지 신화를 통해 전한 것이다.
죽음이라는 결말을 알고 잇기에 살아 잇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과 황홀을 느낀다. - page 25
이는 일상의 여유로 이어지고 행복으로 귀결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삶에 대한 태도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인상주의와 사실주의 화풍은 이들의 삶을 더 찬란하게 표현하게 했습니다.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에드바르 뭉크, 칼 라르손, 빌헬름 함메르쇠이, 휴고 심베리를 포함 40명이 넘는 북유럽 화가의 일생과 그의 작품을 꼼꼼하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100여 점이 넘는 북유럽 작품을 모두 실어 실제 미술관에서 해설을 듣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음에 그야말로 미술관을 통째로 빌려주었습니다.
몇몇 화가를 소개하자면...
우선 가족 모두가 같은 공간에 있던 그 편범한 순간,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일상을 그리는 화가 '요한 프레드릭 그루텐'.
16세의 나이에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왕립 예술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드로잉과 인물과 그리고 조경을 공부했고 훌다 오토손을 만나 결혼한 뒤 덴마크의 스카겐에 머무르면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그립니다.
이때부터 풍경이 가진 생명력을 깨닫게 되는데 예상치 못한 고난이 찾아오게 됩니다.
첫 아이를 가지지만 그해 사망하고, 같은 해 사랑하는 아내마저 잃은 그.
절망에 빠진 그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그림밖에 없었기에 아내와 아이에 대한 자신의 아름다운 추억을 작품에 쏟아내며 꾸준히 전시회를 가지게 됩니다.
이곳이 진정 일상에 재현한 천국일 것이다. - page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