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빨리]느긋하게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빨리 빨리 ㅣ 책이 좋아 1단계 4
한노 유키요 지음, 양선하 옮김, 후지타 히오코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3년 2월

조금은 느긋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며 제가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빨리해!'라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자기 전까지 "빨리 일어나!", "빨리 준비해!", "빨리 자!" 라는 말을 합니다. 그냥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라는 말을 넣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을 함에 있어 느긋하고 기다릴줄 아는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에게는 인색하리만큼 기다려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니 기다리게 하면 어떡하니! 빨리빨리 해!"

"하루야, 아직 준비 못했니? 빨리해!"

하루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엄마에게 빨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빨리하라는 말을 들으면 숨이 막히고 뭘해야할지 모른다는 하루. 아침부터 서둘러 학교에 도착하지만 빨리 교실에 들어가라고 말씀 하시는 교장 선생님. 이렇게 급하게 시작한 하루라 그런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미술시간에 매직펜으로 그림을 그려 비닐봉지 풍선을 만드는 하루네 반 아이들. 다른 친구들은 풍선을 만들어 운동장에 나갔지만 하루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하루가 생각해 낸 것은 '빨리빨리'를 잡아먹는 괴물, '천천히사우루스!' 입니다. 유미도 하루와 같이 천천히 비닐풍선을 만들어 함께 운동장으로 나갑니다. 빨리빨리가 아니라 천천히 유미와 함께 놀수 있어 즐거운 하루.

하지만,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듣는 이야기는 '빨리빨리'입니다. 빨리빨리 손 씻고 양치질 하기, 식기 전에 빨리빨리 간식먹기. 엄마는 여전히 '빨리빨리'만 외치십니다.

야호! 천천히사우루스, 제발 우리 엄마의 '빨리빨리' 좀 먹어 치워 줘! - 본문 53쪽

하루는 미술 시간에 만든 '천천히사우루스'에게 엄마가 더 이상 '빨리빨리'라는 말을 하지 않을수 있도록 합니다. 과연 하루의 엄마는 이제 '빨리빨리'를 말하지 않게 될까요?

조금만 기다려주면 아이들은 자신이 할 일을 스스로 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그 잠시를 기다리지 못하고 재촉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하고 싶다가도 하기 싫어지고 재촉하다보니 어떤 일부터 해야할지 당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늘 그렇듯 기다려주지 못하는 우리들의 잘못이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는 의도적으로라도 '빨리'라는 말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느긋한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안그러면 언제 '천천히사우루스'가 찾아올지 모르니까요.

[비밀의 강]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비밀의 강을 찾아서

비밀의 강 - 2012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ㅣ Dear 그림책
마저리 키넌 롤링스 지음, 김영욱 옮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 사계절 / 2013년 2월

그림책이기에 당연히 글보다는 그림이 눈에 먼저 띕니다. 하지만 이 책은 유달리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그림과 색감들이 신비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일까요? 제목마저 <비밀의 강>입니다. 책에는 어떤 비밀을 담고 있을까요?

플로리다 외딴 곳, 울창한 숲에는 칼포니아의 집이 있습니다. 엄마, 아빠와 아침 식사를 할 때 생선 한 마리 잡히지 않아 가게 문을 닫게될지 모른다는 아빠의 걱정이 담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아빠를 위해 물고기 잡으려 하는 칼포니아. 참으로 예쁜 생각을 가진 칼포니아는 자신이 물고기라면 예쁜것을 좋아할거라며 예쁜 분홍색 주름 종이로 장미를 만듭니다.

칼포니아는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 버기 호스와 물고기를 잡으로 갑니다. 숲 속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알버타 아주머니를 찾아가 어디로가야 큰 물고기를 잡을 수있는지 여쭈어 봅니다. 아주머니는 칼포니아에게 누구에게도 말해주지 않은 비밀을 하나 알려줍니다. 아주머니가 알려주신 숲 속 비밀의 강을 찾아가는 칼포니아. 알버타 아주머니가 알려준 비밀의 강에서 엄청나게 많은 메기를 잡습니다. 낚시대에 물고기를 주렁주렁 엮어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가는 칼포니아. 집으로 가는 길에 커다란 부엉이, 커다란 검은 곰,  검은 표범을 만나 이들에게도 물고기를 나눠 줍니다. 어두운 밤길에서 만난 동물들에게도 자신의 물고기를 나눠주는 예쁜 마음을 가진 소녀 칼포니아.

누군가 널 겁주려 할 때,

가장 먼저 마음을 읽어줘야 해.

그럼 절대로 더 괴롭히지 않을 테니까.

가끔씩 어떤 누군가는 "고마워.'라며 인사말도 건넬 테니까. - 본문 33쪽

칼포니아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잊지않고 알버타 아주머니에게도 잡은 생선을 드립니다. 다음 날 칼포니아가 잡은 생선으로 장사를 하는 아빠. 이 일을 시작으로 숲 속 마을의 형편도 차츰 나아집니다. 다시 비밀의 강을 찾아나서는 칼포니아. 하지만 이제는 어디에서도 비밀의 강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비밀의 강은 네 마음속에 있단다. 네가 원할 때면 언제든 그 곳에 갈 수 있지. 자, 눈을 감아 보렴, 그럼 보일 테니까." - 본문 43쪽

우리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비밀의 강. 아마도 욕심많은 우리들에게는 영원히 보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형편이 좋지 않은 아빠를 생각하고 자신에게 소중한 물고기였지만 다른 동물들과도 나눌줄 아는 예쁜 마음을 가진 아이. 어쩌면 우리들이 욕심을 버리고 다른 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다며 우리들도 비밀의 강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요?

[엄마가 치워]정리정돈의 비법을 알아가요

엄마가 치워 - 정리 정돈 습관을 길러주는 책 ㅣ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10
김선희 지음, 박윤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6월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이 어려운 것일까요? 아이들은 종종 자신의 물건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 다녀온 후 옷도 아무데나 벗어놓는 경우가 많으니. 하지만 아이들에게만 뭐라 할수 없습니다. 저도 정리정돈을 잘하지 못해서 늘 사용하는 물건인데도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한참을 찾아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리정돈을 하며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없고 늘 깨끗해서 보기에도 좋은데 자꾸 미루게 되는 일 중 하나가 되어버렸습니다.

민지네 엄마는 늘 바쁘십니다. 아빠도 매일 12시전에 들어오신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집안이 늘 엉망입니다. 바쁜 엄마, 아빠가 집안 일을 돌봐줄 도우미를 구하는데 난데없이 할머니 한 분이 오시더니 일을 해도 좋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집안을 치우시고 음식도 장만하십니다. 지저분한 민지네 집이 할머니의 손이 닿기만 하면 번쩍번쩍 깨끗해지고 정리정돈도 말끔하게 해주십니다.

할머니가 오신 뒤로 집안이 깨끗해지고 좋았는데 엄마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가봅니다. 다른곳은 몰라도 제일 지저분한 엄마 방은 손도 못대게 하십니다. 이런 엄마가 못마땅한지 할머니는 한마디 하십니다.  이야기를 듣고 엄마는 화가 나서 할머니를 나가라 하는데 앞으로 민지네는 어떻게 될까요?

"애를 제대로 가르치려면 엄마가 먼저 솔선수범해야지. 방안은 돼지우리 같고, 자기가 마신 컵도 아무 데나 놔두고, 옷도 벗어서 여기저기 뱀 허물 벗듯 벗어놓고, 청소도 안 하고, 정리도 안 하고. 도대체 집에 와서 하는 게 뭐야?" - 본문 47쪽

책을 보며 아이들보다는 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일을 하고 있다는 핑계를 대며 평소에는 집안을 잘 치우지 않고 민지네 못지않고 저희집도 지저분하니. 습관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나쁜 습관이 자리잡으면 그 습관에 지배당하여 삶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 적부터의 습관이 중요하기에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시리즈를 보면서 작은 것부터 아이들과 하나씩 고쳐나가려 합니다.  

매일매일 지켜야 할 4가지는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아이들과 꼭 지켜나가려 합니다. 의외로 준비물을 챙기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제부터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미루지 않고 자신의 물건과 준비물은 꼭 챙기는 아이. 놀다가 하던 숙제도 이제는 힘들더라도 숙제부터 하고 놀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미리하고 놀면 부담감이 없으니 더 재미있게 놀수 있다고 말을 하네요. 아주 사소해보였지만 이런 작은것부터 지켜나간다면 이제는 학교에 가는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서로 얼굴을 찌푸릴 일도 없을듯 하네요^^ 

[우리 아이, 왜 스스로 공부하지 못할까?]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법을 알아가요

우리 아이, 왜 스스로 공부하지 못할까?
박미진 지음 / 아주좋은날 / 2013년 3월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가 스스로 공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대부분의 부모 마음이 아닐까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한다면 바랄것이 없겠죠. 하지만 우리들은 그런 모습만을 바라고 있고 그 아이들이 그렇게 하기까지 아무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생각이듭니다.

<우리 아이, 왜 스스로 공부하지 못할까?>에서는 구체적인 공부법, 시간관리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생활습관까지 세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5장으로 구성된 이야기속에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려 합니다.

1장 학원을 보내야 안심이 되는 엄마 & 혼자는 공부할 수 없는 아이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학원을 다닌다고 다 공부 잘하는 것은 아닌데도 엄마들은 학원을 보냅니다.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 불안하고 아이가 뒤쳐질것 같다고 말하는 엄마. 어쩌면 근본적인 것은 보지 못하고 단지 다른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니까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학원에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을 엄마들은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2장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다

2장에서는 아이들의 학년에 맞게 시간관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와 있습니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는 무리하게 공부하는 시간을 무조건 많이 잡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실수들을 줄여갈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시간관리 잘하는 자녀로 키우는 10가지 노하우는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보며 바로 실천해 나갈수 있습니다. 역시 아이들이 스스로하기까지 부모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알아가는 시간입니다. 

3장 막연한 공부계획은 실천력이 떨어진다

아이들이 처음부터 혼자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세워야하며 시간을 어떤 식으로 활용해야하는지 막막한 경우가 많은데 3장에서는 구체적인 공부계획을 세울수 있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4장 엄마의 꼭두각시로 키우지마라

엄마는 아이에게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지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에게 뭐가 되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남들이 알만한 직업이나 소위 돈과 명예를 가질수 있는 직업만을 선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역할모델을 갖게 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역할모델을 보며 꿈을 꾸게 하는 것입니다.

어떤 꿈을 꾸느냐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꿈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다. - 본문 152쪽

5장 생활 습관이 좋은 아이가 공부습관도 좋다

습관의 중요성은 어디에서든 말하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생활습관이 공부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 말해줍니다. 확실히 나쁜 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공부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책을 보며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를 하는데는 분명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일이 그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찾아갈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막연한 방법이 아니라 자세한 공부법이나 시간 활용, 계획표를 만들어가는 것을 자세히 알려주니 아이들과 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을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습관을 잡아가고 아이와 계획을 세워 하나씩 지켜나간다면 이제는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아이가 되지 않을까요^^

[웃음만이 우리를 구원하리라]당신들이 있기에 우리는 웃을 수 있습니다

웃음만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 <개그콘서트> 대표 개그맨 5인의 민낯 토크
박성호 외 지음, 위근우 인터뷰.정리 / 예담 / 2013년 2월

취향도 다르고 공감하는 부분이 달라서 온 가족이 함께 보는 프로그램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3대가 함께 모이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그건 바로 개그콘서트. 물론 코너별로 공감하는 것은 다르지만 한 프로그램 앞에 모여 이야기하며 웃게 만든다. 아이들도 월요일 학교에 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이야기가 개그콘서트라고 한다. 이만큼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프로그램이고 거기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의 인기또한 남다르다. 늘 방송에서 보는 그들은 웃음이 넘치고 그 행복 바이러스가 우리들에게까지 감염이 된다.

방송이 아닌 실생활에서의 그들은 어떤 모습일까? <개그콘서트> 대표 개그맨 5인의 민낯토크라는 문구가 말해주듯 방송이 아닌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들을 만날 수 있다. 개콘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박성호, 김준호, 김원효, 최효종, 신보라를 만날 수 있다. 초창기 개그콘서트부터 시청해와서인지 개인적으로도 남다른 프로그램이다. 다른 영역에 비해 활동기간도 그리 길지 않고 활동영역도 넓지 않다는 생각이다. 어릴 때는 코미디 프로그램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제는 점차 프로그램도 줄어들고 이들을 볼수 있는 기간도 그리 길지 않다. 조금은 불안한 자리에서 치열할수밖에 없는 그들의 삶을 우리들이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한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이들의 진짜 모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간혹 방송에서의 모습을 보며 그의 참모습이라 생각하고 이유없이 그를 인간적으로 미워하는 경우도 있다. 박성호라는 개그맨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

글쎄요,(김)준호나 (김)대희 같은 경우에는 패밀리 개념으로 가는 걸 좋아하는 듯한데 저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스타일이죠. 이 코너의 캐릭터에 딱 맞는 애가 있으면 싸가지고 있고 없고, 예의가 있고 없고, 성격이 어떻고 주위에서 얘를 싫어하든 말든 따지지 않고 쓰거든요.  - 본문 39쪽

확실히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은 함께라는 생각을 가지고 정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성호 개그맨은 일에는 개인적인 감정을 넣지 않는다고 한다. 이기주의가 아닌 개인주의. 일에서만은 누구보다 철두철미한 사람이다. 그러기에 그의 연기를 보면 항상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의 연기를 생각할수없게 하는지 모른다.

방송에서 보면 박성호와는 항상 상반된 느낌을 주는 김준호 개그맨. 후배들에게 좀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연기자로 회사 대표자로 늘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다. 개인주의를 말하는 박성호와 달리 협업을 중요시하고 선후배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한다. 역시 회사 대표라 그런지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많다. 아무래도 개그맨들의 활동영역도 좁고 활동기간도 그리 길지 않아 이들이 보장받을 수 있는 여건이 없다보니 그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 사실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아이디어가 많더라도 그런 기량을 펼칠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안돼~~~라는 말과 함께 속사포처럼 늘어놓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의 기분까지 뻥 뚫리는 느낌이다. 그가 그 자리에 앉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책을 보며 알게 되었다. 정극을 하며 '김수로'씨처럼 캐릭터있는 영화배우가 되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그는 우연치 않게 <개그사냥> 오디션에 붙으며 개그맨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다.

자타공인 아이디어 뱅크 최효종. 인기만큼 많은 비난도 받았던 그. 남들이 쉽게 할수 없는 풍자 개그를 하다보니 많은 이들에게 안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다.  예능 프로그램까지 활동영역을 넓혀가며 그는 소신을 갖고 초등학교 때 가졌던 개그맨의 꿈을 향해 지금까지 노력을 하고 있다.

전 재미있게 하면서 기왕이면 의미도 있게 하려는 건데. 그걸 반대로 받아들이시는 거 같아요. 전 웃음이 주 목적이에요. - 본문 195쪽

못하는게 뭘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신보라. 엄친딸이라 부를 만큼 공부도 잘하고 노래뿐만 아니라 미모까지 겸비한 신보라. 개그맨과 거리가 멀어보이는 그녀가 다른 이들에게 웃음을 줄때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는것을 깨닫고 개그맨 시험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좋은 개그맨이자 좋은 사람이 되려하는 신보라.

우리가 책에서 만난 5명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일일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개그맨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의 행복이 가득한 웃음을 위해 그들은 어쩌면 울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오늘, 개그콘서트 하는 날이다. 오늘은 이 책에서 만난 개그맨들과 많은 이들에게 인기있는 이들이 아닌 이들의 뒤에서 대사도 없이 묵묵히 서있는 이들과 그나마 무대에 서보지도 못하는 개그맨들을 지켜보며 그들에게 더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