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녀 밥
이종은 지음, 이송희 그림 / 노루궁뎅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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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가 등장하는 동화들이 많습니다. 동화속에서 만나는 마녀들은 대부분 나쁜 마음을 가지고있고 착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지켜주고 친구가 되어주는 마녀들도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마녀들도 우리의 친구가 될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표지를 보니 마녀라기 보다는 친근한 아이의 모습입니다. 해맑게 웃는 모습도 사악한 느낌이 들지않고 순수하게 보입니다. 마녀들이 웃는 모습을 보니 우리들도 어느새 미소가 지어집니다.

 

 

'세 마녀 밥'. 마녀들도 우리처럼 밥을 먹나 봅니다. 마녀들이 좋아하는 밥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

 

마을 반대쪽 언덕에 푸른머리 마녀, 노란머리 마녀, 초록머리 마녀가 살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마녀들이 마을에 살고 있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아이들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태어날 때도 그분들의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태어날때도 마녀들은 마을에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세월이 흘러 이렇게 늙어가고 있는데 마녀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렸을때 봤던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사람들 말처럼 최강동안인 것일까요.

 

 

마녀들이 늙지 않고 어렸을때 봤던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비밀은 바로 세 마녀의 밥에 있다고 합니다. 세 마녀는 아이들에게 장난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장난을 치고 나면 힘을 낼수 있답니다. 바로 '장난'이 세 마녀에게는 맛있는 밥입니다.

 

"쩝쩝쩝, 이번 장난은 아주 맛있겠는걸."

"꼴깍꼴깍, 군침이 절로 돈다."

 

 

장난은 마녀들에게 힘을 주기도 하지만 장난을 성공시킬 때마다 한살씩 어려진다고 합니다. 반대로 장난에 걸려든 아이는 장난칠 능력을 잃어 어른스러워진다고 합니다. 세 마녀는 아주 특별한 맛있는 장난을 찾아내기 위해 늘 궁리를 한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장난을 치게 될지는 책을 보면 알수 있답니다. 아무도 모르게 장난을 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들통이 날것 같습니다.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쫄쫄 굶게 될지 몰라 장난을 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장난을 치지 않는다면 마녀가 아니겠죠^^

 

 

세 마녀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빛나리 할아버지 뿐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친구들입니다.

 

쉿!

세상에 이 비밀을 아는 사람은 여러분밖에 없어요.

아참, 빛나리 할아버지도 알고 계시겠죠? - 본문 59쪽

 

이 책을 읽고나면 마녀들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의 비밀을 아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그 비밀을 지켜야하는 책임도 있습니다. 친구들도 이 책을 읽고 절대 세 마녀의 비밀을 말해서는 안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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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첫 햇살
파비오 볼로 지음, 윤병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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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시간> 이후에 두 번째로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자의 심리를 정말 잘 묘사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쓴 사람이 남자 작가라는 점도 놀랍지만 은밀할수 있는 이야기들을 밖으로 꺼내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우리들은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는 더욱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일기 쓰는 여자 엘레나. 일기의 장점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나의 이야기들을 할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그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누가 보게될까 초조하고 불안할때도 있다. 나의 지인 중 한명은 절대 일기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일기라는 것이 그때의 자기 감정을 표현한 것이고 본의아니게 누군가에 대한 비난이나 서운함을 적게 된다고 한다. 만약 자신이 세상을 떠났을때 그 일기장이 발견되면 일기장 속에 거론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뒤로 자신의 개인적인 일이나 감정에 대해 이야기는 적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일기는 은밀한 공간이다. 나만 아는 이야기,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다. 엘레나도 그 일기장에 자신의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감정에 대해 적고 있다.

 

나는 내가 너무 의심스럽다. 내 인생 자체가 하나의 기나긴 오해는 아닐까 두렵다. 어쩌면 나는 내가 생각하는 여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렇게 1월 3일의 일기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자신의 모습이 의심스럽다고 생각하는 엘레나. 파올로와의 결혼 생활은 사랑보다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이라는 느낌으로 살아간다. 사랑하는 감정으로 살아가는 남녀가 아니라 가족인 것이다.

 

참기 힘든 것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만 있다. 손짓에서 발짓까지 그가 하는 행동들이 하나같이 밉상이다. 말하는 방식부터 시작해 내가 매일같이 모른 척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그의 이상한 버릇까지 모두 참아내기 힘든 것투성이다. 어떤 때는 일부러 그를 괴롭히려고 할 때도 있다. 또 어떤 때는 아무런 이유 없이, 영문도 모르면서 그에게 벌을 주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느낄 때도 있다. - 본문 72쪽~73쪽

 

신혼의 시간이 지난 부부라면 이런 감정들은 한번쯤 느껴보지 않았을까. 결혼 전에는 장점으로 보이는 것들이 결혼 후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단점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말하는 목소리까지 듣기 싫을때가 있을 정도이다. 물론 그 시기를 잘(?) 견뎌내면 그 이후로는 포기인지 이해인지 혼란스럽지만 어느정도 서로를 인정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때는 정말 삶을 살아가는 동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 느낌이 들기전까지는 말다툼이 아니더라도 마음속으로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침에는 틀림없다.

 

사랑받고 싶은 엘레나. 여자라면, 아내라면 당연히 이런 마음이 들것이다. 하지만 파올로는 건조한 사람이다. 늘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고 좋은 사람이지만 어쩌면 아내의 마음은 잘 헤아지리지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한다. 이런 엘레나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처음 그와의 만남에는 자신이 없었다. 파올로 외에 다른 사람을 만나서도 안되고 다른 감정을 가져서도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엘레나는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것을 향해 간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결혼한 사람의 입장에서 헬레나를 온전히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녀가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용기는 부럽다.

 

우리가 영원할것이라 믿는 사랑. 파올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가는 엘레나. 그녀의 마지막 선택은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 어둠과 밤의 그림자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아침의 첫 햇살에 자리를 양보하고 있다. 똑같은 일이 내 인생에도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 본문 315쪽

 

 

책에서 엘레나는 본능대로 행동하는 것과, 내 것이 아닌 삶을 유지하면서 위선자로 살아가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큰 죄를 짓는 것이지에 스스로에게 묻는다. 엘레나의 심리나 그녀가 처한 미묘한 고통들은 이해하지만 그녀가 풀어가는 방식은 아직 우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나또한 본능대로 살아가기에는 용기가 부족하다. 엘레나의 물음처럼 어떤 것이 큰 죄이지는 모르지만 각자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엘레나가 바라던 것처럼 우리의 삶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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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에게 외계인 친구가 생겼어요 스콜라 어린이문고 11
캐시 후프먼 지음, 신혜경 옮김, 최정인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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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처음으로 만난 외계인은 'ET'입니다. 비록 영화로 만났지만 사랑스럽고 좋은 친구라고 각인이 되어서인지 아직도 외계인을 만난다면 우리에게 해를 입히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공상과학 영화속에 등장하는 외계인은 지구를 침략하러 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ET처럼 우리의 친구가 되어 주는 외계인들도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들에게 친구가 되고자 손을 내밉니다.

 

 

표지에 보이는 외계인은 다소 우스꽝스럽게 생겼습니다. 문어처럼 보이기하고 도대체 정체를 알수 없습니다. 말주머니를 보니 뭐라고 이야기 하는것 같은데 도통 알 수 없는 말입니다. 아직은 이 친구가 누구이며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책을 보면 알수 있겠죠.

 

 

이 책에 등장하는 벤은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벤은 몇 달전에 자신이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도 압니다. 벤을 낳아주신 엄마는 돌아가시고 새엄마는 벤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입니다. 아빠는 사람들의 정원을 멋지게 가꾸는 일을 합니다. 벤에게는 유치원때부터 친한 친구 앤디가 있습니다. 앤디는 학교에서 가장 키가 크고 빼빼 마른 학생입니다.

 

 

앤디와 함께 놀던 벤은 부러진 나무들과 잔가지 사이로 낯선 물체를 발견합니다. 불안한 앤디와 달리 비행물체라 확신하고 벤은 다가갑니다. 가까이 가보니 비행접시 안에서 누군가 나옵니다. 풍선처럼 생긴 머리와 둥그스름한 몸에 다리는 네개입니다. 흐느적거리는 긴회색 더듬이 끝에 달린 눈으로 사방을 둘러봅니다. 벤은 겁내지 않고 지구에 온걸 환영한다면 인사를 합니다.

 

 

낯선 모습을 하고 있으며 말도 통하지 않지만 먼저 다가가는 벤. 외계인은 어느새 벤의 말을 따라하고 친구가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낯선 외계인 지크를 경계하고 이해하지 못하지만 벤은 지크를 이해합니다. 앞으로 벤과 지크는 어떻게 될까요. 지크는 자신이 사는 곳으로 돌아갈수 있을까요.

 

모든 일에는 해야 할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벤은 그러한 규칙을 아주 좋아합니다. 본문 42쪽

인생이란 왜 이리도 힘겨운지요. 사람들과의 관계는 왜 이토록 혼란스러운지요. 규칙들은 왜 이리도 자주 바뀌는지요. - 본문 109쪽

 

아직은 자신의 감정표현이 서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부족합니다. 이건 벤이 다른 친구들과는 특별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방송이나 책에서 장애를 가진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보았기에 이제 아이들에게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닙니다. 간혹 우리들이 놀라는 행동을 할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친구들을 우리가 조금만 더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합니다. 벤이 다른 모습의 외계인을 받아들였듯이 우리들도 조금 다른 모습과 마음을 가진 친구들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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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 진주를 품은 여자
권비영 지음 / 청조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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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비영 작가의 <은주>.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덕혜옹주> 이후 5년만에 신간이 나왔다. 그 책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작가의 새 작품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이다. 나또한  오랜 시간 기다려온 작품이다. '청조사 창립 40주년 기념작'이라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가는 작품이다.

 

 

그녀가 사라졌다. 그녀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 여자는 "그년이 사라졌다." 라고 말했다.

 

지숙의 집에 내 딸년 어디에 숨겼냐며 은주의 엄마가 찾아오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자신이 낳은 딸에게 심한 말을 하며 남의 집에서 찾는 엄마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은주라는 사람은 집을 나간 것일까.

 

폭력이 폭력을 낳는 것일까. 폭력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똑같이 폭력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랑을 받지 못하였기에 자신도 아이들에게 어떻게 사랑을 표현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것일까. 어떤 이들은 폭력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그런 부모가 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은주의 아빠 하동만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했던것처럼 자신의 아들에게 똑같이 하고 있다. 월남전에 다녀온 하동만의 아버지는 다리 하나를 잃은 부상병이다. 그는 술에 취하면 세 아들을 돌려가며 때리고 말리는 아내마저 때렸다.

 

하동만이 술에 취하면 낯선 세상이 다가온다. 누군가 위협하고, 목을 조르고, 칼을 휘두르고, 절벽으로 밀어 넣는다. 얼굴도 없고 형체도 없는 시커먼 형상이 공포로 몰아놓는다. 그들에게 맞설뿐인데 눈을 뜨고나면 집은 아수라장이 되어있고 아내는 피투성이가 되어있다. 언제부터인가 엄마마저 은주에게 폭언을 일삼는다. 단순히 부모의 방식이 거칠고 폭력적이라 생각하는데 한계가 온다.

 

"지겨워. 정말 이제는 지겨워! 더 이상 맞고 살 수 없어요." - 본문 99쪽

 

한때는 이렇게 맞고 사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며 받아들였다. 아버지의 뭇매와 어머니의 욕설, 오빠의 구타까지 참으며 살았지만 이제는 이 어두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 집을 나오며 다시는 집에 가지 않으리라 은주는 다짐한다. 그녀는 폭력에서 벗어날수 있을까. 자신이 이렇게 맞는 것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다 큰 성인이 부모에게 맞을때는 어떤 마음일까. 성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가장 사랑해줄것 같은 가족에게 폭력을 당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우리들이 어찌 헤아릴수 있을까.

 

누구에게도 이야기 할수 없었다. (중략) 친하다는 것은 서로의 균형이 맞았을 때 솔직해질수 있는 관계이다. 도통 이해할수 없는 상황을 자신의 맘이라도 편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진정한 우정도 아닐 뿐더러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도 했다. - 본문 118쪽

 

 

은주를 이해하는 것은 가족이 아닌 친구 성희의 엄마인 지숙이 아줌마이다. 은주가 사랑하는 사람은 다문화센터에서 한글을 배우고 가르치는 사이이고, 함께 봉사를 하러 다니는 '신뢰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터키 사람 에민이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숙과 은주가 봉사를 하고 있는 다문화센터의 안나, 준코, 소피아, 알리사, 메싸 등의 이야기도 만날수 있다. 주변에 다문화 가정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내가 봉사하는 곳에도 다문화 가정의 외국인 여성들을 많이 만날수 있다. 나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개념으로 이제는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결국은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인 것이다,.

 

표지에 보면 '진주를 품은 여자'라는 부제를 볼수 있다. 고통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진주. 누구나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그 고통을 이겨내는 사람만이 진주를 만들어 낼수 있는 것이다. 솔직히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마주하는 고통들은 피하고 싶다. 하지만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각자 주어진 고통들이 있다.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진주를 품을수도 있고 평생 고통그러운 삶을 원망할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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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밸런타인 - 제7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60
강윤화 지음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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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다 내가 더 좋아하는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어쨌든 밸런타인>은 '제7회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다. 매번 이 시리즈를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책을 읽으면 아이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이 책에는 6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서로의 얽혀있는 관계, 그들이 가진 고민, 말할 수 없는 비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만날수 있다.

 

엄마끼리 친구이고 태어날때부터 항상 함께 지낸 김재운과 정유현, 쌍둥이지만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이홍석과 이진석, 같은 반이지만 서로의 존재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던 배다정과 박이수. 이렇게 6명의 고등학생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다른듯하지만 서로 닮았다. 모범생, 문제아, 존재감 없는 아이, 누구보다 열성적인 학교 생활을 하는 아이, 소심하지만 친구들을 위하는 아이 등 학교에서 언제든지 만날수 있는 아이들이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 아이들은 견뎌내는 방법도 다르고 주위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에게 받는 대우도 다르다.

 

언제나 죽으려하는 유현. 유치원때부터 높은 미끄럼틀에서 말도 없이 뛰어 내리고 수영장 물속에서 고개를 처박고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손목에 상처를 내거나 약을 먹는 경우도 많다. 이런 유현을 늘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재운. 재운이가 할수 있는 일은 항상 유현이의 곁을 지키는 일이다. 하지만 유현은 자신 때문에 눈물 흘리고 잘못한 것이 없는 재운이가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싫다. 

 

쌍둥이 이진석과 이홍석. 홍석은 누구나 알아주는 모범생이다. 과고 입시에 떨어져 진석와 같은 학교에 입학했지만 서로 아는척을 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문제아라 불리는 이진석. 그는 집에서나 학교에서 투명인간 취급받는 것이 싫다. 부모님은 진석이가 홍석이 인생의 걸림돌이라고까지 생각한다. 여린 홍석이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배다정과 유현에게 끌리는 마음을 인정하고싶지 않아 대신 이진석에게 표현하는 박이수.

 

고등학교 입학하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서열이 매겨지고 대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그 시간동안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은 분명 학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민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다른 고민을 하는 경우에는 공부에 방해된다면 그 이야기에 귀를 닫아버린다.

 

3년이라는 힘든 시간을 뒤로 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아이들. 우리들이 생각하는 기준으로 본다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실패자이다. 전문대를 가려는 홍석이 같은 경우도 학교에서는 재수를 하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자신이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알고 이제는 진석이에 대한 마음도 달라진다. 이렇게 홍석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은 변해가는데 어른들만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 앞에 놓인 다양한 봄의 모양을 우리도 인정해 준다면 더이상 그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겨울을 통과한 우리는 이제 코앞까지 다가온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각자의 눈 앞에 있는 건 서로 다른 모양의 봄입니다.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되었으니까, 우리는 어디에서든 여기에서보다 크게 자라날 것입니다. 그러지 못할것 같을 때에는 오늘 이 자리를 기억하세요. 그리고 그때마다 자신이 얼마나 움직였는지 돌아보세요. 앞으로 갔든 뒤로 갔든 제자리 걸음은 아닐 것입니다. - 본문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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