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의 비밀 북멘토 가치동화 7
김영욱 지음, 이량덕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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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멘토의 가치동화 시리즈 일곱 번때 작품을 만났습니다. 이전의 작품을 아이가 모두 읽었기에 이번에 만나게 될 작품도 기대감이 큽니다.

 

 

제주도로 여행을 온 가족. 겨울 산이지만 제주도라 그런지 따뜻합니다. 한라산이 아닌 사람들이 찾지 않는 산방산에 왔다고 엄마는 투덜거립니다. 아빠는 다시 삼십 년전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엄마는 또 그 이야기를 하냐고 짜증을 내지만 아빠는 눈사태로 무너져 내렸지만 이 곳에 산장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아빠의 이야기로 이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이야기꾼의 비밀>은 제주 산방산 어느 산장에서 12월31일 저녁부터 1월1일 아침까지의 신비스러운 이야기가 주가 됩니다. 어린이만을 위한 산장이라며 어른들은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 곳에 가게 된 네 명의 아이들. 가장 어린 광희, 겁이 없는 병만, 유일한 여자애 수라, 가장 잠이 많은 잠보 세병은 사흘때 내린 눈 때문에 산장에 갇힙니다. 첫날은 눈싸움을 하고 둘째날은 썰매를 탔지만 셋째 날은 눈이 쌓여 현관문을 열수 없어 집안에만 있게 됩니다. 집에만 있던 아이들은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릅니다. 이렇게 해서 의문의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아주 먼 옛날 스웨덴에 한 철학자가 있었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던 크리스티나 여왕은 궁금한 것이 많아 철학자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여왕이 질문을 하면 철학자는 정성을 다해 답장을 보냅니다. 몇차례의 편지를 주고받던 여왕은 철학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자신을 위해 일해 줄수 없느냐고 묻습니다. 남의 나라 신하가 되고 싶지 않았지만 여왕의 부탁을 무시할수 없어 철학자는 배를 타고 스웨덴으로 향합니다.

 

 

철학자는 혼자 간것이 아니라 딸과 함께 배를 탔습니다. 피부가 하얗고 눈은 파랗고 금발의 머리칼을 가진 '프란신'.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선실에서 조용히 보냈습니다. 선실 밖으로 나가지 않자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합니다. 철학자가 어린 딸아이를 괴롭히는 것은 아닌지, 어쩌면 친아빠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떠들어 댑니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철학자와 딸 프란신의 이야기. 이야기속 인물이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의 존재가 궁금증을 일으킵니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와 이야기속의 주인공 철학자. 프란신의 진짜 존재가 하나씩 밝혀집니다. 또한 끝난줄 알았던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습니다. 끝나지 않는 이야기 속 이야기. 그것이 궁금하다면 직접 책을 읽고 확인해보시는게 더 재미있을것 같네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는 어쩌면 진짜 있었던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역사 속 실제인물인 박연, 하멜, 데카르트가 등장하며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의문의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진짜 있었던 옛날 이야기일까요, 믿을수 없는 이야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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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말 팔아요 - 제3회 말라가 아동문학상 수상작 독깨비 (책콩 어린이) 28
페드로 마냐스 로메로 지음, 히메나 마이에르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책과콩나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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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이 대화할때 잘 들어보면 우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사람들이 많은 버스 안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욕설을 사용하는 아이들을 보면 어른의 입장에서 결코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들만 나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릴때 언어사용 습관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언젠가 방송에서 한 사람이 다른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다가 강해져야겠다는 생각에 욕설과 은어 등 나쁜 언어를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학창시절에는 그런 자신의 말 때문인지 놀림을 받지 않았지만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 언어들이 나온다고 합니다. 지금은 오히려 그 언어 때문에 주위 사람들과 멀어지고 있다는 말을 합니다. 이처럼 우리들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달리 볼수 있는 것입니다.

 

 

'나쁜 말 팔아요' 라는 제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나쁜 말도 팔 수 있는 것일까요. 그 말을 사려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쉰일곱 살의 파멜라 그린우드 부인은 은퇴한 늙은 여배우로 평소 거침없는 말을 사용합니다. 유명한 맥밀란  장난감 회사에서 그녀가 하는 일은 인형안에 들어가는 칩에 목소리를 저장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싫어하는 부인은 녹음을 하다가 인형의 목소리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로 사용해서는 안되는 말을 남깁니다. 그녀가 남긴 아홉 글자로 이루어진 나쁜 말은 그대로 녹음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한체 장난감 회사에서 인형이 만들어져 시중에 팔립니다. 이렇게 실수로 녹음된 아홉 글자의 나쁜 말로 인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아홉 번째 생일을 맞이한 아만다는 부모님과 선물을 사러 갑니다. 인형 코너의 많은 인형들 중 우연히 한개의 인형 목을 누르자 소리가 나옵니다.

"우리 둘이 친구가 되면 좋지 않을까?"

친구가 되자는 인형의 예쁜 목소리를 듣고 '좋아.' 라고 대답하며 그 인형을 집으로 가지고 옵니다. 대화다운 대화를 하고 싶었던 아만다는 인형의 말에 대답을 하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그러다 마지막으로 음침하고 괴팍한 마녀같은 목소리로 나쁜 말이 들립니다. 인형이 내뱉은 아홉 글자의 나쁜 말은 아만다를 놀라게 합니다.

 

나쁜 말을 알게된 아만다에게는 변화가 생깁니다. 평소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을 받지 않았던 아만다는 자신이 들은 이 아홉 글자의 나쁜 말을 친구들에게 팔면서 중요한 인물이 됩니다. 또한 누구도 덤비지 못했던 빌리 쿠퍼에게 이길수 있는 절대무기를 가진 유일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나쁜 말로 인해 어른들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까지 주목을 받게 된 아만다. 아만다는 계속 자신이 알고있는 나쁜말을 팔수 있을까요.

 

 

나쁜말을 판다는 재미있고 독특한 이야기속에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들은 나쁜말들을 떠올려봅니다. 그 말을 들었을때 좋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만다가 처음과 달리 나중에 자신만의 나쁜(?) 말을 하나씩 만들어가 이야기할때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전에 사용했던 나쁜 말과 자신이 새로 만들어낸 말을 들을때의 사람들의 반응은 다릅니다. 입에 발린 말로 칭찬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진심어린 말한마디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나쁜말은 결국 자신의 얼굴에 낙서를 하고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다시한번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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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부하는 가족입니다 - 두 아이를 MIT 장학생, 최연소 행정고시 합격생으로 키운 연우네 이야기
이채원 지음 / 다산에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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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좋지 않은 일들이 다가오고 세상이 힘들게하면 대부분 삐딱이가 되어버립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삐딱하고 생각하는것도 삐딱하게 됩니다. 나에게만 이런 일이 왜 생기는 것이냐며 한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배신감마저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런 상황에 툭툭 털고 일어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다른 것도 아닌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이 문제일수있는 경제적인 위기가 닥치면 그 마음은 크지 않을까요. 혼자라면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있는 부모라면 그 위기감은 더 클것입니다.

 

 

우리는 공부하는 가족입니다

두 아이를 MIT 장학생, 최연소 행정고시 합격생으로 키운 연우네 이야기

 

공직자의 아내로 내 집마련의 꿈을 간직한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 욕심을 가지고 삶을 살지 않았지만 그녀에게는 큰 위기가 닥칩니다. 시동생과 시누이의 보증으로 인해 자신들에게 평생 갚아도 갚을수 없는 어마어마한 빚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우리들이 이런 상황과 마주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막막해집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이 갚아 나갈수 있는 금액이 아니기에 그들의 마음은 처철하기만 합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지만 지금 그들에게는 거대한 위기일 뿐입니다. 

 

그랬다. 우리 가족은 어마어마한 액수의 보증 빚에 짓눌린 채 10년이 넘는 시간을 옴짝달싹할 수 없이 묶여 살았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과 사투를 벌이며 살아왔다. 우리는 그 처지를 잊기 위해, 또 그 처지를 이겨 내기 위해 절실하게 매달렸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이러한 상황에 남편의 해외연수로 인해 가족이 함께 미국으로 가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힘든 상황에서 잠시 벗어날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지만 마지못해 끌려가는 것같아 엄마에게는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였습니다. 그래도 항상 밝고 긍정적인 두 아이로 인해 엄마는 위안을 받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언급하였듯이 온 가족은 정말 열심히 공부합니다. 힘들기에 다른 생각을 할수도 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엄마와 아빠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라 그런지 역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이 처한 위기보다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남부러워할만한 대학에 진학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아이들에 대한 교육법에 대해 유심히 볼지도 모릅니다. 저또한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길 바라면서도 이왕이면 좋은 대학에 입학을 하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를 바랍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이 책의 저자인 이채원씨는 자신만의 교육 원칙이 있었다고 합니다. '남과 다르게 하기', '작은 일이라도 성취감을 느끼도록 북돋아 주기', '꿈을 세워 주기'라는 세 가지 원칙아래 아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공부'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아이들을 경쟁구조도속에 억지로 넣으며 무조건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일이 많습니다. 다른 말보다 공부하라는 말을 먼저하는 우리들이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공부 외에도 세상에 재미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해준 현명한 엄마입니다.

 

고난과 역경의 짐은 그 사람이 이겨낼수 있을만큼만 준다고 합니다. 우리들은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일까요. 고난이나 역경이 다가오면 이겨낼수 없을 거라며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 누구보다 강한 가족이 있습니다. 삐뚤어지고 포기하기 쉬운 상황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간 가족들입니다. 절망의 시간을 공부를 하며 희망으로 바꾼 가족들입니다.  이 책을 통해 공부법이나 부모의 교육법을 알기 보다는 스스로 희망을 찾아가려는 힘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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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수학 A형 5개년 수능기출문제 유형탐구 - 눈으로 읽는 세상을 바꾸는 공부법, 신수능 대비 2014년 크로스 수학 2014년
김의중 지음 / 가나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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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그나마 좋아하고 잘했던 과목은 수학입니다. 이과이고 계속해서 관련된 공부를 했기에 나중에는 나의 한계를 느끼며 어려워했지만 지금도 종종 아이들의 문제집을 보며 한두문제씩 풀곤 합니다. 이제 수험생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아이는 평소 아무 말도 없는 엄마가 자신의 문제집을 푸는 것을 보면 신기한가 봅니다. 물론 어려운 문제는 아이가 설명해주지만 쉬운(?) 문제들은 저도 옆에서 풀어봅니다.

 

 

수능은 먼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어느새 큰 아이의 시계는 수능을 향해 맞춰져 있습니다. 좋아하고 전공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 문과를 선택했지만 저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보기에는 이과형 아이입니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갈림길에서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문과이기에 수학 A형을 만난 아이. 기존에 만났던 문제집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문제집을 만났습니다.

 

눈으로 읽는 크로스 수학 A

'세상을 바꾸는 공부법'에서 제시한 새로운 규격을 따르는 최초의 수학문제집입니다.

 

표지에 보니 '최초의 수학문제집'이라는 문구가 눈에 뜁니다. 어느 부분이 기존의 문제집과 다른 것일까요.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만나는 것이 조금은 걱정이 되지만 직접 문제를 풀어보고 확인해 나간다면 그건 말그대로 걱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수학을 잘 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많은 문제를 꾸준히 열심히 푸는 방식기본이 되는 문제들을 적당히 선별한 후 이 문제들을 반복하여 완전히 암기하고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들은 전자를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방식을 위한 문제집은 시중에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만날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문제수가 적당히 적을 것, 한눈에 들어오도록 답안이 문제와 같은 페이지에 있을 것, 여백이 적당히 있어서 중요사항이나 깨달음 등을 메모하기 좋을 것, 공식들을 찾아보는 수고를 줄일수 있도록 관련 공식도 문제마다 써 넣을 것 등이었습니다. - 머리말 중에서

 

 

독특하게 이 책은 '눈으로 읽는' 이라고 표현합니다. 또한 '읽는'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혹시' 읽는' 이라고 해서 오해할수도 있지만 단순히 눈으로 읽으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눈으로 읽는 정도로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 말에 조금 공감하는 것은 학창시절 저도 눈으로 푸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답을 보기 위해 일일이 펼쳐보기보다는 이렇게 한 페이지에 안에 담겨있어 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를 푼 후 답을 바로 확인하고 틀린 문제들은 바로 해결할수 있어 좋습니다. 말머리에서 소개한 이 책의 사용법이나 장점들은 눈여겨 본다면 활용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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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런어웨이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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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선택할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아마도 작가를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작가의 전작 <진주 귀고리 소녀>를 읽으신 분들이라면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까. 나또한 내용을 확인하기도 전에 작가의 이름을 보고 선택한 작품이다.

 

 

<라스트런어웨이>는 오하이오에서 노벨상 수상 작가 토리 모리슨이 19세기의 '지하철도' 운동에 대한 연설을 듣고 작가가 태어난 미국을 배경으로 쓸 주제를 찾았다고 한다. 우선 이 책을 읽기전 맨 뒷장에 있는 '<라스트 런어웨>의 작품 이해를 돕는 4가지 키워드'를 먼저 읽으면 이야기를 읽어나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수 있다. 요즘 노예에 관한 영화나 책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이 책 또한 미국의 노예제도와 연관된 이야기이다.

 

 

언니 그레이스를 따라 미국으로 가는 아너 브라이트.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돌아올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언니와 영국을 떠나지만 운명은 그녀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결혼할 상대인 애덤 콕스를 만나러 가는 언니를 아너는 왜 따라가는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 새뮤얼에게 파혼당하고 힘들어하는 아너에게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 마음의 상처가 나을 것이라며 함께 가자고 권유한 것이다. 아너는 동네 사람들의 동정어린 시선을 받는 것보다는 배를 타고 가는 것이 힘들지만 미국으로 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려던 그녀에게 견디기 힘든 시련이 다가온다. 함께 가던 언니가 황열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자신이 태어나 살던 영국이 아니 낯선 땅 미국. 의지하던 언니는 이제 세상에 없다. 배멀미의 고통을 알기에 다시 돌아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언젠가 돌아갈수 있다는 그녀의 처음 생각과 달리 이제 운명은 그녀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휘몰아치듯 그녀의 삶은 변화한다. 노예사냥꾼 도너반과 그와는 깊은 연관이 있는 모자가게 주인 벨 밀즈. 이제는 남편이 된 잭 헤이메이커. 그녀는 잭과 결혼을 그녀의 어머니 주디스, 여동생 도커스와 함께 살고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한가지를 알게 된다. 우리들도 결혼을 할때 혼수를 해가는데 미국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시어머니의 포스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비슷한것일까. 홀연단신으로 타지에 온 며느리에게 미국의 풍습대로 혼수 이불 열두 채를 준비하라고 말한다. 지금처럼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바느질을 해서 만드는데 그 열두 채를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수고가 필요한 것일까.

 

여기서 또 한가지 아너가 자신이 잘하는 것은 바느질이라는 말을 한다. 이야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것은 퀼트이다. 퀼트를 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그 작업이 결코 만만치 않다.일일이 천조각들을 손바느질을 해서 이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간다. 노예제도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이 하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퀼트이다. 어머니는 영국식으로 만들지 말고 아플리케를 해서 만들기 원한다. 아직 익숙치 않은 아플리케 방식은 아너가 이곳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것과 같다. 

 

언니를 잃고 가족들과 떨어진 슬픔을 뒤로하고 잭의 가족들과 살기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우연히 처음으로 열두 살 남짓 되는 노예 소년 도망자를 도와준다. 퀘이커교도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지만 아너는 그 뒤로 계속 노예 도망자들을 도와주고 그 사실을 가족들뿐만 아니라 노예 사냥꾼 도너반에게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족들에게 이내 들키고 어머니는 자신의 농장에 피해를 입히는 일이라며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녀는 그렇게 할수 없기에 그 집에서 나오게 된다.

 

아너는 평생 소리없이 알고 있었던 원칙을 갖고 시작했다. 신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그러므로 어느 누구에게도 노예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모든 노예제도는 폐지되어야 했다. 영국에서는 간단한 문제였다. 하지만 오하이오에서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적인 사정으로, 퀘이커 교도들 사이에서도 느껴지는 뿍리 깊은 편견 때문에, 그 원칙이 사라지고 있었다. - 본문 310쪽 

 

퀼트와 아플리케 방식처럼 서로 다른 사람들. 노예제도를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천조각을 하나씩 얻어 킐트를 하는 아너. 그녀는 미국에서 그렇게 자신의 인생 조각 하나하나를 이어가고 있다. 자유를 찾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자신의 자유를 버리려는 여인. 아너의 삶에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전작 <진주 귀고리 소녀>만큼이나 흡입력 있는 이야기이다. 누구나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삶이지만 그 삶마저 자유롭게 살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다. 사람의 소유욕은 어쩔수 없다지만 사람마저 소유하고 지배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 아직은 나약하고 침묵으로 밖에 자신을 표현하지 못했던 한 여인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침묵이 아닌 다른 것들을 찾아내고 있다. 아너, 벨, 리드 부인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이란 이름을 만나게 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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