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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그래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13
김인자 글, 한상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4년 4월
평점 :
예전에는 아이가 책을 읽고나면 일방적으로 확인하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가 제대로(?) 책을 읽었는지 확인을 하는 참으로 바보같은 엄마였습니다. 지금도 그리 나아진 것은 없지만 이제는 질문이 아닌 대화를 나눕니다. 그림책을 정말 좋아하는 작은 아이와 함께 보는데 이번에도 단비어린이 그림책 시리즈 중 한권을 만났습니다.
그림책은 표지부터 서로 할 이야기도 많고 볼거리도 많습니다. 그림이 많다보면 집중하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글보다는 그림에 더 관심을 가지고 어른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것들을 읽어냅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단비어린이 그림책 시리즈의 열세번째 이야기 <엄마 왜 그래>. 아이와 표지를 보면서부터 서로 빵 터졌습니다. 익살스러운 인물들의 표정이 웃음을 줍니다. 앞표지에 있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은 보통 우리들의 모습과 같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뭔가를 하라고 요구하고 아이는 그런 엄마의 이야기에 거품을 물고 있으니 말입니다.
앞표지를 보고 살며시 뒷표지를 보니 세상에 이렇게 다정한 모자가 있을까 싶네요. 앞표지의 그 모자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이야기 중간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분명 마지막은 좋게 끝날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앞표지를 넘기면 아홉명의 친구들이 보입니다. 이 친구들이 무엇을 하고 있길래 이렇게 밝은 표정일까요. 재미있는 일이 있나봅니다. 그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어이쿠, 이 친구들 집안에서 얼음땡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집안에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뛰어놀다 결국 엄마의 보물 1호 라벤다 향수병을 바닥에 떨어뜨립니다. 이 친구들 무사할수 있을까요. 엄마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은데요.
역시 우리의 생각을 저버리지 않는 엄마의 모습입니다. 어떤 엄마라도 이 상황에 예쁜 목소리로 이야기하지는 않겠죠. 엄마가 화가 나니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모습으로 변합니다. 아이가 예전에 가족의 모습을 동물로 표현할때 아빠는 '양, 엄마인 저는 '호랑이'로 그렸던 것이 생각나네요. 아이는 호랑보다 더 무서운 엄라고 이야기하는데 책에서 만난 소리의 엄마 모습도 저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소리 엄마 콧구멍에는 뜨거운 김이 훅훅,
두 눈은 이글이글, 입에서는 시뻘건 불꽃이
금방이라도 뿜어져 나올 것만 같습니다. - 책 본문 중에서
소리 엄마를 보고 나서 아이들은 각자 엄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누군가와 비교하는 엄마,양치기 소녀 엄마, 오빠만 좋아하는 엄마, 인기가요 볼때마다 청소기를 웽웽 돌리는 엄마, 책읽으라고 잔소리 하는 엄마 등 다양한 엄마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모습이 제게는 모두 있는것 같아 찔리더라구요. 해서는 안되지만 누군가와 비교하고 공부하라는 말을 은연중에 하니 말입니다. 마지막 반전은 안정기의 엄마입니다. 정기의 엄마는 과연 어떤 엄마일까요. 그건 책을 보면 알수 있답니다.
아이와 깔깔 웃으면서 본 책이지만 엄마인 저는 한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아이를 위한다고 생각하며 던진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상처가 될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리 아이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많이 해야겠네요.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는 유익한 시간을 만들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