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신영복 교수님의 담론을 읽었다. 귀찮아서 계속 미루다가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심리학 독서의 연장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 결과적으로 인간학, 관계에 촛점을 맞춘 책이기 때문에 심리학 독서의 연장이라고 생각한 것은 잘못되었지만, 생각의 폭을 넓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또는 읽고 나서 무엇인가 남아서 계속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은 분명 좋은 책이다.

신영복 교수님의 마지막 강의를 엮은 책인데, 마치 강의실에 가서 직접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이다. 노트와 펜을 꺼내서 뭔가 기록을 해야 하는 듯한 느낌이다. 난 책에 펜을 꽂아 놓고, 수시로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었다. 이런 책은 평생 간직하고 있어서 좋을 거 같았고, 이왕이면, 나의 생각도 구석구석 남겨 놓고 싶었다. 물론, 내 생각을 적어 놓을만큼 사유의 깊이는 아니지만..

책은 크게 두 내용으로 나누어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순서와 상관없이 구성된 내용은 3가지인거 같다.
그 3가지는 중국 고전에 대한 이해, 감옥 생활을 통한 인간 이해와 관계의 이해, 마지막으로 여행기를 통한 우리 역사의 이해이다.  

나는 제자백가로 이야기되는 춘추전국시대를 잘 모른다. 교훈적인 많은 일화가 있었고, 많은 고리타분한 사상가들이 있었다는 정도이다. 하지만, 공자, 맹자, 장자, 노자, 묵자, 한비자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결코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고, 뛰어난 그들의 사상을 느낄 수 있었다. 서양보다 훨씬 앞선 그들의 사상에는 깊은 존경심이 생겼다. 물론, 이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은 극히 작은 일부분이고, 더 많은 책을 읽으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그들의 사상은 변한 것이 없는데, 왜 내가 생각하는 것은 이렇게 달라졌을까? 결국,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

한자어가 많아서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난해한 내용이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주역 부분이 좀 어려웠는데, 저자가 득위와 실위를 설명할 때 정말 가슴속에 깊이 새겨진 내용이 있었다.

'70%의 자리'가 득위의 비결입니다. "70%의 자리에 가라!" 자기 능력이 100이면 70의 역량을 요구하는 곳에 가는게 득위입니다. 반대로 70의 능력자가 100의 역량을 요구하는 자리에 가면 실위가 됩니다.

회사에서 능력에 맞지 않게 업무를 맡으면, 본인 뿐만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줍니다. 특히, 윗사람은 기대하는 바가 클 것이기 때문에 그걸 만족시키기 위해 자신을 더 혹사하지만, 좌절감을 더 느낄 뿐입니다. 비슷한 일이 회사에서 있었습니다. 난 열심히 한다고 준비했지만, 결국 스트레스와 상실감으로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70의 능력밖에 안되는데, 100인 체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 능력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내 능력이 부족하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채우면 됩니다. 그리고, 내 능력으로 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거죠. 어찌 보면, 저자가 계속 일깨워 주고 싶어하는 관계의 모습이기도 할 것입니다. 내 능력을 계속 키우지만, 능력보다 낮은 역량을 요구하는 곳에 가서 일하는 것이 어찌 보면 장기적으로 성공의 길일지도 모릅니다. 


신영복 교수님은 참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 주었습니다. 

인식의 틀을 깨고, 세계를 볼 수 있는 추상력과 상상력을 키우고, 성장, 상품, 자본에 매몰되지 말고, 인간학을 공부하며 매일 깨달음을 얻어 '자기의 이유'를 결코 버리지 말고, 여정을 떠나라는 이야기입니다.

여행의 3단계, '떠나기' - '만나기' - '돌아오기'를 나 자신을 대상으로도 여행을 떠나 볼 수도 있어야 합니다. 나 자신을 떠나서 나 자신을 만나고,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나 자신을 만날 때 배운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6년 10월 31일에 저장

상식 밖의 경제학- 이제 상식에 기초한 경제학은 버려라!
댄 애리얼리 지음, 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9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6년 10월 15일에 저장
구판절판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지금 가까워질 수 있다면 인생을 얻을 수 있다
러셀 로버츠 지음, 이현주 옮김, 애덤 스미스 원작 / 세계사 / 2015년 10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6년 10월 09일에 저장
품절

관찰의 힘 (반양장)- 평범한 일상 속에서 미래를 보다
얀 칩체이스 & 사이먼 슈타인하트 지음, 야나 마키에이라 옮김, 이주형 감수 / 위너스북 / 2013년 6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6년 10월 08일에 저장
구판절판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요즘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많이 힘들었다. 업무도 힘들었지만, 나를 더 힘들게 한 것은 주변 사람들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스트레스로 인해 프로젝트나 나 자신을 망칠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하면서 우연히 책장을 훝어 보다가 '프로이트의 의자'라는 책을 찾았다. 사놓고 안 읽은 상태로 방치되어 있던 책이 나에게 도움이 될 지는 미처 몰랐다. 하지만, 읽다 보니 결국 자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자아를 돌보기 위해 노력하면서 이전보다는 조금이나마 나아졌다. 무의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런데, 왜 난 이리 꿈을 많이 꿀까?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라는 책도 읽어봐야 하겠다. 


'프로이트의 의자'를 다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흥미가 생겨서 책을 몇 권 구입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교보문고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하기 위해 출발했다.
개천을 따라 걷다 보니 오래간만에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 풀냄새, 흙냄새가 참 정겹게 느껴졌다. 개천을 따라 자리 잡은 카페들도 분위기 있게 느껴져서 혼자라도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상복합 건물의 상가 지역에 자리 잡은 교보문고를 찾기에 어렵지는 않았다. 찾아가는 사람들도 제법 많아서 편하게 찾을 수 있었다. 전면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서 안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아..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공간이 작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큰 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방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은 서점이었다. 커피를 팔고, 각종 IT 기기도 팔고, 문구 제품도 팔고, 테이블이 입구부터 위치해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멀티삽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뭔가 책방이라기보다는 북 카페, 아니 팬시 가게에 책을 가져다 놓은 듯한 분위기였다. 

주말에 책방을 걸어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왔지만, 예상했던 책방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었지만, 책을 보러 왔다기보다는 그냥 지나가다가 심심해서 잠시 방문한 사람들로 보였다. 물론, 책방이라는 것이 지나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불쑥 방문하고 싶은 곳이기는 하지만, 왠지 이곳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책방의 정의를 굳이 내리고 싶지는 않다. 아니 뭐라 책방의 정의를 내릴 자신도 없다. 막연하지만, 뭔가 느낌이 다른,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차이가 느껴졌다. 

하루가 다르게 동네 책방은 줄고, 그나마 있는 서점도 모두 참고서 위주로 바뀌고 있다. 교보문고가 이렇게 동네로 가깝게 진출하면, 더욱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교보문고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교보문고가 가까이 있으면 좋은 것이니.. 하지만, 책방을 느낄 수 없는 교보문고라면 굳이 가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갈 때와 똑같았지만, 기분은 사뭇 달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검은 수도사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6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6년 09월 27일에 저장
절판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명품 가구의 비밀 - 르 코르뷔지에의 의자부터 루이스 폴센의 조명까지
조 스즈키 지음, 전선영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말에 따뜻한 물을 받아서 욕조에 몸을 담든 후 피로를 풀고, 나와서 책을 읽는 기분은 가히 최상이라 부를만합니다. 혹자는 시원한 맥주를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산책을 한다고도 하는데, 뭐 하던지 기분이 참 좋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창문 열어놓고,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으니 참 좋았습니다.

명품 가구의 비밀은 유명 디자인 가구로 손꼽히는 가구를 소개하고,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이에 얽힌 일화를 소개해 주는 책입니다. 사진도 많고, 디자인 업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자인 조 스즈키는 리먼 브라더스사에서 일하다가 디자인, 해외 문화 등의 글과 사진을 쓰는 작가로 변신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이 책에서 일본의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가구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아마도 일본이 가구 디자인에서 선진국에 속하나 봅니다. 전 잘 모르겠지만, 한국도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들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특별히 가구가 아니라도 어느 디자인 분야라도 공통된 자세 또는 생각이 있는 거 같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설계, 고급스러움보다는 평상시에 쓰고 싶은 실용적인 접근, 유명 트렌드를 쫓아가기보다는 스테디셀러를 추구하는 모습,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디자이너 능력 등은 어떤 디자인 일을 한다고 해도 필요한 사고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에서도 유명 디자이너들의 인터뷰 내용이 나옵니다.

'The Big Easy'라는 소파를 디자인한 론 아라드(Ron Arad)는 좋은 디자인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습니다.
" 목적에 충실한 디자인. 그것 말곤 없어. 이를테면 병기를 만든다고 쳐. 그럼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게 최고지."

제가 좋아하는 허먼 밀러(Herman Miller) 가구 회사에서 1946년부터 1971년까지 디자인 디렉터를 했던 조지 넬슨이 늘 했던 말인 '마케팅에 휘둘리지 마라' 때문에 메시 소재를 사무용 의자에 최초로 도입한 에어론 체어가 출시될 수 있었습니다. 이때 마케팅 부서는 가죽으로 대치하자고 주장을 했었다고 합니다.

네덜란드의 인기 디자이너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는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크리에이터가 경제를 잘 모른다는 것은 사회에 대한 배신이다."

독일 가구 회사 발터 크놀 CEO인 마르쿠스 벤츠(Markus Benz)는 디자이너의 첫 번째 자질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언급하면서 아래와 같은 말을 했습니다.
"디자이너를 고른다는 건 건물주가 자신의 건물에 들어와 살 인상 좋은 입주자를 찾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팀과 융화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유명해도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미적 비율이나 선, 색 등의 취향을 본다. 유명하든 말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어떤 디자인을 하느냐다. 이를테면 화려한 풍모로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그 사람. 누구나 다 아는 인물이지만 대표작이 없지 않은가"

사실 전 허먼 밀러사에서 찰스 임스(Charles Eames)와 레이 임스(Ray Eames) 부부가 1956년 디자인한 임스 라운지 체어와 오토만(Eames Lounge Chair & Ottoman) 의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허먼 밀러사에서 직접 만든 제품은 아니고, 디자인을 채용한 모조품입니다. 현지 가격, 운송료, 관세 등을 고려해서 한국에서는 꽤 비싸게 팔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들어서 구하고 싶었는데, 원작은 염두를 낼 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지금까지 제 방에서 잘 쓰고 있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면서 책을 읽거나 주말에 영화를 보고나 게임을 할 때 항상 저와 함께 하는 의자입니다.  





2016.03.27 Ex Libris HJ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