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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경제학 - 이제 상식에 기초한 경제학은 버려라!
댄 애리얼리 지음, 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0월 2주 동안 5권의 책을 읽었다.
그동안 많이 못 읽었고, 2016년이 얼마 안남았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었다. 요즘 회사에서 너무 바쁘고, 삶의 여유가 별로 없다. 회사내 사람들의 관계도 쉽지 않다. 중간관리자의 어려움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평일에 집에 와서 잠을 잘 때까지 2시간 정도밖에 여유가 없다.
시간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들과 술을 먹거나 게임에 빠져도 결국 다음날 아침에는 악몽이 시작될 뿐이다. 나의 생각을 바꾸어야 했고,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쉽고, 경제적인 것이 책이다. 즉, 바쁠수록,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책을 읽어야 한다. 바빠서 시간이 없기 때문에 책을 못 읽는 것이 아니고, 바쁘기 때문에 책을 읽어야 한다. 하지만, 솔직히 2주 동안 5권의 책을 읽은 내가 할 소리는 아닌거 같다. 2주 동안 5권의 책이 많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5권의 책이 의미없다고는 생각안한다. 꾸준함이 중요하지 책 권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원 제목은 다음과 같다.
'Predictably Irrational : The Hidden Forces That Shape Our Decisions'
상식 밖의 경제학이라고 붙인 것을 보니 2008년 당시에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제학 관련 책이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재테크를 위한 경제학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이 책에 언급된 많은 실험을 통해 나온 결과를 잘 활용하면, 실제 생활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도움을 줄수 있을지 모르겠다. 소비를 좀 더 합리적으로 할 수도 있겠다.
책은 참 재미있다. 각 장마다 질문을 던지고, 저자가 수행한 실험을 설명하고, 실험 결과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서로 비교를 하는 이유가 뭔지, 공짜가 사실 꼭 좋은 것인지, 다이어트에 왜 실패하는지, 매수자와 매도자의 가격 차이가 왜 나는지 등에 대해 읽고,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했다.
몇가지 생활에 도움이 될 내용들을 적어 본다.
1. 비교의 순환고리를 끊어야 필요한 것만 살 수 있다.
2. 무엇이든 첫 결정을 내릴 때는 꼭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첫 결정이 이후 다른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3. 30일 이내 무조건 환불할 수 있다는 광고 문구에 주의하라. 사람의 소유욕은 대단하다.
4. 시장규칙이 사람들 마음에 자리 잡으면, 사회규범은 밀려나게 마련이므로, 잘 생각하자.
5. 모두에게 미루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 문제를 자각하고 인정하는 사람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
6. 플라시보 현상(의사가 가짜 약을 투여해도 환자의 믿음으로 병이 낫는 현상)인지 잘 생각하고, 약 오남용을 줄이자.
7. 직접적으로 현금이 개입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사항에 대해 결정을 할 때 이성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비이성적인 판단이 많고, 이런 비이성적인 모습이 예측이 가능하다고 알려준다.
행동경제학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인간이 언제나 이성적으로 행동하지는 않기 때문에 의사 결정에서 거듭 잘못을 저지른다는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아이디어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인간이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에 얼토당토 않는 영향을 잘 받는 존재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개연성 없는 감정과 근시안적 생각 등 여러 형태의 비이성적 행동을 곧잘 저지른다고 본다.
즉, 나의 행동은 비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행해질 수 있다. 꼭 쓸모가 없는 물건인데도 구매할 때 온갖 비이성적인 이유를 갖다 붙힌다. 내 몸에 안 좋은 음주, 흡연을 할 때도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한다.
나의 자아가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내가 결정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이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까? 나는 내가 결정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할지라도 과연 그것이 이성적인 판단에 기반할까?
쉽지 않은 주제이지만, 알아야지 보이는 법이니 이제부터라도 나의 비이성적인 판단을 지켜봐야 하겠다. 나의 자아를 객관적으로 한발짝 떨어져서 보는 훈련을 많이 한다면, 나의 비이성적인 감정과 모습 그리고 판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2016.10.16 Ex Libris H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