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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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같은 성격이 인상 깊듯이, 존 게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위 음악가의 일화도 독특하다. 곡명이 '4분 33초 '라는 음악에 얽힌 잘 알려진 실화가 있다. 존 게이지가 공연 중에 무대에서 인사만 하고 피아노에 앉아 조용히 앉아 있다가 객석에 인사만 해 놓고, 그것이 훌륭한 예술적인 연주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가 연주한 곡명 '4분 33초'라는 악기를 통하지 않고도 긴장과 흥분을 느꼈다는 점에 대해서, 이런 것도 음악이라는 주장을 펴는 시각의 이야기가 있다. 황당한 실화이지만, 이런 것이 발상의 전환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긍정할 만하다. 이렇게 음악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유도하는 음악 관련 직업을 지닌 인물이 등장하는 8편의 짧은 이야기를 모은 것이 이 책이다.


소재로 쓰인 음악 관련 직업은, 피아니스트, DJ 를 비롯한 다양한 음악 계통의 직업군이 각 이야기의 소재이다. 각기 다른 단편이면서 모두 음악과 관련이 있는 단편 소설 모음이다. 저자는 김천이 고향이고, 그 고향에서 즐겨보던 음악 잡지, 영화, 야구 잡지를 보던 지난날의 향수에 젖어난다. 잡지 같은 이야기 속에 흥미로운 기억을 한 권의 책 속에 쏟아 놓아 즐거운 상상의 날개를 활짝 피웠다.


아마도 저자는 최소한 홍대 근처 DJ의 공연에 흥미를 느낀 시절도 있어서, 관심 있게 보았던 듯싶다. 예를 들어, 비닐 광 시대에 나오는 장면 중에서 입으로 스크래치 하는 랩을 실감 나게  소리를 재현해 낸다. 저자가 이 책을 8개의 카세트로 담긴 음악 녹음테이프로 상상하길 희망하는 것처럼, 실제로 음반이나 CD로 첨부된다면, 더욱 즐겁게 느낄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듯싶다.


음악 리믹스에 대한 토론의 소재가 되는 이야기 로 DJ를 아름다운 음악을 전파하는 아티스트로 대하는가? 아니면 DJ를 혐오할 수밖에 없는 적으로 대하며, 남의 음악을 잘라 먹는 구제 불능의 존재로 치부하는 자인가.? 고민 해야할 갈림길에서 서성거리게 되는 작품도 있다. 인간의 직업에 대한 긍지나 비틀어진 비트를 하나로 연결하는 재주를 예찬하는 DJ 직업을 소설 속에 그린 작품이 비닐 광 시대인데 가장 흥미롭다.
 

"디제이가 무슨 디딜방아 인 줄 아시나. (중략) 판만 돌린다고 디제인 줄 아시나, 하지 마라, 하지 마라, 하지 마라 하는 것만 또 하고 싶어지면 디제이 하지마라. 두 개의 음악을 섞어 섞어. 제대로 섞어야지 일찌감치 집에 가서 화투 패나 섞어 섞어."
  - P102 -



주인공이 지하실에 감금되어 겪는 긴장감 넘치는 공포감을 주거나, 턴테이블을 연결한  모습의 형상인 귀여운 코알라와의 대화에서 ‘누군가의 밑그림이 되거나 영향을 주고받는다.’ 라는 이야기가 철학적인 느낌을 준다. 개인의 취미와 재주를 중요시하고 즐거움이 삶의 중요한 가치로 두는 대중문화 세계의 찬가로 표현되는 작품이 많다.


각각 흩어진 작품이면서 하나의 연결 끈이 관통하는 작품으로 묶여 있다. 나와 B라는 작품의 기타 연주자 들이 햇빛을 싫어하는 야행성 활동으로 바뀌는 삶의 일상에서 변화되어 가는 취미의 진정성과 ‘좋아 한다 면 두세 번은 시도해봐야지 !’라는 논리를 편다. 음악의 길에서 자기의 길을 찾는 주인공의 결심이 크게 마음을 감동시킨다. 캠코더로 인물 다큐를 찍는 부분에서, 성공한 인물의 다큐로 사용하는 결말일까 ? 하는 나의 짐작은 저자의 철학 아래 여지없이 무너졌다.


‘ 기억이란 중력의 법칙을 받지 않기 때문에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꼭  붙들고 있는 기억만 조금씩 남아 있을 뿐이다.’
   - P 209 -



저자의 작품 경향은 어두운 듯 하면서 삶의 밝은 부분을 즐겁게 그린다. 인생 화보에서 재미의 주제를 음악에서 찾는 이 책은, 철학적 단상과 약간 비틀어진 존재의 인간이 얽혀 있는 세상을 독특하게 그려낸다. 기술 문명의 발달에 미쳐 따라가지 않는 인간의 모습과, 소리의 감각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직접 그린 카툰 같은 작품의 경향을 나타내는 표현이나 표지 디자인, 그리고 각 소제목의 작품을 문으로 표현하는 점이 새롭게 신선함을 주려는 의도가 보이는 여행이다.


 ‘삶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다리 타기 놀이처럼 한 번 시작되면 절대 항로를 바꿀 수 없는 규칙을 따라서 정해진 목적지에 도착할 수 밖에 없는 게임 인지도 모른다.’
    - P 208 -


엇박자에서 합창단원으로 음치를 표현한 인물을 그렸지만, 직접적 가수를 표방하는 가수의 삶을 표현한 작품은 안 보인다. ‘소리는 생성되는 즉시 소멸한다.’라는 철학 성을 높이 산다. 앞으로 가수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소리나 청각의 이상으로 고민하는 구성도 그려봄직 하다. 기억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상상 세계는 특이한 형상이 무한대이므로 베토벤 바이러스 같은 멋진 작품으로 독특한 감동세계를 넓혀 가는 작품을 희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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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 - 당당하게 절대 권력에 도전했던 왕후들의 이야기
이수광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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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권력의 안주인으로 역사의 회오리 속에 파란만장의 시련과 회포를 안고 살았던 많은 왕후의 일생을 담은 이야기는 사극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였다. 그들이 구중궁궐 속에서 펼치는 암투와 사랑의 대결은 흥미롭게 과장 되어 역사 드라마의 꽃으로 빛나곤 했다. 왕후의 실제 역사 기록과 조선 왕조 실록에 빠진 왕후의 실상을 찾아보고 싶게 한다.


조선의 왕후에 관한 사료는 생각보다 적은 게 사실이다. 그 원인을 가부장적 체제와, 예로부터 전해지는 남존여비의 사상이 깃든 조선의 사상이 그녀들의 생활을 사생활의 울타리에 감추고 말았다.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역사 사관의 필봉으로 기록되는 일이 극히 드물었던 점이 아쉬웠는데, 기록에서 제외된 역사의 공백을 흥미로운 소설로 다시 살려냈다.

 
남성 위주의 역사에서 천대받던 위치에서 당당히 국모이며 정치세력의 장본인으로 재조명한 시각이 이 책의 주요 구성이다. 너무나 아름답고 화려한 위치에서 벌어졌던 왕후의 실상을 새롭게 밝히는 차원에서, 조선의 왕후 중에서 16명의 삶을 역사 속에서 걸어 나오게 했다.

 
팩션 소설의 진수를 보여주는 저자는 조선의 왕후를 크게 네 가지 분류로 나누어 대표적인 인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고증과 치밀한 추리가 엮어진 긴장감이 도는 조선의 왕후가 살아 있는 듯한 이야기 속에서 생생한 숨결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다만, 다 다루지 못하고 16명을 압축한 이야기로 펼쳐냈다.


낡은 고서 속의 몇 줄의 흔적을 상상력으로 메워나간 대단한 역사 추리 소설같은  이야기는 사료를 근본으로 하는 기록에서 여성의 활동에 근접하게 복원해낸 성과를 보여준 작품이다. 정치에 개입한 사례나 구체적인 삶의 자료를 통섭한 노력의 결과이다. 세밀한 여성 심리를 간파하는 저자의 작가로서 연륜이 빛나는 듯하다.


원경왕후 민씨는 지략가이자 담대한 성격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정도전의 음모로 이방원이 위기에 몰렸을 때는 기지를 발휘하여 구해내고 제1차 왕자의 난 당시는 혁명에서 주도적인 역활을 했으며 끝내 남편을 조선의 국왕으로 만든 킹메이커이다.
     - p 32 -


조선의 운명을 바꾼 왕후로 태종비 원경 왕후를 비롯하여, 명성 왕후까지 살펴본 이야기와, 정치적인 면모를 보여준 왕후, 그리고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왕후와 왕에게 버림을 받았던 비련의 왕후 숙종 비 장희빈의이나, 7 일 만에 중종비로 쫓겨나서 인왕산 바위에  분홍색 치마를 펼쳐놓고 평생을 눈물로 보냈던 사연의 이야기까지, 사극에서 밝히지 않은 내용도 자세히 그려냈다.

 
조선 시대의 당쟁은 왕후의 자리에서 권력의 중심으로 몰아 세워서 자의 반 타의 반 수렴첨정 등을 하며 외척을 동원한 권력의 피를 부르는 사건이 많았다. 중종비 문정 왕후는 정치에 깊이 개입하여 명종의 등극을 도와 준 것을 빌미로 권력에 집착하였고, 경빈과 희빈은 희생의 대상이되는 결과를 나았다. 끊이지 않았던 당쟁의 싸움은 여인네의 치마폭에서 국정을 논하는 사례도 보인다.


세종의 뒤에는 소헌 왕후의 보이지 않는 내조가 있었는데, 내명부의 기강을 세우는 사건으로 폐자비를 두 사람이나 페출 하는 등의 은밀한 힘으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한 것이 알려진다. 페출한 이유는 질투라는 칠거지악의  잣대에서  내명부의 힘을 빌린 사례이다. 영조비 정순 왕후도 정조 임금이 승하한 후에 수렴청정을 통하여 세도 정치를 펼친 장본인이면서 역사의 희생양이었다.


선조비 인목 대비의 파란 만장 한 삶도 흥미롭다. 광해군의 불안정한 왕권의 틈바구니에서 10여 년의 세월을 궁궐 속에서 유폐되었던 고통스런 시절을  기구하게 보냈다. 폭군 연산 군의 아내로 살았던 신씨는 연산이  요부 장록수와  놀아나고 폐륜을 저지르는 고통의 시대에서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했다.


숙종은 장록수와 관계도 깊었다가 사약을 내리는 결말을 맺었지만, 그런 숙종이 인현 왕후와 편지를 주고받는 이색적인 것으로 그려졌다. 서로 편지를 그리워하는 애틋함이 배어나는 사연이 고증된 것이라니 흥미로운 일이다. 유교 이념의 왕실에서 상상하기 어려웠던 왕후의 삶을 숨결이 느껴지도록 그려냈다.


조선의 왕후 16명의 영욕의 일대기를 간략하게 살펴본 이 역사서는 왕후의 국정 참여와 배제된 사실을 살펴 보거나 구중 궁궐의 왕실 의 삶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본 역사서이다. 또한 왕과의 사이에 끼어드는 연적을 맞아 어떤 전략을 피어내는 지가 매우 흥미있게 전개 하는 내용이 역사와 소설을 자연 스럽게 연결하는 재 조명의 힘으로 짜임새 있게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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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장생 탑시크릿 - 전 세계 1% CEO와 세계 명사의 Top 건강 비밀
신야 히로미 지음, 황선종 옮김 / 맥스미디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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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식생활이 서구화 되는 관계로 서구형 질환이 느는 경향이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느는 추세이다. 예뻐지려는 성형의 빈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고,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이제 보편화 된 관심사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는 장수에 대한 관심에서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늘고 보양식의 종류도 다양한 추세이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80세를 바라보는 현재보다 120세를 향한 노력이 의학 발달로 실현 가능성이 보이는 듯하다. 같은 값이면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 동안의 얼굴을 희망하는 형편이기에 나이보다 젊게 보이고자 건강 정보나 의학 상식을 찾으려 하고 있다. 이런 건강비법이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하다.

미국에서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로 암 환자의 재발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신뢰하는 위장 클리닉 전문의인 저자는, 많은 유명인의 주치의로 활동한 권위 있는 의학박사 이다. 저자가 수많은 임상 경험을 통하여 얻어낸 젊게 사는 비법을 밝힌 이 책에서 궁금한 점을 소상히 밝혔다.

젊음과 건강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21세기 신 불로장생 법으로 명명한 이 건강 비법은, 저자가 펴낸 책 <병 안 걸리고 사는 법>의 연장선에서 펴낸 무병장수를 주제로 기존의 7가지 건강법과 나이보다 젊게 보이기 위한 식생활과 생활습관관계를 의학적으로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쉽게 설명한 책이다.

현미식과 채식을 위주로 먹는 식습관을 펴는 책과 함께 동봉된 CD를 통해서 더욱 이해 하기 쉽게 풀어내는 건강 비법의 키워드는 병을 고치는 것에서 나아가 병에 걸리지 않게 건강을 유지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예방 의학 방법론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중에는 늙는 것은 몸속의 높은 산화 분포도가 원인이라는 의미에서 찾고, 효소의 작용을 중요시하고 연구한 것을 펼치고 있다. 

몸 속의 효소가 적을수록 늙어가는 형상이나 장의 상태가 좋을수록 건강하다는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건강의 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장의 상태가 좋으면 인상도 좋다고 하며, 장의 상태가 수명과 관계가 깊어서 장수한 사람 장의 형상은 비교적 깨끗하다는 경험을 실증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흔히, 변비가 있으면 피부 트러블이 나타나는 경험처럼 장의 건강이 몸의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연구한 내용 중 장에 유제품이나 우유가 많이 흡수될 때 궤양성 대장염이 유발되는 것을 경고 하는 점이 특별하다. 우유도 과하면 탈이 난다는 것을 염려하는 사례이다.  

사과나 감자를 껍질을 벗기면 시간이 지날수록 갈색으로 변하게 되는 것처럼, 식품이 산화되는 것을 조심하라고 한다. 조리된 식품은 바로바로 소비하도록 해야 하며, 대표적인 사례를 식용유로 요리한 것이 산화되는 것을 주의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냉장고를 너무 믿는 생활에 적신호를 보내는 내용이라 공감이 간다.

사람의 몸에서 세포를 구성하는 효소의 량과 건강의 관계도 살펴보고 있다. 체내 효소의 활성력을 높이면 건강하다면서 효소의 활성화를 위해서 물의 올바른 섭취를 장려하고 있다. 식전에 물을 먹어야 좋다는 사실과 성인이 평균 하루 1.5 리터의 물을 충분히 섭취 하라고 강조한다. 물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도록 주장하고 있다.

"좋은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혈액에 함유된 수분 보유량이 안정되고 혈액이 맑아져 자연스럽게 흐름이 좋아진다. 혈행불량, 부종 같은 증세가 있는 사람을 보면 물을 적게 먹는 경향이 있다. 물을 넉넉히 섭취하는 것이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부종도 나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기 바란다." 
   - P154 -


물을 대신하는 청량음료나 커피는 오히려 카페인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해롭다며 술의 피해와 함께 카페인 음식의 피해를 경고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낮잠의 좋은 점이나, 섹스와 건강과의 관계 등 유용한 건강 비법 등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주요 내용의 특징은 웰빙을 찾는 건강 방법과 대동소이하다고 느껴진다.

 "식습관이 건강을 만든다"라는 논리로 '사람의 병에는 다 원인이 있다'라는 것을 주제로 올바른 식 생활과 생활 습관을 들여야 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즉,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과 기쁜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유효한 효소를 늘리는 좋은 습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이 책의 건강 비법을 따라서 꼭 실천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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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살라 인디아 - 현직 외교관의 생생한 인도 보고서
김승호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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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대해서 알려진 정보를 읽다 보면 깜짝 놀라는 일이 많다. 컴퓨터를 비롯한 IT 산업 등 최첨단 산업에 대한 발전이 세계적이라든가, 년간 영화 제작편수가 세계 몇 위 안에 드는 통계로 나타나는 특이한 영화 열정에 매우 놀라게 된다. 세계의 부자 중에 인도인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도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인도를 다녀온 여행기를 보거나 알려진 상식으로는, 인도는 빈곤의 극치를 이루는 풍경이 많았고, 지저분하고 불결한 모습도 관광 자원화하는, 미신의 세계가 엄연히 존재하는 종교적인 신비감을 간직한 나라라는 점이 인상 깊다. 인물로는 타고르 시인, 간디, 테레사 수녀님 그리고 많은 사원과 카레가 생각나며 교통도 불편하다는 일반적인 수준의 인식이었다.

 

이 책은 인도를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의 참모습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 김승호는 현직 인도네시아 외교관으로 인도에서 직접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에 대한 애정이 담긴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인도의 문화를 비롯한 전반적인 정보를 새롭게 일깨워주고 있다. 인도에 대한  보고서라고 할 만큼 잘 다뤄진 내용이 인도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


인도를 한마디로 정의 하기는 어렵다. “ 미사일을 만들어 소가 끄는 달구지에 싣고 가는 나라”, “다양성 속에 통일을 추구하는 나라” , “ 첨단과 고속 성장, 그리고 극심한 빈곤과  카스트 차별이라는 명암이 공존 하는 나라”,“양파처럼 까도 까도 그 속을 알 수 없는 나라 ”, “ 영적인 위대함과 형이상학적인 문명을 가진 나라” 등등 갖가지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
   - p 13 ~ 14 -



인구가 10억이 넘는 나라 인도에는, 6대 인종이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로 이뤄진 형태로 엮어져있다. 민주주의와 카스트 제도가 함께 공존하는 정치 형태인 것은 잘 알려졌다. 그런 인도의 맛 살라 정치를 비롯한 다양한 언어와 수많은 신분 계급의 차이로 부정과 긍정의 악순환을 이루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극과 극을 달리는 가난과 빈곤을 이루는 사람 대다수에 비해 선진국을 앞지르는 갑부들이 다수 등장하는 모순적인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인도의 경제 현실을 담았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하고, 끊이지 않는 종교 갈등은 테러를 양산하는 악순환의 파행 정치보다는 옛 무굴 제국의 영광을 잇기를 기대한다.


인도의 교육도 천지차이가 나는 공평치 못한 교육의 기회를 얻은 교육의 형태이다.
노벨상 수상자 6명이나 되지만, 대부분의 하위층 자녀 교육의 기회도 얻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최근 나온 책 중에 <신도 버린 사람들 >의 주인공의 이야기는 애초에 교육 기회를 박탈당한 그 안타까운 현실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젊은이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소개도 매우 흥미 있다. 결혼과 연애는 별거라는 풍조가 있는 인도의 공원에는, 자유연애의 물결이 눈에 띄지만, 결혼식은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종래의 결혼 관습을 따르는 풍경이 있다. 인도의 결혼 풍습은 아직 사랑을 전제로 하지 못한 관습에 젖어 있는 점은 점차 바뀌고 있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글도 소중한 정보거리이다.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선전하는 한국기업의 활약상도 엿볼 수 있다. 인도의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느끼는 아름다운 한국인을 만나는 즐거움이다. 삼성이 도움을 준 베이징 올림픽 대회 금메달 수상 사례는 우리나라 기업이 지원한 대표적 성과로 긍지를 느끼게 한다.


제목인 “맛 살라”는 음식 용어로 계피, 건 고추, 상황가루 뿌리 등 여러 가지 음식 재료를 배합해 인도 특유의 고유 향과 맛을 의미하는 향신료의 일종으로 알려진 말이지만, 저자는 향신료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의 비빔밥 문화처럼 인도의 문화를 표현하는 넓은 의미의 상징어로 그렸다.


현재 인도를 바로 볼 수 있는 이 책의 장점은, 인도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살펴본 신빙성 있는 생생한 분석의 인도 탐구서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이야기 중에는, 인도인의 삶을 살펴보는 것은 물론이고, 인도의 정치 경제 문화 역사 종교 등 모든 것이 풍부한 사진과 자료에 담겨 있다. 다만 너무 일방적인 장점을 많이 부연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도에서 무인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린 사실도 경이적이다. 인도 우주 항공 발달의 현장도 찾아보는 인도의 무궁한 잠재력을 지닌 발전하는 미래의 인도 풍경도 그려보는 장면이다. 인도의 철강 의료산업을 비롯한 대단한 잠재력을 아는 일본이 진출하고 있으니 우리도 대장금의 열풍을 몰아, 일본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인도와 더욱 가까이 수교하는 친근한 나라로 발돋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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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사진에 박히다 - 사진으로 읽는 한국 근대 문화사
이경민 지음 / 산책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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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간은 강물처럼 흐른다. 강물은 막을 수 있지만 시간은 어떻게 멈출 수가 없다. 타임머신이라도 있다면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기도 하겠지만, 그 것도 상상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런데 시간을 잡아 둘 수 있는 사진이라는 마술 같은 기술이 그 해결사 역할을 했다.


서양에서 출발한 사진술이, 우리나라에 첫 등장한 것은 조선의 외세 침입인 신미양요 사건의 사상자를 찍은 장면이라는 우울한 사실에서 시작 한다. 암울한 시대의 풍경을 교훈으로 남기는 이 사진으로 말미암아 말 없는 역사를 대신하고 있다. 이처럼 100 여 년 전의 시간이 기록된 사진으로 그 시대를 재현하는 책이다.


저자는 역사사진 전문가로 온라인에서 구보 씨라는 아이디로 활약 중이다. 한국 근대성을 읽는 기획의 하나로 근대 문화와 사진을 사건을 통하여 살펴본 이 책은, 근대의 역동적인 삶을 잘 그려내고 있다. 모던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매체인 사진을 통하여 근대인의 삶이 어떤지 ? 그 궁금증을 잘 풀어내고 있다. 식민지 조선의 시간 속으로 산책 하듯이 살펴본다.

 

근대의 사진은 식민지 제국시대의 권력의 도구로 시작 하였다. 조선 총독부의 통제와 관리 도구로 사진이 이용 되었다. 형무소 수형 표를 단 한용운, 유관순의 모습처럼, 신분 증명이나 정보 독점의 기술로 사용되어 피해자의 의식이 드러난다. 안중근 의사의 옥중 모습이 일제의 손에 의해 사진으로 담겨 일반인에게  유포 되었던 것도 식민지 시대의 우울한 사회 풍경 이다.


신문 범죄 사진이 논란이 되었던 식민지 조선의 운명적 삶을 엿보는 장면도 사진 속에 박혔다. 아나키스트 박열이 그 부인과 교도소에서 함께 찍힌 사진이 비밀리에 퍼지게 되어 큰 화제가 된 것이다. 또 청춘 남녀나 기생이 자살할 때 미리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남기고 목숨을 끊는 풍습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사의 찬미를 부른 윤심덕이 현해탄에 몸을 던지기 전에 동생과 촬영한 사진이 역사 자료로 남아 있다.


"나를 기억해줄 것을 요구하는 죽은 자들의 마지막 기원이 사진 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남은 자들의 기억 속에 다시 태어나는 역설, 삶과 죽음의 인덱스인 것이다. "
-  p194 -



젖가슴을 드러낸 사진의 진위가 논란되기도 했지만, 식민지 조선의 관광 홍보를 위해서 제작한 사진엽서도 이 시대의 특징이다. 과거의 촌스러운 모습이나 관광지의 절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하와이로 간 사진결혼의 풍습은 요즘은 동남아시아의 신부와 국제결혼 하는 일과 같다. 사진 한 장으로 운명을 결정하게 되는 시발이 되었던 것이다.

 

" 일제는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조선의 표상을 만들어 냈고 선택적으로 찾아낸 이미지를 조선 전체의 것인 양 일반화 시키는 표상 전략을 구사 했던 것이다. "
- p272 -



일본인이 운영하는 사진관이 들어서면서 집안의 대소사 기념을 출장 사진으로 찍어주던 일이 흔해졌고, 여행을 가면 스냅사진을 찍어 추억으로 남기는 광경이 떠오른다. 카메라가 귀하던 시절이라 큰 재산으로 치부되던 시기라, 그에 따른 상해 절도 사건도 연이었다. 지금의 카메라 만능 시대에 비추어 보면 믿겨지지 않을 만 한 사진사의 수난시대도 있었다.


여성 사진사의 등장도 특이한 일이다. 여성의 섬세함을 이용한 이점과 전통 유교의 사상에 젖은 당시의 관습의 풍토에 따른 사연이 있다. 최초의 여성 사진사의 자료는 분명치 않지만, 1926년 사진학과 교수인 이홍경이 처음 부인 사진관을 열었고, 남편은 인사동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부부 사진사였던 기록은 여성의 평등을 보여준다.


“에로 사진은 근대적 욕망이 투사되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식민지 조선인들의 좌절된 욕망을 보여 주는 근대적 메타포였다.”
- P266 -


조선의 성 풍속도를 보여주는 에로사진이라는 나체사진도 출현 했다. 예술이나 외설이냐의 시비가 따르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매일 반이다. 풍기 문란을 해치는 비윤리적 외설 사진이 예전에도 오늘 날의 몰 카 형태로 촬영 되었다는 것은 엿보기 심리의 기원이 되는 근대 문화의 한 단면이다. 사진과 사건을 주제별로 재구성한 이 책을 눈여겨 볼 사람이 찾는 주요 장면의 하나이다.

 

자료사진이 부족한 현실에서 근대의 모습을 찾아내려는 저자의 고심으로 < 기생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나 < 구보씨 사진 구경 가다 1883 - 1945 >에 이어지는 역작이다. 경성의 사진관에서 찍은 인물사진이 표지로 디자인 된 이 책은, 잡지에 연재하던 글을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근대 문화사를 사진의 눈으로 분석하고 비평한 주목할 만한 역사 교양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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