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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위대한 패배자들
임채영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 단종실록에 '이징옥의 난'이라고 기록된 이 난은 조선 왕조 개국 이래 최초의 대규모 반란 이었다. 또한 중앙 정부는 반란의고장 이라는 이유로 함길도 지방 주민들의 과거 길을 제약하는 등 차별 정책을 행하였고, 차별 정책은 이후 '이시애의 난 '등 거듭되는 반란으로 이어졌다.'"
- p177 -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 이다."라는 말이 맞는 듯하다.
역사의 자취에서 패배자에대한 이야기는 뒷자리나 끝자리에 간단하게 취급하는 현실이니, 그 만큼 역사의 진실을 찾는 일은 소중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패배자라로 일컽는 이 들의 삶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 책은, 서양의 시각에서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조선의 500년 역사를 통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을 재조명 한 책이다. 대립과 저항 논쟁이 있었던 조선 역사의 인물 중에서 패배자로 지목할 만한 인물을 선정하여 그들의 일생을 살펴본 책이다. 저자의 소설가다운 인물 묘사가 맛깔 스러워 글을 읽는 재미를 충족 시킨다.
역사의 무대에서 패배자로 낙인 찍힌 인물은 나름대로 조선의 부국 강병을 위해 소신을 펼쳤던 한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혁명가로 불릴만 한 정도전이나 조광조는 물론이고, 폭군으로 알려진 광해군에 대한 평가가 눈에 띄게 각광 받는 시대에, 역사를 보는 시각을 넓혀주는 책이다.
수양대군의 마수에 희생된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인물 중에서 대표적인 김종서와 사육신, 그리고 김시습을 조명한 점이 특히 마음에 와 닿는다. 한결같이 아까운 목숨을 잃어야 했고 선비의 한계를 드러낸 비운의 삶이었기때문이다. 비록 한맺힌 삶을 마감 했지만 역사의 평가는 영웅의 삶으로 본받으려 하는것이다.
폭정을 견디지 못하고 반기를 들었다가 성공하지 못한 인물도 패배자로 보았다. 이징옥이나 정여립,그리고 홍경래의 억울한 삶을 그려냈다. 시대를 잘 못 만난 인물 중에는 남이와 전봉준의 동학 혁명을 조명했고, 흥성 대원군의 빗나간 삶도 살펴보면서 시대를 잘못 만난 영웅으로 조명했다.
조금은 의아하게 의적인 임꺽정과 장길산, 그리고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삶까지 살펴보았다. 이 들도 영웅의 대열에 낀점이 새롭다. 패배자 15명의 삶을 조명하면서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을 듯 하다. 아쉽게도 인물의 삶을, 상세히 다루지 못하고 수박 겉핱기식으로 밖에 다루지 못하는 실정이라 새로운 사실은 별로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인물들이 주장 했었던 생각을 돌이켜 보게하고, 역사의 뒷편을 살펴보는 큰 장점이 있다. 신념을 버리지 않고 죽음까지 두려워 하지 않았던 기개를 배우는 계기를 준다. 이것이 역사를 통해 배우는 교훈의 장점이다.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 하는 일에 게을리하지말기를, 이들은 역사의 진실을 통해서 교훈을 준다. 역사의 기록이 승리자의 것이지만 역사의 판단은 진실 만이 통한다는 진리가 빛나는 책이다.
책에 실린 사람 외에도 많은 사람이 역사의 기록에서 밀려난점을 느낀다. 그 중에는 소현세자, 삼전도의 굴욕을 당한 인조, 개화기에 뜻을 못 피운 김옥균 일당 등, 그외의 많은 인물이 선정에 밀린 간단한 해명을 덧붙였으면 좋을 듯 싶다.
현대의 시각에서 판단한 위대한 패배자의 얼굴이 결코 부끄럽지 않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자료의 가치를 다 해 내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그렇지만 이만큼 조선의 인물 중에서 저항의 인물사를 접하기는 쉽지 않았는데, 그런 이유에서는 반가운 책이었다. 곁들여 읽어 볼 만한 책으로, '조선의 위대한 배신자'라는 책도 함께 읽어 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