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 새로운 사회와 대중의 탄생
클레이 셔키 지음, 송연석 옮김 / 갤리온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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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시대 서울의 모습 중에서 촛불 시위 현상은 시대의 한 아이콘이다.
촛불 시위는 '조직 없는 조직' 현상으로 집단 지성을 나타내는 현대의 돌출 현상이다. 제과업체의 제품에 이물질이 들어간 문제를 인터넷에서 변화시킨 사례도 비슷한 사례이다.

 

인터넷을 통하여 변화되는 물결의 감지를 빠르게 느낄 수 있는 사례이다. 사랑의 힘이 하나의 목표로 발전해 가는 시대의 물결이 아닐 수 없다.
이 거부 할 수 없는 지식 정보 시대 대중의 영향력과 진정성에 귀 기울이고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가지의 사회적 도구가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대한 고찰을 해 볼만하다.

 

디지털 혁명이 이뤄낸 놀라운 발전은 대중의 인간성을 깨우고, 집단행동까지 나타나는 일련의 행동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관한다면,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대단한 위력이 되어, 사회를 장악하던 권력의 힘도 위협하는 상상이 가능하다.

 

그런 힘의 예측이 디지털과 인터넷의 무한한 잠재력에 있다. 집단행동 능력을 키워 낼 수 있는 정보 공유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실현성이 커지게 되어 마치 보이지 않는 손 작용하는 듯한 거대한 물결로 번져가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은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흥미로운 현상이 공동체적 정의를 목표로 하는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여 현대인의 감성적 코드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이런 사례를 다양하게 들어낸 책이 '새로운 대중의 탄생' 이야기하는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저자 클레이 서키가 이야기 하는 '조직 없는 조직력'보여주는 것으로, 나의 이익보다 공동의 권익을 위한 행동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 것이 위키피디아이다. 누리꾼의 백과사전이라고 볼 수 있는 위키피디아에서는 기존의 백과사전이 할 수 없었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위키피디아는 수많은 대중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즉 대중의 검토를 통하여 끊임없는 오류수정을 하면서 발전 된 결론을 추구하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되어 혁명이라고 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위키는 조직의 딜레마에서 벗어나 있다. 참여자들이 고용된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경비는 최소한으로 들이면서도 참여자들로부터는 아찔할 만큼 많은 투입량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위키의 성공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 p 133  -



이 점이 현대 자본주의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장점으로 볼 수 있는 시대의 변화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변화의 핵심은, 약속과 도구를 이용하여 합의의 단결을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저렴하게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기존의 조직과 능력의 힘이 우선이던 세상에서 이제는, 새로운 사회적 도구인 인터넷과 사회적 합의가 만나게 되어 변화의 물결을 이뤄낸 것이다. 이런 현상을 어렵지 않게 체감할 수 있는 행동의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촛불 행진의 원초라 할 수 있는 자발적인 참여가 빛나는 사례도 그 한 예다. 지난 2002년 6월의 월드컵 축구를 응원하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붉은 악마의 집단행동은 평화적인 집단행동의 모범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는 아름다운 융합의 결정체였다.

 

이제, '적색 콤플렉스'에서 탈출한 젊은이의 열린 생각 표현되는 대중의 탄생눈길을 두어야 할 때이다. 새로운 소비자와 소비문화의 패턴을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로 적용해도 무방한 정보가 있는 책이다. 집단 광기만 조심한다면, 과거의 낡은 상식을 깨는 조직 문제의 아이디어와 통찰을 하게 한다. 사회 변화의 사례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이 책을 주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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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공부 -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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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이미지만큼이나 파격적인 삶을 사는 작가로 여러 권의 독서일기를 낸 바 있는 시인이며 소설가이다. 문학서가 아닌 인문학서에 대한 식견을 보여주는 저자의 산문집을 뒤늦게 접했다.

 
동서양의 인문서를 다양하게 선정하여 기존의 독후감과는 다른 깊이 있는 접근으로 읽혔다. 저자의 지성적인 사유세계를 읽는 동안 소개하는 책의 숲으로 안내하는 공부가 행복한 독서의 세계로 이끌게 한다.

 
"원래 공부란 한 사람이 ‘조금’하고, 그 사람이 지치거나 힘이 달리면, 선행 자가 조금 공부해 놓았던 것을 맛본 사람이 이어서 계속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누가 해 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해야 공부다."
    - P. 196 -


 
총 23개의 주제로 인문학서를 읽은 내용이다. 서두에 독서의 동기를 무지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겸손하게 밝히지만, 결코 무지 하지 않은 저자의 박식함에 놀라게 된다. 독서를 통한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인문학을 접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철학은 물론이고 정치, 음악가 모차르트나 바그너를 언급하기도 하고, 엘리자베스 1세의 문예부흥기나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을 이야기하는 시대를 초월하는 내용에서 민족이나 사상을 주관적으로 살펴보는 점이 특징이다.

 
근대사에서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지도자 중에서, 독일의 히틀러나 조봉암과 박정희를 역사적,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면서 현실 정치의 관점까지 드러내는 반독재적인 생각이 표현되었다.

 
박노자의 책을 읽으며 밝힌 것처럼, 저자의 학력이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이유로 중졸에 머물렀다지만, 이 정도의 논조를 밝히기까지 노력해 낸 대단한 독서가로 불릴 만큼 지내온 독서력의 험난한 가시밭길에 탄성을 보낼 만하다.

 
주제 대부분에서 기존의 왜곡된 주장과는 다른 의견이 펼쳐지는 대목이 많이 눈에 띈다. 저자의 분석과 주장이 모두 옳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토론을 유발하는 진실성의 접근으로 보아 맹목적 믿음에 제동을 거는 글이라고 본다.

 
글 중에는, 이광수에 대한 친일 문학 관련 논제를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친일로 매도하기 보다는 그 시대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의 글에 긍정적 시각을 갖게 한다. 더불어 미당 서정주 등의 친일에 대한 비판의 글도 찾아 읽게 하는 책이다.

 
저자의 다양한 독서법에 공감하며, 근 현대사를 접하게 유도하는 관련도서에 눈길을 주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다. 이것이 저자가 생각하는 발심의 기회로 생각하며, 독서를 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인문학서에 대한 독서 대열에 함께 참여하기를 권하고 싶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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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잡기 - 일본인의 조선정탐록
혼마 규스케 지음, 최혜주 옮김 / 김영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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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 욘사마 배용준의 인기는 대단하다고 한다. 그만큼 스타 배용준은 한류 문화를 빛내주는 큰 줄기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듯 하다.
일본사람이 배용준을 통하여 우리문화를 보는 것이 곧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약 100년전의 당시 조선의 모습은 어떻했을까?
개항 직후의 흑백 사진으로 남은 조선의 모습은 전통적인 풍속을 고수한채 암울한 시대의 정치,경제 상황이 겨우 세계의 눈에 띈 고립국의 처지라고 생각 하는 책이 있다. 

 

외세에게 닫혔던  문을 열자 일본인의 수가 많아지고, 청일 전쟁을 일본이 승리한 후로는 더욱 많은 일본인의 왕래가 빈번 해 지려는  그런 와중에는 개황 초기에 조선을 정탐 하면서 조선의 풍속과 실상을 정탐해 간 한 지식인의 기록이다.

 

어수거사라는 필명으로 1894년, 이륙신보에 조선을 다녀간 이야기를 연재했던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이다. 저자는 조선에서 약방을 거점으로 조선 팔도의 생활상과 조선인의 생각을 읽어낸 정탐 꾼 노릇을 할 만큼 치밀하게 조선의 모든 것을 살펴 보았다.

 

저자의 눈에는 기이한 풍속으로 보이는 풍습이 수없이 많았다. 그 중에는 언어 풍습을 비롯한 일상 생활의 크고 작은 조선인의  전통 풍속이나 전래 문화에 대한 외국인의 시선으로 밝힌 약 150여편의 다양한 주제로 조선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이땅에 존재했던 조선인의 삶을 진지하게 드려다 본 외국인의 시선으로 날카롭게 지적한 점이 큰 특징이다. 그  내용의 사실 여부가 조금은 의심스럽지만, 대부분의  기록이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판단에서 이뤄진 내용은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도 여과없이 드러난다.

 

크게 8개 항목으로 구분한 것 중에는, 언어, 역사, 조선인의 기질을 비롯한 전반적인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궁궐의 상황도 보는가하면 문화 예술 경제 사회의 조선 풍속과 생활을 빠짐없이 살펴 본 것을 일제 강점기 일본인의 한국사 인식을 연구하는 역자가 세심하게 옮겼다.

 

조선 여행의 일화를 소개 하는 내용이면서, 정탐을 목적으로하는 조선의 사정을 지켜 본 저자의 시각이 약 100년 전 조선의 이미지 형상에 당시의 상황으로 한 몫을 발휘한 대단한 여행기이다.

 

조선의 주 이미지로 순진하고, 무사 태평한 모습과 어리석은 사람으로 폄하한 듯한 풍조가 엿 보인다. 당시의 풍경 속에는 불결하거나 나태하며 부패 풍조를 꼬집는, 자신의 우월성을 강조한 대목이 빈번한데, 조선 통신사가 전해준 선진 문물은 잘 모르는 듯하다.

 

저자가 여행 중에,  '왜눔'이라는 멸시를 받으며 경험한 시각에는 정한론적 의미도 간헐적으로 눈에 띈다. 정탐의 눈은 조선의 풍경을 극히 부정적으로 본 성향이 짙다. 그 이유로는 조선을 보는 애정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조선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3 가지가 있다. 하나는 국왕이 현명해서 구미의여러 제왕 사이에 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둘은 경성  사방의 풍광이 아름다운 것, 셋은 조선인의 의관이 한아 (閑雅 )한 것."
- p 259 -

 

단편적인 글에는 조선의 형상이 많이 왜곡 된 것이 사실이다. 문화적 몰이해도 있지만 서양인의 따듯한 시각에 반하는, 일본인의 교묘한 흑심이 숨겨진 계락이 직시의 눈을 가린 탓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왜곡된 시각의 애정이 빠진 정탐록이다.


"경성이 우리나라 세력이 지나인의 아래에 있다면 우리는 매우 유감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3항구에서 우리 세력이 그들보다 우세해도 감히 자랑하지 못할 것이다. "
  - p 194 -
 

그럼에도, 근세 조선을 바라본 외국인의 시각으로 우리의 실상을 살핀 것으로 보기 드문 사료의 가치가 있다. 한양대 정민 교수가 사료로 인정하는 이 책은, 조선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는 역사 교양을 넓히는 자료로 완역한 뜻 깊은 책이다. 그래서 역사 교훈을 얻는 책으로 널리 읽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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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위대한 패배자들
임채영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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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종실록에 '이징옥의 난'이라고 기록된 이 난은 조선 왕조 개국 이래 최초의 대규모 반란 이었다. 또한 중앙 정부는 반란의고장 이라는 이유로 함길도 지방 주민들의 과거 길을 제약하는 등 차별 정책을 행하였고, 차별 정책은 이후 '이시애의 난 '등 거듭되는 반란으로 이어졌다.'"
 - p177 -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 이다."라는 말이 맞는 듯하다.
역사의 자취에서 패배자에대한 이야기는 뒷자리나 끝자리에 간단하게 취급하는 현실이니, 그 만큼 역사의 진실을 찾는 일은 소중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패배자라로 일컽는 이 들의 삶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 책은, 서양의 시각에서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조선의 500년 역사를 통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을 재조명 한 책이다. 대립과 저항 논쟁이 있었던 조선 역사의 인물 중에서 패배자로 지목할 만한 인물을 선정하여 그들의 일생을 살펴본 책이다. 저자의 소설가다운 인물 묘사가 맛깔 스러워 글을 읽는 재미를 충족 시킨다.
 
역사의 무대에서 패배자로 낙인 찍힌 인물은 나름대로 조선의 부국 강병을 위해 소신을 펼쳤던 한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혁명가로 불릴만 한 정도전이나 조광조는 물론이고, 폭군으로 알려진 광해군에 대한 평가가 눈에 띄게 각광 받는 시대에, 역사를 보는 시각을 넓혀주는 책이다.
 
수양대군의 마수에 희생된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인물 중에서 대표적인 김종서와 사육신, 그리고 김시습을 조명한 점이 특히 마음에 와 닿는다. 한결같이 아까운 목숨을 잃어야 했고 선비의 한계를 드러낸 비운의 삶이었기때문이다. 비록 한맺힌 삶을 마감 했지만 역사의 평가는 영웅의 삶으로 본받으려 하는것이다.
 
 폭정을 견디지 못하고 반기를 들었다가 성공하지 못한 인물도 패배자로 보았다. 이징옥이나 정여립,그리고 홍경래의 억울한 삶을 그려냈다. 시대를 잘 못 만난 인물 중에는 남이와 전봉준의 동학 혁명을 조명했고, 흥성 대원군의 빗나간 삶도 살펴보면서 시대를 잘못 만난 영웅으로 조명했다.
 
조금은 의아하게 의적인 임꺽정과 장길산, 그리고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삶까지 살펴보았다. 이 들도 영웅의 대열에 낀점이 새롭다. 패배자 15명의 삶을 조명하면서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을 듯 하다. 아쉽게도 인물의 삶을, 상세히 다루지 못하고 수박 겉핱기식으로 밖에 다루지 못하는 실정이라 새로운 사실은 별로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인물들이 주장 했었던 생각을 돌이켜 보게하고, 역사의 뒷편을 살펴보는 큰 장점이 있다. 신념을 버리지 않고 죽음까지 두려워 하지 않았던 기개를 배우는 계기를 준다. 이것이 역사를 통해 배우는 교훈의 장점이다.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 하는 일에 게을리하지말기를, 이들은 역사의 진실을 통해서 교훈을 준다. 역사의 기록이 승리자의 것이지만 역사의 판단은 진실 만이 통한다는 진리가 빛나는 책이다.
 
책에 실린 사람 외에도 많은 사람이 역사의 기록에서 밀려난점을 느낀다. 그 중에는 소현세자, 삼전도의 굴욕을  당한 인조, 개화기에 뜻을 못 피운 김옥균 일당 등, 그외의 많은 인물이 선정에 밀린 간단한 해명을 덧붙였으면 좋을 듯 싶다.
 
현대의 시각에서 판단한 위대한 패배자의 얼굴이 결코 부끄럽지 않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자료의 가치를 다 해 내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그렇지만 이만큼 조선의 인물 중에서 저항의 인물사를 접하기는 쉽지 않았는데, 그런 이유에서는 반가운 책이었다. 곁들여 읽어 볼 만한 책으로, '조선의 위대한 배신자'라는 책도 함께 읽어 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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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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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방송 프로 중에는, 70, 80년 세대를 주 시청 층으로 하는그 시절 노래와 이야기를 나누는 정겨운 프로가 있다. 이 프로를 즐겨 시청 하다 보면, 기차 통학을 하며 교복을 입었던 젊은 날의 자신을 그리워하게 한다.



교복 시대를 회상하는 작가 자신의 성장 이야기를 그려낸 이 작품은, 문단의 거장인 작가의 감성 어린 솜씨로 풀어 젖힌 성장 소설이다. 6,70년대의 향수와 친구 들의 우정이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비슷한 년령 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여서 아릿한 감정이 생기게 하는 내용이다. 지난 세월의 끝자락에서 머뭇거리는 희미한 자취를 떠올려 더듬어보는 즐거움과 공감대가 큰 작품이다.



내 인생의 대부분이 이런 충족된 시간이 아니라 제도를 재생산 하는 규율의 시간 속에서 영향받고 형성 된다는 것에 저는 놀랐습니다. 이 것이 바로 나의 성장기라니요.
-p88 -



성적이 생각대로 오르지 않던 학창 시절에 겪었음 직한 남다른 생각이 두드러지게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작품 속의 주인공이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마치 이유없는 반항처럼 행동하는 이탈을, 화자를 달리 하면서 흥미롭게 보여준다.



스무 살 무렵의 방황이 가출과 무전여행으로 이어지고, 공사판의 막일꾼과 선원 노릇을 하면서 거친 세상을 배워나간다. 그러다가 급기야 음독자살까지 하는 막바지까지 가야 했던 긴박감 때문에 소설이 흥미롭게 읽힌다.



눈에 보이는것만을 숭배하는자는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오로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에만 빠져있는 자는 그보다더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게 되리라.파멸하는 것과 파멸하지 않는 것으로써 죽음을 건너고 파멸하지 않을 영원한 것으로써 불멸을 얻으리라.
-p252 -



주인공이 겪어가는 주체할 수 없는 방황은, 가슴 속에 묻혀있는 아픔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상처를 안고 사는 가운데 흘러가는 이 시대의 청년상이 소설 속에 녹여진 것이다.


개밥 바라기 별이 뜻하는 쓸쓸한 마음을 자아내는 것처럼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사는 삶이지만, 꿈과 희망이 있었던 지난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묻어나는 청춘 문학 작품이다.



문학에 재능이 있던 주인공 준이 그려가는 일상의 삽화는, 음악 다방을 무대로 친구들과의 빗나간 우정을 쌓아가며 싹트는 청춘의 희비 곡선이다.


학교 생활에 염증을 느낀 가출을 시작으로 휴학을 하고, 대부분의 학창시절을 학교가 아닌 사회에서 보내야 했던 운명의 주사위는 주인공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평범하게 보낼 뻔한 젊은 시기를 시위 현장에 있었던 일로 경찰서 유치장으로 향하게 하고, 방랑의 동행자 장씨를 만나면서 점점 꼬이기 시작한 우여곡절의 이야기가 파월 장병으로 떠나기 직전까지 이어진다.



비슷한 시대에 겪은 이야기지만 청춘의 기록을 특별하게 다듬어낸 거장의 솜씨가 빛나는 작품이다.
한번은 해 봄 직한 무전여행의 추억이 새록새록 나게 하고, 라디오 심야 음악 방송 청취나 청바지, 기타에 담긴 추억이 이 작품을 계기로 한결 더 또렷하다.


다만, 주인공이 산문에까지 다녀온 경험자가 어머니께 불효를 하면서 자살을 할 만한 동기의 부족이 느껴지고, 자살을 감각적으로 다룬점이 아쉽다.



이 작품은, 지난 세대를 그리워 하는사람이나, 그 시대의 삶을 궁금하게 여기는 청소년에게 이 작품을 권하고 싶다. 한번 대하면 인터넷 소설로 연재하던 그 인기를 실감할 만한 주체할 수 없는 재미와 이 시대 담론을 풀어가는 동기를 제공하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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