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짬뽕 사건 - 카메라 앞뒤의 30년, 진유영 에세이
진유영 지음 / 청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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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신 작가의 작품 중에서 장총찬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인간 시장>이라는 소설이 있다. 이 작품을 영상화했을 때 기억할 만한 만족의 연기를 펼친 배우가 있었다. <고교얄개>로 인기를 얻었던 정의의 사나이 진유영 이라는 멋진 배우였다.

하이틴 배우에서 지금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감독 겸 제작자로 나선 배우의 인생을 그린 진솔한 글이다. 그가 카메라를 처음 접하던 70년대에서부터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출연하다가, 4년간 미국 생활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매력에 빠진 연예계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속시원히 해주고 있다.

그중에는 연예계 비화처럼 여겨지는 임예진과의 사랑이야기나, 같이 활동하던 많은 배우와 얽힌 다양한 사연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의 도전과 이유 있는 변신 속에는 고독과 향수를 달래야 했던 미국의 타향살이, 화려한 불빛에 가려진 교포 사회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사연이 소개된다.

"나는 아스팔트 위로 흐르는 시뻘건 국물을 빨아먹기 시작했다. 눈물과 콧물까지 섞인 액체가 뜨겁게 목줄기를 타고 내려갔다. 불야성을 이룬 라스베이거스의 아스팔트에 엎드린 동양 청년은 무엇을 마셨을까. 그가 핥은 것은 설움이고 슬픔이고 향수였다."
  -「라스베이거스 짬뽕 사건」 중에서 -


 배우와 감독을 모두 체험했던 자신의 연륜이 묻어나는 자전적 이야기를 에세이로 재미있게 풀어낸 이 책에서, 드라마와 영화에 비치지 않은 카메라 안팎의 숨겨진 비화가 더 많을 듯한데 대표적인 사연 일부만 소개된 듯해서 무척 아쉽다.

특히 하이틴 배우 시절에 같이 활동하던 김정훈이나 이승현 등 옛 배우의 근황을 떠올리는 글이나, 외주방송이라는 제작 환경 때문에 당해야 하는 억울한 사연을 호소하는 내용을, <도전 지구 탐험대> 에 출연한 후 병사한 탤런트 故 김성찬 사건을 좀 더 자세히  다루었으면 한다.

그동안 겪은 좌절과 성공이 그려진 저자의 인생을 통해서 평범하지 않은 연예계 생활을 엿보게 한다.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낸 진솔한 이야기이여서 쉽게 읽혀진다. 무엇보다 뚝심과 배짱으로 배우 진유영에서 감독 진유영으로 바뀐 인생철학이 녹아난 연예인생 회상기에셔  진한 영화 사랑을 느낀다.
 
젊은이에게 푸른 꿈을 심어주는 이야기도 있고, 연예계를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화려함 속의 감춰진 비애도 곁들여 있음을 체험적으로 소개한다. 출연했던 작품 목록과 제작 감독한 다큐 멘터리 작품의 연보나 더 많은 사진이 소개됐으면 발자취를 돌아보는데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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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엠버 - 빛의 세계를 찾아서 엠버 시리즈 1
잔 뒤프라우 지음, 신여명 옮김, 김윤한 그림 / 두레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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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꿈과 환상을 안겨주고 자유로운 상상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판타지 문학의 즐거움은, 해리포터와 함께 그 절정을 이루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를 주었던 모험 판타지 세상을 다시 이어주는 독특한 작품이었다.


마법사 해리 포터를 능가할 만한 환상적인 미래 세계로 초대되는, 최신 아동 문학으로 소개된 이 작품은 이미 영화로 개봉되어 그 인기를 실감할만하다. 영화의 재미를 그대로 품은 흡입력 있는 영화의 원작 소설이다.


미래의 지하세계를 그린 이 작품은, 2003년도 처음 발표된 작품이다. 모험과 지혜로 버무려진 감동을 맛보게 하는 연작 소설이다. 비록 환상의 세계지만 미래의 지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지금의 부조리한 현실도 돌아보는 교훈의 메시지도 지닌 매우 수준 높은 작품이다.

 
빛이 사라져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대책이 필요한 도시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불안과 혼돈이 겹쳐지는 상황을 벗어나려는 주인공과, 시장을 비롯한 주변 인물의 방해 공작 사이에 암투를 버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비밀문서를 강아지 포피가 찢는 바람에 풀기가 어려워진 안내문의 암호 같은 문자를 해독해 가는 과정이 마치 퍼즐을 맞춰 가듯이 흥미롭다.

 
회색의 어두운 도시를 탈출하려는 목적을 위해서 쉽지 않은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주인공이 12살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친근감 있게 느껴지는 이 작품은, 단순한 공상 소설의 세계를 넘어 아이들의 꿈을 대신 이뤄주는 대리 만족을 책임져줄 만하다.


지하도시 엠버의 미래환경을 걱정하는 내용은, 지구 환경오염 등 물자를 아껴써야 하는 경각심을 키워주는 교훈도 제공한다. 이런 점은, 평소에 산소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공기의 귀중함을 모르고 지냈듯이, 빛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태양을 다시보게 한다.

 
"당연하지.!" "메신저야 말로 내가 가장 원하던 직업이라고!" 그리고 리나는 메신저가 결코 쓸모없는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 p29 -



소설의 첫 부분에 교실에서 직업을 배정받는 부분도 직업난에 처한 현재의 세계를 빗대는 장면으로 직업의 문제와 연결된다. 지구의 모습을 닮은 지하 세계 인물의 구성도 난국을 헤쳐나가려는 사람과, 그 혼돈의 세상에서 자기 이득만 취하려는 부류의 욕심과 권력의 횡포를 잘 그려내고 있다.

 
종교의 세계에서 지구 종말론이 있었던 것처럼,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이 작품은, 지구에서 벌어지는 각종 생태계를 위협하는 재앙이나 생명 위협의 전쟁에 대한 경고와 현실의 비합리를 꼬집는 흥미있는 토론 주제를 이끌어낸다. 사회문제와 결부시킨 내용을 적절히 배합한 저자의 대단한 상상력이 발휘된 미래세계의 예언이다.

 
엠버시의 미래를 바꾸는 꿈과 희망을 보여준 주인공 리나와 둔, 두 아이의 모험 이야기는, 화성이나 달나라로 여행하거나 침입을 당하는 공상 세계처럼, 엠버시처럼 지구에 닥쳐올 위험을 미리 상상해 보게 하는 예지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 리나와 둔이 보여주는 우정이나 창조적인 생각, 운명을 개척하려는 도전 정신은,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심성을 판타지로 그려낸 것이다. 상상력을 키워주는 본격적인 모험과 미래에 대한 꿈을 꾸게 한다. 무지개가 차례로 펼쳐지듯 환상의 세계를 멋지게 그렸다.


"어쩌면 그 문은 전혀 특별하지 않을지도 몰라. 사용하지 않은 채 버려진 해묵은 보급품 수납장일 수도 있어." 둔이 말했다.
   -  p192 -


교사출신의 저자가 사려 깊은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썼다는 작품이어서 교육적으로도 좋다. 곁들여진 삽화도 좋지만, 영화의 장면을  화려한 색채로 소개한다면, 눈길을 끌게 되어 더 매력을 발산하게  될 것 같다. 아동소설이면서 누구나 읽어도 좋은 재미와 오락이 곁들인 메시지가 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가족이 함께 보는 책으로 권하고 싶다.

 
눈으로 감사하고 마음으로 감동할 만한 이 작품은, 빛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활약이 흥미 만점의 소설이다. 해리포터를 읽었다면 이 소설도 반드시 선택해 읽어볼 만하다. 미래의 모험 세계로 빛을 찾아 떠나고 싶다면, 엠버시로 떠나는 여행을 출발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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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시네 - 르 클레지오, 영화를 꿈꾸다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이수원 옮김 / 글빛(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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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빛이 있다. 유랑하는 지구 주위에, 그 빛은 다른 곳에서 오나니."
 - p27 -



영화는 빛의 예술이다. 제7의 예술이라는 영화를 달빛에 비유하여 아름다운 영화를 사랑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에세이다. 어두운 극장에서 달빛처럼 흐르는 감명 깊은 영화를 감상하는 감동을 사실적으로 그린 점이 특징이다.


"달은 꿈의 별이고, 그 둥근 모양은 은거울 혹은 렌즈, 아니면 영사기의 전기 램프에서 나오는 빛다발을 반사하는 볼록거울이다. 영사기는 달빛처럼 스크린의 백색에 도달하기 전 시간 속 여행을 거친 빛을 발산한다."
 - p31 -


저자는 2008 노벨 문학상의 영광을 안은 프랑스 작가이며, 조서, 혁명, 황금 물고기 등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도 관련이 많은 친한파 작가여서 친근미가 있다. 황석영 작가와도 인연이 깊은 저자의 특성은 경계선상에 있는 시선으로 편향되지 않은 글에서 좋은 인상을 주지만, 아메리카 영화에 대한 거론은 극히 적은 편이 두드러진다.


영화 이야기를 산책하며 노래하듯이 멋지게 완성한 이 책은, 영화를 꿈꾸는 작가의 경험이 담긴 애틋한 영화 사랑이 서정적인 문체로 담겨있다. 영화에서 빛나는 물방울로 그린 눈물이 담긴 영화의 평이 그중에서 특히 아름답다.


영화가 시작된 시대인 초기의 채플린에 의해 완성된 무성 영화 시대에서부터 최근의 서울 영화학교 출신 작가의 다큐멘터리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에 대한 저자의 깊이 있는 영화관이 녹아 있는 영화 에세이다.


영화가 가진 꿈과 상상력의 속성을 강도 있게 이야기하는 이 책에서 세밀한 분석을 곁들인 영화 비평을 접하게 된다. 노벨 문학상에 빛나는 문학가의 서정으로 그린 영화평이라 영화를 보는 안목을 넓히는 대중성도 높이 살 만하다.


특히 2차 대전 이후의 일본 영화가 왕성하던 시대의 글은 전쟁을 주제로 하는 일본 영화의 특성을 잘 짚어 낸 점이 인상 깊고, 우케츠 이야기에 대한 감상평이나, 오즈 야스지로에 대한 글과 칸 영화제의 2006년 집행 위원장 질 자콥의 진솔한 글이 친근하게 읽힌다. 


처음 영화를 처음 접하던 시대의 개인적 체험을 비롯하여 마지막 부분에 우리의 영화감독 과의 인터뷰가 감명 깊게 담겨있다. 우리와의 친숙함이 느껴지는 저자와의 인연이 닿은 번역의 자연스러움으로 배어 나와 더욱 살갑게 만나게 되는 글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다 본 듯한 느낌으로 복수나 폭력을 담은 서울을 그린 영화 이야기나, 순수성을 이야기하는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 >에 대한 독창적인 감상이 인터뷰 글을 통하여 자세하게 나타난다.


"좁은 시각에서 보면, 서울은 늘 분주하고 혼잡하고 번쩍거리는, 세상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것 같다. 그 군중에서 이정향의 가볍고 연약한 실루엣은 한국 영화가 오늘날의 현실을 바라보는 그 비판적이고 주의 깊고 열정적인 상징 같았다." 
  - p226 -



저자의 사랑의 시를 쓰는 듯한 특유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체로 자유로운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내용은 단순한 영화 감상을 넘는 영화사 중심으로 흥미있는 주제를 잘 그려내고 있다.


"영화는 산업이다"라는 말로 정의한 앙드레 말로의 말을 인용한, 이윤을 추구하는 아메리카 영화에 반한 일본이나 인도 영화 등 제3세계 영화에 이르기까지 꿈의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영화의 미래까지 짚어보고 있다.


영화를 얼굴의 예술이라고 한 말도 공감이 간다. 영화의 주된 존재 이유를 얼굴의 표면에서 읽는 인간의 얼굴에서 찾고 있다.
스크린 속의 주된 관심이 주인공과 조연의 얼굴에 초점이 맞춰지는 이유가 빛의 그림자를 통해서 인상 깊은 모습으로 비치는 것이다.


"영화는 인식의 놀이에 의해, 예의 그 달빛으로 납작하고 입자가 진 스크린의 저편에 우리의 낯을, 즉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누구였는지를 보여 줌으로써, 이러한 욕구를 우리 속에서 발생시킨다."
   - p59 -



인용하는 영화가 비교적 영화사에 빛나는 주옥같은 영화를 거론하지만 접하기가 어려운 점 때문에 직접적인 감흥은 적은 편이 아쉽다. 그런데도 눈에 그린 듯이 소개하는 친절한 글은 마치 동행했던 적이 있는 듯한 친숙한 느낌을 준다.


편집 기사 가비에 대한 글이나, 오즈 야스나리의 방에 묵었던 추억에 대한 글 등의 영화 관련 에피소드 글이 영화 주제의 글 사이에 삽입되어 영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은연중에 비친 것을 느낀다.

 

영화의 꿈속을 거니는 듯한 영화 이야기는 한국 영화에 대한 특유의 인상을 직접 방문한 인터뷰에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듯이 그려져 있는 이 책을 영화를 사랑한다면 반드시 읽어볼 만한 책으로 추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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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별의 집 - 엄마가 쓴 열두 달 야영 일기
김선미 지음 / 마고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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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 철 휴가를 월악산 자락의 송계 계곡에서 보내곤 한다. 그때마다 느끼는 생각은  자유로운 가족 여행을 하는 생활을 꿈꾸곤 한다. 하지만, 생각뿐 곧 포기하곤 한다. 이런 생각에 용기를 주는 좋은 사례가 있다. 경치 좋은 풍광 속에서 한 달에 한번은 캠핑을 떠나는 별난 가족의 이야기이다.

 
 단오축제 행사를 마치고 저녁나절 출발하여 충청도 월악산에서 야영을 하며 덕주사 미륵불이며 하늘재 옛길을 걷던 고운 추억을 담아온 이야기가 포함된 이 가족 여행기가 캠핑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무척 반갑게 읽히는 에세이 형식의 좋은 책이다. 작고 가벼운 집 텐트 하나면 이세상 모두가 부럽지 않은, 자연속에 정원을 꾸민 아담한 집을 짓는 행복한 가족입니다.

 
3번 국도를 따라 세 모녀가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 <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를 낸 바 있는 저자가, 온 가족이 함께 텐트에서 지내며 한 달에 한번을 주기로 다녀온 이야기를 상세히 담아냈다. 자연과 함께 어울려 지낸 본격적인 국내 가족여행 에세이이다.

 
가족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아기자기한 맛의 글과, 잡지 기자였던 저자의 글맛이 살아나는 세밀한 묘사가 뛰어나다. 산악 전문 기자 출신 캠핑의 달인이 소개하는, 모범적인 캠핑의 즐거운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소개하는 책이다. 어쩔수 없이 도시에 살지만 마음만은 바람과 별이 빛나는 강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냈습니다.

 
도전과 체험의 묘미가 담긴 좌충우돌의 자연스런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한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잘 보여 준다. 자연의 또 다른 만남을 삶의 의미로 느끼는 소박한 행복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참다운 즐거움이나 삶을 사는 배움의 지혜를 글의 곳곳에서 풍부하게 엿보는 점이 장점이다.


텐트생활의 어려움이나, 날씨의 변화에 순응해야 하는 길 위의 생활이 불편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지만, 그래도 그런 텐트를 지상에서 가장 큰 집으로 생각하는 저자의 여유로운 야영생활과 남도 음식의 진미에 반하기도 하며 보낸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냈다. 비록 좁은 텐트 안 생활이지만, 고급아파트가 전혀 부럽지 않게 느끼는 넉넉한 마음이 부럽다.

 
저자는 코오롱 등산학교를 나온 후 인생공부가 되는 산 사랑에 푹 빠진 캠핑 전문 여행가이다. 두 딸아이와 아빠가 함께하는 일 년 열두 달 24절기 계절의 변화를 피부로 직접 느낀 체험 여행기록이다. 자연을 벗 삼아 고통을 참아가며 추억을 챙긴 용기있는 결단을 실행한 아름다운 여정을 에세이로 엮어냈다.


입춘 무렵에 전라도 변산반도를 시작으로, 소한, 대한 추운 시절을 제주도의 봄을 마음껏 느껴보는 차례로 자연이 선사하는 소박한 행복을 충분히 맛보는 풍경을 부럽게 그렸다. 바람 소리도 몸으로 듣는 긍정적 마음을 지닌 가족 야영의 꼼꼼한 삶의 기록은, 별빛을 사랑하는 저자의 여행 순서로 담담하게 그린 것이 특징이다.


"섬목 해안의 물빛은 에메랄드처럼 반짝였다. 석포 동쪽의 산 줄기가 바다로 뻗어나가다가 끊어져 관음도를 사이에 두고 뱃길이 생긴 곳이었다.  (중략)  푸른 물빛에 세차게 부서지는 파도는 희다 못해 눈이 부셨다."
  - p184 -



자연을 보는 따뜻한 시선이나 역사 상식과 함께 서로 배려하는 삶의 이야기 틈틈이 조곤조곤 들려주는 모습처럼 친근하게 읽힌다. 국내 여행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더 없는 길잡이가 되어줄 이 책은, 가족 간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려는 사람에게 더욱 안성맞춤의 선물이 되는 여행서이다.


 <엄마가 쓴 야영 일기 >라는 부제처럼 엄마가 중심이 되는 글 형식은, 친근한 가족의 모습을 잘 그려낸 다정함이 드러난다. 다만, 보여주는 사진은 전문가의 사진은 아닌 듯이 인물을 줌인한 사진이 드물다. 가족의 얼굴을 신비경 속에 감추는 설정인 듯한 작은 크기의 사진이라 아쉽다. 주산지 사진이나 춘천 중도로 가는 사진처럼 확대 사진으로 좀 더 많은 감동이 채워지길 희망한다.


무쇠 가마솥까지 챙긴 엄마의 극성은 야외 생활에서도 빛이 난다. 이제는 버너를 다루는 일도 능숙하게 해내는 베테랑 여행가 이기에 야영생활에도 거침이 없다. 울릉도 섬의 열악한 환경에 처해서도 친절한 인정을 이끌어내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내는 감동의 사연이 줄줄이 이어진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은 남에게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꼭 당사자에게만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인사는 옆으로나 뒤로 해도 되는 것'이라던 선생의 가르침이 생각났다. "
 - p185 -

 
아빠의 생일 선물로 장만 한 값비싼 장비를 요긴하게 쓰던 일처럼 캠핑에 장비 마련이 중요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서로 배려하고 협동하는 가족의 어울림이 있어야 즐거운 추억을 남기는 아름다운 여행을 마감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재촉하는 이 가족의 여행기록을 담은 <바람과 별의 집>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으로 돋보이는 여행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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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찍는 뉴요커
김수린 지음 / 예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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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꽃피우며 보람있는 삶을 누리는 사람이 한없이 부럽게 느껴진다. 우물쭈물 망설이다가 그냥 흘려보낸 청춘 시절이 그리워지곤 한다. 다시 올 수 없는 청춘을 헛되게 보낸 아쉬움에 청춘의 꿈이 빛나는 젊음의 현장을 찾고 싶어진다.

청춘은 젊음의 표상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청춘의 시절을 뉴욕의 중심가에서 활짝 꽃피우는 젊은 사진작가의 삶이 부럽기 그지없다. 패션 사진작가 김수린의 뉴욕 스케치를 담아낸 이 책은, 젊은 작가의 패기가 넘쳐나는 에너지를 전하는 책이다.

저자 김수린은 20대 청춘을 패션과 인물을 주제로 개성 넘치는 삶을 살아가는 뉴요커이다. 수린 킴이라는 이름으로 파슨스 스쿨의 장학생으로 다녔으며, 패션 사진작가로 이미 명성이 나 있다. 현재는 그녀가 좋아하는 라이언 맥긴리의 스튜디오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도가 밝은 예술 사진작가이다.

패션과 스타일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저자는, 개성 넘치는 끼와 재능을 후회 없이 펼치는 청춘을 보내고 있다. 그녀의 재치 발랄한 시선으로 표현하는 사진 작품은 세련된 색채와 섬세한 위치의 피사체를 그려내어서 강렬한 이미지가 표현되어 나온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저자만의 독특한 면을 펼치는 꿈의 광장에서 생동감 있는 젊음을 당당히 드러낸다. 현대 미술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뉴욕의 거리에서 생명의 빛을 찾아 나선 일상을 작품사진으로 다듬어 예쁘게 담아냈다. 마치 청춘을 만끽하는 사진 일기처럼 활기차게 펼쳐냈다.

평소에 흠모하는 사진작가 라이언 맥긴리의 눈에 들어 그녀의 스튜디오에서 꿈을 키우는 저자는, 최연소의 나이에 개인전을 개최한 실력을    자랑할 만하다. 신선한 전율이 흐르는 사진으로 세간의 이목을 받은 그녀의 작품에는, '절제 되지 않은 인간 심연의 절실함'이 잘 표현되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나는 반짝하는 무비스타가 아니다. 내게 주어진 것들은 내가 얻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물이다. 나는 사진을 찍을 때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꿈꾸는 것들, 내가 남겨두고 싶은 것들을 카메라에 담을 뿐이다."
 - p154 , 라이언 맥긴리  -

영원한 우상 라이언 맥긴리를 닮고 싶어하는 저자의 자유로운 삶이 사진과 글 속에 담겨 있는 일면이 보인다. 은연중에 나타날 수 있는 작품의 영향을 피하고자,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에너지 넘치는 감각적인 구도를 구상하는 모습이나 뉴욕생활이 작품 사진과 에세이에서 표출되어 나온다.

 " 나에게 경쟁자 같은 건 없다.
매일 매일 매시간 한 번 더 나 자신을 일으켜주자.
인생은 어차피 혼자 감당해야 하는 거니까."
 - p91, Soorin Kim  -
 
“성공의 잣대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하루하루를 크고 작은 행복 안에서 기뻐하며 살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삶인 것을.”
 - p227, Soorin Kim  -

세계 최고의 패션 사진작가의 꿈을 펼치는 열정과 매력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청춘을 누리는 젊음의 관능이 예술로 드러나는 작품에서 꿈의 여행이 아름답게 이어진다. 아름다운 패션 작품을 좋아하거나, 패션 사진작가의 야망을 키우는 젊은이에게 용기를주고, 적절한 청춘의 멘토가 될 만한 작가가 젊음의 표정을 담은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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