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염탐 일지 - 제41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이연 지음, 박나래 그림 / 샘터사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41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할아버지 염탐 일지>

평소에 주로 동화책을 읽는 편인데, 일부러 표지가 잘 보이게 책상 위에 올려둔다.

그러면 초2딸의 반응을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다.


책을 억지로 읽게 하거나, 어떠냐고 물으면 아이도 꾸며낸 대답만 한다.

그걸 알기 때문에 따로 질문은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아이는 지나가다가 책을 보고 마음에 든다 싶으면 얼른 책을 가지고 가버린다.


이 책 역시 아이가 먼저 반응을 보였던 책 중 하나다.


"엄마, 이거 재밌겠는데? 내가 먼저 볼게."

딸은 내 대답을 듣기도 책을 전에 가져가서 턱을 괴며 읽었다.

책을 읽은 아이의 반응이 궁금하지만, 책을 다 볼 때까지 기다렸다.


"엄마, 이 책 재밌다. 어느 부분이 재밌는 줄 알아?"

읽고 나서 바로 또 넘겨가며 읽었던 이유는 뭘까? 무엇이 아이의 재미요소였을까.

 

KakaoTalk_20200420_205435259.jpg

형제로 보이는 남자 아이 둘이 담벼락에 숨어있고, 할아버지가 어떤 여자에게 커다란 꽃다발을 주고 있다.

책 제목은 <할아버지 염탐 일지>

아이들은 왜 할아버지를 염탐할까, 궁금해졌다.

표지부터 딸의 눈길을 끌었던 이유가 아이들 둘이 숨어 있는 그림만 봐도 웃음이 난다는 거였다.

KakaoTalk_20200420_205001807_03.jpg

'할아버지가 수상해요.

깨끗하게 면도도 하고, 양복도 차려입고 아침마다 혼자 어디 가는 걸까요?


혹시 여자친구라도 생긴 걸까요? 불쌍한 할머니를 위해서 우리가 나서야 겠어요. 

할아버지를 따라가 보아요!


쉿! 조심조심! 살금살금!"


책 뒤에는 홍종의 동화작가님의 추천사가 있다. 샘터상 동화 부분을 심사하셨다고 하니, 

어떤 부분에서 이 책을 뽑으셨는지 궁금해서 읽어봤다.

역시, 딸이 재미를 느낀 부분과 일치했다.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재미와 가슴이 콩닥거리는 긴장감, 콧등이 찡한 감동이 골고루 섞인 아주 매력적인 이야기라는 평.

읽으면서 손에 힘을 꽉 주고 이야기에 빠져들어 땀이 나서 손바닥이 촉촉해질 정도였다니.


딸이 재미를 느낀 부분도 그랬다. 꼬마들이 할아버지를 뒤쫓아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단다.

그 부분 이야기를 할 때 웃음이 실실 새어 나올 정도였다. 그러더니 엄마는 이 책을 제대로 읽어본게 맞냐고 되묻기까지 한다.

KakaoTalk_20200420_205001807_04.jpg

 

단순히 재미만 찾는 책이 아니라서 더 마음에 든다. 억지웃음을 주는 책도 아니었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은 준이라는 9살 남자아이인데, 울 딸이랑 동갑이다. 

그리고 동생 현이는 7살이다.

바쁜 부모님이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할아버지 댁에 보냈다.

그런데 왜 할아버지를 염탐하게 되었을까?

할아버지는 누구에게 예쁜 꽃을 선물하는 걸까.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모습과 할머니를 생각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순수한 걱정이 귀엽게 느껴진다. 


홍종의 작가님의 평에서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내가 감동하고 또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잘 쓴 글입니다."

라는 내용이 있었다.


<할아버지 염탐 일지>는 인위적이지 않은 감동이 있고, 그 안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