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적 사회질서의 기원 한림신서 일본학총서 78
나루사와 아키라 지음, 박경수 옮김 / 소화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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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현대 일본의 사회질서現代日本社会秩序>이다.

원제에는 나오지 않는 <기원>이라는 단어를 번역본에 붙인 이유는 저자의 문제의식을 조금 더 풀어쓰고자 하는 역자의 의도가 깔려 있는 듯 하다..

 

저자는 근대 일본적 질서형성과정의 특징으로

1)원형 질서가 형성되는 속도가 현저히 빨랐다는 점.

2)새로운 질서가 도입되었을 때, 가족, 사찰, 신사, 동업자 단체, 지역공동체 등 '전통사회'의 해체와 재편에 대한 저항이 약했다는 점.

3)군대와 학교가 맡았던 역할이 비교적 컸다는 점.

4)'질서화'가 목적합리성의 범주를 넘어서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 즉 <과잉질서화>

5)이 질서는 내면화된 '제도'로서 사람들의 행동을 지배하고 사회를 상대적으로 안정시키기도 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그 특징을 시간, 공간, 신체, 인간관계 등의 변화에서 찾는다..

나아가 2부에서는 이러한 질서가 형성된 역사적 기원을 추적한다. 아마 많은 논자들이 그 기원을 근대 주체와 규율권력에서 찾는데 비해, 이 책이 갖는 새로운 점은 이를 무가 사회, 근세 에도라는 도시의 질서, 선종 사회의 생활 규율과 같은 일본 사회의 전통에서 찾으려고 시도한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이는 새로운 시도이고 또 흥미로운 사례들도 많이 있기는 한데, 아쉬운 점은 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만큼 정교한 분석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유사하다, 혹은 <선택적 친화력>이라는 말로 얼렁뚱땅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그래도 <근대주체와 식민지규율권력>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국의 상황보다는 분명 몇 수 위인 것도 씁쓸하지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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