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에나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전국구 공천제도, 그러니까 유권자들의 투표가 없이 공천을 통해 국회의원이 되는 제도를 좋아하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의 국민들, 정치꾼이 아닌 재야의 지도자나 인재를 국회에 입성시키는 취지는 그런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정당의 돈줄, 그러니까 공천권 장사를 하는 물건으로 전락한지 오래인 것이 이 전국구 공천이라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게다가 더 심한 폐해는 정권의 하수인들 더러운 일을 해준 댓가로 이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별히 보수정권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전통은 유신정우회가 아니었나 싶다. 

 

가카정권 하에서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던 사람들이 용케도 법망을 피해 처벌을 면하더니 이제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난리다.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재처리의 달인이 김재철씨도 여기에 끼어 한 몫을 잡아 보려고 단단히 벼르는 모양이다.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책을 낼 만한 위인은 아닐진데, 출판기념회다 뭐다 사람과 돈을 끌어모아 다음 번 총선에 나간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할 말을 잃었다. 

 

국회는, 특히 양원제가 아닌 단일한 입법기구로써의 국회는 그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다.  그런 자리의 상당수가 댓가성이 아니면 장삿속, 그것도 아니면 선심성 공천으로 채워지고 있음은 단순히 전국구 의원이라는 자리가 국민의 선택이 아닌 정당의 선택을 받았다는 문제를 넘어서는 심각한 국가위기사태가 아닐 수 없다. 

 

국회가 아니라 오물 재처리장이라도 된 것인지, 그야말로 똥과 똥파리가 가득하니 흉한 냄새가 난다.  참으로 꼴사나운 시절이다.  그렇게 모두 모여라! 모여라! 하면서 거수기 역할을 하는 댓가는 또 무엇이길래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사람들이 체면이고 나발이고 다 던지고 달려드는 것인지, 평범한 나로서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업데이트: 새로운 뉴스에 의하면 김재철씨는 사천 시장 선거에 나간다고 하니, 이야기에서 좀 빗겨난 듯.  시장은 아무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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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 좋은 노래를 여태 모르고 살았을까?  전적으로 '응답하라 1994' 덕분에 옛날을 추억하면서 새로운 옛날 노래를 알게 되었다.  그래도 국민학교-중학교 시절 꽤나 의식화 되어있던 나였고, 김광석이나 노찾사의 노래는 거의 다 알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기막히게 재밌는 율동과 함께 듣고 있으면 다 식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피가 다시 끓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조금은 고색창연한 '해방세상'이라는 말도, '주춧돌'이라는 말도, 전혀 촌스럽지 않게 들린다.

 

데모를 하든, 매일 술을 쳐마시든, 그럭저럭 괜찮은 학교 출신이면, 아니 대학 졸업장을 받으면 취업이 가능하던 386세대와는 달리, 아주 어릴 때 IMF를 겪고 자란 지금의 이십대에게 의식화를, 사회변혁을, 민중의식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이십대는 이십대 자신의 기준으로 필요한 것을 찾고, 그게 우리 사회의 미래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래도 이런 노래를 듣고 가끔은 조금 낭만적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과거는 언제나 추억하기 나름이기는 하지만, 대충은 좋은 쪽으로 기억된다.  이건 심리학적으로도 어느 정도 증명이 된 부분인데, 그래서 그런지 지금이 분명 그때보다는 좋을 나도, 그떄가 그립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아마도 우리는 '젊음'을 그리워하는 것일게다. 

 

 

91년 지금은 희안하게도 공원으로 바뀐 모 도시의 시민회관에서 내 생애 처음으로 '가수'의 '콘서트'를 갔더랬다.  당시 정의사회구현 사제단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하시던 본당 주임신부님에게서 나온 두 장의 표를 들고 갔던 어린 나의 첫 공연관람은 그렇게 '노찾사'로 시작되었다.  

지금도 가끔 나는 굳어가는 손가락으로 기타를 튕기면서 이 노래를 부르곤 한다.  '젊기'도 전부터  '아아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라는 가사를 들을 때마다 SS 나 SA에 다름아닌 백골단과 전경의, 대공수사본부, 그리고 그놈에 안기부의 무시무시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던 대학생 형 누나들의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이었다.  약하디 약하면서도 어찌나 강해 보이던지...

 

 

그리고 이 분.  떠나지 말았어야 했을 사람.  수구언론과 기득권 세력의 핍박으로 잘한 것도 못한 일로 치부되었던 사람.  그 실책과 공과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우리 역사에 다시 없을, 정말로 보통사람인 그.  시대를 살아가는 자칭 그의 '추종자'들의 일치하지 않는 말과 행동을 많이 접하지만, 그래도 노무현은 그립다.  그가 상징하는 upper mobility가, 순수함이, 직구가 그립니다.  일본에 던지던 준업한 메세지가, 군부에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하던 그가 그립다.  도무지 부끄러움이라고는 눈을 씻고 또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는 국대 금융사단 두목 가카와, 사실상의 친위쿠데타로 국가권력을 탈취한 박근혜씨를 보면 더욱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자기는 박근혜씨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모씨.  한 당파의 수장이 될 자격이 있는지 참 모르겠다.  불복이라는 말에 벌벌 떠는 머저리당.  야당이라는 자리가 부끄럽다.  정당한 절차가, 법규가 지커지지 않았을때, 그 승부에 승복하지 않는것은 상식이다. 

 

어쩌면 이십대가 아닌, 우리가 행동의 주역이 되어야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다들 대기업에서 퇴사하고 짐싸서 시골로 내려갈 준비라도 하고서 말이다.  우리의 선배들에게 부끄럽고, 후배들을 대하면 면목이 없다.   

 

PS. 12월 19일은 영화보는 날입니다.  저는 여기서 볼 수 없지만, 한국의 그대들은 이 영화를 많이 보고 그리움도 달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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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1-2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그때를 돌아보는 연속극이 나오는 모습을 보면
저도 나이를 많이 먹었네 하고 느끼곤 해요.

텔레비전을 안 모시니 볼 수는 없지만,
다들 이 이야기를 많이 하네요 @.@

transient-guest 2013-11-27 23:56   좋아요 0 | URL
사실 추억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점에 그런 부분도 있지요.ㅎㅎ 텔레비전을 안 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선택해서 조금씩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저도 어릴 땐 못 보면서 자랐어요.ㅎ

saint236 2013-11-2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사에 저 노래들이 나오던가요? 바위처럼은 학생때 참 많이 했던 노래인데..문선단하던 친구가 있어서 매일 했던 것이고, 그날이 오면도 나오나요? 전 개인적으로 노착사보다는 노래마을을 더 선호합니다. 노래마을의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줌 될 수 있다면"을 들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생각난 김에 저도 오후에 추억의 노래 페이퍼를 작성해 볼까요?

transient-guest 2013-11-28 13:38   좋아요 0 | URL
응사에서는 '바위처럼'만 나왔구요, 나머지는 제가 그리운 맘에 넣어봤습니다. 뭔가 찡하더라구요. '노래마을'은 또 처음 듣는 그룹이네요. 지금 듣고 있는데, 역시 좋습니다.ㅎㅎ 추억의 노래 페이퍼를 작성하시면 보러 갈게요.ㅎㅎ
 

이정희 의원이 박근혜를 "씨"라고 호칭해서 말이 많은 모양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 민주당 의원은 "그래도 현직 대통령인데, '~씨'는 좀 그렇지 않느냐"라고 했다고 한다. 

 

박근혜씨는 딱 자기 아버지 만큼의 정통성을 가진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된, 아니 조직적인 국가기관의 조작을 통해 정권을 빼앗은 사람이다.  사실 경로만 놓고 보면 '가카' 만큼의 정당성도 갖지 못한 사람이 박근혜씨란 말이다.  현직의원도 아니고, 특별한 직업도 없으니 박근혜씨 말고는 마땅한 호칭도 없다.  역시 아비대에서 불법을 갈취한 정수장학회나 영남대학교의 직분이 있으니 그걸 이용해야 하는건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민주당 우원'께서는 요즘 국대병신 영순위로 꼽히는 김진표 우원과 국대병신 자리를 놓고 경합이라도 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만, 결론적으로 박근혜씨를 박근혜씨라고 부르는 것은 마사오를 마사오라고 부르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는 정확한 호칭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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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1-10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통령이건 아니건
모두 똑같은 사람이지요.
'박근혜 님'이라 하면 그분들이 무어라 말할까요?

transient-guest 2013-11-10 07:22   좋아요 0 | URL
무조건 대통령이라는 칭호 혹은 그 이상의 칭호를 붙여주어야 만족하겠지요? 북쪽에서 좋아하는 국가웬수나 영도자 같은 칭호라면 '건혜님 꽃'을 부른 그분들의 부류라면 좋아할 것 같네요.
 

며칠 전, 안철수의 기자회견에 대한 뉴스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이다.  아젠다를 가져가는 능력도 보이지 않고, 대선 시기의 행보와 지금까지 정치인으로서의 그를 보면, 이런 사람이 어떻게 서울시장 후보감을 거쳐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을까 싶다.  내심 외곽지원세력의 정치화를 그리 좋게 보지는 않기 때문에 안철수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이 된 그의 정치적 싱거움은 매우 실망스럽다.  큰 이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의견표시를 지양하는 듯한 그의 모습은 묘하게도 박근혜씨의 그것과도 오버랩이 되는 면이 없지는 않기까지 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문재인은 그 개인의 능력이나 자질, 및 강단과는 별도로 구민주당 세력과 친노세력을 아우르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써의 그에 대한 구세력의 견제와, 그의 정치적 한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가장 좋게 보는 정치인, 비교적 언행이 일치되는 사람으로 나는 문재인을 꼽고 있다.  다만, 그 역시도 아젠다를 선점해서 정국을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 부족한 듯 싶은데, 방어적인 전략을 버리고, 과감한 공세를 시작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무능정권의 치세의 첫 일년의 느낌이다.  그가 '당당히' 응한 '검찰소환'도 박근혜씨의 공안인맥으로 장악된 검찰의 모습을 보건데, 그리 좋은 전략 같지는 않다. 

 

민주당은 더 말할 가치도 없다...

 

일단 짜여진 판은 당연히 기득권을 가진 세력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채동욱 검찰총장을 필두로 하여, 그나마 약간의 저항을 보일 듯 하던 검찰도 그의 하야와 함께 공안통의 손아귀에 장악된 모습니다.  배후세력의 힘을 근거로 하여, 김기춘이라는, 역사의 쓰레기의 모사를 통한 박근혜 세력의 힘은 무지막지한 상태라고 본다.  혹자는 그 만큼 위기의식을 강하게 느끼는 상태라고 표현하지만, 물리적인 힘만을 놓고 보았을때, 그리고 가카치세 5년간 갖은 협박과 회유로 이미 그 힘이 상당히 꺾인 시민의 무기력함을 볼 때, 군과 정보부, 그리고 검경을 한 손에 쥔 박근혜 세력은 특검 따위로 변화를 주기에는 그 폭주의 상태가 너무 강하다. 

 

결국, 판 자체를 깨고 나올 수 있는 결단력과 정치적 risk를 불사할 수 있는 사람이 지금의 반-박근혜 세력을 아우르고 무기력증과 패배주의에 빠진 시민들의 가슴에 불을 당길 수 있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불행하게도 우리에게는 그런 리더가 없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1년 내내 국정원 조사, 검찰개혁, 선거공약 무효화 등에 대한 아젠다를 갖고 싸워온 민주당은 그 바닥과 꼭대기 모두 제 1 야당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낸지 오래다.  서청원의 귀환에서도 보았듯이 천편일률적인 당위론으로는 박근혜를 쫓아낼 수 없을 것이다.  이미 피로도가 극에 달한 시민세력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은 결국 뜨거운 가슴이다.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써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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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제가 댓글 때문에 당선됐다는건가' 격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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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0-23 0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습니다~

transient-guest 2013-10-23 06:43   좋아요 0 | URL
철없는 아이를 대통령으로 만든 결과는 우리 모두가 뒤집어쓰겠지만요...

oren 2013-10-23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 말대로) 왜 자꾸 '발톱'만 내밀 생각밖에 하지 못할까요?

* * *

어떤 반대에 부닥치면 사람들은 그것이 정당한가를 보지 않고, 옳건 그르건 어떻게 거기서 벗어날 것인가만을 생각한다. 우리는 팔을 내밀기는커녕 발톱을 내민다.
(몽테뉴)

* * *

(철없는 아이를 훈계하는 방법에 대한 고찰도 재미있어 덧붙여 봅니다)

소크라테스가 자기 논거에 대한 반대를 항상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는 것은, 그의 역량이 대단히 컸으며 확실히 장점이 자기 편에 있게 될 것이었기 때문에, 이런 반대를 새로운 영광의 재료로 맞이했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로 자기의 우월감과 상대편에 대한 경멸감보다 더 우리를 민감하게 만드는 것은 없고, 이치로 보아서 약한 편이 도리어 고마운 마음으로 자기를 바로 세워 주는 반대 의견들을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고 본다. 사실 나는 나를 두려워하는 자들보다도 나를 거칠게 다루는 자들과 더 자주 사귀려고 한다. 우리를 숭배하고, 우리들 앞에 자리를 물려주는 자들과 상종하는 쾌락은 멋쩍고 해롭다. 안티스테네스는 어린아이들에게 자기를 추어주는 자들을 결코 고맙게 여기지 말라고 훈계하였다. 나는 열을 올리며 토론하다가 상대편이 약해서 승리할 때의 쾌감보다도 상대편의 올바른 이론 앞에 내가 굴복할 때의 나 자신에 대해서 얻는 승리감에 훨씬 더 큰 자존심을 갖는다.

transient-guest 2013-10-24 01:16   좋아요 0 | URL
몽테뉴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애도 애 나름이겠지요. 그네공주는 훈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ㅎ

saint236 2013-10-23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지도가 높은 이유는...제 판단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transient-guest 2013-10-24 01:14   좋아요 0 | URL
지지자나 박근혜씨나 마찬가지겠죠. 박근혜씨를 보면 전형적인 수구노인 같아요. 조금 불리하거나 듣기 싫은 이야기가 나오면 입과 귀를 닫는 것이 말이죠. 퇴진으로 가야할 때가 훨씬 지났는데요, 불복이니 항명이니 하는 그들의 terminology에 휘둘리는 민주당이 참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