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야 라는 사람이 있었다. 스탈린의 공포정치가 한창이던 시절 비밀경찰을 이끌고 권력의 상층부에 붙어 인간백정이 하는 온갖 일을 도맡아 한 것으로 유명한 그는, 스탈린이 죽자마자 공포정치에 진저리를 내던 상층부의 협공으로 일인자로 가는 문턱에서 바로 사형을 당하고 유해는 불태워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술을 좋아했거나 그의 여성편력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의 수많은 악행들 중 미성년자를 포함한 강간이 수백건이나 포함되었다고 하는데, 똑같은 건 아니지만 술을 좋아하고 성매매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여 항상 룸이나 비밀스런 장소에서 접대를 받는 것이 다반사인 모 직업군 출신의 인사가 떠오른다. 그도 칼잡이로 유명했고 권력의 향방을 주시하면서 필요한 일을 해오면서 개인적으로는 가족의 온갖 비리를 덮고 무마하면서 소리소문없이 부를 축적해왔던 바, 아마 일인자로 가고자 하는 욕망이 아니었더라면 여전히 권세를 누리면서 호가호위하며 부를 누렸을 것이다. 그가 대선에 나온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지점이다. 


이번 건을 계기로 여전히 왜 그토록 많은 한국의 부잣집 영감탱이들이 검사사위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지 알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검사들이 알게 모르게 사건에 관여하여 favor을 주면서 돈과 향응을 받아 쳐먹고 있는 것일까. 전관예우는 여기에 비하면 애교나 다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검사들은 절대로 차명계좌로 뇌물을 받지 않고 당당히 개인계좌로 받는다고 하니 이들의 부패와 탐욕은 그 거대함만큼이나 겁대가리를 상실한 것이 틀림없다. 


이준석이든 김종인이든, 여야좌우를 가리지 않고 내사를 통해 모아놓은 정보로 목줄을 쥐고 있으니 떡렬이가 저 짓꺼리를 저 모양으로 하는 것이리라. 인생이 거짓인 그의 내자와 에미는 그런 엄청난 힘을 업고 지금까지 살아왔으니 수십 수백억은 필경 해먹었을,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죽기까지 한 그 에미가 고작 일년형에 억울하다고 하고, 담당검사의 목소리만 들어도 짜증이 난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걸 좋다고 지지하는 인간들의 뇌는 궁금하지도 않다만, 그런 인간들이 적지 않기에 걱정을 아니 할 수 없다. 정의당엔 정의가 없고, 국민의 힘엔 국민이 없고, 페미니스트 단체엔 페미니즘이 없는 이 시대에 그럴싸한 명분과 허명을 등에 업고 권세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가짜 정의, 가짜 국민, 가짜 페미니스트를 끌어모은 악취가 온 세상에 진동을 하건만. 


당연히 국가의 변호사로서, 형법재판을 담당할 검사는 계속 필요하지만 검찰은 해체되어야 마땅한 조직이다. 고쳐 쓸 수 있는 지점을 훨씬 지났으니 개혁을 넘어선 혁명적인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깡패를 다루는 방법은 두들겨 패고 감방에 넣는 것 말고는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바, 깡패와 다름 없는 이 나라의 검찰엔 매와 칼이 약이다. '검찰'이 조직으로써 존재하는 한, 그 어느 '검사'도 거시적인 의미에서 정의로울 수 없으며 모든 '검사'는 잠재적 범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이곳이나 그곳이나 정치얘기를 잘 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이명박근혜 10년 + 트럼프 4년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던 것도 있고 겨우 제정신을 차리려는 미국이 여전히 휘청거리는 가운데 세계의 힘의 균형이 바뀌는 듯한 불안감, 그보다 더 큰 21세기, 지난 7-80년의 평화의 끝에 다다른 듯한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과 전체주의의 대두에 대한 두려움까지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서 먹고 사는 일의 지난함에 시달리며 살았던 탓이다. 그래도 가끔 말문이 터지면 이렇게 떠들어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 와인이 유행을 탄 것도 10-15년 정도가 되어 이제는 꽤나 친숙한, 아니 뭐든 한번 하면 제대로 하는 민족답게 어지간한 서양국가들 보다도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술이 되어버린 와인은 그러나 여전히 한국인이 최고로 선호하는 술은 아닌 것 같다. 


일단 주종을 가리지 않고 다 마셔본 입장에서, 그리고 출고 후 기간이 좀 많이 지난 입장에서 보면 와인만큼 다음 날이 깔끔한 술은 없는 것 같다. 상태, 상황, 분위기 등 여러 요소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보통 소주-양주-맥주/막걸리-와인의 순서로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소주의 경우 다음 날 아침 근육통이 있어 자주 마시지는 않는 술이다. 책얘기를 하다가 술얘기로 빠지는 듯하여 이만 패쓰.


이 책은 역사와 인문학에 기댄 와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중간중간 와인의 종류, 선별방법, 마시는 방법 등 실제로 알면 좋은 것들을 많이 알려주고 좋은 책도 권해주는 등 다양한 용도가 있다고 보겠다. 


오늘도 Costco에 가서 세일하는 와인을 몇 병과 사뽀로 맥주 24캔박스를 사온 나는 무엇을 마셔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연말이라서 일은 하기 싫어서 급한 업무만 오전에 처리하고 운동을 한 후 이른 오후에 집으로 돌아와 메일을 확인하면서 적절히 대기상태로 있다가 퇴근시간의 종이 치면 바로 뭔가를 먹기 위해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런 행복한 일상도 이제 약 20일 정도면 끝이다. 몸상태를 생각해가며 적절히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한다. 


예전에 어떤 분의 책을 읽고서 구한 책. 이 책을 구한 계기가 된 책은 또 다른 어떤 분의 책이었으니 이렇게 책에서 책으로 옮겨다니는 건 책을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알 수 없는 귀한 즐거움이다. 오노레 드 발자크는 좋아하는 작가인데, 그의 작품세계와 다뤄진 식문화와 이야기를 잘 배합한 덕분에 읽으면서 아주 즐겁게 발자크를 떠올릴 수 있었다. 당시의 식문화는 폭식과 대식, 그리고 아주 겨우 살아남는 대다수의 걸식이 혼재했던 것 같은데, 발자크의 경우 작품을 쓰는 동안에는 엄청난 양의 커피를 마시되 음식은 아주 절제했지만 탈고의 노동이 끝나면 엄청난 양을 먹어치운 것으로 나온다. 단지 그만 그랬던 것이 아니고 afford할 수 있는 수준의 수입이 있는 사람이 먹는 모습과 양이 그야말로 '가르강튀아와 판타그리엘'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고 보니 졸라의 '목로주점'에서도 가난하지만 부지런하게 살던 주인공이 많이도 아니고 조금 돈을 벌면서 벌이는 banquet을 보면 호화로움 보다는 산더미처럼 차려놓고 꾸역꾸역 먹어대는 걸 볼 수 있는데 대다수가 잘 먹지 못하던 시절, 돈이 생기면 제일 먼저 하고 싶었을, 해야 했을 것이 그런 대식 + 폭식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작가라고 하긴에 아직도 못 읽은 작품이 많아서 기회가 되면 번역된 발자크를 더 구할 생각이다. 팔리는 것만 나오는 탓에 한글로는 모든 작품을 구할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김은국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서 해방 후 도미하여 공부하고 계속 미국에서 교편을 잡았던 탓에 내가 그의 이름을 들은 건 아주 우연하게도 할리웃의 유명작가인 J. 마이클 스트러진스키의 'Becoming Superman'을 통해서였다. 그가 SDSU에서 글쓰기를 배울 때 당시 Richard E. Kim이란 이름으로 글쓰기를 가르치던 사람이 '김은국'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나처럼 언어습득은 빠른 편이지만 grammar가 좀처럼 늘지 않는 사람에겐  native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와 영문학을 현지인들에게 가르칠 정도로 문명을 떨친 사람은 경외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기에 바로 그의 책을 구하기 시작했다. 아마 '순교자'도 구해놓은 것 같은데 아직 읽지는 못했다. 


'잃어버린 이름'은 살벌하던 만주국시절부터 해방까지의 시간대를 무대로 하여 동화처럼 아이의 눈으로 당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보는 내내 화가 나서 생각보다는 진도가 느렸지만 중요한 사료적인 가치를 찾았으니 해방 당시의 한국땅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평화로운 권력이양의 준비와 실행이 이루어졌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기실 해방정국의 마치 미국이 진주한 남한 vs 소련이 진주한 북한과 그 대립의 양상만 부각되어 각각의 독재와 민중탄압에 정당상을 부여해온 면이 상당하다. 하지만 여운형선생의 건준도 그랬고 풀뿌리자치가 이미 제대로 조직이 되었던 흔적을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바, 좀더 많은 역사학자들의 진보적이고 자주적인 근대사 접근이 늘 아쉬운 이유가 되겠다. 그놈의 이병도와 그를 위시로 한 서울대 국사학의 계보는 '검찰'만큼이나 분쇄의 대상으로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좀더 기괴하고 더 그로테스크하고 더 raw한 '인간실격' 만화의 무삭제판. 이토 준지라는 희대의 서리얼리스트 천재가 그려낸 다자이 오사무의 세계는 그 이전까지 갖고 있던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과 세계관의 낭만성을 가차없이 파괴해버렸다. 거기에 더해 어쩌면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염세주의로만 볼 수 없는, 보다 더 깊은, 모든 것의 원인이 되는 듯한 사건과 심리상태를 느낄 수 있었으니 아마 조만만 '인간실격'을 다시 읽어봐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모두에게 권하지는 못하겠지만 원래 이런 면에서의 매혹이란 것이 있으니 at your own risk, 읽어볼 사람은 꼭 읽어봤으면 한다. 






그야말로 trivial한 것들. 엄청난 덕력으로 제대로 된 책이 '소년 생활 대백과'라면 이런 저런 책을 덕지덕지 기워서 누더기처럼 만들어 중구난방으로 되는대로 떠들어댄 책이 '기사의 세계' 되겠다. 별점 한 개도 아까웠던 시리즈. AK가 원래 일본걸 많이 가져다 파는 것 같은데 이런 걸 보고 나면 지금까지 모아들인 이와나미 시리즈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한다. 물론 이건 다치바나 다카시가 말한 기본적인 교양을 쌓기 위한 수집이지만. 


이와는 달리 '소년 생활 대백과'는 읽으면서 내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다. 당시 동네에서는 통칭해서 '조립식'이라고 하던 로봇, 밀리터리 등의 플라스틱 모델 (일본식으로 프라모델이 그래도 차용되어 우리도 프라모델이란 말도 섰던 것 같다)을 총집합이라니 어찌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기왕이면 예전에 복간 후 금방 절판된 각종 로봇, 괴수 등등의 대백과시리즈도 다시 나와주었으면 한다.


많이 읽지 못하고 더더욱 많이 쓰지 못한 2021년. 그 덕분에 9년간 받아온 '달인'도 이번에서 떨어졌으니 2020년의 슬럼프가 제대로 한 방을 먹인 한 해였던 것 같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매년 다른 것이 없이 같은 모습으로 조금씩 퇴화하는 듯하여 늘 슬프고 두렵지만 아니 살 수 없으니 기왕이면 열심히 기쁘게 살아야겠다. 혹시 아나? 노년엔 좀더 빛을 보는 삶을 살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권도를 하던 시절에 그리고 몇 년전 잠깐 합기도를 배우러 다닐 때까지도 꽤 유연했던 몸이 이젠 많이 굳어진 걸 느낀다. 그럴수록 더 스트레칭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데 현실은 게으름 탓에 종종 이를 skip하거나 아주 잠깐 warming up으로 하는 수준이다. 많이 개선해야 하는 점이다. 커리어가 매우 길었던 선수들은 자기관리와 부상을 덜 당하는 운도 작용했지만 특히 시합/운동 전후의 길고 세심한 스트레칭으로 유명하단 이야길 어디선가 봤다. 내 경험에 의하면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말이다. 스트레칭을 잘 하고 몸디 잘 풀린 날의 운동과 그렇지 못한 날의 운동은 그 질과 양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일단 몸이 매우 가볍고 운동에 있어 힘이 덜 들어간 자연스러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음이다. 내일부터는 조금씩 노력해서 평일의 새벽운동을 재개하려고 하는데 추운 계절의 새벽이라서 스트레칭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무너진 새벽운동이라는 좋은 습관을 다시 회복하여 2022년으로 넘어가는 것이 12월의 목표가 되고 이후 달리기를 다시 해서 당시 좋았던 전체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제 정말 평균수명에 비춰보면 반생에 왔으니 남은 반을 잘 지내기 위해서는 건강이 필수가 아니겠는가.


신진작가들 중에서도 좋은 작품을 쓰는 작가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이 부러운 일본의 소설시장이다. 단편과 중편이 주를 이루는 한국의 고질적인 편향성 내지는 문제는 고급하게 취급되는 '문학'계를 넘어 소설계 전체의 이슈라고 보는 편이라서 이런 점이 너무도 부러울 수 밖에 없다. 아무리 K 컨텐츠가 세계를 정복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지만. 


'아케치'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누군가가 있어 주인공이거나 주요인물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죽는데 하필이면 그 사유가 화생방무기에 의한 좀비화라는 SF적인 요소를 넣은 점도 신선했고 서술방식을 통해 사람을 숨기는 방법도 나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한국의 현대소설에서 추리는 여전히 약한 장르 같다. SF의 경우 좋은 작가들이 많이 나와주고 있고 (여전히 장편의 부재 혹은 부족함이 아쉽지만), 소설/문학에서 좋은 활약을 해온 작가들이 건재하지만 추리의 경우 지난 번에 너무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을 읽은 탓인지 그런 생각이 든다. 








중국무술의 신비화나 고류무술에 대한 환상은 이미 MMA의 유행으로 사라진지 오래지만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중국무술만화는 즐겁다. 어릴 때 해적판 '권아'로 읽었던 것 같은데 애장판으로 만나게 된 이 만화는 할아버지에게 팔극권을 배운 주인공이 중국으로 떠난 할아버지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다양한 권사들과 교류하고 화교의 유니온에 들어가면서 팔극권의 배사제자가 되어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화의 바탕이 된 이야기는 마츠다 류우치의 무술편력에서 나온 걸로 들었는데, 이 마츠다 류우치는 실제로 중국무술을 하는 사람이고 한국에 들여온 이런 저런 무술책에 사진이 많이 실려 있는 사람이다. 내가 갖고 있는 지당권에 관한 책에도 이 사람이 시연한 사진을 사용했으며 투로=실전으로 생각하던 때 나온 많은 권법책도 그의 시연을 사용한 것으로 기억한다. 


단련법으로써의 투로를 마치 그 투로를 이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건 컨셉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일 것이다. 더구나 투로의 해석을 정확하게 받지 못한 채 단순히 겉모습만 따라한다면 아무리 표현이 좋다고 해도 그 무술은 죽은 무술인 것이다. 실제로 가라테에서는 분카이라고 해서 카타 (형)를 풀어주는 과정이 있고 이는 형을 연습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앞으로 세 권이 더 나오면 완결이라고 하니 내년 중반까지는 한 시리즈가 모두 끝날 것이다.


메뉴얼과 형식에 얽혀 아무것도 못하는 건 아무래도 일본의 공무원이나 회사원, 혹은 사회의 어떤 형식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될 만큼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펼쳐내는 작가가 있으니 내 개인적인 평가로는 서리얼리즘의 왕 같은 사람이 이토 준지이다. 단편도 장편도 끝내주게 그려내는 그의 그림체도 그렇지만 이야기의 소재는 정말 견줄 작가가 없을만큼 독창적이고 실재적이다. 같은 테마로 다른 작가들이 엮은 옴니버스 형식의 산괴담에서도 이토 준지의 근접하는 작품은 없었으니 '센서'를 끝으로 새로운 작품을 읽으려면 또다시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불만이다. 과거와 현재를 잇고 허구와 기담, 그리고 현실을 토대로 펼쳐내는 이번의 기담 또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늘 그 뇌가 궁금해지는 작가.



간만에 시리즈 몇 권을 구했다. 많이 쟁여놓고 보면 좀 지겨운 면이 있을만큼 너무도 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제 반 정도 왔으니 언젠가 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요리와 삶을 그려가고 있다.




그러게나. 서점은 왜 계속 생길까. 대형서점도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 책을 읽는 인구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옛날에는 서점으로 시작해서 건물을 올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아마 90년대 후반을 마지막으로 해서 소형서점이 대형서점으로 흡수/통합되고 이들이 다시 대형회사로 흡수/통합되었고 이후 온라인시장의 활성화로 인해 상당한 숫자의 유수 서점들이 폐업을 했음에도 서점은 계속 새로 생기고 있다. 나같은 사람에겐 고맙기 그지 없지만 살아남기 위한 특성화를 지향한 끝에 서점이란 곳이 점점 보편성보다는 unique함을 통한 차별화가 강해서 아무 서점이나 다 즐거운 시간과 책을 보장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서 어떤 마음으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 책을 읽은 사람이 있다면 서점도 있어야 하고 온라인의 편리성도 좋지만 책을 직접 만지고 들여다보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오프라인 서점이 사라지는 날은 상상하기도 싫은 마음이다. 


지난 주의 자유시간(?)을 과하게 즐긴 듯한 후회가 남는 주말이다. 내일은 새롭게 한 주간이 시작될 것이니까 다시 리셋하고 열심히 살아보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1-12-06 11: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transient-guest님만큼 꾸준히 운동하시고 책보시고 글쓰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인데 항상 글들 눈팅하면서 대단하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transient-guest 2021-12-06 14:13   좋아요 0 | URL
책읽기는 취미의 성격도 강하고 재미있어서 더욱 노력하고 있어요. 운동은 잘 잡힌 습관이 되어서 다행인데 한때 정말 몸이 안 좋기도 했었기 때문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년에 건강을 챙긴다고 갑자기 운동을 하다가 다치기도 하고 센 운동은 젊을 때 미리 몸을 만들어 놓아야 늙어서도 할 수 있다고 하니까 힘들어도 꾸준함을 유지하려는 마인드가 강합니다.ㅎ 감사합니다.
 

내가 특별히 머리가 좋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다. 실제로도 난 특출난 재주가 있거나 번득이는 무엇인가를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그나마 남들보다 나은 것이 있다면 뭔가 목표를 잡으면 아주 오래 그걸 진득하니 바라보며 걸어갈 수 있다는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너무 바보같은 사람들을 보면 머리가 나쁘면 몸으로 배워야 하니 몸이 괴로울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다. 


트럼프가 조장한 연초의 쿠데타스러운 폭동에 참가한 사람들,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 50년이 넘어 사회에 완전히 정착한 Roe v. Wade 판례를 엎어버리려는 사람들, 항문의 힘을 지지하는 사람들, 나쁜 이념과 가치를 그대로 Yuji하려는 사람들, 윤석열과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 등등을 보면서 멍청한 사람들이 나와 동등한 권리를 가진 사회구성원이라는 사실에 절망에 가까운 감정을 갖게 된다. 그들이 원하는 세상이 오면 좋은 사람들은 기실 누가 정권을 잡아도 크게 상관이 없는 사람들일 것이고 그들이 지지하는 그 세력이 바로 자신들을 뜯어먹는 자들임을 모른다면 피를 빨려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세월호참사를 겪은 1020이 지금의 2030이 되어 현 정부를 비난하면서 항문의 힘과 항문의 힘이 내세운 더러운 인간을 지지한다면 그야말로 머리가 나빠서 몸이 괴로울 수 밖에 없는 꼴이 아니겠는가. 


오늘은 전체적으로 게으름을 피운 하루였다. 전날 과음을 하여 몸이 많이 피곤했기에 운동도 일도 적당히 처리하고 곧 업무를 마칠 시간을 맞게 된다. 이렇게 하루를 보낸 저녁에는 다음 날을 반드시 잘 보내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는데 어쩌면 그렇게 주기적으로 한번씩은 힘을 빼주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활시위를 계속 당겨두면 끊어지는 것이니 가끔씩 풀어주어야 하는 것처럼.


12월은 한 달간 책을 좀 열심히 읽어볼 생각이다. 마침 내무부장관께서 한국순방길에 나서셨고 약 1.5개월은 단순하게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다. 사실 어제 굳이 한 잔을 걸친 이유도 따지고 보면 너무 기뻐서 적적해서였는데 아무튼. 일일 일책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오늘부터 시작.


넷플릭스 드라마로 먼저 봤기 때문에 이미 주인공 하먼의 이미지는 러브조이라는 아주 특이한 매력을 가진 배우로 형상화가 되어버렸다. 연기도 연출도 패션도 훌륭했지만 러브조이가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대단했던 드라마의 원작을 내용을 다 알면서도 사 읽은 이유도 사실 배우가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가끔씩 빠르게 돌려보기로 다시 봐도 그 즐거움이 가시지 않는 호쾌한 체스무협지라고도 생각되는데 책과 드라마가 거의 같아서 새로운 것이 전혀 없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스토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래픽기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하먼이 형상화하는 가상의 체스보드와 행마의 표현이 끝내줬는데 책으로만 봤다면 그 정도로 멋지게 떠올릴 수 없었을 것이다. 체스나 장기, 바둑엔 재주가 없어서 딱 여기까지만.


이덕일선생이 주창해온 사관과 설, 그의 노고까지 모두 인정을 하고 존중하며 동의하는 편이지만 최근 그의 행보는 조금 이상하게 생각된다. 강단사학-재야사학의 대립구도와 한국이 국사를 대하는 태도 및 일제부역자들이 키운 마름같은 인간들이 국사의 '대부'이자 '시조'가 된, 뿌리부터 잘못된 국학계에 대한 비판은 인정하지만 어느 수준을 넘어가면 그냥 아스트랄계로 떠나버리게 되는데 나에겐 그 지점이 대륙삼국설이 된다. 고대사의 강역이 축소되었다는 학설까지는 워낙 그 증거가 방대하여 인정을 안 하는 이병도학파가 문제라고 하겠지만 그걸 넘어서 숫제 삼국시대 고구려/백제/신라의 위치를 중국대륙에 옮겨놓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으니 책이 눈에 잘 들어올 리가 없다만 그래도 읽던 책이고 아직 조선왕조실록을 제대로 안 읽어봤기에 끝까지 볼 것이다. 그의 학설이지만 예종이 성군의 기질이 있었다는 주장 또한 그간 워낙 존재감이 없었던 왕이라서 신선하고 명나라의 왕을 '임금'으로 표현하는 자주성 또한 나빠 보이지 않는다. 


다만 현 정권에 대한 비방이 도에 지나친 것 같다. 기실 한국의 교육계의 큰 문제인 국사교육의 축소는 언제고 빨리 address되어 고쳐져야 하는 것이지 문재인정권이 뭔가를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에 발전된 국가, 아니 어느 나라가 자신의 역사교육을 이렇게 등한시하는지 모르겠다. 국어/국사는 한 민족국가의 근간이 되는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친일파가 장악하여 기득권화된 현대국가 한국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런 저런 만화책을 따로 모았다. 계속 보는 작가들이라서 언제고 몰아서라도 읽어버린다. '맛의 달인'은 49권까지 봤고 아직 세 권이 더 남아 있으며 최근 117권까지 나온 걸로 알고 있으니 이제 거의 반 정도 온 것이다. 이토 준지는 공포만화라고 하지만 난 그가 '공포'라는 단순하고도 좁은 범주를 넘어 '서리얼리즘'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공포'는 그의 작품세계를 담아두기엔 너무 좁은 그릇이다. 작중인물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어떤 괴현상을 실제로 받아들이는 괴랄함이 '공포'란 표현을 너무 단순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공포의 물고기'와 '인간실격'무삭제판도 이번에 구했는데 조만간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을 때 가져다 볼 것이다. 이 외에도 만화책을 뜯지도 않고 쌓아놓은 것이 많아서 12월 중으로 가끔 몰아서 볼 생각을 하고 있다. '권법소년' '쿵후보이 친미' '이니셜 D' '야와라' 같은 작품들이 애장판이나 신장판 타이틀을 달고 고급하게 나와서 지갑은 가벼워졌지만 즐거워하고 있다.


둘 다 즐거운 책. 이번에 나온 건 '그때, 맥주가 있었다', 유시민작가의 방송에서 다뤄진 걸 읽었다. '유럽 맥주 견문록'이 보다 더 촘촘하고 넓다면 이 책은 조금 더 집중적이면서 맥주를 넘어 맥주를 통해 본 유럽의 사회사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내 맥주편력은 고등학생때부터 시작됐는데 처음엔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가벼운 라거로 시작해서 한동안 두터운 에일계통으로 갔다가 다시 라거로 와서 점점 더 싼 맥주를 마셔왔는데 이 책을 보고서 다시 좀더 족보가 있는 맥주로 옮겨가고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와인이 가장 뒤끝이 없어 좋아하게 되었지만 맥주에는 그 특유의 맛과 멋과 향이 있기에 걷고 뛰는 거리를 늘리고 운동을 더 많이 하더라도 가끔씩은 마셔줘야 할 것 같다. 주말에 Whole Foods나 Bevmo에 가서 좋은 맥주를 좀더 찾아봐야할 것이다. 동경대지진 이전엔 물이 좋기로 유명한 에치고현에서 담근 맥주가 참 좋았는데, 이젠 일본제품은 역시 조심하게 된다.


이 책은 처음 나온 것, 그 다음에 나온 개정판을 거쳐, 이번에 세 번째 버전을 읽게되었다. 워낙 유시민작가, 아니 유시민의 팬이라서 지겹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가 말한 대로 은근히 많은 부분을 고친 것이 보였지만 그래도 repeat을 하니 처음처럼 신선한 즐거움은 없었다. 치기어린 그도, 사회와 세상을 조금 더 알게된 시절의 그도, 지금처럼 뭔가 달관한 듯하면서도 세상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그의 모습도 다 좋지만 이런 책은 원래 좀 강하고 허세를 부리면서 떠들어주는 것이 제맛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이 절제가 된 걸 보면서 느껴지는 세월의 힘이라니.

세상사는 돌고 도는 것이고 작용이 있으면 반드시 반작용이 있기에 약 80년의 relative peace의 시기를 지나 반목과 전쟁의 시대가 다시 돌아오는 어느 지점에 들어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전 세계적인 파시즘의 귀환에서 하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이지 하늘 아래 새로운 건 많이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역사뉴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재미를 위해 읽은 책과 그 이상을 받은 책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재미와 함께 일본의 아주 특이한 문화를 알게 해주는 독특함이 있다. 폴 오스터는 늘 흥미있는 기획을 하는데 이번의 책을 보면서 역시 사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같다는 명제가 상당히 진실에 가깝다는 걸 생각했다. 사실 폴 오스터 자체가 사실과 허구를 잘 버무린 덕분에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의 이야기인지 알기 어려운 작가가 아닌가. '와일드 시드'는 다시 한번 왜 옥타비아 버틀러가 대단한지를 상기시켜주는 대단한 작품이었다. SF와 racism, gender라는 어마어마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녹여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건 정말 대단하다.


막판에 어거지로 다 모아서 펼치는 것으로 지난 번 페이퍼 이후 지금까지 읽은 책을 추억했다. 이번 달부터는 심기일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독서와 운동, 그리고 12월의 마무리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일 같은 일을 하고, 운동을 하고, 그러다가 주말이 오면 뭔가를 하려고 산에도 가고 아침에 긴 호흡으로 운동을 하기도 한다. 이제 나이가 나이라서 막연하게 뭔가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기다릴 수가 없으니 주된 관심사는 결국 finance가 되어 버린다. 물론 자신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well-being과 prosperity를 바라는 마음은 늘 한결같지만 어쨌든 main focus란 것이 그리로 흘러가는 것이다. 지금 수준으로 계속 하면 언제 어떻게 은퇴를 할 수 있을까 종종 계산을 해보고 이런 저런 것들이 등락을 반복하는 수치에 좋다가 말았다가 하면서 하루를 버틴다. 


돈에 대한 말과 생각을 고상하고 뭔가 미래지향적으로 하자고 투자니 부동산이니 pipe니 하는데 결국 대다수의 관심사는 '돈'이 아닌가. '라떼'만 해도, 아니 나만 해도 좀 덜떨어지고 매사 느렸던 탓에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갖는 것이 무척 늦어졌지만 요즘 아이들은 십대부터 시작되는 고민이 아마 career나 꿈이 아닌 안정적인 삶, 대박, 로또 같은 것 같다. 그런 방향으로 가다가 지쳐버리고 나니 이젠 FIRE을 이야기한다. 자기가 생각하는 기준으로 일을 덜 하고 너무 불편하지는 않게 살면서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은 그런 방향으로. 일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FIRE의 시기도 가능성도 그 내용과 질까지 모두 쩐이 좌우하는 것이니 이 또한 천상천일게다. 


지금 하고 있는 그대로 하면서 비슷한 평균의 performance가 나온다고 할 때 언제 조금 slow down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은 나이를 먹어가고 일이 재미가 없어지면서 전체적으로는 지쳐간다고 보는 편이 아마 맞을 그런 때마다 하게 된다. 너무 길게 잡으면서 복리개념으로 훌륭한 성적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노년까지 일하고 벌 수 있다는 건 경우에 따라서는 축복스런 일이겠지만 어쨌든 이 망상계산은 그리 길게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 더도 덜도 말고 지금부터 딱 십 년 후의 내 위치가 궁금한 것이다. 


오행에서 보면 금극목이라고 금기는 목기를 누르는 것으로 해석한다. 날카로운 도끼에 나무가 다치는 형상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FIRE든 투자든 무엇이든 결국 돈이고 돈은 곧 금기에 해당하니 (화기나 토기도 재물운으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튼), 머릿속에 '금'이 가득한 요즘 이와는 상극일 수도 있는 '목'기, 즉 책에서 멀어지는 건 일견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 싶다. 책을 안 읽는 것이라기 보다는 책이 머리에 남고 가슴으로 느껴지는 경험을 못 하는 것. 


그간 읽고 간신히 짧은 메모만 남겨둔 책이 열 권을 훨씬 넘어선 것 같다. 어떤 책은 내용도 가물가물해서 읽을 당시의 기억은 커녕 느낌도 거의 사라져버린 것 같다. 


늘 무엇인가를 공격하는, 반대하고 증오하여 결집을 통한 세력화를 유도하는 파시즘은 그 이념의 실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이 언제든 듣는 이의 입맛에 맞게 바뀐다는 (그렇게 기억한다) 이야기가 남는다. 트럼프가 보수도 아니고 우파도 아닌 그저 증오와 공포를 기반으로 아무때나 특정세력이나 대중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으로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파시즘의 21세기형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특성을 보면 빨갱이 이상 적대적인 팀에게 붙이기 좋은 이름으로 또한 파시즘만한 것이 없다는 걸 생각하게 되는데, 국지적으로야 늘 전쟁이 사방에 넘쳐나고 있지만 적어도 서방세계와 그에 연계된 생활권에서의 큰 전쟁이 없었던 지난 80년, PC와 저항의 시대를 지난 양극화가 이런 식으로 분출되는 걸 보면 내 생의 어느 즈음 다시 큰 전쟁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낀다. 어쩌면 지구는 이런 식으로 정화되어야만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만, 뚜렷하게 규정할 수 없는 파시즘은 늘 곁에서 그 banner를 올릴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만 제대로 기억나는 것도 있고 거의 다 까맣게 잊어버린 이야기도 있다. 무의식 깊은 곳 어디엔가 살아있기를 바랄 뿐이다. 가끔 회광반조처럼 자다가 깨어나 떠올리는 이야기들처럼.


읽을 책을 떠올리며 대충 모으는 것으로 일단 reset을 해본다. 늘 비슷하게 재미없이 살고는 있지만 매일 책 한 권을 읽는 노년의 언젠가를 그려보면서 다시 하루를 살아가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10-21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22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21-10-2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정적인 노년을 위해 재정적인 면과 신체를 단련하시는 모습이 부러운 걸요. 저는 요새 몸이 한 해 한 해 달라지는 게 느껴지고 노안도 그렇고....그러니 마음도 따라 약해지더라고요. 나이든다는 게 가는 해에 대한 생각 자체도 달라지고요.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transient-guest 2021-10-22 01:07   좋아요 0 | URL
이게 늘 up and down이 심해서 어느 날은 좋다가 어느 날은 갑자기 현타가 오면서 자괴감에 빠집니다. 내가 왜 이러고 살지 하는. 정답이 없으니 가봐야 아는 것이 삶인가 봅니다.
 

10월의 각오가 무색하게도 여전히 새벽에도 잠을 자고 있다.


chest/triceps 1시간 2분, 527칼로리

걷기: 1.03마일, 25분, 113칼로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