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國民の力 미쳐 날뛰고 있고. 조금 잠잠하더니 다시 나파와 소노마 밸리에서 불이 나서 유수의 와이너리들이 타버리고. 어제 받은 메일에 의하면 내가 좋아하는 Castello Di Amorosa 와이너리도 다행히 본성은 피했지만 주변의 건물이 타버리는 바람에 싯가 500만불 상당의 와인이 날아가고 건물을 다시 짓는데는 최소한 2-3년의 기간과 1000-1500만불이 들 것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온 세상이 미쳐 날뛰는 듯. 코로나는 잦아들 기색이 없고 아마 겨울이 되면 더 난리가 날 수도 있다고 하니, 정말 올해는 한 달씩 살아남는 것에만 집중해도 사는 것이 어려웠던 일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책읽기도 운동도 일도 무엇도 다 엉망이었던 9월이 지나고 새롭게 10월이 왔고, 가을과 함께 NFL 미식축구의 시즌이 돌아왔지만 11월의 대선에 대한 걱정과 더 나빠질 것 같은 경기, 이와 무관하게 계속 값이 오르고 있는 모든 것으로 인해 사실 한 해를 마감하는 즐거움 같은 건 없이 그저 살아남고 또 살아서 빨리 2020년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마음이다. 늘 가을은 NFL과 함께 한 해의 마지막으로 접어드는 느낌과 다가올 겨울이 기다려지는 즐거운 시즌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책을 몇 권 읽었기에 주절거려 본다.


예전에 읽은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이야기. 미국의 엘러리 퀸처럼 일본에는 같은 이름으로 책을 쓰면서 소설에 등장하는 노리즈키 린타로가 있다. 아버지가 경감이라는 설정도 비슷하니 이 정도면 오마주라고 해도 무방하지만 엄연히 일본의 현대작가인 만큼 소설이 만들어진 당시의 사회문제를 모티브로 해서 일본이라는 무대장치에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거의 100년 정도의 차이를 둔 엘러리 퀸과는 다른 전개와 재미가 있다. 기시감이 들면서도 완벽하게 추리하지 못한 의외릐 결말이 묘하다. 범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여럿으로 방향을 유도하지만 진정한 범인은 누구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번역된 것들 중에서 절판되지 않은 노리즈키 린타로의 작품들은 이로써 모두 읽은 것 같다.


이게 벌써 45권째. 사계절을 돌면서 퇴근 후의 한 잔이나 즐겁게 모여서 마시는 이런 저런 술자리, 술과 안주의 이야기로 잔잔하면서 때로는 식욕과 함께 술에 대한, 아니 정확히는 술자리에 대한 그리움과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이야기. 별것 아니지만 꾸준함으로 여기까지 구한 듯. 이곳은 여전히 산불로 난리고 가을의 늦더위로 아직 쌀쌀한 날씨는 오지 않았지만 겨울에도 영상이 유지되는 이곳에도 그런 저녁이 온다. 건강상의 이유로, 무엇보다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해서 술을 줄여가고 있는 지금이지만 주말에 한번 정도는 그런 저녁을 맞으면 따뜻한 안주와 함께 한 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술친구는 여전히 없고 때로는 혼자 마시는 것이 지겹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런 시간만큼은 모든 걸 잊고 눈앞의 맛과 멋에 취해보는 거다. 


7월에 그리고 9월에 각각 나왔으니 처음부터 긴 내용을 나눠서 낼 생각이었을 것이다. Seemingly 모든 것을 끝내는 Endgame 같은 방향으로 스토리가 흘러가고 고대의 demigod을 업고 나타난 해양일족과 Chicago's finest - White Council마법사들, White Court 뱀파이어들, 갱이면서 알고보니 어둠의 일족이 된 Gentleman Johnny Marcone, Summer과 Winter의 정령들, 북방신화의 일족들, 그리고 해리 드레스덴이 시카고와 인류의 미래를 걸고 한판의 거대한 전투를 벌인다.  결과적으로 엄청난 인명과 각종 손실을 입고 일단락된 이야기는 하지만 천재적인 작가에 의해 앞으로도 길게 이어질 스토리의 떡밥을 잔뜩 던지고 마무리된다. 다음 권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은 이 소설은 벌써 첫 권이 나온지 20년이 되는 해지만 아직도 많은 것들이 더 크고 넓게 펼쳐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우리가 아는 세상 이면의 거대한 세계가 보통 사람들에게 expose된 부분만 해도 엄청나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을 수 있는 부분이라서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물론 너무 아쉽게 사라진 등장인물들도 있지만.  새롭게 펼쳐질 관계들이 가득하다. Drakul과 함께 다시 등장한 Black Court의 뱀파이어들만 해도 엄청난데, 여기에 이번의 사건을 바탕으로 리셋된 모든 관계들과 30의 Black Danarian의 Fallen Angel중 하나로 밝혀진 등장인물과 해리의 갈등관계까지 너무도 무궁무진한 앞으로의 세계가 남아 있다. Jim Butcher의 천재성은 여러 종교와 신화의 세계관을 다신교적으로 잘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 


잘 알려진 작가와 소설도 있지만 상당한 부분의 지면은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추리소설의 슈가맨을 소개한다. 덕분에 이런 저런 책을 계속 찾아보면서 장바구니에 담거나 아마존을 돌아다녔고, 결과적으로는 책을 더 구매하게 되었으니 오호라 선재로다.


책의 세계란 것이 워낙 깊고 넓은 덕분에 추리소설이라는 하나의 분야만 해도 파고들어가면 건물을 채울 정도로 많은 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엘릭시르, 검은숲, 동서, 황금가지, 모비딕, 국일미디어, 해문 같은 전통 강자들만 해도 상당한 양이고 여기에 다른 출판사의 판본이나 특정작품을 더하면 엄청난 책더미가 나온다. 동서의 경우 중역이 의심되지만 비교적 최근까지는 이곳과 해문이 많은 작품들을 들여왔기에 여전히 동서미스테리북스의 책을 구하게 된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추리소설은 그 특유의 종이냄새가 아주 특별한데 8살 때 처음 받은 '브라운 신분의 모험'이 아마 이곳의 책이었었던 듯, 그때의 기억에 남은 향기와 유사하여 늘 책이 오면, 또 책을 읽으려고 할때마다 책을 열고 종이냄새를 맡곤 한다. 기억이든 추억이든 시간이 흐른 후의 많은 것들은 그들을 다시 떠올릴 때, 그 돌아올 수 없음에 고통과 향수와 아련함을 준다.














다른 어떤 책보다도 더 쉽게 비잔틴제국의 마지막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에 큰 점수를 줄 수 있다. 유명한 정치인인 저자는 덕분에 인세를 꽤 벌었을 것이라 추정되는데, 이 책을 읽고서는 분명히 더 학술적으로 깊이 들어간 책을 읽어야 한다.


2015년에 시작되어 무척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인 일이 결국 다 허사가 되었다. 사람이란 건 물건이나 다른 무엇보다 다루기가 어려운데, 여기에 COVID-19까지 겹친 탓도 있지만 결국 문제는 사람이다.


주말에 잘 쉬면서 regroup하고 다시 열심히 일할 열정을 찾아야 한다. 많이 실망스럽고 특히 사람에게 실망하는 건 단순히 그 문제만이 아니라 복합적인 이슈로 인한 것인데 이런 때일수록 내 자신을 잘 추스려야 한다. 물론 기분이 나쁘고 입맛이 쓴 건 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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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마지막 주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여전히 나의 이번 달 독서는 저조하다. 보통 주말에 회복하는 것을 기점으로 마중물이 부어지고 다시 치열하게 책을 읽는 것에서 생활의 의미를 찾곤 했었는데 이유는 알 수 없으나 9월은 그렇게 지나가버리는 것 같다. 이번 주에 마무리를 계획한 것들이 거의 다 처리되었고 다시 다음의 phase로 나아가는 그 중간의 지점에서 잠시 조금 한가한 오후를 보내고 있다. 저조한 성적이지마 어쨌든 또 조금이나마 쌓이 책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한국에서는 요즘 무슨 애교점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눈물점'은 흔히 눈밑에 있는 작은 점이다. 예전에 관상학에서는 보통 이를 성적인 분방함이나 요사스런 기운으로 봤던 것 같은데, 여기서도 그와 비슷한 의미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눈물점'에 얽힌 이야기는 하지만 그저 하나의 이야기일 뿐이고 전체적인 구조상으로는 지극히 일본스럽고 주술기가 다분한 concept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으로서의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 주로는 아주 기괴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서 버리는 것으로 봉인한다는 것이 중심. 추리소설도 재미있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기담집은 늘 이렇게 익숙하다면 익숙한 세계관에 기대어 즐겁게 펼쳐진다. 어떤 면에서 보면 너무도 일본스러움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가끔이라도 모든 걸 내려놓고서 그저 이야기를 즐기는 건 나쁘지 않다. 



간간히 나오는 이 시리즈를 사들이면서 읽고 있다. 의외로 앞서 번역되지 않았거나 소개가 되지 않은 일본의 추리소설, 주로는 다이쇼에서 쇼와 시대의 작품들을 가져오는 것이 참 좋다. 아주 고전적이고 너무도 오래된 시대의, 서양풍을 따라가고 배우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며 꽃을 피우던 이 시대는 식민지가 되어버린 우리에게는 마치 잃어버린 한 세대의 그것과도 같아서 아쉬움과 화를 함께 갖고 일본을 바라보게 하지만. 그래도 요즘의 이야기들과는 다른 고풍스러움이 배어있기에 다소 지루한 면도 있고 번안소설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이 시절의 소설들은 그 나름대로의 맛과 멋이 있다. 상당히 신선한 발상이 눈에 띄었지만 이런 저런 장치를 다 떼어내고 나면,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 만큼 치밀하지 못했던 탓에 이미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혐의자를 지목할 수 있었다. 비록, 정확한 전개를 유추하지는 못했지만. 막판의 반전은 나름대로 특이했지만.


저자가 시골에서 할머니와 함께 보낸 어린 시절을 추억하면 썼다고 한다. 이노우에 야스시의 소설은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으면서 몇 권을 연달아 읽었으나 큰 감흥은 없었는데, 이번의 이야기는 훈훈하고 예쁘고 아련하다. 아직 사랑이나 남녀의 차이를 알지 못하던 나이에 느끼는 윗 친척누나에게 느끼는 묘한 감정과, pre-teen이 될 무렵 도시에서 이주해온 여자아이에게 느끼는 감정의 시기와, 공부를 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머리가 커져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한 생각과 이해까지 상당히 잘 쓰인 것 같다. 공감적인 면에서 뿐만 아닌 그런 묘사까지 모두. 역시 일본의 작가들은 신변잡기를 가져올 때 가장 빛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유달리 이 나라의 작가들은 에세이와 소설의 중간에서 시작해서 창작으로 방향을 잡고 쓰는 걸 잘하는 것 같다. 박경리 선생님은 매우 혹평을 한 전통이지만 나는 좋아한다. 


사실상 허명에 속아서 산 책. 모씨에 대한 글을 보고 나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리서치 자체만 놓고 보면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답게 상당히 치밀하고 논리적이지만 비약과 무리한 연결이 심하여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이야기로 보았다. 굳이 읽어볼 만한 책은 아닌 것 같고 특별한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도 못한 이유는 이 책에 면면히 흐르는 논리가 친일-반공-독재부역세력이 지금까지도 내세우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이런 책을 썼는지, funding은 어디서 나왔는지. 저자는 대학교의 총장을 했을 정도로 정치적으로도 성공을 했고 학자로서도 상당히 높이 올라간 사람인데, 배운 사람들일수록 가진 자들일수록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야비하고 비열한 언론과 검찰, 그리고 People's Garbage Party - 이제부터 그들을 나는 PGP로 부르기로 했다. 여기에 늘 분열과 싸움을 조장하면서 돈을 벌어온 끝에 지금의 지경에 이른 진석사, 그를 중심으로 한 회계사와 의학자와 무엇들을 보면서 다른 건 몰라도 쪽팔리게 살지는 말자는 생각을 한다. 책도 잘 쓰고 의견도 좋고 상당히 진보적이라고 생각한 어떤 선생이 특히 그와 함께 작당하여 책에 이름을 올리고 괴상망측한 내용으로 인터뷰를 하며 관종짓을 하는 걸 보는 건 고통이기까지 하다. 진석사야 원래 그런 사람이 더 나빠진 것이고 염치도 없고 체면도 없이 내놓고 사는 망상가이자 똥묻은 개만도 못한 거지발싸개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여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계속 면면히 끊어지지 않고 하던 걸 하면서 좋은 모습을 유지하려면 정말이지 죽을 때까지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말아야 한다. 기합을 넣고 다시 한번. 띠를 꽉 묶어!! (이건 자신에게 늘 하는 일종의 다짐과도 같고 내가 스스로에게 거는 주술과도 같은 말이다).


이 두 권의 책에 대해서는 부끄럽게도 할 말이 남아 있지 못하다. 읽을 때에도 그랬지만 지금에 와서는 어떤 말을 할 만큼 기억에 남은 것이 없다. 이런 이유로 나는 그저 완독한 책의 숫자에 집착하게 되는가보다. 너무도 부족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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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9-25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우라에 대해 뭐라 하셨을지 궁금했는데요... 아아....
저는 아우라 사놓기만 하고 아직 읽지 않아서 트랜님의 감상을 읽어보려 했는데......
그렇다면 제가 읽고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불끈!)

transient-guest 2020-09-25 23:10   좋아요 0 | URL
재미가 없지는 않았지만 이미 내용이 뭔가를 쓸만큼 잘 떠오르지 않네요 ㅜㅜ

2020-09-26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20-09-27 09:30   좋아요 0 | URL
제 닉네임이 그래요.ㅎㅎ 그저 스쳐가는 길손 같은 그런 뜻으로 사용합니다.
 

갑자기 어떤 사람의 YouTube방송을 재미있게 보다가 책을 몇 권 구했다. 그 중 하나를 읽고 있는데 그가 말한 '대단하고 흥미있는'건 잘 모르겠고, 기계적인 중립과 학술적인 목적으로 역사의 중요한 테제들을 건너뛰고 함부로 재단하고 있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조금 그에 대해 찾아보니 일단 자신에 대한 포장이 무척 과장된 점, 그렇게 유명세를 타고 TV에서 독설을 날린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생각하니 이동진 등 몇몇과 함께 하던 책 방송에서 뭔가 아는 척으로 가득하던 사람의 목소리가 이 사람의 목소리와 같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그 실망감이란.


1. NYU는 분명히 명문대학교가 맞다. 다만 이곳을 나왔다고 해서 미국을 다 알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내가 '미국에 살때' 혹은 '미국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그렇지 않다'를 남발했던 걸 기억한다. 들으면서 참 뻥이 심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더구나 지방에서 낮은 등급의 대학을 나오더라도 대학원을 잘 가면 좋은 커리어를 가질 수 있는 구조의 미국, 그러니까 대학 이후의 삶이 출신대학 이상 중요한 나라에서 고작 NYU를 나왔다고 그리 잘난 척을 해도 되나 하는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다. 


2. 이건 다른 글에서 본 건데, 그가 심심하면 들먹이는 소르본느 대학 이야기. 소르본느 대학의 적응과정이라는 것을 나왔다고 심심하면 얘기하는데, 알고 보니 어학당 같은 걸 다닌 정도. '수료'라는 말이 대단하게 여겨지는 건 과거 학교를 다니다가 형편상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던 한국에서나 그렇지 사실 중퇴나 수료는 큰 의미가 없는 표현이다. 어학당을 수료한 주제에 입만 열면 소르본느를 강조하되, 절대로 뭘 했는지 어떤 공부를 했는지 말하지 않는 것으로 상대방의 추측(?)을 불러일으키는 치밀함이라니. UCLA 어학당을 다닌 사람이 뻑하면 '내가 UCLA다닐 때'를 남발하면 딱 이런 꼴일 것이다. 이 사람이 이런 식으로 우려먹는 학교가 아마 줄리어드 음대도 있는 것 같은데 청강하고서 줄리어드를 팔아먹는 것도 이 사람의 고전적인 수법이다.


이런 식으로 유명세를 탔고 책도 많이 썼는데 기실 그리 대단한 책은 없고 자계서의 언저리 수준에서 와리가리 하는 정도. 방송인 집안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그 시대의 교육이 그랬는지 아무튼 대단히 실망스러운 건, 내가 그의 추천으로 책을 샀다는 거다.  


이런 사람은 평생 하던 짓을 하면서 살 것이니 그저 멀리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에이 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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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8 0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08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08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09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09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0 0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0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0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22598 2020-09-1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에이썅!
 

지금의 생활에서, 조금 더 자유롭고 싶고, 조금 더 규칙적이고 싶고, 조금 더 평탄하게 잘 돌아가는 회사를 꾸리고 싶고, 하와이로 하루라도 빨리 가서 살고 싶고, 잘 달리고 싶고, 심지어 이제는 triathlon에도 관심이 가고, 등등의 이유로 주말 근처부터 하루키의 책을 몇 권 연달아 읽었다.
















몸의 상태를 보면서 꾸준히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발전이 더딘 달리기. 한 달간 달리는 총 거리도 늘리고 싶고, 스피드도 더 좋아져야 하지만, 늘 아직은 한 달 40마일 정도를 맴돈다. 물론 거기에 80마일은 더 걷고, 매주 3-4회 정도의 근육운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gym의 부제를 달래고는 있지만, 그래도 달리기의 거리가 늘어나고 속도가 붙는 건 매우 정직하게 쏟아부은 만큼 금방 느껴질 수 있는 진전이라서 그런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무리를 하다가는 영영 달리기와 작별할 수도 있는 나이가 되어버렸고 그러기 전 어린 시절부터 athletic했던 것이 아니라서 정말 주의하면서 조금이라도 통증이 오는 부위가 있으면 하루는 숫제 쉬어버린다. 또 마음을 다스려야 하므로, 즉 달리기가 고통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하기 싫은 날은 조금 고민을 하다가 도저히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저 걷기와 줄넘기로 만족하는 방향으로 conditioning을 하여 그저 그만 두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이 나이에는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다. 다만 남들보다 뭐든 10년은 늦어버린 인생이라서 내 지금의 나이에서 딱 10년을 뺀 나이라고 자신을 설득하면서 사는 것이 내가 하는 만용과 몸부림의 중간인다. 


먼저 '달리기...'를 읽었다. 용기와 영감을 얻기 위해서. 덕분에 내일부터는 지금의 상황에 너무 좌우되지 말고 그저 내가 할 수 있을 걸 규칙적으로 꾸준히 계획에 맞춰 진행하기로 다짐할 수 있었다. 오전에 출근하면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지 말고, 가급적 메일이나 전화를 오후로 미루고 3-4시간 정도 소중한 머리를 꼭 필요한 일에 집중할 것. 오후에는 메일과 전화를 처리하고 머리를 덜 써도 되는 업무를 처리할 것. 새벽에 달리기/걷기와 오후 늦게 퇴근 전 운동으로 마무리할 것. 하루키가 지난 40년간 글을 쓰고 달리면서 살아온 모습을 비록 평범하기 그지 없는 나의 일상이지만 RPG를 하는 마음으로 살아보려고 한다. 


'위스키...'는 딱히 그걸 마시고 싶은 맘이라기 보다는 여행에 대한 그리움으로 읽었다. 어디론가 근처라도 떠날 수 있었던 것이 거의 일년이 다 되어 간다. 작년 이맘 때 몬트레이와 칼멜을 돌아다니면서 커피를 마시고 작은 겔러리에서 착한 주인을 만나서 지하의 reserve 저장고에서 천천히 그림을 감상한 것을 마지막으로 연말을 거쳐, COVID-19으로 지나가버릴 2020년을 만난 것으로 당분간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 되어 버렸으니. 에딘버러에 이어 아일리를 거쳐 더블린으로 가는 여행을 그려본다. 마시고 걷고 느끼고 보고. 여건이 된다면 혼자 떠나고 싶다.


'바람의...'는 하루키의 첫 번째 작품이지만 내가 처음 읽은 그의 작품은 아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럴 것 같은, '상실의 시대'가 그 첫 번째였는데, 어쨌든 하루키를 전업작가의 세계로 보내준 작품이라서. 아무런 관련성은 없지만 뭔가 초심으로 가는 마음에서 읽었다. 


내가 젊은 시절 즐겁게 시간을 보낸, 대학교를 나온 도시의 유명한 서점 두 곳이 모두 사라졌다. 한 곳은 이미 3-4년 전에 문을 닫았고 이번에 가보려고 찾으니 다른 한 곳도 작년 12월에 주인이 은퇴하면서 문을 닫았다. Logos라는 헌책방은 그러나 같은 이름으로 UC Davis가 있는 Davis 다운타운에 있으니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 다른 한 곳, 그 이름도 거창한 '문학의 단두대' 정도로 해석될 'Literary Guillotine'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하나씩 둘씩 익숙한 것들을 바꾸어 버린다. 거울 속의 나도 그렇게 나만 느끼지 못하면서 계속 모습을 바꾸어 가는 것 같다. 운동을 끝낸 지금, 에너지가 솟기 보다는 뭔가 센티멘탈 해지는 아침이다. 


늙은 어느 시절에 젊은 시절의 모험과 활극을 회상한다면 이렇게 하는 것도 좋다. 세상의 중심에 서본 적이 있는 사람의 경험과 평생을 아주 보통으로 살아낸 사람의 그것이 같을 수는 없겠으나 부러워하는 건 죄가 아니다. 하물며 그것이 소설이라면. 사실 멋지게 늙는 모습은 제라르 준장보다는 아르투로 페레즈의 '검의 대가'의 주인공 같지만 프랑스인 특유의 허풍과 허영도 이 나이가 되면, 그리고 꼰대가 아닌 어른으로 늙을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준장의 모험은 국역판이 없는 듯 아직 reference를 찾지 못하고 있으니 언젠가 내 손에 들어올 날을 기다린다. 





조승연과 제인 마운트 덕분에 갑자기 충동적으로 사들인 책은 또 언제 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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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주말을 지내면서 뭔가 다급해진 듯 지난 주 목요일부터 매우 열심히 몰아쳐가며 책을 읽었다. 특히 금요일에는 달리 갈 곳도 없으면서 일은 하기 싫었던 탓에 계속 책을 읽어냈다. 덕분에 잘하면 이번 달에는 스무 권을 다시 채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나씩 전집을 다 읽었다. 다른 판본이나 소설집에서 조금씩 접해봤지만 이렇게 몰아서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그리고 그와의 교류를 통해서 나온 다른 작가들의 작품까지 다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점점 책이란 걸 한번 읽으면 좀처럼 다시 읽기는 어려운 것이 장년의 독서가 아닌가 싶을만큼 앞으로 나아갈 뿐 다시 돌아보지 못하는데, 지금부터의 삶은 돌아보기 시작하는 시간이라서 뭔가 우습다. 고딕소설이라는 분야는 예전부터 있어온 유럽의 전통이지만 현대에 와서 이를 구체적으로 적립한 공은 러브크래프트와 동료들에게 있다고 얘기해도 과장은 아닐만큼 이를 주류장르의 하나로 끌어올린 세계관은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백인우월주의와 서구주의에 기반한 지독한 황색혐오와 흑인에 대한 차별이 드러나는 무지한 세계관은 당시의 눈으로 봐도 문제가 많다. 작품의 묘사에서 드러나기도 하고, 인물설정과 묘사에서도 보이는 이런 면은 비교적 무덤덤하게 보는 나로써도 조금은 불쾌했으니 말이다. 그런 점을 조금 비껴서 보면 소설은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인데 비록 조금은 두서가 없고 정리가 필요하지만 그가 만든 크툴루신화의 세계관은 매우 훌륭하다. 원초적이고 악, 그 자체로서의 악, 그러니까 악한 의도가 없이 순수한 악의 존재를 마주친 인간이 미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좋았고, 고대로 정신이 끌려갔었던 학자가 현대에 발굴된 미지의 유물에서 자신의 흔적을 발견하는 작품도 아주 괜찮았다. 소품집에 가까운 글모음은 조금 수준이 떨어지지만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권까지의 수록작품들은 꽤 좋다.


셜록 홈즈로 가장 유명한 코난 도일이지만 사실 보다 더 '문학'에 가까운 창작을 하고 싶어했고 홈즈 외에도 다른 인물과 설정으로 작품을 쓰기도 했다. 북극성호의 선장도 그런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으로써 그가 북극해로 고래잡이배를 타고 다닌 기억을 토대로 만든 단편이다. 짧은 이야기라서 책을 구성하는 건 다른 유수작가들의 단편들인데 모두 읽기에 무리가 없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뚜렷하게 기억에 남은 이야기는 없지만 읽는 내내 가볍고 편한 시간을 주었다.



저자의 목적은 단 하나, 읽는 이의 "책더미를 세 배쯤 늘리는 것"이다. 나의 경우 그렇게 되면 책이 현재의 시점에서는 2만 권이 넘게 될 것이니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처음에 흥미를 갖고 구입했으나 구성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묻어두었다가 지난 금요일에 읽었고 그 결과 책더미가 세 배로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흥미를 갖고 주문한 책이 열 다섯 권이 되었으니 저자의 목적은 어쨌든 조금이나마 달성된 셈이다. 그토록 가보고 싶은 서점들의 그림과 지역, 책과 도서관을 빽빽하게 소개하니 조금이라도 마음이 동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 퇴근을 앞두고 조승연의 방송을 들으면서 또다시 책을 다섯 권 정도 구했는데 좋은 책은 한국어로도 구해서 주변에 권하고 싶기 때문에 아마 어느날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쇼핑벽이 도지는 스트레스 가득한 그런 날이 오면 또다시 빚을 지게 될 것이다. 생각해보니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적이 있다면 선물해도 좋을 책이다. 잘하면 그를 파산하게 만들 수도 있을테니까.


그가 초기에 쓴 글을 좋아한다. 비주류를 잘 팔았다는, 아니 그의 스타일이 세상에 잘 먹히기 시작한 어느 지점부터 유명한 방송인으로 그리고 라디오 DJ이로 알려지게 되었지만 그의 본질은 사실 글을 꽤 잘 쓰는 기자와 평론가의 어느 중간지점의 글쟁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읽은 몇 권의 책은 심지어 정규재로 인해 심하게 오염된 후 슈퍼꼰대가 되어버린 안쓰럽기 짝이 없는 나의 아버지도 무척 감탄하면서 읽었을 정도로 상당히 깊은 울림이 솔직하고 사무치게 느껴졌었다. 그러다가 방송에서의 그는 뭔가 그의 글과는 다른 이질적인 느낌과 기벽을 보여주는 걸 보면서 "얜 또 뭐야?" 같은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는 듯 방송에서의 주가를 올리던 그는 갑자기 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일단 완치판정을 받고 다시 라디오 DJ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책은 그 투병과정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글을 모은 것인데 비록 젊은 시절 그가 겪은 생활에 기초한 이야기와는 다르지만 매우 raw한 내면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깊이 공감하면서 그의 아픔과 공포와 구역질과 여타의 감정을 공유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여전히 조금은 나랑 맞지 않는 면이 있지만 그래도 그의 책은 돈을 주고 사 읽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부디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건강을 잘 챙기고 자신의 모습을 잘 유지하면서 늙어갔으면 한다. 진석사를 필두로 그간 꽤 괜찮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이상한 짓을 벌이고 거지같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다들 변하는 건지, 원래 그랬는지, 무슨 생각인지 내가 알 수는 없으나 나의 가치관이나 판단의 척도에 비춰볼 때 조국이라는 한 사람과 그의 가족에게 적용하는 잣대는 unfair하고 가치편향적이란 생각을 한다. 그대로의 모습으로 늙어갈 수는 없는 것인지. 끝으로, 우리 모두 암에 걸리지는 맙시다. (라는 생뚱맞은 말이 나와버렸다)


이토 준지는 그 서리얼함이 여전히 서늘하고 기괴하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그의 세계관으로 만든 지난 번의 작품을 본 이후로 원작보다도 더 깊이 그 내용과 이미지가 각인이 되어버렸는데, 어려운 문학작품들은 특히 이토 준지가 그렇게 다시 창조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리아주는 끝까지 달려보기로 했으니 와인의 세계가 여전히 궁금한 나로써는 계속 볼 수 밖에 없다. 와인채널을 보면 확실히 값에 대한 면이 나와는 다르구나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중저가로 잡는 것이 소매가로 35-40불대의 와인이고, 좀 쓸만하다고 소개하는 것들은 대다수가 70-100불대의 와인이라서 주로는 20불대의 와인이면 만족하는 나는 마리아주 같은 만화에서 나오는 와인은 근처라도 가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다만. 요즘 맥주나 위스키, 소주 보다는 막걸리나 와인처럼 고운 술을 선호하고 있어서 그래도 계속 들여다 볼 생각이다.  


특별히 남은 건 별로 없는 책. 그저 셜로키언으로의 여정에서 한번 정도 만나게 되는, '셜록 홈즈'를 파는 다른 책이라고 생각한다. 흥미있는 이야기도 있고 실제의 범죄사건과 포렌식을 토대로 과학적인 분석으로 셜록 홈즈의 에피소드를 접근하지만 more like 이를 이용해서 한창 포렌식과 법의학, 과학수사 같은 것들이 사회적인 테제가 되었던 몇 년 전의 유행에 편승한 듯한 느낌도 받는다. 요컨데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 재미있게 읽은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내가 이상한 건지도 모르지만. 이다혜 기자의 책에서 reference되지 않았더라면 굳이 찾아서 읽었을까 싶다


'부자 교육'이란 제목은 원제보다도 별로라고 생각한다만 제목과는 달리 책은 내용이 매우 실하다. 재정교육을 달리 받지 못하고 자란 나는 고등학교 12학년 2학기 때 학교에서 경제시간에 받은 교육을 잘 참고했어야 한다는 후회를 하게 만든 책. 선생님이 열심히 설명하던 compound interest, 시간이 돈이 되는 그 이유와 공식, 그리고 아주 조금이라도 지금부터 시작하라던 당부가 귀에 들어올리가 없었던 애기시절. 회사를 하면서 그제서야 이런 저런 절세의 방법으로 시작한 401k가 벌써 5년째. 지금부터 꾸준히 25년만 이 수준으로 유지하면 은퇴 후 충분한 노후자금이 된다만,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게 만든 책. 한국에서는 이걸 참고할 만한 제도적 받침이 되어 있지 않지만 결론적으로 적립형 펀드로 일정금액을 매달 붓고 연 성장률, 이에 상응하는 이익을 재투자한다면 지금의 20대가 60대가 되면 집 한채만 있어도, 아니 없어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절약하게 되고, 좀더 멀리 미래를 내다보게 되는 책. 내가 본 이런 계통의 책들 중에서 가장 간단하고 직접적인 방법론을 알려주는 군더더기 없는 책. 


이 시리지를 읽다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이 겹친다. 일단 지금까지 읽은 몇 권이 그런데 모두 석 달의 프로젝트처럼 기간을 정해놓고 외국에 살았고 어떤 지원절차가 있었던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책을 쓰기 위해 그런 자금지원을 이용한 건지 우연인지 내가 알 수는 없으나 어느 도시나 국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기에 석달은 짧은 기간이다. 주기적으로 자주 드나들었다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는 왜 모아들였다 조금 후회가 된다. 도서관이 있었다면 빌려서 읽어봤을텐데. 게다가 이번 책의 저자가 보여주는 몇 가지는 정말 별로다. 마치 싸이월드시절 유럽에서 머무는 누군가가 미국과 유럽을 비교하면서 같은 토마토수프를 먹어도 미국 = 통조림, 유럽 = 경건한 홈메이트웰빙으로 표현하던 풍이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것이다. 도대체 식당에서 파는 pho가 100% 웰빙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요리의 기본을 모르는 것 같다. pho의 국물은 고기와 뼈로 나오지만 거기서 맛을 내는 추가재료는 생선액젓이고, 이는 99% 파는 걸 가져다 쓰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니까 MSG가 배제된 순수한 맛의 pho 국물이라는 건 신선설농탕이 100% 직접 우려낸 고기국물이라고 하는 것보다도 말이 안된다는 말씀. 그런 예를 넘어서 책 곳곳에서 느껴지는 있어보임직한 젠체함. 책에서 묘사된 인간관계에서 (전적으로 주관적이지만) 유추되는 스타일까지 하나도 맘에 드는 것이 없었다. 아이오와를 다녀온 작가의 책은 (시리즈에서) 맨 불만투성이였고 테헤란에 석 달 살다온 존자께서는 뭔가 그럴듯한 깡통같은 맨트를 계속 날렸으나 불쾌함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면 이 책은 나에겐 정말 별로였다. 모든 건 주관적인 이야기니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만. 


이로써 일단 밀린 정리를 끝냈다. 남은 5일 정도, 네 권을 읽어서 다시 20권 per month를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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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7 0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7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0-08-27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완독을 축하합니다!!

허지웅은 글쎄요.. 약간 재수없던데 그게 어쩌면 비주류라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네요.
그가 막 작가로 이름을 알 릴 때 한 두 권 읽었는데 저는 좀 별로였습니다.
전 그 보단 그의 어머니가 인상이 참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transient-guest 2020-08-28 04:55   좋아요 1 | URL
분명히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그렇습니다. 저는 원래 연예인들이 가족까지 다 TV에 나와서 연예인화하는 걸 싫어해서 별로 관심은 없습니다만, 방송에서 나오는 면을 빼곤 글이나 라디오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2020-08-27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8 0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0-08-27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허지웅 저자의 책 샀는데, 괜히 샀다 싶어요. 글자가 너무 작아요. 표지는 대따 좋고...
독자들의 눈 피로를 배려해 주는 출판사가 많길 바라는 마음.ㅋ

transient-guest 2020-08-28 04:56   좋아요 0 | URL
저는 글자크기가 너무 커졌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그런 건 괜찮습니다. 사실 90년대 이후 글자크기와 간격이 커졌고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의 글로 책 한 권이 나오면서 책값은 비싸졌다고 보는 편이라서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