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중심으로 수업을 바꿔라 - ‘지식’이 아닌 ‘역량’을 키우는 미래교육의 키워드, 개별 맞춤형 학습
베나 칼릭.앨리슨 츠무다 지음, 신동숙 옮김 / 한문화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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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 청소년 공부방에서 멘토링 활동을 해왔다. 중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었는데 공부를 병적으로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왜 교육이 획일화된 주입식 과정인지 알게 되었다. 선생 한명이 그 많은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하나하나 살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고 숙제를 내주고 평가를 하는 게 얼마나 손쉬운 일인지 몸소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항상 이게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있었다. 내가 멘토링을 한건 공부를 두고 아이들과 톰과 제리같은 관계를 형성하려고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개 멘토링 교사인 나도 이럴 지언데, 교육 현장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의 고뇌는 어떨까, 그들은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갈까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은 새로운 학습 모델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지금까지의 교육 방향은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을 편하게 컨트롤 할 수 있게하기 위한 교사를 위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목소리’, ‘공동창조’,‘사회적 구성’, ‘자기발견의 특성을 기반으로 특기를 살리는 개별맞춤형 학습을 소개한다.

 

개별맞춤형 학습은 티칭을 해오는 교사가 코칭의 역할로, 아이들이 직접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게 한다. 아이들이 직접 목표를 세우고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임무인 것이다. 조금은 추상적이게 들릴 법한 이런 개념들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SMART 목표와 같은 것들을 활용한다.

 

하지만 저자는 어떤 난관에 부딪힐지 잘 인지하고 있다. 경험담을 말하자면 교수님 중에 자기주도적과 같은 말을 너무 좋아하셔 학생들을 괴롭게 하시는 분이 계신다. 그분의 교육 철학은 훌륭하나 결국 평가를 받아야 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교수님이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으시면 답답하다.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라면서 를 중심으로 한 학습을 습득하지 않았는데 아마 이런 책을 읽고 영감을 받으시고는 급작스럽게 적용을 하신 것 같다. 그럼에도 학생 중심으로 바뀐 수업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거라는 저자의 믿음은 굳건하다.

 

외국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시행 가능할까 조금은 의구심이 든다. 그렇지만 획일화된 수업의 문제성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바 이다.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적용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구체적으로 쓰인 책이라 실질적으로 적용할 일이 드문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크게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육아를 고민하는 부모들도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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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 평범한 일상을 바꾸는 아주 쉽고 단순한 하루 3분 습관
김민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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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여유없는, 경쟁에 익숙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그저그런,

특별할 것 없는 수식어들이다. 어쩌면 글쓰기 이전에 저자가 살아온 삶일테다. 유별나게 살아온 것도 아니다. 남들처럼 살아온 거다.

 

그런 그에게, 글쓰기는 삶의 방향을 바꿨다. 대단하게 거창한 글을 쓴 것도 아니다. 무심코 끼적인 글 한 줄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고 평범했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저는 글 쓰는걸 좋아해요, 저는 글을 잘 써요, 살면서 이런 말을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 보았는가? 심지어 저자조차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글쓰기의 막연함, 막막함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글쓰기를 통해 몰입의 기쁨을 부연한다.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유, 쾌감, 변화를 설명하며 글쓰기가 얼마나 좋은지를 200페이지 넘게 설명한다.

 

얼마 전, 최태성 선생님 강연을 들을 때 이순신과 원균의 차이를 말씀하시면서 일기를 꼽으셨다. 이순신은 원균이 얼마나 나쁜지를 오랜 세월에 거쳐 다 기록을 했으며 원균은 이순신처럼 치밀하고 꼼꼼하게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고 ㅎㅎ 역사는 승자의 것이며 원균은 일기를 남기지 않았기에 그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고 할 때 배꼽을 잡으며 웃었지만 돌이켜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이처럼 나를 표현하고 기억하는데 글쓰기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유명한 작가들도 처음부터 글을 잘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해 마음먹고 글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사소하지만 작은 시작이 위대한 문호를 탄생시킨다. 글쓰기를 통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기록을 만들며, 끊임없이 질문하는 능동적인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그 무엇이더라도 꾸준한 습관은 삶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된다. 실제로 저자는 다이어트를 성공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수권의 책을 냈다.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앞으로도 살아가고 싶어 한다. 그만큼 변화하는 건 쉽지 않다. 특히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드러내는 글쓰기를 기꺼워할 사람은 글쓰기의 참된 즐거움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피하고 싶은 과정일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와 다른 내가 되고 싶다면,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의 제목처럼 일단 오늘 한줄 써봅시다’.

 

SNS에 올린 글들이 훗날 얼마나 흑역사가 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세월이 흘러 바라본 과거의 나도 결국 지금의 내가 걸어온 길이니 너무 부끄러워하지 말고 짧은 메모라도, 꾸준히 하는 습관이 들여야겠다. 당장 어제 내가 뭘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가 있다. 지금 내가 암흑으로 가득 찼다고 해서 무조건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애쓰는 것보다는 이 순간의 나도 글쓰기를 통해서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책 말미에 자신이 이 책 내내 하고 싶은 말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고 말한다.

 

있었던 일을 쓰는 것만으로도 마법이 일어난다.(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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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포퓰리즘을 위하여
샹탈 무페 지음, 이승원 옮김 / 문학세계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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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포퓰리즘이란?

 

좌파 포퓰리즘을 위하여라니, 제목만 봐도 자극적인데 표지까지 새빨간색. 도대체 어떤 내용을 풀어갈지 상당히 궁금한 책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이상한 프레임이 있는데 좌파 = 빨갱이, 포퓰리즘 = 퍼주기라는 인식이 은연중에 있다. 실제 이 책을 밖에서 읽을 때 표지만 보고는 나한테 뭐 이런 책을 읽냐고 핀잔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은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대학교 교수님이 쓴 책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좌파의 프레임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저자가 포퓰리즘의 모델을 서유럽으로 한정시켰기 때문이다. 내 세대에는 익숙하지 않은 마가렛 대처의 신자유주의와 포퓰리즘에 대한 내용을 열거하는데 나름 열심히 메모까지 하면서 읽었지만,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메모)

 

장장 100페이지가 넘는, 무슨 말인지 와 닿지 않은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을 예쁘게 줄을 그어가면서 읽고 마지막 결론부에 가서야 어렴풋이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있었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앞에서 말한 내용은 거의 못 알아 들었지만 결론에 가서야 지금까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 결론만 읽어도 되는 거였다. 문장을 여러 번 읽어도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내 머리를 쥐어짜던 과거의 시간들이 조금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마가렛 대처 집권기, 신자유주의가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되는 과정에서 그녀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신자유주의 기획을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p74). 스튜어트 홀은 대처주의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이라고 정의했는데 이는 토리당과 기본적으로 함께하는 주제들 국민, 가족, 의무, 권위, 표준, 전통주의 과 부활한 신자유주의 공격적 주제들 사익추구, 경쟁적 개인주의, 반국가주의-을 결합하고 있다고 말한다(p52). 대처가 영국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성공적으로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은 복지국가를 시행해왔던 집단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방식에 대한 거부감을 활용한 그녀의 능력 때문이었다고 평한다(p53).

 

그 이후 집권한 노동당의 토니블레어가 대처가 세운 신자유주의 헤게모니에 도전하지 않은 것을 애석해 하면서도 상대가 도전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결속시킨 대처주의에게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대처의 신자유주의 헤게모니는 위기에 처하면서 이제 다른 헤게모니 질서를 세울 시기가 도래했다. 저자는 좌파 포퓰리즘이 이전까지의 민주주의보다 더 나은 해답이라 장담은 할 수 없으나 새로운 질서를 도전해볼 가치는 있다고 여긴다. 지금까지의 좌파들은 본인들의 본질을 잊고 살았다.

 

새로운 헤게모니를 세우기 위해선 정치를 경계를 구성해야 하는데, 좌파 포률리즘 전략에 따라 이 경계는 다양한 민주주의 요구들의 집합을 통해 대중이 구성되는 대결, 대중과두제에 맞서도록 하는 포퓰리즘방식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p122). 포퓰리즘이 대중과 과두제 사이 정치적 경계 설정을 강조하는 정치 전략으로 이해될 때, 민주주의를 합의와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탈정치적 관점에 도전하며 더 나아가 다양하고 이질적인 투쟁들을 고려해야 한다 주장한다(125).

 

나는 정치에 대해 잘 모르고, 용어도 익숙하지 않아 읽는데 애를 먹고 사실 지금도 무슨 말인지 어려워하지만 뒤로 갈수록 정치에 대한 본질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그는 좌파 포퓰리즘이 기회를 잡기 위해선 정치란 본질적으로 당파적이고, ‘우리그들사이의 경계 구성이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p129)며 이는 민주주의의 심화를 가져올 거라 생각한다. 비전공자에게는 좌파 포퓰리즘과 헤게모니의 개념이 잘 와 닿지 않아 읽는데 애를 먹었지만 조금 더 유식해 지는 느낌이긴 했다. 그렇지만 지금의 민주주의가 더 심화되어 어떤 방향성으로 가야하는지는 조금 더 친절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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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영화 가이드북 - 영화에서 여행의 팁을 얻다
박용민 지음 / 헤이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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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이 두 글자를 볼 때면 사람마다 떠오르는 이미지는 제각각일 테다. 삭막함, 자유의 여신상, 금융시장의 중심가, 예술과 낭만의 도시.

 

뉴욕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이런 이미지는 어디서 얻은 것일까? 여려 경로가 있겠지만 가장 쉽게 접한 건 아무래도 영화일 것이다. ‘뉴욕’, 그 자체로도 등장인물들 못지않게 중요한 캐릭터인 것이다(p6). <뉴욕 영화 가이드북>에는 뉴욕에 등장하는 434편의 영화를 다뤘다.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영화가 뉴욕을 배경으로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지, 책을 읽는 내내 같은 장소 다른 느낌으로 상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뉴욕의 볼거리, 교통, 호텔, 식당, 쇼핑, 그리고 뉴욕만의 특징까지. 각 챕터별로 뉴욕의 명소들을 분류하여 무엇을 구경할지, 어떤 걸탈지, 어디서 잘지, 맛있는 게 뭘까, 뉴욕의 문화적 특징이 무엇인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내게 너무 익숙한 도시, 지금 당장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지 않는가?

 

1. 볼거리 - 자유의 여신상

 

뉴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무래도 횃불을 들고 있는 여신이다. 130년이 넘도록 뉴욕 앞바다를 늠름하게 지키고 있는 이 조형물은 영화 속에서 온갖 고초를 겪었다(p16). 외계 우주선의 공격으로 파괴되는가 하면, 해일에 휩쓸려 무너지기도 하고, 한파로 꽁꽁 얼어붙기도 하고, 괴물의 공격으로 잘린 머리가 맨해튼 거리까지 날아와 나뒹굴었다(p16).

 

<혹성탈출> <인디펜덴스 데이> <투모로우> <피아니스트의 전설>등 온갖 영화의 주요 등장무대인 자유의 여신상은 인어든 외계인이든 괴물이든 미국에 입국하려면 이곳을 통과하는 것이 가장 적절해 보이는(p22) 상징성을 가진다.

 

자유의 여신상이 위치한 리버티섬 옆에는 이민자들이 입국한 엘리스섬이 있다. 엘리스섬에는 이민박물관이 있는데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며 새로운 자유를 꿈꿨을 그때 그 시절 이민자의 마음이 되어 거닐어 보고 싶다. 그들의 꿈과 열망은 이루어졌는가? 아메리칸 드림은 실존하는지? <이민자> <스플래쉬> <대부2> 과 같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올 것 같다.

 

 

2. 교통 - 택시

 

번잡하기 그지없는 뉴욕의 도로, 한가함과 여유로움은 뉴욕의 전유물이 아니다. 뉴욕의 복잡한 교통을 떠올리자면 도로 위를 꽉 채운 성급한 샛노란 택시가 연상되는 건 자연스러운 사고일 테다. 그 특유의 샛노란 색깔은 1967년 시 당국이 무허가 택시를 근절하기 위해 지정한 이래 뉴욕시의 중요한 상징 중 하나가 되었다(p176).

 

시한폭탄을 막기 위해 택시를 빼앗고 신호를 무시하며 달리던 <다이 하드3>, 시내에서 공항까지 928초 만에 주파하던 퀸 라티파의 <택시: 더 맥시멈>가 결코 상상 속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뉴욕의 택시는 난폭 운전을 일삼기로 유명하다.

 

좋은 쪽이든, 좋지 않은 쪽이든, 하나의 상징이 된 뉴욕의 택시를 모는 기사도 영화 속 등장인물로 자주 등장한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택시 드라이버> <크로커다일 던디>와 같이 백인 남성들이 주였다면 오늘날 뉴욕 시민들은 택시 기사의 다양한 국적에 익숙하다(p180).

 

택시에 대한 수요가 크다보니 승차거부를 다룬 영화도 빈번히 볼 수 있는데 <투씨>는 남자보다 여자가 뉴욕에서 택시를 잡기 어려운 현실을 극화했다.

 

이처럼 하나의 교통수단인 택시도 영화 속에서는 다양하게 다룬다. 택시의 특징, 운전기사, 범죄의 노출된 택시기사, 혹은 그 반대 등 영화 속 곳곳이 뉴욕의 상징인 샛노란 택시는 자기 역할을 다 하기 위해 클락션을 울린다.

 

 

 

3. 호텔 - 피에르 타지 호텔 & 플라자 호텔

 

숙박비가 비싸기로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뉴욕, 수많은 영화 속 배경이 되었고, 유서 깊은 호텔이 수없이 많지만 나는 피에르 타지 호텔의 최상층 펜트하우스에 가보고 싶다. 안타깝게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거용 부동산으로 거래되는지라 평생 투숙할 기회는 없다는 것이 애석할 따름이다. 다만 <조 블랙의 사랑><아서>를 통해 잠깐이나마 그 운치를 만끽해보고 싶다.

 

20층 건물인 호텔 플라자의 외관은 근세 유럽의 성채를 연상시키는데, 뉴욕의 사치재를 대표하는 이 호텔은 수많은 영화의 등장한다(p258). 플라자 호텔은 <위대한 개츠비>에서 뉴욕 상류사회의 가식을 가려주는 허울 좋은 화려함을 상징한다(p258). 상류 사회를 경험해 본 적이 없는지라 한번쯤은, 뉴욕이라는 도시에서는 사치를 부리는 일탈을 경험해 보고 싶다.

 

4. 식당 - 스파크스 스테이크 하우스

 

미드타운 스테이크 식당의 유명세로는 가장 손꼽히는 스파크스 스테이크 하우스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총격전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Gotti>는 두 번이나 만들어 졌는데 1985년 있었던 총격전의 잔상인 핏자국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다는 이야기도 있다(p320). 직접 가서 확인해보고 싶지 않은가? 스테이크 맛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의 비극적 장소로 유명하지만 이곳은 뉴욕, 이날만큼은 일상으로부터 탈피해 영화 같은 이야기의 엑스트라가 될 수 있다.

      

5. 쇼핑 - 타파니

 

프랑스 파리에는 코코 샤넬이 생각난다면 미국의 뉴욕은 반짝이는 보석, 티파니가 떠오른다. 보석상 티파니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주인공 홀리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멋진 장소이다(p366).

 

<스위트 알라바마>에서는 주인공이 로맨틱한 청혼을 받는 장소로도 등장한다. 티파니의 다이아몬드 반지로 청혼을 받는다면 얼마나 달콤할까. 그것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영업시간이 지났는데도 나만을 위해 전직원이 대기한다면, 저자가 말했듯 다음날 갑질 논란으로 네이버 실검 1위를 가뿐하게 찍을 것 같다.

 

뉴욕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명품 샵이 즐비하지만 나는 내가 잘 알고 익숙한 티파니 매장을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

 

 

비극이든 희극이든, 뉴욕은 무수히 많은 영화 속의 배경으로 등장했고 뉴욕을 한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도 한번쯤은 어디에 가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 이 책에는 너무 많은 장소들을 소개하고 있어 어디 한곳을 꼽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내일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내 마음은 달라질 것이다. 답은 <뉴욕 영화 가이드북>과 함께 뉴욕 한 달 살이다!

 

일탈이 허용되는 도시, 뉴욕! 이곳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인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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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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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하게 대학 나온 여자가 청소일을 한다? 이 책은 처음 제목만 봤을 때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새겨져 있는 사회적 편견일지 모르나 청소일은 연세 드신 분들이 소일거리 삼아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왜 하필 청소일일까?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 매일같이 뉴스에 보도되는데 이젠 청년들이 청소일까지 내몰릴 지경인가?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배웠지만 실상 우리의 인식은 그렇지 않다.

 

 

 

이 모든 사회적 편견을 뒤로한 채, 먹고 살기 위해 청소일을 택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김예지씨.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고뇌가 느껴져 슬프고 공감됐다.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일러스트 작가가 되고 싶지만 이 일로는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백수 그 자체일 때, 그녀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다.

 

문득 미움받을 용기에서 읽은 니버의 기도가 떠올랐다.

 

신이여, 바라옵건데

제게 바꾸지 못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차분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를 늘 구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저자는 그 누구보다도 이 기도문의 내용을 몸소 실천할 수 있는 지혜가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이 책은 그녀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냈기에 더 공감가고 위로가 되었다. 나만 이렇게 사는 게 아니구나, 나만 이런 고민을 하고 사는 게 아니구나. 그리고 고민을 이겨내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닐 텐데 그런 용기가 있는 저자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보통 주인공들은 사회적 시선 따위, 가뿐하게 무시하고 나의 길을 간다고 한다. 예전에는 그런 모습이 멋지고 대단해 보였지만 그건 선택받은 소수만이 보일 수 있는 강단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어쩌면 겉으로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척 하는 게 내면이 곪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든다. 세상에 항상 나무처럼 올곧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남의 시선을 이겨내지 못하고 견뎠다는 저자의 담담한 고백을 읽으며 그간 수없이 갈등하고 자괴감에 빠졌을 그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고 공감되어 눈물을 글썽였다. 남의 시선 따위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갈 길을 가는 건 동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저자는 지극히 현실적으로 현실을 이겨낼 방법을 찾아낸 강한 사람이다.

    

 

나는 사회적으로, 아니 어쩌면 내 스스로 실패자라는 낙인을 찍고 항상 움츠려들었다. 세상에 당당할 수 없었고 항상 주눅 들었다. 지금 이게 내가 정말 바라는 길인가? 수없이 고민했지만 이제는 그 길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에 내몰린 것 같다.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졌지만 쉽사리 빠져나가지 못하는 나와 달리 그 과정에서 아픔은 있었지만 견뎌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저자가 부럽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강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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