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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의 여인들 - 역사를 바꿔버린
엘리자베스 케리 마혼 지음, 김혜연 옮김 / 청조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중세시대 여인들이라고 하면 어떤 책이든 중복된 인물이 많아 지루했는데 [스캔들의 여인들]은 많은 인물들을 다루면서도 새로 알게 된 인물들이 더 많아 눈에 불을 켜고 읽게 만든다. 역사를 바꿔버린 여인들이지만 그 분류는 다루기 힘든 아내들 / 재기 넘치는 유혹녀들 / 싸우는 여왕들 / 요염한 예술가들/ 멋진 모험가들 / 서부의 거친 여성들 / 분투하는 숙녀들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잔 다르크나 클레오파트라, 앤불린, 마타하리, 이사도라 던컨, 프라다 칼로, 등은 알고 있는 여인들이나 에밀리 뒤 샤틀레, 제인 딕비, 레이디 캐롤라인 램, 부디카,로라 몬테스, 거트루드 벨,사라 위네뮤카, 캐리 네이션 등등은 처음 듣는 이름들이었다.
가장 아름다웠지만, 재능을 충분히 타고 태어났지만 오히려 그 미모와 재능이 독이 되어 생을 일찍 마감해야했던 비운의 여성도 있었고, 오래오래 살았지만 삶이 비참했던 여인도 있었다. 또한 재력을 지녔으나 행복하지 못했던 여인도 있었고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으나 그 자유로움이 날개가 되어 타인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며 살았던 여인도 있었다. 각각의 삶의 패턴은 달랐지만 우리가 그들의 이름을 기억해야할 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여인들이기에 나는 몇날며칠을 나누어 읽으면서도 그들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메모를 나누어 기재할 수 있었다. 과거가 중요한 이유는 타인의 삶이라할지라도 보고 배우고 실패한 방법은 걸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권력, 돈, 앞에서 여인들은 무력했다. 마구 주무르는 듯 했으나 언제나 권력자의 옆좌석이거나 섭정의 자리가 주어졌을 때 가능했고 그나마도 오래가지 못한 일이 허다했다. 볼테르의 정부로 알려진 에밀리 뒤 샤틀레 역시 물리, 화학, 수학, 실험, 문학에 지대한 업적을 남겼으나 여인이기에 묻혀졌고 그와 비슷하게 바이런의 연인이었던 레이디 캐롤라인 램은 날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으나 사랑에 집착하면서 많은 것들을 잃어야 했다. 앤불린처럼 노력해서 모든 것을 이루었지만 천일동안이라는 제한이 있다는 것을 알았더라도 헨리를 유혹하는 쪽을 택했을까 싶기도 했고 자신의 결말을 알면서도 잔다르크는 프랑스를 위한 투쟁에 앞장섰을까 싶어지기도 했다.
반면 두 명의 왕과 결혼했고 그 아들들 역시 둘 다 왕위에 올려 놓은 행복한 여인 엘레오노르, 남자들조차 글쟁이로 살아가는 것이 어려웠던 시절 여인의 이름으로 베스트셀러를 쓰며 여성들의 권리 옹호를 위해 힘쏟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하늘을 나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에밀리아 에어하트까지... 행복한 일생을 살다간 여인들도 있었다.
매 순간이 격동의 시기였지만 각자의 매력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며 성공의 길을 가고자했던 욕망이 강했던 여인들은 그저 평범하게 살다 이름없이 묻힌 필부의 삶보다 더 낫다 못하다라고 평할 수는 없다. 다만 한번밖에 살지 못하는 인생 자신의 뜻대로 살아보고자 요동쳤던 그들의 노력만큼은 이해하고 칭찬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들과 바꿔 태어났다면 그들처럼 삶을 선택할 용기가 내게 있었을까.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오래오래 고민해야할 것 같은 화두 한문장을 얻는다. 나라면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