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의 비밀 - 시간을 이어가는 자 반올림 35
오시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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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째 고리 시대인 '바론'의 소녀 나리아는 '올해의 아이'로 뽑혔다. 공증식에서 모두가 올해의 아이로 뽑힐 것이라고 예상했던 수리치를 제치고 그 아이가 되었지만 바론과 인류를 위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메디컬룸에서 검사를 받던 중 소각될 위기에 봉착했다. 공증식은 특별한 아이를 선출해내는 선발식이 아니라 브레이커를 선별해내는 시스템이었던 것.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순간 나리아는 13 고리의 시대인 '코레'로 텔레포트 되었고 미래인 그곳에서 자신의 후손과 만나면서 세상 순환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 [고리의 비밀]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물론 끝이 아니었다. 이후 다시 바론으로 되돌아가는 이야기가 남아 있지만 책을 읽을 독자들을 위해 남은 이야기는 살짝 접어두려고 한다.

 

P105  세상은 거대한 순환이다

 

 '시간 여행자'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드라마는 굳이 예로 들지 않아도 될만큼 그 수가 많다. '초능력'이나 '식스센스'가 소재인 작품들도 이젠 익숙해질 정도다. [고리의 비밀]처럼 사춘기 소녀가 인류를 구한다거나 1인으로 뽑혀서 활약하는 이야기도 최근 몇 년 여러 편이 등장해서 낯설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리의 비밀]은 참 쉽게 그리고 재미나게 읽힌다. 아는 소재가 등장한다고 해서 재미가 떨어진다거나 시시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단 한가지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시리즈 중 한 편인 줄 알았다는 거다. '시간을 오가는 자'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어서 시리즈 물이구나 싶었기에 앞권이나 뒷권이 있으려니 짐작하고 읽었는데 알고보니 단행본이어서 그 점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졌다. 한 권에 담긴 이야기였다면 좀 더 스펙터클하거나 주인공이 위험에 빠졌다가 구해지는 글의 극적 장치들이 많았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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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
최항기 지음 / 세나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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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강의 주제는 뭘까?' 기대감 한껏 고취시키며 보고 있는 특강 프로그램이 있다.

tvN [어쩌다 어른 특강쇼]를 통해 역사(설민석) + 인문학(최진기) + 기생충학(서민) 강의가 있다는 프로그램 홍보를 접한 뒤, 특강 시간이 되면 다른 모든 일에서 손을 놓고 집중 하며 강의를 눈과 귀로 즐기고 있다. 실로 오랜만에 접한 특강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설레는 마음으로 시청중이다. 그 중 설민석 강사가 소설[처용]을 접한다면 주인공에 대해 어떤 재미난 스토리텔링을 풀어놓을지 궁금해졌다. 문득-.

 

용왕의 아들, 아랍인, 바람난 여인의 남편, 처용가를 남긴 남자, 퇴마사....우리가 알고 있는 처용의 모습은 대충 이러하다. 달이 밝은 서라벌에서 밤늦도록 놀다왔더니 부인이 바람이 나있더라는 내용의 '처용가'를 공부하며 어린 마음에 이 남자는 왜 사랑하는 부인을 놔두고 밤늦도록 놀다온 것일까? 라는 의문을 품었더랬는데, 시험점수와 연결되는 의문은 아니다보니 어른이 된 지금까지 그 궁금증이 풀어지지 않은 채 가슴 한 켜에 접혀져 있었더랬다. 그래서 작가의 [처용]을 펼치며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품게 되었다.

 

특이하게도 소설 속에서 '처용'은 노래하는 남자로 등장한다. 사람들 속에서 술을 즐기는 호방한 이미지가 아니라 당나라 장안 인근에서 태어나 절 앞에 버려져 스님 손에서 길러진 동자승이었던 어린 처용. 그를 거두어준 효병스님은 당나라의 부유한 집안의 장손으로 '왕진'이라는 속세의 이름을 버리고 절에 들어와 스님이 되었다가 처용의 노랫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은 뒤 그를 다시 속세로 데리고 나온 인물이었다. 하지만 운명은 그들을 헤어지게 했고 곧 신라의 왕족 '위홍'을 만나 당나라 황족인 이원등과 어울리며 노래부르는 삶을 살던 처용이 신라로 건너와 대구화상과의 노래 경합에서 불렀던 노래가 바로 교과서에서 숱하게 봐왔던 그 노래, '처용가'였다. 배웠던 역사와 약간 다르긴 했지만 이 또한 재미난 이야기였다.

 

처음 기대는 '처용'에 관한 것이었으나 읽고나니 '한국인의 흥', '전래된 노래'에 대한 관심이 더 진해졌다. 마치 금을 채취할 때 물에서 건져올려 살살 금 외의 모래나 알갱이들을 제하고나야 빛나는 금알갱이와 마주할 수 있는 것처럼 살살 걷어내고 걷어낸 후 남겨진 것은 '한국 역사상 최고의 유행가였던 처용가'였던 것이다. 위홍, 진성여왕, 최지원 등 실존 인물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즐거움도 더해졌으니 소설은 내게 단순하게 역사 판타지를 넘어 상상의 시간을 더해서 선물한 셈이다. 다만 좀 더 대담하게 팜프파탈적인 모습이 그려졌거나 반전의 묘미가 준비되어져 있었다면 몰입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아주 살짝....손톱만큼 남겨지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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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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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  남은 사람보다 떠난 사람이 더 많은 이 고장의 개화한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라고 회고하고 있을만큼 그의 나이는 많아져 버렸다. 인생의 황혼기 '해질 무렵'으로 향해가고 있는 남자 박민우는 겉으로는 성공한 인생의 주인공처럼 보인다. 찢어지게 가난한 동네, 비슷비슷한 이웃들 사이에서 자라났지만 그는 건축을 전공했고 부잣집 딸과 결혼해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며 현재 건축일을 하며 강연을 다니고 있었다. 어느날 강연장 어딘가에서 누군가로부터 받은 쪽지에는 '차순아'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그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 주인공 박민우는 과거로 걸어들어가야만 했다. 

 

반대로 가족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한 선택을 한 젊은 연극연출가 우희는 삶을 책임지기 위해 편의점 알바를 뛰어가며 고단한 오늘을 살고 있다. 스물도 아니고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은 없는 불안함이 깃들여져 있을 나이의 여인인 우희는 세번째 쯤 되는 남자친구 민우가 죽고 그의 어머니 '차순아'까지 죽어 버리자 그녀가 쓴 글들을 읽으며 또 다른 민우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 민우는 민우어머니 차순아의 과거 속 남자이자 평생을 가슴에 묻은 첫사랑이기도 했다. 그래서 우희는 박민우에게 쪽지를 건냈다.

 

p129  사람의 기억이란 같은 상황을 경험해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무심히 잊거나 당시의 감정 상태에 따라 왜곡된 줄거리로 남아 제각각 다른 얘기를 할 때가 있다

 

군대 가기 전 하룻밤을 함께 보냈던 남녀의 기억은 달랐다. 자신의 환경때문에 사랑하는 남자를 잡지 못했던 순아에게 그날밤은 그리움이고 아픔이고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밤이었을테지만 인생의 탄탄대로를 제안받은 민우에겐 바쁜 일상에 파묻혀 싹 잊혀져버렸던 하룻밤이었으며 그저 미안함이 약간 남아있을지 모를 정도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다르다. 같은 밤을 보낸 남녀의 기억이. 차순아가 죽고 그녀가 남긴 많은 양의 글들에 빠져지내며 순간순간 우희가 아닌 순아가 되어 박민우의 메일에 답장을 썼고 그에게 만나자고 제안을 했다. 마지막 장에서 그녀는 그를 만나러 나갔다. 하지만 차순아를 찾는 박민우의 눈에 우희라는 젊은 여인의 존재는 투명인간처럼 스쳐지나갔을테고 그는 결국 만나지 못한 옛 여인에 대한 궁금증이 남은 채로 다시 메일을 뒤적일지도 모른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비해 중년의 박민우의 기억은 애절하지도 간절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덤덤하게 읽혀졌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덤덤하게 읽혀졌다. 다만 나의 기억도 이러할까.....라는 의문만이 남겨진 채. 조금 더 나이가 채워진 후 다시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들고 말았다. 황석영 작가의 <해질 무렵>이라는 소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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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늑대가문의 신부 1 늑대가문의 신부 1
김정연 지음 / 그래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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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 총명했으나 가문의 기대를 받지 못했던 문씨 문중의 한 사내가 푸른 눈을 가진 벗에게 물린 후, 늑대인간이 되었다고 했다. 이후 조선으로까지 이어진 문씨 가문은 대대로 충신의 가문으로 살아남았고 영의정 문호걸 대에 이르러서는 꽃도령 집안으로 소문이 자자했는데, 이제 그 꽃도령들에게 연을 이어주기 위해 중매 시장으로 턱하니 내어놓았더니, 장안의 규수들은 다 모여드는지라.....

 

천하의 바람둥이 백호, 성품 좋아 보이는 준호, 곱상하지만 까칠한 호연, 홀연히 사라진 망나니 호천까지...

누가 이 꽃짐승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

 

시리즈로 계속 나와도 혹은 번외편으로 나와도 달달하겠다 싶은 이 책은 <성균관 스캔들>을 처음 접했을 때마냥 마음을 한껏 설레게 만드는 로맨스 소설이었다. 읽기 쉬운 문체에, 꽃도령 4인방, 거기다가 보름달이 뜨면 늑대로 변하는 가문의 비밀까지....이 아슬아슬한 핸디캡을 뚫고 그들의 짝이 될 특별한 여인들의 이야기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궁금해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

 

명윤과 재윤 그리고 희수와 혜연의 이름이 떠오르지만 1권에 등장하는 처자는 셋.

어릴적부터 재윤을 짝으로 찜해놓고 공들여온 호연과 그런 그를 마음에 두어 재윤을 괴롭히는 겉과 속이 다른 공갈처자 혜연 그리고 재윤의 똑부러지는 언니 명윤.  과거 호연을 탐내던 혜연이 재윤과 호연을 산으로 끌고가 둘이 다치게 된 후 소원해졌지만 문씨가문의 신부를 구한다는 방이 붙고나서 이들의 삼각관계는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근래 읽은 로맨스 소설 중에서 가장 달콤하면서도 핑크빛도는 소설이랄까. 어린 커플들의 로맨스는 물론 나머지 3마리 늑대의 자기짝 찾기 역시 관건이면서 아직은 등장하지 않은 희수라는 처자도 누군가의 짝일까? 상상해 보는 재미도 쏠쏠한 <늑대가문의 신부>는 총 3권이 완결이라고 했다. 아쉽게 종이책은 없고 b-book형태로 볼 수 있는데 1권만으로도 한껏 기대를 부풀리기에 충분한 스토리였다.

 

아, 드라마화 된다면 각각의 꽃도령들은 누가 캐스팅될까? 가상 캐스팅도 해보면서...드라마화 되었으면 좋겠다. 바라게 되는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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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청월비가, 시간을 건너다 1권 청월비가, 시간을 건너다 1
미스티 지음 / 그래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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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의 신국과 2014년의 시간을 넘나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무녀의 집안데 대대로 내려오는 이야기 덕분이었다. 인간이란 본디 하나의 영혼으로 육신은 껍데기에 불과하나 하나의 영혼이 태어나고 죽는 것을 반복하는 윤회설에 입각하여 400년에 한번씩 사월 초파일 푸른 달이 뜰 때 시간을 가로지를 수 있다는 그 이야기를 가지고 황금 100냥을 요구하며 무녀 설매의 딸 사금은 대비 앞에 섰다. 제 목숨을 담보로 한 주문인 것도 모르고.

 

결국 현재의 시간에서 상은을 데려오는 것은 성공했으나 사금은 죽고 만다. 대신 수상한 자들을 쫓아 숲으로들어온 이교와 선재의 눈에 발견 된 것은 실종되었던 선재의 여동생 소정과 똑닮은 소녀 하나. 대비가 쫓는 이가 바로 그 상은임을 모른 채 그들은 누이를 닮은 소녀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이런 이야기 참 익숙하다. 세종조로 텔레포트하여 수학을 가르치고 학문을 알려주던 소녀가 등장하는 드라마 '퐁당퐁당'이나 그 옛날 정말 달달한 스토리 탓에 넋놓고 보았으나 결국 그 결말은 아직 보지 못한 '나일의 소녀(람세스)' 등도 현재의 소녀를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데려가는 이야기가 아니었던가. 왜 하필 과거이며, 어째서 소녀인가. 항상 의문스러웠다. 결국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처럼 이는 그들 사이의 장애를 만드는 장치였다. 언젠가는 돌아가야하는 소녀와 그녀를 사랑하게 된 남자들. 그리고 과거로와 그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그들의 미래 상식. 그 시대 여인들과는 다른 생각과 행동. 왕이나 권력층의 남자들을 사로잡는 그 매력을 극대화 하기 위한 시간의 텔레포트. 청월비가도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대비는 왜 상은이 필요했던 것일까. 술과 여인에 빠져 정사를 나몰라라 하고 있는 신국의 왕 이성과 소정은 무슨 관계인 것일까. 소정은 왜 3년 전 아무 말 없이 집을 나간 것으로 되어 있나. 몇몇 의문점을 갖고 소설에 빠져드는 동안 남녀 주인공들은 얽히고 섥히면서 이교와 상은, 선재와 은설, 소정과 이성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1권은 온통 의문만을 던져준 채 얌채처럼(?)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니...어서 빨리 2권을 읽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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