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가가 아닌 '번역가' 마르틴 루터에 다가가기. 번역에 관련된 책을 어제 하판하면서 공부해본 것은 '번역가' 마르틴 루터의 삶이었다.(근데 사실 종교개혁가가 아닌이란 표현은 써놓고 보니 모순 같다. 성서에 대한 새로운 관점도 종교 개혁의 바탕이었으니)
'성경 번역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마르틴 루터의 실천은 특히 그의 독일어 성경 번역이 세상에 나온 이후 쏟아진 세간의 비판을 돌직구로 되받아친 『번역에 관한 공개장』에 나와 있다.

루터의 번역에 대한 의의는 단순히 라틴어를 독일어로 '옮긴 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일상에서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고뇌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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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홍혜정의 글에는 이런 언급이 나온다.

{루터는 성경을 번역하면서 관용적인 표현을 많이 썼는데 이로써 독일어 표현이 더욱 풍부해졌다. 또한 시적인 표현을 즐겨 썼는데 이를 통해 독일어가 아름다워지는 데 기여했다. 예를 들어 “아베 마리아, 그라티아 플레나Ave Maria, gratia plena”는 말 그대로 번역하면 “마리아는 은혜가 꽉 찼더라.”이다. 그러나 당시 평민들은 ‘꽉 차다’라는 말을 ‘배가 꽉 차다’, ‘맥주통이 꽉 차다’라는 뜻으로 연결시켰다. 당시 루터는 이 말을 “마리아는 은혜로 충만하더라.”로 번역했다.}

한편, 성경 번역이 지나온 길을 정리한 대학 신문 기사를 보면 이런 내용도 나온다.

{루터는 이전까지 “고해성서를 하라”라고 번역됐던 라틴어 성경 구문(마태복음 3장 2절)을 그의 성경에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로 번역하며 직접 신을 대면하는 일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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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번역 관점을 이야기하자면, 번역이란 일종의 밭 고르기다.
큰 돌이 무성한 밭을 고르고 골라 편평하게 만들어놓겠다는 의도가 그에게 좋은 번역을 향한 의지였다. 
루터가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이들을 향해 던진 직설은 다음과 같다.

"밭을 고른 뒤 쟁기질을 하기란 쉬운 법이지"

* 관심 있는 분들은 앤드루스대학교 하인츠 블럼 교수가 쓴 <창의적인 성경 번역가로서의 마르틴 루터>라는 세미나용 소논문이 있다. 구글에서 검색해 pdf로 읽기 가능하다.
Martin Luther as A Creative Bible Translator로 치면 나온다. 

『번역에 관한 공개장』또한 열람이 구글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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