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까칠한 블로그에 비해 다소 야들야들하고 달달한 제목이지만 정말 요즘 되뇌이는 표현은 '감사'이다. 그런데 이것은 내 삶에 다가온 어떤 고마운 사람들을 위한 표시는 아니다. 나는 스페셜 쌩스 투처럼, 앨범 한 면을 다 채우면서까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성격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이 감사는 삶에서 느끼는 분노를 치유하고 싶은 내 바람이자 일종의 환영일 뿐이다. 내가 정말 이 삶에 감사하고 있음을 느끼자는. 그 착각 속에서 내 몸과 마음을 맡기자는.  

아울러 "살면서 기대치를 낮추면 돼"같은 그 진부한 말도 요즘은 내 삶의 방어막이 된 것 같다. 근데 이것 또한 정말 사람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기 위해 내 마음을 바로잡는 것이기보다는, 그런 것조차도 신경쓰지 않은 채 하루를 연명하는 듯한 요즘 생활 리듬에서 자동적으로 나오는 무언의 명령 같은 것이 되었다. 

이 두 껍질을 벗기고 나서 실제 내가 갖고 있는 요즘 감정은 내가 늘 집착하는 문제인 '두려움'이다. 이 두려움을 드러내고 감추는 정도. 그것과 어쩔 수 없이 연결된 타인. 그래서 실컷 욕하지도 못하고 실컷 울지도 못하며 실컷 웃지도 못하는 현실 속에서 한숨을 푹 내쉬고 사무실 바깥에 서 있는 또 다른 저 무미건조한 사무실들을 보면서 무엇을 채우기보다는 백지 상태를 날마다 만드는 것이 소원인 요즘. 

자학의 시, 라는 만화에서 느꼈지만 두려움은 우리의 삶에 대한 절단이 아니라 아련한 삶의 지속성을 드러내는 무기일지 모른다. 이 두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에 난 매번 감사한다.  



 
 
2013-02-15 23: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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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7 09: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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