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사회 74호 - 2007.여름
한울 편집부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7년 6월
품절


(계속 화두가 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괜찮은 연구논문, 이택면,박길성의 아티클을 옮겨본다. 제목은 <시장에서 책임으로>) / 세계화는 국가, 기업, 시민사회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했다. 세계화로 인해 국가의 개입-견제 능력은 약화되고 기업의 재량은 상대적으로 증가하였다. 그와 동시에 시민사회는 기업과 국가에 대해 조정자 및 균형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다.따라서 세계화 시대의 경제적 조정 문제는 '국가 대 시장'의 오래된 논의의 틀을 벗어나 기업과 시민사회간의 관계를 규율할 새로운 관할구조(governance structure)를 모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227쪽

이 논문이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이 양자를(얼그레이효과 : 시장형 관할구조와 국가 개입 중심의 위계형 관할구조)(229) 절충하는 제3의 가능성, 즉 기업과 시민사회 구성원의 인센티브와 자율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기업의 사익추구에 의해 시민사회의 공익이 훼손당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는 제3의 관할구조가 형성되고 유지될 가능성이다. 이 논문은 이 혼합형 관할구조의 현실태로서 기업 지배구조 변화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강화에 주목하고자 한다. 기업의 이윤추구 행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다양한 계층의 이해관계자 skateholder을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기업에게 이윤과 주주가치의 극대화 이외의 사회적 책무를 부과하는 것- 이것을 본 논ㄴ문은 기업과 시민사회 관계를 규율할 새로운 혼합형 관할구조의 실체라고 본다. -229,230쪽

글로벌 기업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필요한 자원을 끌어오며, 여기에는 비단 물질적,경제적 자원뿐만 아니라 여러 다양한 사회와 집단의 도덕적,심미적,상징적 자원 또한 포함된다. 이러한 인풋을 동원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도 기업은 특정 국가, 특정 집단에 국한된 욕구에만 부응하는 것이 아니라 전 지구의 다양한 소비자들의 다양하고 미묘한 욕구에까지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세계화 시대의 기업 활동은 전 세계의 자원과 자본과 인력, 나아가 전 세계 각 사회집단의 다양한 욕구와 도덕적 가치, 그리고 세계관과 접목되어 있다. 기업 활동의 결과물은 전 세계 사람들의 소득, 고용기회,가치관,건강,교육,차별,빈곤 등 광범한 영역을 좌우한다. -231쪽

세계화는 개별 국가의 수준에서 정부의 경제 통제력을 감소시키고 민주적 책임성에 대한 요구를 강화시키며 국가의 주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이것은 시민사회 조직이 정부 서비스의 대안적 공급자로서, 정부정책의 입안을 주도하는 주체이자 정책의 집행과정을 감시하는 감시자로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데 참여하는 국가의 대등한 파트너로서, 새로운 대안과 비전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혁신자로서 활약할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세계화의 힘은 시민사회 조직의 양적, 질적 성장을 부추긴다. -233쪽

미래 지향적 기업-시민사회 관계는 CSR과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둘러싼 논의를 통해 의제화되었다. 기업은 오직 이윤을 축적함으로써 주주와 투자자에게 이익을 배당하고 고용을 촉진시키고 나아가 국가경제의 성장에 기여하는 '경제적 책무'만을 다하면 되는 것인가? 기업과 시민사회 구성원들과의 관계는 오직 자본시장, 노동시장, 생산물 시장 등에 참여하는 판매자와 구매자로서 시장의 구규율에 의해 매개,조정될 뿐인가? 세계화의 물결은 이제 경제 지상주의와 시장 중심의 기업-시민사회 관계를 뛰어넘어 기업과 시민사회가 기업지배구조 개펴늘 통해 의사결정 과정에 공동 참여하여 기업의 사회책임을 강화하는 '협치의 관계'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음에 본 논문은 주목한다. -2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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