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그랑프리를 앞두고, 우려의 시선, 특히 전남 영암에서 왜 이 대회가 개최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이 많은 것 같다. 나는 몇 달 전부터 하고 있는 YTN 라디오 옴부즈맨 내 고정 시간에, 이 부분에 대한 내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의견을 거칠게 정리하자면, '지방은 식민지다'의 시선이 이번 F1 그랑프리 개최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G-20에 너무 쏠린듯한 움직임이 아쉽다는 생각도 반영되어 있다.

 아나운서 : 네. 오늘 <청취자 속으로> 함께 이야기 나눠 볼 프로그램은 무엇인지요?

 얼그레이효과 : 예. 오늘은 ytn 라디오의 아침 메인 프로그램이죠. <최수호의 출발, 새아침>에 대해 준비해봤습니다. 이번 주 방송 내용 중, 제가 가장 개인적으로 흥미를 갖고 들었던 ‘2010 포뮬러원 코리아 그랑프리’ 준비 소식에 대한 청취 소감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하는데요.


제가 알기론 대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요? 이번 대회 준비 과정 중 가장 중요했던, 경기장 검수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요.


예, 맞습니다. 10월 13일 수요일에 방송된 집중인터뷰 시간에 아나운서께서 말씀해주신 경기장 검수 통과 소식을 비롯한 대회 관련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저는 사실 f1을 매니아 수준으로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제가 잘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또 자동차 관련 블로그, 사이트들 보니 이 대회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더라구요. 근데, 상대적으로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국내에서 생각보다 그리 큰 관심이 없어서, 이 대회가 잘 성사될 수 있을까, 우려 섞인 반응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집중인터뷰는 이번 대회를 둘러싸고 나타난 잡음들, 또 지금 이 대회에 내려진 정직한 현실들. 이런 것을 다시 한 번 챙겨볼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서요. 개인적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칫 이런 인터뷰 시간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덮어버리고, “아, 대회 준비하는데 전혀 차질 없습니다”와 같은 목소리만 듣는 시간이 되지는 않을지 싶은데요. 청취자 입장에서 어떤 평가를 내리셨는지요?


예, 사실 저도  아나운서의 지적처럼요. 그런 ‘미화성 인터뷰’가 될까봐, 인터뷰 시작하면서, 이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까 사뭇 궁금했었습니다. 또, 인터뷰에 참여하신 분이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사무총장이시다보니, 아무래도 대회 준비 과정의 ‘잡음들’을 많이 의식하셔서, 아까 언급해주신 표현처럼, “아, 전혀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로 일관하면, 이 대회를 기대하시는 분들이 정작 그 표현과 반대의 상황에 부딪혔을 때 난감할 수도 있잖습니까. 그래도 다행스러운건 진행자인 최수호 해설위원이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우려의 시선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사무총장님을 ‘괴롭혔는데요’. 사무총장님께는 죄송하지만, 막상 큰 돈 내고 가시는 분들에겐 이러한 ‘괴롭힘’은 필요한 과정이니까요. 청취자 입장에서는 그런 질문들의 제시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이런 것이겠지요. 현실적으로 f1이라는 대회가 하계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거론될 만큼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시기상조가 아닌가, 국내의 미약한 열기로 인하여 관중동원이 잘 이루어질지 미지수다. 제가 f1 관련 하여 반응들을 찾아보니, 역시 진행자가 제시한 질문의 내용처럼, “과연, 우리나라에서 f1을 열만큼 그런 열기가 뒷받침되고 있나?”라는 의혹들, 걱정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뭐, 인터뷰 대상자인 사무총장님이 그렇게 명쾌한 대답을 해주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진행자가 이런 우려들을 덮지 않고, 솔직하게 라디오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밝혀보려 한 건, 좋았던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매번 이러한 형태의 보도를 통해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이 새롭게 주최를 해서 여는 국제 대회의 경우, 아무래도 열악한 국내 여건 때문에, 그 국내의 ‘열악한 여건’만을 질타하는 보도만이 최선이다라는 식의 보도가 많은 것 같은데요. 청취자 입장에서 어떻게 느끼시는지요?


식 : 예, 상당히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번에 제가 관련 방송을 들으면서 f1관련 소식들을 두루두루 살펴보니, 이번 대회를 둘러싸고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는 냉소적인 반응들이 생각 외로 많더라구요. 물론 국내에서 아직 다양한 스포츠들을 두루두루 아주 열정적이고, 큰 열기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토대 만들기, 기초 작업이 아울러 필요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아까 아나운서께서 말씀해주신 사례의 틀처럼요.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국제 대회의 경우, 무조건 국내 열기의 부족으로 인한 질타만을 우선으로 삼는 보도의 시선이 능사다,로 일관한 것이 아니라요. 대회 이후의 냉정한 평가를 통해, 차후 이러한 대회들이 열렸을 때 더 보완해야 할 점들을 점검해본다든지요. 또, 이런 성격의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사람들이 챙겨볼 수 있는 손쉬운 실천들에는 무엇이 있을지 언론에서 그 길을 제시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언론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것이지요.


앞으로 국내에 이처럼 국제 대회를 유치하게 될 경우가 점점 증가할 것 같은데요. 언론과 대회 준비 당사자들, 대중들의 상호 교감이 정말 중요할 것 같군요.


그런 점에서 <최수호의 출발 새 아침>이 이러한 관련 소식들, 예로 들어 대구에서 열리게 될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같은 것도 있는데요. 자칫 언론의 무관심 속에, 정작 대회가 시작하기 전 즈음, 대회 준비상황을 부랴부랴 챙기고, 또 그런 부족한 준비과정을 ‘질타’만 하는. 그런 관습적 보도 행태가 ‘불신’만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지점에서, 이런 국제 대회 관련 소식들에 대한 중간 점검이라든지요,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들을 많이 마련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혹시 이번 방송 관련하여 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예. 이건 제가 관련 방송을 듣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찾아본 여러 반응들 중 일부였는데요. 이런 반응들에 대한 제 생각은 아까 언론이 이런 대회 유치를 위한 대안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반응을 소개하면요. 예로 들어 이번 f1 대회가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데, 교통편의 열악함을 비롯해서, 이 대회가 열리는 ‘지역’의 겉 부분만 좀 판단하시고, 왜 이 유명한 대회를 거기서 치러야 하느냐,같은 반응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이런 건 우리 언론이 시각 전환의 차원에서 이런 류의 대회를 둘러싼 긍정적인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지점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보는데요. 가령, 최근에 각 지자체에서 이런저런 국제 대회를 유치하다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왜 이렇게 서울 흉내를 내려 하느냐”, “너무 지방이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 아니냐”라는 비난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그런 부분에 대해 비판받아야 할 부분은 비판받아야 할 터인데요. 지나치게 한국 사회가 ‘서울과 수도권 중심 일변도’의 생활 패턴이 되어 있다 보니, 지방의 상황을 좀 함부로 예단해서 말하고 전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런 대회의 유치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또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염원일수도 있구요. 또 어떤 측면에서는 생활의 한 측면일 수도 있거든요.


얼그레이님의 의견을 정리해보면, 늘 언론에서 다뤄지는 건, ‘서울 사람들’을 비롯한 타지 사람들은 ‘소비하러 내려가는 사람’, 지방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의 ‘지갑 열게 만드는 사람들’이란 이상한 대립 구도가 은연중에 성립되는 것 같은 걱정도 드는군요. 여기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런 대회를 유치하면서, <최수호의 출발 새아침>같은 시사 프로그램에 바라는 건, 단순한 ‘경제효과 산출’같은 것을 넘어서요. 대회를 둘러싼 유치 장소의 복잡다단한 풍경들도 함께 소개해주시구요. 또 그런 소개를 통해서 그동안 이런 대회를 유치했던 지역들의 속내, 그들이 타지인들로부터 받는 상처 같은 것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더 섬세한 방송의 손길로 청취자들이 갖는 오해들, 또 몰랐던 부분들의 해명 같은 것, 그리고 정말 문제가 되는 지점들에 대한 냉철한 지적, 이것이 함께 맞물려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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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2 1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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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7 0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