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 채식과 건강식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
이의철 지음 / 니들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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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말하는 채식과 건강식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사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저자의 직업이 매우 생소했다. 어떤 질병이 직업병인지 혹은 환경병인지를 판단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직업이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다. 병의 요인을 연구하는 사람이다보니 현대인이 지닌 다양한 질병들을 설명하는데 신뢰가 갔다. 현대병인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뇌심혈관질환 그리고 사망원인 1위인 암까지 이 모든 것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본다.

재미있었던 것은 1960~70년대의 한국인의 삶을 돌아본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흔히 정설로 믿고 있는 '탄수화물 섭취는 살을 찌게한다.'는 거짓이란 것이다. 쌀의 섭취량은 지금보단 1960~70년대가 훨씬 우세했던 반면, 권장하는 음식, 고기와 생선 및 기타 어패류의 섭취량은 어마어마하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왜 현대병은 사라지지 않는가? 밀가루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이것이다. '밀가루 음식이라 불리는 음식들 치고 순수하게 밀가루 음식인 것은 없다. 다시 말해, 이런 음식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은 밀가루가 아니라 밀가루와 함께 먹는 고기, 생선, 계란, 우유, 식용유, 설탕인 것이다.' 꽤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물론 설탕, 기름이 좋지 않은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밀가루냐 아니냐가 건강한 음식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니 신선했다. 저자의 '빵'을 고르는 원칙은 밀가루, 소금, 물만 들어가는 바게트, 캄바뉴, 호밀빵 등이다. 정말 밀가루가 꽤나 억울할 법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알만한 정보들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초반부터 기존에 가진 생각들을 깨버리는 내용들이 다수 등장해 '앗!' 하면서 보았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먹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 어떤 정보를 취해야하는지 헷갈릴때도 있고 당장 해결해야되는 수많은 스트레스거리들로 인해 나의 건강을 돌보지 못하기도 한다.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어떻게 내 몸을 돌볼지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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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걸스 - 강렬하고 관능적인, 결국엔 거대한 사랑 이야기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아리(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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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영화로 본 적이 있다. 영화가 좋아서 책도 사두었지만 아직 읽지는 못했다. 한 여성이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행복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같은 여성이라서였을까. 혹은 나 역시 세상이 논하는대로 묵묵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라서였을까. 좋은 작품은 이야기가 끝이 난 후에도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의 그 영화는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걸까?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꽤 오랜만에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출간한 작품 『시티 오브 걸스』를 읽게 되었다. 이전과 같은 한 여성에 대한 삶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2010년 89살의 비비안은 편지 한 통을 받는다. "비비안, 엄마도 돌아가셨으니 이제 당신이 아버지에게 어떤 분이셨는지 편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편지를 보낸 사람은 프랭크의 딸 안젤라였다. 안젤라 역시 나이가 꽤 있다. 그런 그녀에게 비비안은 자신의 인생을 들려주고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재미있는 서술방식인 것 같다.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의 전개는 아련함을 떠올려 이야기가 더 깊이 있어 보인다.

어쨋든 여자들은 살면서 부끄러워하는 게 지긋지긋해지는 때가 온다.

그제야 비로소 그녀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과거로 간 비비안의 1940년은 2차세계대전이 한참이고 집과 학교에서 내쫒겨 뉴욕에 있는 고모의 집으로 가게된다. '릴리 플레이하우스' 극장을 운영하는 고모와 함께 살면서 비비안은 쇼걸들에게 매료되고 극단 의상을 만들기도 한다. 뉴욕은 젊은의 도시였고 원한다면 자유분방함과 환락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표출할 수 있는 곳이었다. 비비안은 뉴욕에서 강렬하고 관능적으로 자신의 젊음을 불태웠다. 나처럼 의심이 많고 소심한 사람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향락적인 삶을 말이다. 책의 두께만큼 꽤 긴이야기였지만 한 여성의 이야기는 쉼 없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읽는 이에게로 하여금 쉴틈을 주지 않았다. 비비안은 숱한 사랑을 하고 인생에 자신을 던져넣으며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게 값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니 기쁘게 생각한다.



*위 서평은 몽실서평단에서 지원받은 도서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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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집 연대기 - 일생에 한번 자기만의 삶의 리듬을 찾는 경이로운 시간
박찬용 지음 / 웨일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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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가 따르는지 나는 결혼을 하고 나서 알았다. 집을 알아보는 것부터가 부담인데다 가진 금액은 정해져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괜찮은 집을 구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매매로 집을 사기엔 수중의 돈이 부족해 전세를 전전하며 살고 있는 터라 인테리어를 한다는 것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기본적으로 '내 집도 아닌데'란 느낌이 강해서 돈을 들여 인테리어를 한다는 것이 아깝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반면, 『첫 집 연대기』의 저자는 전세도 아닌 월세집을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고쳐나갔다.

서울에서 집을 구하기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전원주택 2층 공간을 보증금 500, 월세 35란 가격에 구했으니 2년이나 머물 자신만의 공간에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꾸미고 싶었던 것 같다. 게다가 화장실은 극강의 낡음이 뿜뿜하고 있었다니 상쾌한 기분으로 사용하려면 꼭 교체가 필요했을테다. 월세나 전세일지라도 내가 머무는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는 사람들은 오랜 시간을 들여 자신의 공간에 변화를 준다. 집의 분위기에 따라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경험을 한지라 머무는 공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책장이나 책상은 국내산 저렴이들이지만 의자나 꽃병은 또 해외에서 가져오는 저자의 기상천외한 사고방식도 신선했다. 남에게 내 집을 보여줄 것도 아니고 내 취향으로 채우면 그만이란 생각이 든다. 독자 중 누군가는 '저런 합리적이지 못한 구매를 하다니', 혹은 '다 허세네 허세.'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저자가 자신의 취향을 참 잘 아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비록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아닐지라도 집 안에 두고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꼭 합리적으로 물건을 구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이해하고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로 공간을 채우는 태도, 사고방식이 좋았다. 이제 곧 이사를 가는데 그 집엔 어떤 취향의 나로 채워질 수 있을까? 내가 사는 집이 나를 닮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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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하루 - 두려움이라는 병을 이겨내면 선명해지는 것들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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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하루』 제목만으로 끌리는 책을 자주 만나는 편은 아닌데, 움츠러든 마음이 먼저 반응을 했던 것 같다. 두려움이라는 병을 이겨내면 선명해지는 것들이란 부제도 마음에 들었다. 나는 불안도가 높은 편이라 금방 긴장하고 당황하고는 한다. 벌써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임에도 말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살아가며 느끼는 건 나이를 먹는다고 두려움이 소멸되는건 아니란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요소들로 인해 쉼없이 불안은 야기된다. 애초에 타고난 성격에 의한 영향이 있겠지만 가끔 수련이 부족한 탓인가 여기기도 한다.

저자의 위로를 받아볼 요량으로 읽기 시작하였는데, 초반에 약간 숙연해지고 말았다. 파리지앵 남편을 만나 파리에 정착한 저자에게 암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자의 풍경은 밝고 활기차다. 심지어 그 삶에는 웃음도 사랑도 존재한다. 입원하고 치료를 받았던 프랑스 의사들과 간호사들조차 낙천적으로 환자를 대한다.

그렇게 슬프지도 억울하지도 않다. 어차피 세상의 아름다운 곳을 전부 여행할 수 없고, 세상의 맛있는 음식을 다 먹을 수 없고, 가슴 뛰는 그 많은 책을 다 읽을 수 없다. 경험의 밀도가 중요할 뿐이다.

영원히 숙성하는 포도주도, 불멸의 인생을 사는 인간도 없다. 적당한 시기에 포도주를 따서 마시고, 햇살을 만끽하는 것 말고 우리에게 다른 선택이 있는 걸까?

'죽음에 가까이 다가간 사람들에게 삶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질 수 있었던 책이었다. 과연 어떤 불행이 내게 손을 흔든다면 난 그 앞에서 초연한 태도로 있을 수 있을까? 경험하지 않은 일이라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태도로 살고 싶다. 죽음 자체의 고통보다 죽음을 생각하는 고통이 더 큰 것처럼 미래의 엄습할 불행으로 당장 주어진 삶을 버려두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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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엔딩 (양장)
김려령 외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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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책의 뒷 이야기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이야기의 결말 이후는 언제나 독자의 몫이었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자유의 영역이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마음이 갔던 인물들의 다음 이야기가 알고 싶었다. 이런 바램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담아 두었다가 실제로 책으로 내준 창비 출판사의 『두 번째 엔딩』. 우선은 출판사에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심지어 가제본으로 제작하여 서평 신청도 받길래 냉큼 신청했는데 선정되었다. WOW 진심 행복했다.

무려 8명의 작가들이 써 내려간 두 번째 엔딩의 원작은 『버드 스트라이크 , 『우아한 거짓말』, 『모두 깜언』, 『싱커』, 『유원』, 『아몬드』, 『1945, 철원』과 『그 여름의 서울』, 『페인트』였는데 모든 작품들을 읽었던 건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대중에게 알려진 작품들이라 책을 펼쳐 읽는 내내 신이 나 있었다. 실은 위의 작품들 중 내가 읽은 것은 고작 『싱커』와 『아몬드』 뿐이라 다른 작품들은 별로 읽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웬걸, 전작을 안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을 뿐 아니라 짧은 글 안에서도 함축된 힘이 있었다. 눈시울을 붉히게도 하고 미소짓기도, 긴장이 되기도 하며 속절없이 빠져들었다.

예상을 엎었던 것 중 하나는 전작의 등장인물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곧이 곧대로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어떤 작품들은 전작의 등장인물과 엮여 있는 인물이 화자로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를 꾸려 나갔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그래서일까, 전작의 등장인물이 포커스가 되지 않아 실망한 것도 잠시 새롭게 시작되는 전개에 흠뻑 빠졌다. 세상이 확장되는 느낌이랄까. 전작 주인공에게 맞춰있던 포커스를 그 주변으로 돌리는 것도 꽤나 재미있었고 결국 모든 사람이 소설의 주인공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읽었던 『싱커』와 『아몬드』 의 다음 이야기를 듣기 위해 펼쳤다가 다른 작품들의 원작이 궁금해졌다. 출판사의 빅피쳐(?)인지는 모르겠으나, 읽어보지 않은 원작들이 속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고 싶어졌다. 역시나 한 권을 읽었는데 읽고 싶은 책이 수두룩 쌓이게 되는 마법이 일어났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지극히 자연스러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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