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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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평범하지 만은 않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다뤄온 작가가 오랜만에 내놓은 에세이란다.. 그래서 서둘러 읽었다.  겉장 표지 부터 가벼워서 봄날에 맞춰서 써 내려온 듯 싶었다. 우리곁에 늘 있지만 그렇다고 소중하다고 생각지도 않았던 물건에 대한 작가의 세세한 표현법과 감정이 참으로 잘 나타냈다고 생각됬다.  어릴적 즐겨 쓰던 고무줄이며 나침반, 소금, 설탕, 빗자루와 총채,결혼식에 있었던 생각들이 어쩜 일반인들도 가히 당연히 생각은 하지만 무심히 지나쳐 버릴 감정을 작가는 여실히 미소가 짓게 만드는 글 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었다.)심지어는 한 가지 사건인 상처에 대해서 가장 가깝다고 느꼈던 남편의 생각이 전혀 다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느낌을 나타낸 점은 부부로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인정하게 되는 부분이 아닐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결론은 마지막글 "괜찮다는 것"에서 압축이 되어 나타났다고 생각된다. 

** 괜찮다는 것... 모르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움쩍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건 참 마음 편한 일이다. 자유를  그렇게 정의해도 좋지 않을까 싶을 만큼. 

이런 말을 당당히 하는 것은 물론 부끄러운 일이리라. 하지만, 역시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 복잡한 전철을 탓을 때면 간혹 생각한다. 모두들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어른 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사실 과거 어느 때에는 모두 어린애였다. 거짓말을 하고 투정을 부리고 울고, 떼를 쓰고 목욕을 싫어하고 잠자다 오줌을 싸고 이를 닦지 않은 어린애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 신기하면서도 끔찍하다. 말이 통하는 어른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어린애가 성장했을 뿐이다. 그러니 믿을 수 없다. 어린이에게는 세계가 온통 불합리하다. 내겐느 그 시절의 기억이 아직도 절절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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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가발다 지음, 허지은 옮김 / 문학세계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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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가발디 특유의 세심한 관찰력이 이번엔 건축가라는 직업을 가진 남 주인공 샤를르발랑디를 내세우고 따듯한 시선을 그려냈다. 어릴적 친구 알렉시스의 엄마를 사랑하고 사랑했고, 그래서 떠났던 그 사람이 그녀의 부고를 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이혼한 로망스와 그의 딸 마틸다와 함께 사는 그는 전처럼 사이가 좋지가 않고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의 사이도 전같지만은 않은 가운데 이 부고 소식은 소식이 끊겼던 옛 친구인 알렉시스를 찾아가면서 서서히 서로에 대한 감정을 해소시킨다 . 그 가운데에는 케이트란 여인이 있어서 가능하게 되지만...정작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슬픔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그 아픈 고리를 끊을 수 없던 샤를르 앞에 나타난 케이트는  자신보다 더한 상황에 처했으면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그녀 모습에 감동과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담담히 자신의 아픈 과거를 내뱉듯이 말하는 그녀를 보면서 그는 비로소 그녀에 대한 사랑이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라고 확신하고 그녀의 아이들과 마틸다 그리고 자신이 그간 해오던 건축일에서 한 걸음 물러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문득 "초원의 집"이란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서부 시대가 배경이었던 걸로 기억이 되는데, 대 가족속에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가족 드라마였다. 작가도 책에서 언급했지만 , 케이트의 가족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읽는 가운데 우울했던 샤를르의 감정을 따라가다가 나중엔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하는 소설이다. 아주 따뜻한 소설 한 편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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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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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 진행중인 이탈리아의 핀이라는 소년의 눈을 통해서 본 어른들의 세계를 다룬 성장소설이다. 소년 핀은 매춘을 하는 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그의 세계는 같은 또래들과는 어울리기엔 너무 아는 것이 많고(몹쓸 욕설이나 대화체 자체가 저급하다.) 어른들 세계에 끼여들어가 어울리곤 싶으나 어른들 눈엔 여전히 어린아이로 밖에 안보이는 한계에 있다. 선술집에서 어느 한 사람을 공략해서 지껄이는 말투속에서 그들과 어울리려 하지만 여전히 아웃이다. 집에 가면 독일 군인과 같이 있는 누이를 보면서 생활의 분노를 느끼던차, 선술집에서 어른들이 독일 군인의 총을 훔쳐오란 소리에 행동을 하게 되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감옥을 거쳐, 탈옥,  쓸모없는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유격대에 소속이되어 그들의 생활상, 전투상들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오로지 자신만이 알고 있는 거미가 집을 짓고 사는 오솔길에 자신이 훔친 총을 감추어 두고 자신을 진정 알아주는 친구가 나타나면 그길을 알려주고 같이 가고자 하는 희망은 있지만 어느 누구도 핀의 말을 진정으로 들어주는 사람은 없다. 간신히 총을 숨겨둔 곳을 찾지만 이미 다른 동료에 의해서 없어져 버리고 실망에 싸인채 있던차, 같이 있던 사촌이라 불리는 유격대원을 만나면서 비로소 불신으로 가득차 있던 어른들의 세계와 화해의 손짓을 하게 된다. 물론 거미가 집을 짓는 오솔길을 사촌이 보고파 하고자 했기엔 가능한 일이었다. 이 소설은 시대가 전쟁인 만큼 부모도 없이 달랑 누나랑 살고 있는 10대 소년의 눈을 통해서 본  이야기를 서술해나가고 있다. 중간 중간 소년이 내지르는 말투는 영락없는 거리의 소년들이 쓸 만한 대사로 일관하지만, 시대와 환경이 소년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맘 속에 아무도 모른는 거미가 집을 짓는 오솔길을 알고 있다는 흥분과 그것을 같이 공유하고픈 친구가 나타나길 기대하는 면에선 여지없이 순수한 소년이다. 비록 어른들의 세계에서 자라온 환경이 소년의 성장기에 무한한 영향을 끼치고 그것에서 오는 불신감과 어른을 뺨치는 어른들의 세계를 너무 잘안다는 것은 씁씁함을 느끼게 한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사촌이라는 그나마 일련의 어른으로서 갖추고 있는 어느 정도의 양심이 있는 어른이 있기에 핀도 어른들과의 관계를 화해의 손짓을 보낸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잔잔한 여운이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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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프랑스 책방
마르크 레비 지음, 이혜정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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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두 친구인 앙트완과 마티아스의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와 함께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 파파로서의 실질적인 생활도 곁들여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기존의 책에서 처럼 공상적인 이야기가 아닌 어디서나 부딫칠수 있는 우리들 곁에서 볼 수 있는 일이기에 친근감이 들었다. 앙트완의 설득에 과감히 프랑스를 등지고 영국 런던으로 온 마티아스는 헤어진 부인과의 사이를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맘도 있어서 런던내 노신사가 운영하던 서점을 인수하고 앙트완과 벽을 허문다음 세가지 원칙을 세워서 한 지붕 두 가족의 동거가 시작이 된다.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앙트완에 대한 사랑 표현 방식을 편지를 대신 해서 쓰게 하는 소피의 사랑법 , 새로운 여인 오드리를 사랑하게 된 마티아스의 사랑 방식에서 서로는 서로에게 진정 자신이 알지 못했던 점들을 일깨워주며 다시 잃어버리지 말것을 충고해 준다. 결국 고소공포증을 용기있게 맞서  나아가서 내딛는 마티아스와 다시 프랑스로 가서  사랑을 찾는 오드리와의 사랑확인법, 소피의 진실된 사랑을 찾으려는 앙트완의 사랑찾기는 읽는 내내 웃음이 나온다. 두 아이들의 앙징맞은 편지 공세법이나 일기장에 적는 느낌 표현법은 입가가 절로 미소짓게 만들어 진다. 서양 사람들의 헤어진 인연에 대한 쿨(?)한 사랑방식도 여전히 주된 감정선을 이루고 있고... 영화가 되었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도 보고 픈 맘이 든다. 서점. 꽃집. 카페. 건축사무실. 좁은 공간에서 만나고 벌어지는 사람들의 사랑 소통방식일 싱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쾌하게 읽은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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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의 죽음
C. J. 샌섬 지음, 나중길 옮김 / 영림카디널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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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지금의 영국 국교가 된 성공회가 생기게 된 헨리 8세와 교황청과의 다툼 , 그 속에서 수도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토대로 곱추 형사가 추적을 해 나가는 스릴러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읽으면서 장미의 이름을 지우기가 어려웠다. 배경이 된 수도원, 수도사, 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의 방식이 너무나 비슷했다. 결론은 장미의 이름에 비해 허술한 전개 방식이 눈에 띈 점이다. 물론 에코가 쓴 글은 기호학자 답게 다방면으로 주석을 달아서 깊이가 있지만 이 소설은  그냥 한 추리소설의 한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내 경우엔 글쎄... 손에 땀을 쥐어가면서 읽어지진 않았다. 다만 그 시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풍속이나 풍경 인물들의 묘사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영국인이 자국에서 벌어질 만한 이야기를 가지고 다뤘단 점도 이점이 되리란 생각이 든다. 연작시리즈로 이어진다면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좋을 것 같은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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