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동산 부자들
이동현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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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의 부동산 부자들

지은이: 이동현

펴낸 곳: 원앤원북스

  얼마 전 부동산 투자로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는 가수 방미 씨의 인터뷰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세상에,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절은 다 지났다더니 부동산은 정말 꺼지지 않는 불꽃이자 마르지 않는 샘물인가 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도는 요즘, 나도 월세 한 번 받아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서민들이 부지기수고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일단 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제대로 된 투자인지 확신할 수도 없고 부동산은 짧아도 몇 년 길면 더 오랜 세월 돈이 묶인다는 두려움 때문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으니 말이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니... 내가 생각해도 답답할 노릇이지만 아는 게 없으니 어찌 움직이겠는가. 몇 년 후면 앞자리가 또 바뀌는 시점이라 불안감을 더 꺼지는 것 같다. 그래서 결심한 경제 + 부동산 공부! 오늘은 『한국의 부동산 부자들』이란 책으로 부동산 재벌들이 어떻게 성공적인 투자로 부를 일궜는지 만나보았다. 이 책에서는 '~라 카더라'하는 찌라시성 글이 아닌, 작가가 24년이란 긴 세월을 부동산과 함께하며 직접 보고 겪은 그리고 믿을만한 정보로 입수한 다양한 사연이 펼쳐진다.

 

 

 

 

 

 

 

 

  목차만 봐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고 눈에 띄는 제목을 적어보자면...

'부자들은 꼬마 빌딩에 투자한다. 체면보다는 실속에 투자하라. 사람이 몰리는 곳에 투자하라. 남들이 꺼리는 부동산에 투자하라. 월세가 나오는 부동산에 투자하라. 게으른 부동산 부자는 없다. 부동산 재테크의 기본은 부창부수. 부자들에게는 그들만의 투자원칙이 있다.' 등등... 실은 눈에 안 띄는 제목이 없었지만 추리고 추려서 적은 게 이 정도다. 하나같이 귀를 쫑긋 세우고 훔쳐 듣기라고 하고 싶은 이야기. 근데 이거이거... 어쩐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가 하는 냄새가 짙게 풍긴다. 부자들이 좋아하는 꼬마 빌딩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빌딩이 아니다. 6층짜리 18억? 뭐 이런 식. 화딱지 나서 책을 덮어버릴까 하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집중해서 읽기 시작하니 차츰 어렵사리 시작해서 부동산 부자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집을 담보로 대출받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올인하여 뻥튀기한 건물 한 채를 시작으로 줄줄이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얘기, 평범한 가정주부였다가 월세의 여왕이 된 사연 등등 남 얘기가 아니라 내 성공담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이야기들이 한가득하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역시 운과 기회가 중요하고, 그 운과 기회는 꾸준한 공부와 대범함으로 잡을 수 있다는 것! 시작은 미미하지만, 언젠가 빛을 볼 날이 있을 거란 믿음으로 지금부터라도 부동산 소식에 귀 기울이고 관련 서적을 읽으며 정보와 감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생생한 부동산 투자 성공 실화로 부동산 공부의 불씨를 지펴준 『한국의 부동산 부자들』. 저와 같은 부동산 공부 새내기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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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멸종 위기인 줄도 모르고 - 예민하고 소심해서 세상이 벅찬 인간 개복치의 생존 에세이
이정섭 지음, 최진영 그림 / 허밍버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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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멸종 위기인 줄도 모르고

글쓴이: 이정섭

펴낸 곳: 허밍버드

 

'예민하고 소심해서 세상이 벅찬 인간 개복치의 생존 에세이'라...

개복치가 뭐지? 내가 아는 그 물고기인가?

궁금하면 바로 찾아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검색창에서 급히 '개복치'를 검색한다.

역시나 내가 생각했던 그 못생기고 특이한 생선... 아니 물고기가 맞군!

근데, 이 녀석이 그토록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쉽게 죽는 줄은 몰랐다.

마음 약하고 나서기 싫어하는 작가가 자신을 인간 개복치라 칭하며 스트레스 넘치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소소한 일상을 담은 에세이 『내가 멸종 위기인 줄도 모르고』. 음... 일단 간질간질한 사랑 에세이가 아닌 생활 밀착 에세이라 뭔가 특별하겠구나 싶었다. 잠시 신문기자였다가 지금은 마케터로 고군분투하며 브런치에 '주간 개복치'란 필명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는 이정섭 작가. 글로 먹고 살아온 인생이라 그런지 쓸 거리가 없다면서도 글을 술술 풀어내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혼밥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

 

 이 책은 페이지 중간중간 일러스트도 담겨 있지만, 여느 에세이와 달리 읽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책은 분명 얇고 작은데, 펼쳐보면 그 안에 있는 글씨도 작고 자간도 좁다. 그러니 많은 내용이 담겨 있을 수밖에! 삶의 미묘한 결이 묻어 있는 에세이나 마음속에 뭔가 뭉클한 덩어리가 남는 글을 좋아한다는 작가는 영화, 책, 지인, 취업 시절, 할머니, 사랑하는 아내 등등 자신이 소중히 여기거나, 힘들어서, 때론 좋아서 특별히 기억에 남은 추억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스트레스받아 잘 죽는다는 개복치 생존율에 관한 과학적 연구 결과가 어느새 코알라는 20시간 수면하는 걸 아느냐는 이야기로 흘러가는 이 에세이. 이야기의 주제가 어디로 튈지 가늠할 수가 없다. 게다가 너무 솔직하고 현실적임! 자신을 예민하고 생각 많은 개복치라고 표현한 작가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존 앞에서 그 소심함은 어느 정도의 용기로 진화한 것 같다. 만우절 깜짝 거짓말로 사귀게 된 여자 친구가 지금은 모시고 사는 와이프가 된 사연도 재밌고, 소심한 사람이 난감한 사회생활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경험담도 나름 꿀팁. 근데 읽고 나니까 남는 게 없다. 아, 오해하지 마시길. 나쁜 의미의 남는 게 없다는 게 아니라... 이정섭 작가는 여느 에세이가 목메는 어떤 '교훈'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쓴 건 아닌 것 같다는 얘기다. 그저, 소심이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묵묵하고 뚝심 있게 글로 적어 독자에게 '읽어볼래?'라며 툭 내미는 느낌이랄까?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에 소주 한잔 털어 넣으며 '나 요즘 이렇게 산다'라고 대학 선배가 알려주는 근황 같은 에세이였다. 그만큼 친근하면서 위화감 없는 생활 밀착형 글이란 말씀. 힘내라는 응원도 싫고, 가르치려 드는 교훈도 싫고, 온 세상이 핑크빛인 사랑 얘기도 싫고, 울고 짜는 이별 얘기도 싫고, 그저 사람 사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을 때 읽으면 딱 좋을 책! 한 호흡에 읽기보다는 몇 꼭지씩 끊어 읽어야 글맛이 더 사는 듯하니, 혼밥하며 맛있게 야금야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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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았다, 그치 -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이지은 지음, 이이영 그림 / 시드앤피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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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좋았다, 그치?

 : 이지은

 그림: 이이영

 펴낸 곳: 시드앤피드 / 쌤앤파커스


 영어 시험에서 시제를 자주 틀리는 아이들. 영작할 때도 시제 실수는 마찬가지인데, 그럴 때마다 늘 이렇게 말해주곤 한다. '한글 문장에서 쌍시옷이 들어가면 과거'라고. 먹었다, 잤다, 다녀왔다, 속상했다 등등 살면서 수많은 과거 시제를 만나지만... 오늘 읽은 책에서 만난 쌍시옷은 평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참 좋았다, 그치?」. '좋았다'란 글귀에 지나간 사랑의 아련함과 이미 끝나버린 관계에 대한 서러움, 애석함이 담겼다는 걸 알기에... 그저 나직하게 소리 내 읽었을 뿐인데도 가슴 한구석이 시큰시큰.



 

"소리 내면 유난이 되어버릴까

숨죽여 울음을 삼켜야 했던 날들


그렇게 서러운 것이었다, 이별은." -p71



 

 너와 나, 닮아가는 우리가 마냥 좋았건만 어느덧 찾아온 이별. 이젠 내게 남은 너의 모습을 지워야 하지만, 지워지긴 하는지 이러다 나조차 사라져버리는 건 아닌지 그저 두렵고 막막할 뿐 방법을 모르겠다. 혼자 휘청이지 않고 걷는 법 따위가 있기는 한지. 괜찮을 거다, 괜찮아야 한다. 퍽 사랑했었구나, 우리.

...

...

...

 

 

 

 

 

 

 

 

 

 너라서 좋고, 꼭 너여야만 했고, 너라서 가능했던 우리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그 끝에 찾아온 이별. '내'가 아닌 '우리'였기에 찬란했던 그 순간을 지나 홀로 남은 '나'를 인정하기까지 때론 울고 원망하며 결국엔 미안해지고 보고 싶은 그 사람을 보내야 했던 시간. 청춘이기에 더 아름답고 간절했던 그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세월이 약이란 말이 정답인지라, 그 시절 죽을 만큼 아팠던 이별도 이젠 흐릿한 추억이 된 지금. 『참 좋았다, 그치」에 실린 문장 하나, 그림 하나가 딱딱한 가슴으로 파고들어 해묵은 감성을 톡톡 두드린다. 꽉 찰 만큼 차올라 툭 터지는 꽃망울처럼 마음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다가 무섭게 밀려드는 사랑과 이별의 추억. 사랑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예쁜 그림과 이별 앞에 무너져내리는 절절한 마음을 감칠맛 나게 표현한 글 덕분에 오늘 문득 오래전 그 사람을 떠올려본다. C야, 잘 지내고 있니? 부디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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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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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햇빛 공포증

지은이: 배수영

펴낸 곳: 몽실북스


 창가에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을 맞으며 이리저리 손에 든 책을 움직여본다. 각도를 달리하면 받아들이는 빛에 따라 색이 변하는 홀로그램. 햇빛이 만들어낸 영롱한 무지갯빛 오로라에 취해 표지를 한참 만지작거리며 잠시 첫 장을 미뤄두었다. 이 아름다움이 끝나지 않길 바라면서... 홀로그램에 마음을 뺏긴 탓도 있지만, 실은 뒤표지에 실린 세 줄의 글이 가슴 깊이 파고들어 쉬이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 견딜 수 없어 자신마저 지워 버린 남자

◑ 모든 것을 잃고 복수만은 기다려 온 남자,

● 이들의 인생에 드리운 상처로 얼룩진 인연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를 당한 35세, 경비행기 조종사 한준. 깨질듯한 두통에 괴로워하며 몸을 겨우 가누려는 그에게 날아든 문자 한 통. '우리 이제 헤어지자.' 프러포즈하려고 했던 애인 희우의 이별 문자. 엘리베이터에서 어렵사리 구출된 한준은 정신병동에서 눈을 뜬다. 대체 왜 한준은 그곳에 있을까? 더 이상한 건, 사고를 기점으로 시작된 빛에 대한 발작 증세. 한준은 지금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

 


 

 한준의 정신과 담당의 주승. 감정이란 없는 도자기 인형처럼 차갑고 냉철하게 한준을 대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한준과 어떤 연관이 있는 듯하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악감정이랄까? 실험실에 가둬놓은 쥐처럼 한준의 숨통을 서서히 쥐고 흔드는 그는 대체 무슨 원한으로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

 

 

 

 소설의 굵직한 줄기는 한준과 주승이라는 두 남자의 대결 구도로 진행된다. 멋도 모르고 당하던 한준의 반격과 어떻게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려는 주승의 핏발 서린 광기가 어떤 결말로 치닫게 될지 궁금하여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주변 인물로 등장하는 소영과 송화도 뜻밖의 행보로 소설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무엇보다 스릴 넘치는 건 한준이 조각조각 떠올리는 과거의 기억. 그 기억이 사실인지, 혹은 한준이 아닌 다른 이의 기억은 아닐지 촉각을 곤두세우면 읽다 보면 어느새 페이지가 훌쩍 넘어가는데... 소설 중반부에 돌입하며 밝혀진 진실에 더 남은 이야기가 있을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아니, 아직 200여 페이지가 더 남았는데 그럼 무슨 이야기가 이어질까? 이런 고민도 잠시, <5장, 천사의 고백>에 다다르면 그토록 애타게 찾던 마지막 진실의 퍼즐 조각을 손에 쥐게 된다. 조심스레 꾹꾹 눌러 완성한 이들의 이야기에서 누구 하나 행복한 사람은 없다. 각자 지닌 마음의 상처로 서로를 물고 뜯어 생긴 생채기에서 진한 슬픔과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이 배어 나와 서글프고 가슴 아팠던 결말. 이런 인생도 있을 수 있겠구나... 세상 어디선가 휘청이고 있을 한준과 주승을 떠올리며, 위태롭게 올라선 소설과 현실의 경계에서 차마 나는 냉정해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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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라파엘 몬테스 지음, 최필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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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퍼펙트 데이즈

지은이: 라파엘 몬테스

옮긴이: 최필원

펴낸 곳: 한스미디어


 무료하고 따분한 파티. 시끌벅적한 사람들을 피해 한적한 곳에 홀로 있던 남자에게 한 여자가 말을 건다.

"음악 소리를 피해 나온 거예요, 사람을 피해 나온 거예요?"

···? ···! ···♥

의대생 '테우'와 미대생 '클라리시'와의 운명적인 첫 만남.

두 사람은 시끄러운 세상을 등지고 잠시 둘만의 사적이고 평범한 대화를 나눈다.

비록 12시 시한부 선고를 앞둔 신데렐라처럼 클라리시가 급히 돌아가긴 했지만,

알 수 없는 짜릿한 감정에 사로잡힌 테우는 클라리시를 잊지 못한다.


 자, 이제 우리는 어떤 생각을 떠올릴까? 십중팔구는 사랑의 시작을 꿈꾸지 않을까 싶다.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운명 같은 내 사랑! 하지만 이 책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 테우는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꿈꾸는 독자의 기대를 산산조각 내버린다. 그래, 정신 차리고 생각해보니 이 책은 스릴러 소설이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던 테우를 자극한 클라리시. 테우는 그녀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갈망과 집착으로 점점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 책 모서리로 클라리시를 가격한 후에 자신의 집으로 납치한 테우는 약물과 입 가리개, 수갑 등을 사용하며 그녀를 속박하며 사랑을 갈구하고 두 사람의 섬뜩한 스릴러 로맨스는 테우의 집에서 휴양지의 한 호텔로 그리고 외딴 섬에 있는 오두막으로 거침없이 이어진다. 눈에 띄지 않으려 때때로 큰 여행용 트렁크에 약물로 잠재운 클라리시를 싣고 이동하는 테우. 대체 이 사이코패스 스릴러 로맨스의 끝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145cm의 키에 마른 몸매인 클라리시, 의학을 전공한 외톨이 테우. 작가가 큰 그림을 그리며 설정했을 두 사람의 특성이 소설에서 그 몫을 톡톡히 해낸다. 자신이 직접 여행용 트렁크에 아담한 여자를 넣어봤는데 되더라며 소설의 리얼리티를 끌어올리는 라파엘 몬테스 작가. 그의 문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칠게 몰아친다. 밀폐된 공간에서 겁에 질린 여자와 비정상인 남자가 함께 생활하는 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지만, 4차원 세계에서 홀로 갇혀 사는 테우의 정신세계와 심경 변화, 특히나 그가 내뱉는 독백이 이 작품의 묘미다. 클라리시에 대한 집착을 정상적인 '사랑'이라 착각하며 때로는 가혹하고 때로는 한없이 신사답게 그녀에게 다가가는 테우. 거칠게 반항하다가 어느 순간 온순해졌다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행동을 이어가며 탈출을 꿈꾸는 클라리시. 읽으면 읽을수록 대체 작가가 어떻게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려는 걸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내내 불안했지만, 어떤 결과를 예상하든 눈 앞에 펼쳐진 결말의 충격을 뛰어넘을 순 없다. 이 작가 대체 뭐지? 괴물인가? 서른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4편의 스릴러 소설을 줄줄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린 것도 모자라, 이 작가 심지어 변호사란다. 이 정도면 괴물이 맞구나. 전작 『자살』을 읽고 충격받은 어머니가 "왜 이렇게 끔찍한 이야기만 쓰는 거니? 다음엔 꼭 연애 이야기를 써보렴."이라고 말씀하셨다는데... 그 덕분에 탄생했다는 소설이 바로 이 『퍼펙트 데이즈』다. 이런, 골 때린다. 스릴러에 미친 작가가 생각하는 연애 이야기란 이런 것인가? 작가의 어머님이 과연 이 소설을 로맨스라 인정해주실진 모르겠지만, 대단한 스릴러 소설임은 분명하다. 라파엘 몬테스. '브라질의 토머스 해리스 혹은 스티븐 킹'이라 불린다는 그의 다음 행보가 나 역시 기대된다. 그나저나 이젠 여행용 트렁크를 볼 때마다 이 소설이 떠오를 듯. 이제 여행은 다 갔구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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