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데이즈
라파엘 몬테스 지음, 최필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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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퍼펙트 데이즈

지은이: 라파엘 몬테스

옮긴이: 최필원

펴낸 곳: 한스미디어


 무료하고 따분한 파티. 시끌벅적한 사람들을 피해 한적한 곳에 홀로 있던 남자에게 한 여자가 말을 건다.

"음악 소리를 피해 나온 거예요, 사람을 피해 나온 거예요?"

···? ···! ···♥

의대생 '테우'와 미대생 '클라리시'와의 운명적인 첫 만남.

두 사람은 시끄러운 세상을 등지고 잠시 둘만의 사적이고 평범한 대화를 나눈다.

비록 12시 시한부 선고를 앞둔 신데렐라처럼 클라리시가 급히 돌아가긴 했지만,

알 수 없는 짜릿한 감정에 사로잡힌 테우는 클라리시를 잊지 못한다.


 자, 이제 우리는 어떤 생각을 떠올릴까? 십중팔구는 사랑의 시작을 꿈꾸지 않을까 싶다.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운명 같은 내 사랑! 하지만 이 책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 테우는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꿈꾸는 독자의 기대를 산산조각 내버린다. 그래, 정신 차리고 생각해보니 이 책은 스릴러 소설이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던 테우를 자극한 클라리시. 테우는 그녀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갈망과 집착으로 점점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 책 모서리로 클라리시를 가격한 후에 자신의 집으로 납치한 테우는 약물과 입 가리개, 수갑 등을 사용하며 그녀를 속박하며 사랑을 갈구하고 두 사람의 섬뜩한 스릴러 로맨스는 테우의 집에서 휴양지의 한 호텔로 그리고 외딴 섬에 있는 오두막으로 거침없이 이어진다. 눈에 띄지 않으려 때때로 큰 여행용 트렁크에 약물로 잠재운 클라리시를 싣고 이동하는 테우. 대체 이 사이코패스 스릴러 로맨스의 끝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145cm의 키에 마른 몸매인 클라리시, 의학을 전공한 외톨이 테우. 작가가 큰 그림을 그리며 설정했을 두 사람의 특성이 소설에서 그 몫을 톡톡히 해낸다. 자신이 직접 여행용 트렁크에 아담한 여자를 넣어봤는데 되더라며 소설의 리얼리티를 끌어올리는 라파엘 몬테스 작가. 그의 문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칠게 몰아친다. 밀폐된 공간에서 겁에 질린 여자와 비정상인 남자가 함께 생활하는 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지만, 4차원 세계에서 홀로 갇혀 사는 테우의 정신세계와 심경 변화, 특히나 그가 내뱉는 독백이 이 작품의 묘미다. 클라리시에 대한 집착을 정상적인 '사랑'이라 착각하며 때로는 가혹하고 때로는 한없이 신사답게 그녀에게 다가가는 테우. 거칠게 반항하다가 어느 순간 온순해졌다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행동을 이어가며 탈출을 꿈꾸는 클라리시. 읽으면 읽을수록 대체 작가가 어떻게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려는 걸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내내 불안했지만, 어떤 결과를 예상하든 눈 앞에 펼쳐진 결말의 충격을 뛰어넘을 순 없다. 이 작가 대체 뭐지? 괴물인가? 서른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4편의 스릴러 소설을 줄줄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린 것도 모자라, 이 작가 심지어 변호사란다. 이 정도면 괴물이 맞구나. 전작 『자살』을 읽고 충격받은 어머니가 "왜 이렇게 끔찍한 이야기만 쓰는 거니? 다음엔 꼭 연애 이야기를 써보렴."이라고 말씀하셨다는데... 그 덕분에 탄생했다는 소설이 바로 이 『퍼펙트 데이즈』다. 이런, 골 때린다. 스릴러에 미친 작가가 생각하는 연애 이야기란 이런 것인가? 작가의 어머님이 과연 이 소설을 로맨스라 인정해주실진 모르겠지만, 대단한 스릴러 소설임은 분명하다. 라파엘 몬테스. '브라질의 토머스 해리스 혹은 스티븐 킹'이라 불린다는 그의 다음 행보가 나 역시 기대된다. 그나저나 이젠 여행용 트렁크를 볼 때마다 이 소설이 떠오를 듯. 이제 여행은 다 갔구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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