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오래전 제주에는 설문대할망이라는 거인할망이 살았습니다.  
이 할망은 얼마나 몸집이 크던지 밤에는 한라산을 베개삼고 다리는 제주 앞바다에 있는 관탈섬을 걸쳐 잠을 자곤 했답니다.
하루는 할망이 다리를 뻗어 자다가 그만 발을 잘못 뻗어 발가락이 앞에 있던 섬 절벽에 박혀버렸답니다.
그때 생긴 구멍이 바로 지금 범섬의 유명한 콧구멍동굴이 되었지요.

할망이 빨래를 할때면 마땅한 곳이 없어서 할때마다 하나라산 백록담을 손으로 짚고 서서 바닷물에 놓인 빨래를 밟으면서 했다고 하는대요.
하루는 설문대할망이 성산일출봉에 다리를 걸쳐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다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진 할망은 어디 마땅한 자리도 없고 너무나 급한 나머지 그만 성산읍 오조리 식산봉과 일출봉 사이에 발을 디디고 앉아 실례를 해 버렸답니다.

그런데 그 줄기가 어찌나 힘이 센지 땅이 패어지면서 강물처럼 흘러나가게 되었는대 오줌줄기가 흘렀던 곳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그 자리에 있던 우도가 섬 밖으로 나가 지금처럼 제주에서 떨어진 섬으로 남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몸집이 큰 할망인 만큼 옷이 제대로 있을리가 있겠습니까 평소 너무도 속이 상했던 할망은 제주민들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죠.

"너희들 본토와 떨어져 사는게 불편하지 않느냐?"
제주인들은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죠, 그러자 할망은

"그럼 내 부탁을 들어주거라. 그러면 내가 너희들을 본토와 연결시켜 줄테니... 내가 속곳이 없어서 영 고생이 아니다. 만약 너희들이 내 속곳을 만들어 주면 내가 너희들을 본토와 연결시켜 편히 살수 있도록 해주마."
할망의 속곳을 만드는데는 명주천이 백동이나 드는데 이 명주천을 구하기 위해 제주인들은 동분서주 했지요.

집안의 명주를 다모아서 겨우 99동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1동이 모자라 만들수 없었습니다.
이사실을 안 할망은 다리를 놓다가 중단해 버렸답니다.
지금은 제주도 모슬포 앞바다에 있는 바다로 뻗친 바위 줄기가 바로 그 흔적이라는 얘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중궁궐 1
이정운 지음 / 동아발해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여주가 지어 준 사방신 이름 때문에 빵~ 터졌다!!!! 사방신 덕분에 재밌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중궁궐 2
이정운 지음 / 동아발해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처음으로 이해하기 힘 든 로설을 만났다. 내 머리가 나쁜가... 하지만 재미는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중궁궐 1
이정운 지음 / 동아발해 / 2010년 7월
품절


"덕배야."
응답이 없다. 재야는 다시 한 번, 성까지 붙여 말하였다.
"박덕배."
- 응응, 우리 에엿븐 재야가 날 부른 겨?
등껍질에서 목을 쑥 빼며 거북이 물었다.
북방신北方神 현무. 우울증 상태라면 이름을 듣고 제 신세를 한탄하며 대답도 안할 텐데 즐거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을 보니 다행스럽게도 조증 상태인 모양이었다.
현무는 조울증 환자로 우울증과 조증을 번갈아가며 겪는데, 우울증을 앓고 있을 때에는 말도 잘 하지 아니하고 등껍질 안에 움츠린 채 가만히 있기 일쑤였다. 반면 조증을 앓고 있을 때에는 기분이 격앙 되어서인지 별 것 아닌 일에도 포복절도는 예사요, 사방신 체면은 어디다가 팔아먹었는지 방정맞은데다가, 무엇보다도 말 못하고 죽은 아낙네 귀신이 붙었는지 듣는 사람의 골이 울릴 정도로 말이 많았다.
- 표정이 왜 그런 겨? 우리 재야,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테니까 얼굴 펴. 음, 수수께끼 하나 넬 테니까 마초(맞혀) 볼 겨? 감은 감인데 못 먹는 감 세 개가 뭔 줄 아는감?
재야는 무표정한 얼굴로 답하였다.
"영감, 대감, 상감."-110~111쪽

특히 마지막. 애초에 먹을 수 있을 리도 없지만 선우공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속이 더부룩하고 찝찝하였다.
- 맞아, 영감, 대감, 상감!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현무는 한참을 꺄르르륵 숨넘어가게 웃더니 이어 말하였다.
- 좋았어. 그럼 하나 더 내 볼 터이니 마초 볼 겨? 동생과 형이 싸웠는데 부모님이 동생편만 드는겨. 이럴 때 사람들은 형의 신세를 어떻게 한탄하겠는감?
"형편없는 세상......"
- 그렇지! 형편없는 세상! 이 빌어처먹을 세상!
그렇게 맞장구 친 현무는 또 한참 동안 배를 잡고 웃는 것이었다. 원래 조증 상태일 때에는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실성한 것처럼 웃어대는 현무였다. 현무를 물끄러미 지켜보며 재야는 자신의 뼈아픈 실수를 인정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재야가 용정차를 한 모음 마신 후 말하였다.
"덕배 나가."
- 뭐? 뭐라? 우리 에엿븐 재야가 지금 나보고 나가라고 한 것인감? 그런 겨? 내 귀가 잘못된 거지? 그런 거지? 지금 우리가 보름 만에 만나는 건데 나보고 나오자마자 돌아가라는 거 아니지? 내가 잘못 들은 거지? 수수께끼가 맘에 안 든 겨? 다른 수수께끼를 내볼까? 아니, 스무고개가 좋은감? 재미있는 이야기는? -111~112쪽

그도 아니면 실뜨기라도 할까? 이 상태로는 무리니까 사람으로 변해야......
"덕배 나가."
- 남자로 변할까, 여자로 변할까? 우리 재야는 어느 게 좋은 겨?
재야의 표정이 여전하자 현무는 다급히 말을 바꾸었다.
.....................................................................................생략
"박덕배 나가."
- 못난이 재야.
현무는 악담을 하고 사라졌다.-11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중궁궐 1
이정운 지음 / 동아발해 / 2010년 7월
품절


"기덕아."
집밖으로 나온 후 재야는 한 시라도 환수와 떨어져 있으면 안심되지 아니하였다. 허나 백호는 괘씸죄로 당분간 부를 생각이 없는지라 오래간만에 주작을 부른 것이었다. 주작은 나타나자마자 이리 말하였다.
- 나 요즘 우울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덕배한테 옮은 거야?"
- 나는 그저 우울할 뿐이다. 뼛속까지 조울증 환자인 현문와는 비교 자체를 거부하겠다!
버럭 소리를 지른 주작은 제 기분이 좋지 아니함을 보이려고 작정한 듯 고개를 팩 돌렸지만 그래봤자 얼핏 보면 어른 손바닥만 한 붉은 병아리였기에 귀여울 뿐이었다. 재야는 손바닥으로 주작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누굴 부르지?"
- 청룡 녀석 요즘 심심하단다. 그럼 잘 있어라. 나, 간다.
주작이 팽그르르 돌자 주변에 자그만한 불꽃이 생겼다.
"잘 가, 기덕아."
- 그 이름으로는, 부르지, 마!
주작은 사라지는 와중에도 그렇게 대꾸하였다. 이름에 민감한 것은 비단 주작뿐만이 아니었다. 기덕이(주작), 덕배(현무), 춘삼이(백호). 셋은 제각기 자신의 이름에 불만이 많았다. -60~62쪽

재야의 부름에 첫 번째로 응답한 주작은 자신에게 기덕이라는 이름이 붙자 사방신 체면에 어떻게 그런 이름으로 살 수 있냐면 소환에 응한 것을 석 달 열흘 동안 자학하였다. 두 번째로 응답한 현무는 응답할 당시에는 조증 상태여서 좋다좋다 하다가 신계로 돌아간 연후에 우울증이 도져 자살을 준비하였다. 세 번째로 응답한 백호는 춘삼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제 신세가 서러워 울었다. 그런데 이 세마리의 신수가 한날한시에 위안을 얻었으니, 자학의 밤에서 주작을 해방시키고 현무를 자살하지 아니하게 하였으면 백호의 눈물을 그치게 한 거룩한 이름이 있었다.
"개똥아."
청룡 김개똥.-61~6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