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 외전 박스본 (외전 + 박스) 블랙 라벨 클럽 14
박슬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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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를 어찌 이리 만들었는지 모르겠네요..ㅠㅠ
책이 4권 들어가야 하는데 3권 반 정도????
처음에는 4권이 아예 안 들어가서 빼고 다시 넣고 하다가 결국에는 다 들어가긴 했는데
꽉 끼어서 나중에 뺄 때 많이 불편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박스는 포기해야 할 것 같네요.
돈이 너무너무 아까워요.


 
 
후애(厚愛) 2015-03-31 17:54   댓글달기 | URL
박스도 예쁘게 나오고 또 소장용 책이라서 박스가 있음 좋겠다 생각하고 구매를 했는데...ㅠㅠ
적립금으로 구매는 했지만 여전히 아깝네요..ㅠㅠ
책 두께도 있는데 여유있게 만들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오늘 받고 많이 실망했어요..
그리고 너무 속상해요..

2015-03-31 1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31 2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꾹질의 사이학 실천문학의 시집(실천시선) 231
고영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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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의 슬픔







눈물에 기대 잠드는 날들이 많아졌다.
지구의 중심을 짊어지고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슬펐다. 낙엽 더미 속에 깃들면
잠시나마 따뜻해질까.



도마뱀이 되고 싶었지만
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해줄 꼬리가 없었고,
내 몸은 너무 무거웠다.
등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는 일조차
내겐 고역이었다.



거추장스러운 껍질을 벗어버리기 위해
몸속에 불씨를 품고 살아야 했다.
그 불씨가 꺼지면,
뼈 한 점 남기지 않고
완전한 연소체가 되고 싶었다.



형체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그림자를 지우며 살아야 했다, 그것이
슬펐다.



 
 
2015-03-31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31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리 2015-03-31 17:05   댓글달기 | URL
달팽이가 너무도 슬퍼보여요.

각자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감사하며 살기보다는,

남과 비교하니 삶은 더 비참하고 보잘것없고,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후애(厚愛) 2015-03-31 17:37   URL
그치요..
시를 읽으면서 참 슬프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요..

네 맞습니다.
공감이 많이 가는 댓글이기도 하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해 주는 글이기도 합니다.^^

풀꽃놀이 2015-04-01 17:35   댓글달기 | URL
시인은 달팽이의 어디에서 불을 보았을까 궁금하네요...`형체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그림자를 지운다`는 부분엔 정말 공감이 갑니다...그런데 그게 왜 슬플까요? 그리고 시인은 왜 그런 슬픔을 발설해야 했을까요??
그냥그냥 드는 궁금증들...
그런 궁금증들을 안고 시를 읽는 시간이 좋습니다^^

후애(厚愛) 2015-04-02 12:21   URL
네.^^
시집들을 읽다보면 정말 궁금증들이 많이 생깁니다.
이해가 안 되는 내용들은 다시 읽고 또 다시 읽고 그러지요.^^
시집들을 읽다보면 참 시인들은 대단하다고 몇 번이나 느끼고 또 느낍니다.
한편으로 이리 좋은 시들을 내시니 부럽기도 하고 늘 감사한 마음이기도 하고요.^^
 
딸꾹질의 사이학 실천문학의 시집(실천시선) 231
고영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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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질의 사이학






서울에서 방 한 칸의 위대함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려는 듯
월세 계약서를 앞에 놓고 주인은 거듭 다짐을 받는다
너무 시끄럽게 하면...... 딸국! 전기세는...... 딸국!
사나운 사냥개 어르고 달래듯
물 한 컵 단숨에 들이마시고 또 딸국!
숨을 한껏 빨아들인 주인의 입이 잠시 침묵하는 사이
불룩해진 아랫배가 딸국, 유세를 떤다
근엄한 입에서 딸국질이 한번 포효를 할 때마다
달동네 방 한 칸이 자꾸 산으로 올라간다
딸꾹질이 맹위를 떨칠수록 주인의 다짐도 조금씩 수위
를 높여간다
서둘러 도장을 찍고 싶은 마음이
딸꾹질의 훈시에 맞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서울 쓰고 딸꾹! 서대문구 쓰고 딸꾹! 번지 쓰고 딸꾹!
사내가 주인인지 딸꾹질이 주인인지
계약서 한 장 작성하는 데 한 시간이 딸꾹,
여차하면 어렵게 찍은 도장마저 딸꾹질이 업어 갈 판
인데 또 딸국,
딸꾹질의 폭력 앞에서 나만 점점 왜소해진다
아직 주지시키지 못한 다짐이라도 남아 있는 듯
딸꾹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주인은 천천히 계약서를 훑어보고 있다
보증금을 건네는 손이 나도 모르게 딸꾹질을 한다



 
 
 
딸꾹질의 사이학 실천문학의 시집(실천시선) 231
고영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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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풍경





새끼를 낳은 누렁개가 대문 앞으로 어슬렁거린다.
오지 않는 인기척을 기다린다.
여섯 마리 새끼들. 어미 그림자 속에 숨어 젖꼭지를 빤
다. 말라붙은 젖꼭지를 물어뜯는다.
입안에 고이는 통증. 침이 되어 흐른다.
어미는 자꾸 엎어져 있는 빈 밥그릇에 눈길이 간다.
목에 걸린 줄을, 어미가, 원망스럽게 쳐다본다.



 
 
 
딸꾹질의 사이학 실천문학의 시집(실천시선) 231
고영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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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 말씀




가벼운 무릎 위에 올려져 있는
종이 한 장의 처세가
웅숭깊다



승객들 무릎과 무릎 사이를 옮겨 다니는
종이 한 장의 표정을
더듬더듬 읽는다
공복에 기댄 탓인가, 공손한 글자들이 자꾸
시선 바깥으로 떨어져 나간다



종이의 말씀을 새겨들을 줄 알아야
좋은 시인이라고
어머니 살아생전에 목구멍에 칡이 돋도록
말씀하셨는데



더듬더듬, 띄엄띄엄 읽어 나가는 동안에도
종이의 공손함은 볌함이 없다



손가락 없는 손이, 고개 숙인 노파의 손이
죄 많은 무플에 닿을 무렵
자세를 고쳐 앉아
무릎과 무릎이 벌어지지 않게
종이를 떠받들고
나는



웅숭깊은 나무를 품은
연필 한 자루를 공손히 받아 들었다



 
 
2015-03-27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27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