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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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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들어온 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인터넷이 만들어낸 생활상의 변화는 이제까지 우리 인류가 만들어 놓은 그 어떤 것보다 더 많은 변화를 가지고 왔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이 없으면 사회가 마비될 정도로 전 세계 어느나라보다 높은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런 인터넷도 초창기에는 공급자가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그 정보를 받아들이는 관계로, 디지털이라는 기술이 가미되었을 뿐 실질적인 내용은 아날로그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웹 2.0이 인터넷의 큰 화두가 되면서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공급자, 소비자라는 개념 대신 소비자가 공급자가 되는 동시에 소비자가 되는 특이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더 이상 소비자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가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하는 능동적인 입장이 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는 모든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우리들이 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웹2.0은 기본적으로 정보의 공유와 협업을 특징으로 하여 많은 사람들을 인터넷 공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었다. 이 지점에서 ‘집단지성’이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집단지성(集團知性, Collective Intelligence)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된 지적 능력의 결과로 얻어진 집단적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의 곤충학자 윌리엄 모턴 휠러(William Morton Wheeler)가 1910년 출간한 ‘개미:그들의 구조?발달?행동 Ants:Their Structure, Development, and Behavior’에서 개체로는 미미한 개미가 공동체로서 협업하여 거대한 개미집을 만들어내는 것을 관찰하였고, 이를 근거로 개미는 개체로서는 미미하지만 군집하여서는 높은 지능체계를 형성한다고 설명하면서 처음 제시한 용어라고 한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집단지성은 피에르 레비(Pierre Levy)가 ‘누구나 자신의 공간(사이트)를 가지고 일종의 형성하는 시대가 오면 어디에나 분포하고, 지속적으로 가치 부여되며, 실시간으로 조정되고, 역량의 실제적 동원에 이르는 집단지성이 발현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지은이는 집단지성이 가지는 공유와 협업의 성질은 1649년 영국에서 시작된 수평파의 혁명적 토지개간운동을 뿌리로 하고 있다고 한다. 웹상의 집단지성은 기술은 새로운 것이지만 집단지성이 가지는 공유와 협업이라는 아이디어의 대부분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인간 역사의 대부분 기간 동안, 특히 대량인쇄 기술이 확립되기 전까지는 대개 문화와 예술은 민중의 것이었다고 한다. 집단지성의 대중문화는 민중문화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하여 탄생한 것이다. 여기서 더나아가 웹이 창조하는 문화는 컴퓨터광으로 비유되는 탈(脫)산업화 네트워크와 히피족으로 비유되는 저항문화의 반(反)산업화 이데올로기, 농부로 비유되는 산업화 이전의 조직관이 결합해 형성된 강력한 조합물이라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기원을 가지는 집단지성은 현재 위키피디아, 구글, 유투브[캐논을 록 버전으로 편곡한 기타연주 동영상으로 유튜브 스타가 된 기타리스트 펀투(Funtwo, 임정현)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오마이뉴스, 싸이월드, 그라민 은행, 인간 게놈 프로젝트, 온라인 선거운동(노사모와 오바마의 선거운동) 등으로 현실화되어,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부터 과학, 한 나라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정치 운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창조와 혁신의 한가운데에 서있는 것이다. 새로운 물결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데카르트가 설파한?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는 이제 낡은 생각이 되었다. ’우리는 공유한다, 고로 창조한다‘가 새로운 물결을 대변하는 말이 되었다. 이제 누구와 관계를 맺고, 누구와 연결망을 구축하느냐, 누구와 무엇을 공유하느냐가 우리를 규정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따라 집필 과정에서 집단지성을 도입했다. 저자는 초고를 홈페이지에 올려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작업을 거친 것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집단지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토대로 협업하고 활동하면서 융합과 상호비판, 지원과 모방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어야 하며,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다양한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며 자율규제를 해야한다고 한다. 물론 어떤 상황을 막론하고 무조건 작동할 수 있는 최고의 조직화 방안은 아니다. 미래의 가장 활기찬 사업모델은 기업적인 요소와 공동체적인 요소, 즉 영리추구와 협업적 활동을 혼합한 방식이 될 것이며, 그 물결은 제조업, 공공서비스, 과학 분야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웹 2.0은 관심분야가 같은 사람들만 모이는 관계로 편협하고 배타적이 될 수도 있다. 불평분자들이 자신들의 대의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신념을 확산시키고, 새로운 지지자를 모집하고, 추종자들을 조직하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집단지성은 우리가 생각한 바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소지가 있다. 하지만 지은이는 개방성, 공유성, 협업성을 특성으로 하는 웹 2.0은 민주주의, 평등, 자유에 이바지하는 면이 더 강하다고 확신한다. 지은이는 낙관과 비관이라는 양자의 틀 속에서 좀 더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며, 새로운 물결에 동참하기 위해 ‘함께’ 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집단지성이 보여주는 각종 현상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도 알게 모르게 집단지성을 실현하고 있다. 다만 집단지성이라는 용어가 다소 낯설게 들릴 수는 있다. 지은이는 풍부한 사례와 문헌, 각종 자료들을 인용하고, 집필과정에서 누리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등 탁월한 식견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 사회의 집단지성의 실태와 현황을 분석하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데 있어 ‘함께’ 공유하고 창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