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2주

 

 

  영화 속에서의 경찰의 모습은 참 다양하다. 착한 경찰에서부터 악한 경찰까지, 사회를 지키는 그 모습들이 딱 하나가 아니었다. 아마도 경찰도 인간이기 때문인가 보다. 아니 그들도 인간이다. 그래서 그들이 인간이기에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부족한 것은 물론 심지어 악한 인간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하다. 어쩌면 한 시대의 특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향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슈퍼맨이나 배트맨과 같은 경찰들이 우리들의 재산과 안정, 심지어 아름다운 꿈까지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 같다.
  현실이 냉혹하다 보니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지켜줬으면 하는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른다. 요사이 냉혹함이 더욱 심하게 된 지금, 경찰에게 바라는 것은 많아진 것 같은데, 현실을 외면하며 영화를 만들기도 힘들어서인지 영화 속의 경찰들이 언제나 우리들의 희망을 꿈꾸게 해주는 것 같지 않다. 그들의 모습이 천편일률적인 정의감 있는 그런 경찰이 아니다. 일반적인 인간 군상들처럼 다양하다. 깨끗한 것에서부터 악질까지. 영화는 현실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모습을 지닌 영화가 세 편이 있다. ‘특수본,’ ‘블리츠,’ 그리고 ‘악질경찰’이다. 이 영화들은 지금까지 다 알고 있는 정의로운 경찰에서부터 일반 조폭과도 다르지 않은 폭행을 일삼은 경찰에, 사기꾼과 다르지 않은 경찰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 속에서 시민들은 꿈을 꾸고 있거나 악몽을 꾸고 있을 것만 같다.

 

특수본

 

 

 

  우리가 알고 있는 정의감으로 뭉친 경찰들의 이야기다. 갈등구조라면 힘있고 잘 사는 강력집단에 도전하는 연약하기 그지 없지만 정의감 하나만을 확실한 경찰들의 도전을 그린다. 결과는 대충 짐작할 만큼 이 영화에서의 경찰의 모습은 고전적이다. 또한 경찰이면서도 강력반이라면 액션은 당연히 멋있다. 또 하나의 갈등구조라면 이성과 감성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FBI에서 범죄 심리학 박사출신의 신출내기 형사 김호룡(주원)과 한국형 강력반의 동물적 감각의 주인공 김성범(엄태웅) 형사와의 관계도 존재한다. ‘살인의 추억’에서도 등장하는 이런 경찰 내 갈등구조는 영화의 극적 재미를 더한다. 이 영화에서 경찰 내부와 외부에서 수많은 시끄러운 일들이 벌어지더라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경찰들이 나오며, 이런 모습은 과거의 아름다운 것과는 조금 차별이 있더라도 그래도 경찰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전형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꿈꾸고 있는 경찰의 모습의 현대판이기도 하다. 정말 이랬으면 하는 경찰인 것이다.

 

블리츠

 

 

 

  경찰도 인간이란 사실을 잘 표현해준 영화다. 제이슨 스타뎀이라면 전형적인 액션만이 소비되는 영화배우라고 알고 있는데, 아마도 그런 상식을 깨기 위해 제이슨 스타뎀이 새로운 도전을 한 것 같다. 아마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은 인간 누구나의 욕망일 것이고, 그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 영화에서의 주인공은 정의감은 있는 것 같은데 과격한 방식으로 흉악범들을 때려 잡는 형사 브랜트다. 스타뎀이 맡은 캐릭터인데 그의 폭력성을 언론이 관심을 갖고 보도하는데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경찰들도 좀 이상하다. 마약을 피우고 나서 재활치료를 받고 다시 근무하는 경찰이 있는가 하면, 제대로 된 방법으로 범인을 처리하지 못하자 다소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했다고 이야기하는 경찰도 존재한다. 경찰이 불법의 범위에 포함된 것이다.
  좋은 것이 좋은 것 아닌가 하고 이야기할 정도로 결과에 충실하면서도 과정엔 무리가 따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불법적인 것과 관련된 경찰들이 이 영화의 캐릭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닉네임을 블리츠라고 사용하는 범인이 좀 더 과격한 범행을 저지른다는 것만 차이일 뿐, 경찰도 좀 그렇다. 경찰도 인간이기에 과중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경찰생활에 힘들어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경찰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그들도 인간임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스타뎀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액션이 많이 줄었지만 감동은 그 이전의 스타뎀 영화보다 더 크다. 과한 것을 줄이니 그의 연기력도 훨씬 좋아 보였고 뭔가 남긴 의미도 커져 보였다. 진정한 연기자가 되고자 한 그의 열정이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악질 경찰

 

 

 

  니콜라스 케이지가 오스카 상 수상자란 것을 오랜 동안 잊고 살았는데 그런 존재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준 영화다. 연기력으로 승부하던 그가 어느 순간 질 낮은 액션영화나 S/F 영화에나 나올 때, 많은 팬들이 우려했고 혹평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흔한 연기자가 되고 만 요즘, 이 영화에서 그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흥행 면에서는 안타깝지만 분명 그는 배우임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전형적인 악질 경찰, 테렌스 맥도나를 열연한다. 그나마 착한 모습의 경찰로 나오지만 어느 순간 마약에 탐닉하고, 뒷돈을 받고, 그리고 경기의 승부조작까지 시도한다. 그것을 모두 경찰이란 이름 하에 말이다. 시시각각으로 맥도나 형사가 하는 악행은 수위도 높아지고 다양하기까지 하다.
  이런 경찰을 한국사회에서 최근 많이 볼 수 있는데 외국에서도 심심찮게 있나 보다. 이런 영화에서의 경찰은 확실히 우리가 꿈꾸는 그런 경찰도 아니고, 또한 혐오하기까지 하다. 사회적으로도 척결을 해야 할 이런 경찰이 사실은 버젓이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다소 과한 현실 설정이지만 매우 현실적인 것 같아 슬프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역설적인 해피 엔딩은 많은 것을 생각하도록 할 만큼 인상적이다. 블랙 코미디와 같은 마지막의 모습에서의, 한 번의 행운이 다시 한 번 올 것 같지 않은 그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그리고 평범한 인간이라기보다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허덕거리는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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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3주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무조건적인 용서를 해야 한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렇게 들었을 것이다. 너무 획일화된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우리 주변에선 처벌보단 배려와 용서를 해주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은 것만 같다. 종교계는 말할 것도 없고 드라마에서도 용서를 통한 화해가 주제가 된 것 같다. 특히 개인의 입장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런 획일화된 용서 문화에 대해 그런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회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관점에서 법을 통해 비관용을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의 비관용이나 복수의 대한 것은 많은 논쟁이 붙고 있다. 어쩌면 앞서의 무조건적인 용서는 개인적인 단위에서 특히 이야기되는 것이다. 이런 개인적인 용서는 사실 가해자에 대해 피해자가 당한 고통을 다소 경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게도 된다. 법정으로 가는 가해자에게 개인적으로 용서를 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인데 과연 그런 것이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영화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갈등이 점차 일반화된 한국 사회에서 한 번 볼만한 작품들일 것이다.  


오늘     
 

 


  용서를 해부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 이 영화에서 용서는 도리어 죄악이 될 수도 있는 개인적 선택이다. 특히 이 영화에선 말이다. 용서를 했을 때, 사실 그 반대급부를 원하는 것이다. 즉 개과천선이다. 하지만 그런 개과천선을 하지 않는다면? 그 때 용서는 무슨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을까? 영화는 오늘의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단편적이고 획일화됐고, 어쩌면 강요로 변질된 용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모험을 한다.
  이 영화에서 가슴 아픈 것은 바로 용서가 자칫 갖고 있을 수 있는 모순이다. 용서받은 자가 변하지 않고 또 다른 곳에서 가해자가 또 된다면 처음 용서한 자는 결국 다른 측면에서 가해자이지 않은가 라는 무거운 질문이 내재되어 있다. 영화는 이 어려운 퍼즐을 줄기차게 고민한다. 영화에서 그리 힘을 쓰지 못했던 송혜교가 나름대로 사회적 이슈를 짊어진 영화에 출연, 자신의 오랜 연기력을 발휘했다. ‘집으로’란 재미있는 걸작을 만들었던 이정향 감독이 좀 더 무거운 주제로 우리에게 왔다. 최근 ‘도가니’란 영화가 보여준 사회적 혼란 속에 이 영화는 많은 의미를 던져 줄 것이다. 
 


고백  



  앞서 소개한 ‘용서’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는 영화일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전통적인 형식을 갖고 있는 용서와 관련된 영화다. 이 영화에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면서 겪는 고통을 보여주고 어쩌면 용서하는 게 그나마 좋다 식의 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엄마이자 선생님인 주인공의 수업 중의 이야기는 섬뜩한 분위기를 만들면서 가해자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히는 사회적 용서는 결국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는 악수가 되는 것을 보여준다. 자식은 부모에겐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사랑스런 존재다. 하지만 살해됐을 때, 그리고 그에 대한 처벌이 납득할 수 없을 때의 고통은 어떤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 고통은 결국 보복이란 악순환을 만들게 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복수를 계획한다.
  거의 공포물의 단골 소재로도 사용되겠지만 이 영화의 특이점은 진지한 고민이 서사 과정에서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영화를 넘는다. 아마도 이 영화는 한국에서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등과 같은 영화와 유사한 동맹을 맺는 것 같다. 그리고 뒤이어 나오는 성찰 등은 보는 내내 사람들을 힘들게 할 것이다. 어쩌면 특별한 내용이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언제나 고민해야 할 내용들이다. 일본 영화 특유의 고민과 고통, 그리고 공포가 잘 조화된 영화다.  



보이 A 



  앞서의 영화가 용서를 받아야 할지 말지에 대한 가해자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 영화는 용서를 해야 할 사회의 변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가해자였던 한 소년의 현재를 보여주면서 한 때 실수했던 가해자가 어느 소녀를 구출한 후 영웅이 되지만 나중에 그의 과거가 알려지면서 그는 구출한 영웅에서 천벌을 받을 악인으로 떨어진다. 영화 이름 ‘보이 A’는 그를 보호하기 위한 그의 예명인데 그 뒤에 담긴 사회적 인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예명이 아니라면 정상적으로 그는 사회에서 살 수 없기에 그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준 이름이다. 그만큼 과거에 대해 냉혹한 사회의 한 측면을 이야기한다.
  영화는 과거의 악행에 대해 괴로워하는 ‘잭’이라는 한 인간의 슬픈 고민을 보여준다. 그의 얼굴과 다른 그의 과거는 자신의 선행도 무너뜨릴 만큼 무서운 것이며, 과연 인간을 용서받을 수 있는가 하는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쉽게 모든 것을 덮으려고만 했던 사회적 타성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보여준다. 너무 어려운 고민이 따르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진지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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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종료] 6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음의 부담감을 덜한 시간이 마침내 왔네요. 이젠 너무도 많은 시간이 지난 6기 경영 경제 신간 평가단을 개인적으로 마무리할 시간이 왔습니다. 이것을 하면서 이리저리 바빠 제대로 완수도 못했고, 책임은 무척 소중하단 개인적 좌우명이 무척 흔들렸던 순간이었습니다. 책의 90% 이상의 책 리뷰를 마무리했고 이제 최종 마무리인 가장 인상 깊은 책 다섯 권을 적는 시간이 왔네요. 사실 이 글을 쓴다 하더라도 누구도 보지 않을 것 같네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언제나 느꼈던 것은 바로 제 마음 속의 울림입니다. 지금까지 했던 많은 실수와 잘못으로 인해 언제나 마음의 짐을 갖게 된 것이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것 역시 그런 부담감이 많이 작용했습니다. 이걸 마무리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한 것은 아니라서 죄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한 제 자신에게 위안을 삼으려 합니다. 또한 저에게 기회를 줬던 분들에게 심심한 사과와 용서를 빌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억지로라도 올리려 합니다. 그리고 이 책들을 읽는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 변화 중심에 제가 읽었던 책들의 도움이 컸고 세상을 조금 더 잘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블립 



  6기 평가단 활동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읽었던 책이자, 어쩌면 최고의 하이라이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시간을 준 책이다. 잘 알지도 못해 언제나 지적 호기심의 영역이었던 양자역학에 대해 조금 알 수 기회를 가졌음은 물론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과학과 신비주의의 만남도 흥미로웠지만 좀 더 인간 중심적으로 세상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 무척 인상적이었고, 내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멋지게 살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단 확신이 섰다. 다시 한 번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행운에 속지마라 



  이 책을 읽고 좀 화가 낫다. 성공을 마치 논리 정연한 기획상품처럼 이야기했던 펀드 매니저들이 사실은 우연과 행운으로 얻은 것들이라는 저자의 이야기 때문이다. 더욱이 저자가 펀드 매니저란 사실은 오늘날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촉발했던 월가출신이란 것을 염두에 두고 보면 아무래도 책임회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은 지금도 변치 않다. 일이 다 끝나고 나서 죄송하단 이야기를 하지 못하겠다면, 차라리 아무 소리를 안 했으면 좋겠지만 언제나 변명은 있기 마련인가 보다. 그것이 아무리 합리적인 이야기라도 아무래도 안 좋아 보인다. 어쩌면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월가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그리고 월가의 말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이것을 통해 나온 것 같아 좋은 시간을 가진 것 같다. 저자가 지금 월가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다.  
 

펀드 스쿨



  이 어려운 순간에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 사실 어려운 경제상황이라 하더라도 손을 놓을 수는 없는 법이다. 꾸준한 돈벌이가 되어야 생존할 수 있는 엄연한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절박한 심정을 담은 사람들의 마음을 웅변하는 것이다. 동시에 이 책은 평범한 돈벌기 책은 아니다. 인간의 심리에 대한 통찰이 있으며, 인간에 대한 고찰을 담은 책이다.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토요타의 어둠 



  유명한 자동차 회사 토요타의 슬픈 현실을 보면서 오늘을 사는 슬픈 노동자의 삶을 볼 수 있었다. 토요타의 이야기는 단순히 일본에 국한된 것이 아닌 한국의 거의 모든 산업현장에서도 일어나는 현실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불편한 진실은 그런 사실을 당하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이들이 있기에 나오는 표현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고 싶은 한국 노동자는 거의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외면, 그것이 한국 노동자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어떻게 해야 지옥 같은 토요타 사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 그에 대한 해결책을 던져 준다. 재벌, 그 자체가 바뀌어야 하겠지만 안 된다면 법으로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 
  

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 



  이 책은 행동경제학을 중심으로 인간을 풀어냈다. 어쩌면 신자유주의로 인해 피폐해진 세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한 것이고, 보다 인간적인 방법을 통해 세상의 안녕을 도모하는 책이다. 최근 경제학에선 고전경제학에 대한 회의가 짙게 깔려있다. 아마도 월가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경제가 일으킨 폐단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방법으로 그 모든 것을 해결하자는 경제학의 나름의 모색이자, 색다른 접근법이다. 다만 행동경제학은 아직 야권이며, 지금도 고전경제학 위주의 경제학자들이 경제정책을 지금도 담당하고 있다. 계속해서 비슷한 문제들이 양산될 위험이 없지 않은데 심리학과 결합된 경제학에 조금 더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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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1주

  최근 선생님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물론, 학교 수업이 끝난 후 다양한 사교육 기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크게 늘었다. 학생들 입장에선 하루 종일 수업을 경험하게 되고, 또한 선생님 폭주 속에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어쩌면 선생님 과잉의 시대에 산다.
  그런데 선생님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폭력 교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학원에서의 선생님 역시 돈을 쫓아 다니기에 진정한 스승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넘치고 있다. 여기에 특정 학교들에서 벌어지는 만행들과 관련된 선생님들까지 계속 이슈가 되고 있기까지 하다. 바야흐로 선생님의 위기다.
  이런 선생님 과잉의 시대에 진정한 멘토로서의 스승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어쩌면 희소하게 되고 만 현 시점에서 영화가 다룬 선생님들이 궁금했다. 특히 현재 선생님들에 관한 영화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가장 극적이고 교과서적으로 보여준 영화다. 1989년 작품인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된 ‘Carpe Diem’이란 말을 처음 접해본 이들이 많았을 것 같다. 명문대와 사회적 성공을 목표로 하는 어느 명문 고등학교에 Carpe Diem을 외치며 학생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려준 선생님이 한 명 부임한다. 키팅이란 이름의 선생은 사회적 성공이 아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접근을 제안했고 사회적 성공이란 질곡에서 헤매던 많은 학생들이 그가 보여준 세상의 매력에 흠뻑 빠지며 마침내 자신의 자유를 위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한다. 당시 이 영화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시했으며, 당시 대학진학만을 위해 매진해야만 했던 이들은 물론 과거와 다르지 않은 맹목적인 대학입학만을 강요 받고 있는 현재의 한국 학생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일으킬만한 영화로 이미 고전이 된 작품이다. 무엇보다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하는 장면 하나하나는 잊기 힘든 뛰어난 것들이다. 또한 키팅 선생은 연기한 ‘로빈 윌리엄스’는 당시 매우 신선했고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줘 영화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완득이  

 



  2011년 한국에서 보고 싶은 선생님의 상이 바로 이 영화에서 나올 것만 같다. 어쩌면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의 키팅 선생님이 현재의 삶과는 다른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학생의 영감을 자극했다면 이 영화는 학생의 본분을 추구하도록 학생을 이끄는 선생님이라 하겠다.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학생들을 자극시키는 교사는 어쩌면 오늘의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선생이며, 서양과 다른 가치관을 반영한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완득이에서 볼 수 있는 선생님이 대학으로 유도하기 위해 학생을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불행한 가정사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도망가려고만 하는 학생을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가도록 멘토가 되어주는 선생님이다. 반항아를 당당한 사회인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에선 죽은 시인의 사회란 영화와는 다르지만 세상으로 당당히 나가도록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선생님의 임무를 다시 확인시키는 면을 보인다. 그리고 어쩌면 한국인들이 가장 원하는 선생님일 것이다. 뭔가 도움을 주는 그런 선생님이 한국인들이 원하는 상일 것이며 서양과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도가니  

 



  선생님의 임무엔 가르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주임무겠지만 말이다. 또 다른 임무는 바로 학생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학교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을 받고 있는 부분이 이것이기도 하다. 이 임무에 학교는 물론 학교 선생님이 충실하지 못했단 비판이 그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형편 없는 선생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학생들 편에 섰던 선생님이 있음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런 모습을 보여준 영화가 바로 도가니다. 안타깝지만 실화를 배경으로 한 소설 ‘도가니’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실제 벌어진 일들은 경악스러웠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형편없는 선생들과 사회적 기득권 세력의 비겁함은 치를 떨게 만들도록 증오스러웠다. 그런 속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생님들의 감동 어린 노력은 그래도 스승다운 선생님이 아직도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고 그래도 선생님은 필요하다는 느낌은 물론 희망을 다시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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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 3주

  가을이란다. 그런데 가을이 점차 사라져간다. 올해의 가을은 좀 짧은 것 같다. 이런 저물어져 가는 가을에 괜히 사랑영화가 보고 싶다. 모든 것이 사라지면서 겨울로 향하는 이때, 무언가를 갈망하고 또한 누군가에게 열정적으로 향하고 싶은 때라서 그런 것 같다.
  누군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생명조차 바치는 이성간의 묘한 인간관계인 사랑은 모든 이들을 흥분시킨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묘한 긴장감과 사랑으로 서로 흥분되지만 관객들 역시 흥분되긴 마찬가지다. 사랑은 인간을 위한 영원한 테마인 것이고 영화 역시 이를 놓칠 리가 없다. 어김없이 사랑 영화는 많이 있다. 그런데 다들 좀 다르다. 그 차별성이 사랑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
 

 


  이 영화에 대해 좀 말은 많다. 특히 이 영화의 주인공 ‘우미’의, 한국전쟁에서 죽었다는 아버지 때문이다. 또한 잘 구성되지 않아 보이는 인과관계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실 확인을 할 내용인 것 같지만 그래도 이런 의문들이나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런 것들이 이 영화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지브리의 미야자키 감독의 평화주의는 유명한 이야기이고 그의 아들이 만든 이 영화에서도 미야지카 집안의 오랜 지적 전통은 유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아련한 사랑이야기는 아마도 많은 이들의 감성을 흔들 것이다. 현재는 볼 수 없는 것들 것 가득한 이 영화는 사랑으로 가는 과정에서 배열된 사회적 이슈들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 건물을 허물고자 하는 자들과 그것에 반대하면서 건물을 지키려는 학생들의 도전은 마치 사회 내의 긴장과 전쟁반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 속에서 싹튼 사랑의 과정을 역시나 미야자키 집안은 아련한 향수에 젖도록 하면서 즐거운 웃음과 사랑의 매력을 느끼도록 만든다. 확실히 오늘과 다른 취향의 고전적인 사랑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오직 그대만
 

 


  ‘영화는 영화다’의 소지섭이 아니다. 비록 그때나 이때나 주먹을 휘두르는 점에선 같지만 말이다. 전작 영화에서 그는 영화인을 꿈꾸는 조폭으로 나와서 결국 마지막엔 현실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시작부터 무너진 권투선수로 나온다. 그는 전직권투이면서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고 갇힌 곳에서 자신을 타박하며 사는 철민으로 나온다. 반면 그의 짝은 조만간 세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없도록 시력을 잃게 되는 정화 역을 한효주가 담당했다. 그녀의 전작 영화가 무엇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과연 영화 출연은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영화에서의 그녀는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최악의 상황에서 꽃필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헌신과 배려가 사랑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줄 것 같다.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이 영화는 올해의 가을을 감성으로 물들게 할 것만 같다.  



냉정과 열정 사이 

 



  이 작품은 2001년에 만든 Old 작품이다. 그런데 ‘2011 일본 멜로영화 기획전’으로 다시 한 번 한국관객들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지금도 이 영화는 사랑의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일본 남자배우인 다케노우치 유타카 (Yutaka Takenouchi)와 홍콩 여배우인 진혜림 (Kelly Chen)의 전성기 시절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는 이미 확보한 상태일 것이다. 그래도 이 영화의 진가는 사랑이야기다. 영원히 사랑하자는 한 때의 사랑을 간직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Cool한 것을 지향하는 오늘의 시점에선 어리석어 보일 뿐이다. 사랑이 너무 흔해졌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 속에서 오랜 동안 품었던 사랑을 다시 회복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것도 10년 전의 약속을 지키는 장면은 정말 왠지 모르게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사랑은 그런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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