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츠 - Blitz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배우 제이슨 스태덤이 나온다면 대충 느낄 수 있는 영화 분위기는 화끈한 액션이다. 살벌하기 그지없는 폭력이 난무하고 명확한 선과 악의 이분법 속에서 냉정한 판단이 필요없는 악의 징벌 정도가 그런 액션에 덧붙여질 뿐이다. 그런데 이 영화, 좀 다르다. 과거의 자기 영화에 대한 반성인지, 아니면 연기자로서 뭔가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는지, 아니면 오스카 상 한 번 타려고 했던 것 같다. 아무튼 그의 이전 작품과는 달랐다. 그래서인지 미국이 아닌 영국 런던이 촬영의 배경이었던 것도 같다.
  영화 속에서 경찰들이 나온다. 하지만 정의감에 사로잡혀서 악당을 잡는데 주저하지 않은, 정의의 사도 같아 보이지 않았다. 시작부터 나오는 경찰은 술을 엄청 마셨는지 방안이 술병으로 가득 찼다. 또한 그의 사건 해결 방식도 거칠기만 했다. 우리가 아는 성숙한 경찰이 아닌, 경찰과 깡패의 차이를 별로 느끼지 못할 만큼 야만스러웠다. 즉 경찰서에 출근하는 것을 보면서 경찰인지 알았지, 처음 그가 경찰인지도 몰랐을 정도다.

 

 

 


 

  경찰이 난폭하다. 그리고 술을 마시면서 과거를 잊곤 한다. 즉 정상이 아닌 것이고 아프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동료 경찰들 중 여경사는 재활프로그램을 갔다 왔으면서도 결코 인간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만다. 자신의 아내의 죽음으로 상처 입기도 한 경찰이 있었고, 차분한 듯 하면서도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일을 해결했던 경찰도 있었다. 우리가 염원하는 멋지고 정직하며, 제정신인 그런 경찰이 이 영화에선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현실인지 모른다. 그들도 힘든 도시생활을 하는 현대인이니까 말이다.
  이 영화에서 범인이 나온다. 그것도 아주 잔혹하면서도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고 경찰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소위 죄질이 매우 나쁜 범인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그런 범인, 과연 영화의 악역답다. 문제는 합법적으로 그를 잡아들이는 게 너무 힘들다는 점이고, 그것으로 인해 경찰은 더욱 힘들다. 정말 경찰 해먹기 너무 힘든 것이다. 세상은 정의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하고 경찰에게 바라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경찰이 피폐해져 가는 것은 어쩌면 비상식적인 방식으로만 해결해달라는 세상의 요구에 경찰이 억눌린 채 살아가야 한단 점일 것이다.
  참 힘들다. 좋은 방식은 요원하기만 하고, 비정상적인 방법이 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된 세상,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은 것으로 바뀔지 모르겠다. 나만 노력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사회는 결국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모두의 동참이 필요하다. 하지만 의구심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 의심이 모든 노력을 물거품이 되도록 한다. 그래서 비참함이 감돈다. 그런 현실을 이 영화는 적실히 보여준다. 심지어 민중의 지팡이란 애칭을 갖고 있는 신문기자까지 요행수를 바라는 시점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 영화는 어느 순간 영화 ‘도가니’와 같은 현실고발 영화가 된다. 우리는 너무 서로에게 과도한 것을 요구하다 보니 계속 탈이 나는 사회인지 모르겠다. 과연 희망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도 있지만 그래도 제대로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역시 가치는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영화가 보여주는 세상은 배트맨의 고담시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우울했고 축축했고, 영 개운하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 보이는 세상은 그렇게 우울하기만 했다. 어쩌면 그래서 스태덤은 새로운 도전을 하려 했는지 모른다. 그가 보여줬던 폭력물들은 인터넷 게임과도 같은 소비성 영화였고,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게 화끈한 폭력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변하고 싶었고, 나름 자신의 역량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은 셈이다. 어떻든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 중 가장 좋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또한 보다 현실에 가까운 장면들을 통해 세상에 사는 모든 이들이 참 힘들게 사는 것을 보여준다. 경찰에게 강요되는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고달픈지, 그리고 세상은 얼마나 크게 변했는지를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 때문에 스태덤의 변신은 성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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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12-0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novio 2011-12-09 14:10   좋아요 0 | URL
색다른 스타뎀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