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의 시대 - 그들은 어떻게 독점시장을 만드는가
천준범 지음 / 페이지2(page2)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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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을 위한 변호사 일을 해서인지 아니면 관련 영역에서 오랜 동안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내용은 생생했고 어떤 점에선 감동까지 했다. 다만 에세이의 이런 강점으로 편안한 감성으로 책을 마무리하기엔 내용이 너무 무거웠다. 작가가 바라보는 엄혹한 세상이 세련되면서도 우아하게 표현됐어도 결국 그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또한 그냥 엄혹 그 자체이기 때문이리라. 표지 글인 ‘시장은 절대 나눠 갖지 않는다’라는 표현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초기업의 독점적 만행을 법으로 단속하기 위해선 초기업의 만행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선 책 한권으로 담기엔 너무 적은 수의 기업이 나오겠지만 그래도 무척 알찼다. 이 책에서 나오는 기업들은 정말 사악하기 그지없다. 록펠러의 독점을 위한 횡포에서부터 미국의 이커머스를 거의 석권해가고 있는 아마존까지 저자는 착실히 핵심적인 기업들의 초기업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를 핵심적인 내용과 관련된 스토리를 충실히 서술한다. 이후 자연스럽게 마지막엔 꼭 ‘아하, 그들은 이렇게 해서 독점하면서 영원한 기업제국을 꿈꾸는구나’하도록 이해시킨다. 저자의 세련된 표현력과 구성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관련된 소송을 다루고 있다. 초기업을 상대하는 미국 법원들의 판사들의 입장에서 말이다.
  록펠러로부터 시작하는 독점 단속의 역사는 참 험난해 보이고 위태롭게 만 보였다. 사실 글 속 하나하나에 담긴 내용과 그 진심엔 염세적인 느낌이 짙게 배어 나온다. 미국에서 과연 초기업의 독점을 막았는지 그리고 한국 역시 초기업의 독점을 막을 수 있는 것인지 하는 문제는 매 장마다 나타났다. 장소와 시간이 다른 만큼 초기업의 독점에 대해선 다른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는 법원조직의 구성을 십분 감안해도 책 속에 나오는 초기업들에 대한 판결에 어떤 일관성이 있긴 한지 하는 의심까지 든다. 어차피 초기업이라 해도 같은 분야도 아니고 같은 기업이 아닌 이상 초지일관 똑같은 판결이 나올 것이란 주장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미국 법원의 일관된 초기업에 대한 법감정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다. 독점을 해서 만약 가격이 저렴해진다면 과연 그걸 막는 것이 사회적 효용을 저하한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기업의 독점을 막아서 여러 기업들에게 파이를 돌아가게 한다면 과연 그게 상품 가격을 내리게 하는 사회적 효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까? 저자 역시 이런 점에서 혼란을 겪은 듯 나중엔 심지어 과연 초기업의 독점을 막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구심까지 드러낸다. 한마디로 잘 모르겠다는 것 같다.
  그나마 저자가 제시한 다양성이란 틀을 통해 초기업의 횡포를 비판하는 모양새를 띠지만 결국 그것도 불확실한 모습이다. 초기업이란 구성을 통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면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일 수 있단 지점에서 저자의 가치관을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려 보인다. 사실 그건 이 책을 읽는 본인 역시 흔들릴 지점이다. 판매자가 많다고 해서 경제학 이론처럼 가격이 과연 싸질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판매자들도 자신들의 최소비용을 넘는 이상으로 가격을 매기고 그것을 통해 아침밥을 마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공급되는 상품의 공급이 과연 쌀까 하는 의문이 든다. 불경기라도 억지로 현재가격을 옹호하려는 것이 기업들이든 소매업자든 마찬가지다. 이런 걸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때 기업은 파산하지, 사실 가격을 덤핑해서라도 파는 경우는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기업 매각은 가격하락을 통해 반전을 이끌려 하기 보단 대충 해서 팔아서 딴 방향으로 틀려는 인간의 본심이란 생각도 든다. 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독점 기업을 통한 효용이 그리 작을까? 이 책은 그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미시경제학에서 금지옥엽처럼 이야기한 완전시장에 대한 신화를 현대 경제학과 미국 판사들이 너무 과신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읽은 부분들이 몰려 있는 부분이 바로 과점에 대한 장이다. 버지니아변호사협회의 수임료 담합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에 판결과 그 이후 수임료 가격 상승을 보면서 천편일률적인 완전시장의 신화가 깨진 것 같았다. 또한 MIT를 포함한 아이비리그의 등록금 액수 담합에서 코웬 판사의 판결은 솔직히 이해 못할 것이었다.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국가가 대학을 관리하면 모를까 어차피 시장경제로 대학을 운영하는 미국에서 소위 최고의 명문대학들의 재정 문제까지 고려해 주면서 대학 자체가 갖고 있다고 하는, 매우 모호한, 사회적 가치를 근거로 결국 명문대 입장을 우선시하는 판결을 할 때, 솔직히 씁쓸했다. 미국 대학들 역시 수치로 표현된 능력 있는 학생들을 모집하려고 혈안인 현실에서 장학금은 소위 상품인데 그걸 담합한 걸 그냥 넘어간다면 시장원칙으로 운영되는 미국 대학에서 퇴출을 그냥 막아주는 셈이다. 그럼 그냥 과점을 통해 미국 대학들의 기득권을 인정하자는 이야기일 뿐이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주립대학도 아닌 사립대학들인데 너무 과한 편애였던 것 같다. 또한 NCAA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이색적이었다. 세계에서 학원스포츠로 수익을 내는 미국에서 정작 스포츠에서 선수로 뛰면서 열광적인 팬들의 환호를 이끌고 솔직히 대학 스포츠 수익을 챙기는 주역 중 하나라 할 대학선수들에 대해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과 관련된 소송에서 미국 법원의 판결은 솔직히 희한했다. 미국 대학들의 반독점법 위반은 맞지만 그래도 학생 선수들이 대학과 연봉협상을 해선 안 된다고 판시한 것을 보면 말이다. 역시 NCAA의 힘이 강력했기에 무릎을 꿇은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인지 농구의 경우 대학 입학을 한 선수들도 기껏해야 1년 정도 뛰고 프로로 가는 일이 다반사가 됐고 (one-and-done) 심지어는 대학 안 가고 호주 프로리그로 가서 1년 뛰다가 다시 미국 프로리그로 돌아오려는 선수들도 많아지고 있다. 참고로 미국은 나이 제한으로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로 못 가니 결국 이런 방향으로   스포츠가 운영되고 있다. 과연 Freshman인 대학선수들이 과연 학교에 얼마나 큰 소속감을 갖고 뛸지 의아하다. 결국 프로에 당장 갈 수 없으니 잠깐 거치는 기간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럴 거면 고교 졸업 후 ‘르브론 제임스’처럼 바로 프로로 가는 걸 허용하던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초기업의 시대’란 책에서 최종적으로 가치판단을 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어차피 다음 해에도 기업에 대한 판례는 나올 것이고 그것들이 쌓여 갈 것이다. 판례법 중심이 미국인 이상 통일된 인식을 갖는 획일화된 독점에 대한 가치관을 만들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때그때마다 만들어 갈 것이며 나중에 다시 뒤집히면서 그냥 그렇게 갈 것이다. 다만 어떤 판결이든 미국의 건강성이 어느 정도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왜냐 하면 그들의 인식이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후반부엔 미국과 유사한 사례들을 통해 한국 역시 초기업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국의 현실을 걱정하는 저자의 근심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걱정인 초기업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가 앞으로의 사회의 건강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일 것 같아 미국의 판결은 우리들에게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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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 이론이란 무엇인가? - 세상에서 가장 쉬운 물리학 특강
제프리 베네트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구 빅슨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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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세상에 쉬운 건 하나도 없는 듯하다. 많이들 이야기를 하는 개념이지만 사실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 태반인 세상이지만 그래도 현대 과학을 지탱해주는 ‘상대성 이론’ 정도는 좀 알아야 그래도 상식을 갖춘 지식인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그리고 상대성 이론이 그렇게 쉬운 이론이 왜 아닌지를 ‘제프리 베네트’가 저술한 ‘상대성 이론이란 무엇인가’에서 제대로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제프리 베네트 교수의 작품을 읽었을 것이다. 부제가 ‘세상에서 가장 쉬운 물리학 특강’이라고는 했지만 내용은 좀 당황스러웠다. 암기과목으로 보기엔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상대성 이론은 생각의 틀 자체를 바꿔야 할 만큼 어려운 것이다. 이런 어려운 대상을 저자는 어떻게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소재와 상세한 설명, 그리고 가능하면 골치 아픈 수학을 뺀 채 열심히 이야기하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존경해 마지않는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풀어내면서 어떻게든 독자들의 그의 세계관에 들어올 수 있도록 인도한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개인적으로 나에겐 좀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간헐적으로 들렸던 그의 이야기 덕분에 다행히 조금은 상대성 이론이 친숙해진 것 같기도 하니까. 
   블랙홀이란 미지의 대상을 시작으로 책은 상대성 이론을 풀어나간다. 아마도 블랙홀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주목도 끌지만 무엇보다 상대성이론을 가장 쉽게 푸는 열쇠인 것 같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블랙홀 이야기로 시작해서 특수 상대성 이론, 그 다음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끝나면서 다시 블랙홀로 돌아온다. 비록 인간적 경험을 불가능하지만 옆에 있는 친구들이 우주상에서 경험해 볼만한 것들로 이야기를 꾸미면서 좀 더 블랙홀과 상대성 이론을 소개하려는 노력은 그래서 애정이 있으면서도 매우 효과적으로 보인다.
   비록 블랙홀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이 책의 핵심은 결국 상대성 이론이고 그걸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 두 이론에 가상적인 캐릭터들인 ‘나’와 ‘알’은 연극의 주인공들로 그들의 경험을 가상적으로 꾸며서 독자들이 가능하면 쉽게 상대성 이론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이 책의 매력이다. 특수 상대성 이론의 핵심은 ‘1. 땅이든 비행기 안이든, 즉 기준틀이 무엇이든 움직임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한 각각의 기준틀에서 행한 실험의 결과는 똑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원칙은 ‘2. 기준틀이 무엇이든 빛의 속도는 누구에게나 똑같다’라는 빛의 절대성에 대한 이야기인데 핵심 두 가지의 묘한 관계 덕분에 뉴튼이 제공한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어떤 사물이든 빛의 속도를 능가할 수 없다는 진리 속에서 기준틀이 빠른 공간에서의 움직임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는 시간지연부터 시작해서 길이 수축, 질량 증가와 같은 개인적 경험으로는 느끼지 못한 사실들이 관찰된 시험으로 입증되고 있단 사실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거기에 3차원이 아닌 시간을 더한 4차원의 ‘시공간’에 대한 설명과 시간과 공간을 달리 점유해도 결국 시공간은 동일하단 개념과 질량과 에너지도 빛의 속도를 기준으로 볼 때 결국 등가관계란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E=mc2에서 결국 c2=E/m이 이런 등가관계를 설명하는 공식이란 느낌이 바로 들었다. 빛의 속도 c는 언제나 일정하니까 결국 에너지(E)와 질량(m)은 서로 조율하면서 빛의 속도의 한계 내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기준틀이 달라도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는 절대적 기준을 맞추기에 결국 상대적으로 같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더욱 매력적이었던 건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의 중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가 일직선이라고 생각했던 그 길이 사실은 지구 위에 있기에 원이라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해서 태양이란 항성을 좀 더 직선의 가까운 곡선을 도는 지구와 기타 행성의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실 한 번도 이게 궤도이고 또한 지구가 태양을 도는 이유 중 하나인 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특히 ‘휘어진 종이에 직선을 그린다’던가 ‘중력은 시공간의 휘어짐에 생긴다’와 같은 표현은 더욱 그랬다. 즉 엄청나게 큰 질량이 존재하면 주변 시공간이 휘어지고 결국 그 속에서 각종 행성들이 그 휘어진 길(시공간의 만곡)을 돌게 된다는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은 결국 직진할 것만 같은 빛조차도 휘어진 길을 따라 가게 된다는 정말 믿기 힘든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된 질량과 시간에 대한 설명은 역시나 믿기 힘든 부분이다.
   이후 현대적으로 주목받는 연구 대상들과 관련 이론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시공간에 엄청난 충격이 발생할 때 공간 휘어짐의 물결인 중력파의 설명이라든가 블랙홀로의 설명을 우주에 난 구멍으로 설명하는 재미있는 부분이라든가 아인슈타인 역시 고민하게 만든 팽창하는 우주나 아인슈타인 스스로 이론의 허점을 메우기 위해 만든 우주상수에 얽히 이야기들과 빅뱅에 대한 가설, 그리고 우주의 기하학적 구조 탐구 등은 이 책의 즐거운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수많은 가설들을 관찰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들을 이 책이 다루려고 했다는 사실을 처음과 끝에서 강조하면서 과학자의 품격을 잃지 않으려는 저자의 자세와 함께 아인슈타인의 탁월함에 감탄하는 학자의 존경함 역시 이 책 곳곳에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자의 기본자세라 할 수도 있는, 초보독자들을 위해 어떻게든 알기 쉽게 이야기해주려는 노고 덕분에 나 같은 물리학 무식자들도 조금은 상대성 이론을 접근하기 쉽게 해줬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은 경험과 습관으로 얻은 그릇된 것들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상대성 이론은 아직까지 친숙하지 않는 이론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타성으로 지금도 잘 살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이해를 잘 하고 지금의 나보다 더 멋진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선 그 타성으로부터 좀 더 벗어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게 지금을 사는 우리들의 멋이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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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철학 이야기
변순용 지음 / 어문학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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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건 다들 직감한다. 과거보다 더 치열해진 삶의 현장과 과거의 사랑과 꿀이 흐르던 가족을 포함한 인간관계도 사실은 이전의 농촌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게 왜 이렇게 됐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게 되고 행복을 찾을 수 있을 수 있는지 모르는 막막함을 많이들 느끼곤 한다. 뉴스 방송에서 나오는 끔찍한 사고의 뒤에 있는 ‘조현병’이란 단어가 최근처럼 흔하게 느껴지는 것도 낯설다. 이런 와중에 ‘삶과 철학 이야기’의 ‘변순용‘은 철학이라는 치유법을 제시한다.
  아마도 지금까지 철학 하면 다들 철학의 역사를 통해 접해본 것이 가장 많을 것이다. 철학의 역사가 곧 철학인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결론은 언제가 예전엔 그랬었구나 하는 뻔한 결론에 도달은 것 같다. 내가 아는 철학은 이 정도였다. 삶의 지혜라기 보단 삶을 위한 정보 정도. 그것도 시험에 안 나온다면 버려도 되는 그런 정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담고 있는 치유로서의 철학은 아니었을 것이다.
  총 1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시작은 우리가 다 아는 방식을 택했다. 철학의 뜻이 무엇이고 간헐적으로 드러난 역사적 흐름 속에서 철학의 탄생 이유에 대한 것들을 1장에서 6장까지 담고 있다. 지금까지 제대로 배운 것 같아 보이지 않아 색다르게 다가온 ‘철학학’이라 부분을 처음 접해보면 이 책은 ‘신에게의 동화’를 위한 지혜의 추구라는 철학의 시초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철학이라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공동체 내에서의 인간이란 근본적인 철학 주제를 6장까지 뛰어난 표현력을 통해 드러낸다. 어쩌면 철학은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와 긴장을 이해하길 권하고 그런 바탕 위헤 인간의 고민을 극복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그래서 4장과 5장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의 고민이 가장 응축된 부분일 것이다. 윤리를 탐구할 수밖에 없는 사회는 결국 ‘할 수 있는 것들의 영역에선 해선 안 되는 것, 해야만 하는 것을 규정하는 것이 바로 책임인 것’이란 대목은 공동체의 삶의 과정과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문구로 느껴졌다. 결국 이 규정이 곧 법일 것이고, 그래서 현대의 윤리학이 책임의 윤리학이란 단정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후의 7장에서부터 마지막 16장까지는 어쩌면 철학과 윤리의 현대적이면서 구체적인 적용대상을 다룬 장들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현대의 수많은 문제나 고민해야 할 영영들을 다룸으로써 철학의 적용대상이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철학이 현대적으로도 얼마나 가치 있는 인문학인지를 저자는 강력하게 호소하는 듯하다. 7장 먹거리의 윤리학에선 사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내용이 나와 당황스러웠다. 먹을거리를 통해 보녀 현대의 먹거리 문화와 그 속에 담긴 생태계 영향, 그리고 마지막으로 먹어야만 살 수 있는 인간이기에 행사할 수밖에 없는 동물에 대한 폭력문제를 어떻게 인도적인 사육, 지속가능한 사육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또한 어쩌면 어리석어 보일지 모르는 예외를 허용하는 도덕적인 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칸트의 꽉 막힌 태도를 심층적으로 분석해서 도덕적 선악 판단을 자신의 이익에 따라 판단하는 인간의 이기심을 분석하는 부분에선 인간의 허약한 정의체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집이란 공간의 분석을 통해 나와 타자를 구분한다는 내용을 담은 11장이나 12장 철학교육의 방법론, 그리고 미래에 언젠가는 만나게 될  AI와의 공존 문제 등은 바쁘게 생활하는 우리들에게 깨소금 같은 매력과 여유를 제공해 준다.
  그래도 현대 철학의 구체적 적용의 장으로서 개인적으로 최고의 장으로 여기는 부분은 바로 제10장인 ‘힘의 논리와 진실의 논리’ 부분이다. 어쩌면 올바름에 대한 트라시마코스의 ‘더 강한 자 및 통치자의 편익’이라는 정의는 지금까지의 상식으론 분명히 틀려 보이지만 사실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올바름을 트라시마코스의 말처럼 이끌어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양심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 힘에 논리에 굴복하거나, 자신의 의익을 위해서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경우’는 어쩌면 강자의 올바름을 내면화시키면서 사회적 악에 모른 체하거나 그걸 용인하고 심지어 실행하지 않았는가 하는 자성을 하게 된다. 이런 정의롭지 못한 인식에 대한 철학의 치료는 그래서 중요해 보인다. ‘철학은 자기 파괴적 반성과 철학적 대화로 절망감에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 공감과 감동에 이르게 하는 소통 치료이기도 하다’라고 표현된 그 치유 방법이 민주주의와 연결됐고 그래서 촛불혁명과 연결되어 보인다. 이런 반성을 통해서 민주주의의 가치가 부각됐고, 다수의 약자가 강자의 교체를 선도하며, 이런 인식이 바로 촛불혁명을 이끈 힘이란 작가의 인식은 이 장을 가장 기억하게 만드는 힘인 것 같았다. 그래서 작가의 말인 ‘이들을 광장에 모이게 한 것은 바로 자기 치유의 노력이며, 이러한 치유의 노력은 결국 자기 존재에 대한 책임을 실현하다는 의미를 갖는다’라는 촛불혁명의 해석은 인상적이었다.
  철학이 학점이나 성적을 따는 경쟁의 장소가 된 어느 수업과목이 된 지금, 철학은 잠자고 있다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는다. 삶의 구체적 유인이 없는데 굳이 일상생활에서 철학에 손을 내밀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철학은 바로 우리들의 생활을 위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수천 년간 탐구하기 위해 지금까지 존재했다. 이런 철학을 모른 채 한 것은 독자들의 책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책무는 무엇보다 관련 종사자일 것이다. 사실 내 일도 하기 벅찬데 다른 분야로 취급되는 것까지 신경쓸 여유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갑다. 최소한 지금의 우리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부분을 통해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철학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적어도 난 그랬고, 앞으로 나와 같은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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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미국 서부 - 최고의 미국 서부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Season5 ’19~’20 프렌즈 Friends 22
이주은.정철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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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이든 인터넷이든 미국이란 단어가 빠진 적이 있을까? 아니 미국이란 단어를 안 듣고 산 적이 있나? 미국, 참 많이 들어봤다. 그냥 우린 미국 옆에 산다고 할 수도 있겠다. 태평양 넘어 있는 곳이 그냥 옆집에 있는 듯이 느껴진다.
  우린 참 미국과 지독하게 관계를 맺고 살고 있나 보다. 그리고 많이들 간다. 나도 심지어 가 본 적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그래서 뉴욕이나 몬태나가 분명 미국인데 그것만으론 이게 미국이다 하고 꼭 집어 말할 수가 없다. 그냥 미국 일부일 뿐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뭘 알아야 즐길 텐데 무슨 뷔페 음식도 아니니 즐기기 참 힘들다. 미국은 너무 크고 넓다. 이러니 미국을 즐길 수 있는 게 힘들다. 그래서 좋은 가이드 책이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다 담긴 힘들 것이다. 그래서 정직하게 미국 특정 지역만 다루겠다는 책 제목이 솔직해서 좋다. 신뢰감은 그 다음 몫이다. 그건 책 contents의 문제일 테니까. ‘프렌즈 미국 서부’에 대한 첫인상은 그렇게 솔직해 보였다. 그런데 좀 거짓말도 한 것 같다. 책 제목은 미국 서부라는데 보통 미국 서부는 태평양 연안 지역으로 알고 있다. 그냥 보통의 상직 정도이고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알고 있는 듯하다. 심지어 California로 단순히 미국 서부를 퉁 치는 경우도 본 적이 있다. 나 역시 그리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 책은 미국 서부를 태평양 연안 정도로만 보여주지 않는다. 정말 미국 국토의 반으로 기획했다.
  시작부터 샌프란시스코 지역부터 시작하면서 점점 동부의 중앙 혹은 미국 남부라고 표현되는 state까지 지면을 할애한다. 개인적으로 정말 가고 싶은 New Mexico와 Texas는 물론 미국만이 아니라 멕시코의 Tijuana나 캐나다의 Vancouver까지 담고 있다.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갔을 주변 국가의 매력까지 다 담고 있다.
  책의 구성은 좀 흥미롭다. 많이 알고 있는 도심의 매력으로 시작하면서 주변 지역으로 확대한다. 어차피 미국으로 간다면 도시부터 거쳐야 하니 당연한 것이리라. 역시나 다른 여행 책들처럼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도 빼놓지 않고 보여준다. 거기에 지역 특색의 이벤트와 festival 역시 열심히 수록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샌프란시스코나 시애틀, 그리고 LA와 같은 큰 도시들뿐만 아니라 버클리, 오클랜드, 샌디에고 등 간헐적으로 듣긴 했지만 잘 알기 힘들었던 도시들까지 소개한다는 점이다. 거기에 거의 한국 사람들이 가보기 힘든 New Mexico의 Santa Fe와 알버커키와 같은 신비한 도시들도 소개한다는 점이다. 
  그래도 나에게 가장 좋아 보이는 건 여러 지역의 national park에 관한 풍성한 정보들이다. LA와 같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미국은 수많은 야생 국립 공원의 천국이다. 유명한 Grand Canyon이나 엘로스톤, 그리고 Yosemite 국립공원은 말할 것도 없고, 데스 밸리 국립공원이나, 아리조나 주를 상징하는 그랜드 캐년보다 더 환상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아리조나의 세도나까지 이 책은 열심히 수록하고 있다. 또한 그곳의 유명 지역이나 특색물 등을 촘촘히 Visual 자료들을 통해 보여주면서 왜 그곳이 유명한지 그리고 어쩌다 봤던 그것이 바로 어디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반가운 마음까지 들게 한다. 그리고 그곳에 가면 뭘 봐야 할지를 제대로 알려준다.
  아마도 그냥 여행 소개서나 가이드라인을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그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엮은 이들의 생각은 좀 다를 수 있다. 미국의 예쁜 것들만 추린 것이겠지만 미국의 매력을 충분히 느껴서 미국을 방문하거나 있는 기간이 아깝지 않고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음도 담겨 있다. 이것만이 다는 아니겠지만 이 정도는 봤으면 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이 책이 바라는 수준 정도는 보고 느끼고, 그리고 제대로 즐겼으면 한다. 나 역시 그런 독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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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April) 노래 / 카카오 M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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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달라 당황스러웠던 예쁜게 죄의 팝적이면서 몽환적 리듬감의 신선한 감각 뿐만 아니라 Oh-e-Oh와 같은 에이프럴 특유의 신나는 소녀 감성 역시 담고 있는 즐거운 앨범이네요. 이야기란 노래의 색감 역시 에이프럴 특유의 화려함과 순수함이 잘 드러났네요. 소장하길 잘했단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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