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 3주

  가을이란다. 그런데 가을이 점차 사라져간다. 올해의 가을은 좀 짧은 것 같다. 이런 저물어져 가는 가을에 괜히 사랑영화가 보고 싶다. 모든 것이 사라지면서 겨울로 향하는 이때, 무언가를 갈망하고 또한 누군가에게 열정적으로 향하고 싶은 때라서 그런 것 같다.
  누군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생명조차 바치는 이성간의 묘한 인간관계인 사랑은 모든 이들을 흥분시킨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묘한 긴장감과 사랑으로 서로 흥분되지만 관객들 역시 흥분되긴 마찬가지다. 사랑은 인간을 위한 영원한 테마인 것이고 영화 역시 이를 놓칠 리가 없다. 어김없이 사랑 영화는 많이 있다. 그런데 다들 좀 다르다. 그 차별성이 사랑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
 

 


  이 영화에 대해 좀 말은 많다. 특히 이 영화의 주인공 ‘우미’의, 한국전쟁에서 죽었다는 아버지 때문이다. 또한 잘 구성되지 않아 보이는 인과관계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실 확인을 할 내용인 것 같지만 그래도 이런 의문들이나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런 것들이 이 영화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지브리의 미야자키 감독의 평화주의는 유명한 이야기이고 그의 아들이 만든 이 영화에서도 미야지카 집안의 오랜 지적 전통은 유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아련한 사랑이야기는 아마도 많은 이들의 감성을 흔들 것이다. 현재는 볼 수 없는 것들 것 가득한 이 영화는 사랑으로 가는 과정에서 배열된 사회적 이슈들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 건물을 허물고자 하는 자들과 그것에 반대하면서 건물을 지키려는 학생들의 도전은 마치 사회 내의 긴장과 전쟁반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 속에서 싹튼 사랑의 과정을 역시나 미야자키 집안은 아련한 향수에 젖도록 하면서 즐거운 웃음과 사랑의 매력을 느끼도록 만든다. 확실히 오늘과 다른 취향의 고전적인 사랑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오직 그대만
 

 


  ‘영화는 영화다’의 소지섭이 아니다. 비록 그때나 이때나 주먹을 휘두르는 점에선 같지만 말이다. 전작 영화에서 그는 영화인을 꿈꾸는 조폭으로 나와서 결국 마지막엔 현실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시작부터 무너진 권투선수로 나온다. 그는 전직권투이면서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고 갇힌 곳에서 자신을 타박하며 사는 철민으로 나온다. 반면 그의 짝은 조만간 세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없도록 시력을 잃게 되는 정화 역을 한효주가 담당했다. 그녀의 전작 영화가 무엇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과연 영화 출연은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영화에서의 그녀는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최악의 상황에서 꽃필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헌신과 배려가 사랑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줄 것 같다.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이 영화는 올해의 가을을 감성으로 물들게 할 것만 같다.  



냉정과 열정 사이 

 



  이 작품은 2001년에 만든 Old 작품이다. 그런데 ‘2011 일본 멜로영화 기획전’으로 다시 한 번 한국관객들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지금도 이 영화는 사랑의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일본 남자배우인 다케노우치 유타카 (Yutaka Takenouchi)와 홍콩 여배우인 진혜림 (Kelly Chen)의 전성기 시절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는 이미 확보한 상태일 것이다. 그래도 이 영화의 진가는 사랑이야기다. 영원히 사랑하자는 한 때의 사랑을 간직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Cool한 것을 지향하는 오늘의 시점에선 어리석어 보일 뿐이다. 사랑이 너무 흔해졌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 속에서 오랜 동안 품었던 사랑을 다시 회복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것도 10년 전의 약속을 지키는 장면은 정말 왠지 모르게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사랑은 그런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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