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인도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내가 미나에게묻는다.
"긴장을 풀고 쉬는 법, 겹겹이 겹쳐져 있는 여러 개의 삶을 사는 법을 배울 수 있겠죠. 인도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져요. 그래서 우리는 불완전한 것들을 많이 수용하죠. 미국인들도 그 점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 P486

인도인들은 가족과 친구를 깊이 아끼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존재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인도의 가정집들은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지만, 대문에서 몇 발짝만 밖으로 나가면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이다. 집 밖은 인도인들이 아끼는 대상의 범주 안에 들지 못하니까. - P488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안 돼요. 마음속에 아무것도 없어야 해요.
생각을 많이 할수록 행복이 줄어들 거예요. 행복하게 살고, 행복하게 먹고, 행복하게 죽으면 돼요." - P489

가진 것이 거의 없는데도 행복하다는 허구. 통계적으로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은 또한 가장 행복하지 않은 나라이기도 하다. 인도도 분명히 거기에 해당한다. 이 나라는 루트 벤호벤의 행복 스펙트럼에서 낮은 쪽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 P489

가난은 행복을 보장하지도, 행복을 빼앗아가지도 않는다. - P490

나는 또한 캘커타의 빈민들이 미국의 빈민들보다 행복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고 생각한다.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은 전생에 자신이 쌓은 업이나 운명이나 신들 때문에 지금 자신이 가난하게 산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가난이 자기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의 가난한사람들은 가난을 개인적인 실패, 성격적인 결함의 탓으로 돌린다. - P490

"욕망은 슬픔의 근원이지만, 행동의 근원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의욕을 주는 욕망이 없을 때, 어떻게 하면 행동의 마비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P493

"진정한 인간은 자신이 한바탕 연극이며 아주 기운차게 그 연극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 P495

이 정신없는 곳을 이제 떠나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이곳에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모순이라고? 맞다. 하지만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모순이다. 나는 심지어 이 모순을 즐기는 법까지 배울 수 있다. - P496

누구에게는 낙원인 곳이 다른 사람에게는 지옥이 될 수 있다. - P509

항상 한 발을 문 밖에 놔둔상태로는 어떤 장소도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 - P516

사람이 죽음을 이기고 살아나면 더 강인해질 뿐만 아니라 더 정직해진다. - P517

아이슬란드에서 어떤 영화감독이 내게 해준 말이 기억난다. 그는 사람의 진정한 고향이 어딘지 알아낼 수 있는 간단한 질문이 하나 있다고 했다. "어디서 죽고 싶어요?"라는 질문이었다. - P519

행복은 미꾸라지 같다. 여행을 하면서 나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일들을 많이 만났다. 스위스인들은 틀에 박힌 삶으루사는데도 행복하다. 태국인들은 느긋한 성격이며 행복하다. 아이슬란드인들은 흥청망청 술을 마시는 데서 기쁨을 찾고, 몰도바인들은 오로지 불행밖에 보지 못한다. 혹시 인도인이라면 앞뒤가 안 맞는 이 모든 현실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 머리로는 어림도 없다. 나는 속이 상해서 유명한 행복학자 중 하나인 존 헬리웰에게 전화를 건다. 어쩌면 그는 답을 조금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간단합니다." 그가 말한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하나가 아니에요." - P522

불행한 나라들은 모두 똑같지만, 행복한 나라들은 각각 자기만의 방식으로 행복하다. - P522

"불행도 나름대로 역할이 있다."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마이어스는 이렇게 말한다. 옳은 말이다. 불행은 우리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의 상상력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불행이다. 아이슬란드가 증명하듯이, 불행도 나름대로 멋진 매력을 갖고 있다. - P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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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인도는 사람을 사로잡고, 화를 돋우고, 가끔은 오염시킨다. 인도는 절대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 P446

인도에 가는 것은 추억으로 가득한 ‘옛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으며, 우리가 다만 그 추억을 읽어내지 못할 뿐이라고 했던 19세기의 학자 막스 뮐러의 말이 옳은 걸까? - P447

휴대전화도 현금자동지급기도 인터넷 카페도 있지만, 이런 것들은인도 문화의 뿌리에 흠집 하나 내지 못했다. 최근에 인도 문화를 범한 이 외국의 것들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이 커다란 나라를 정복하려 했던 무굴제국이나 영국 같은 침입자들과 전혀 다를게 없다. 마지막에 승리를 거두는 건 언제나 인도다. 그것도 침입자들을 물리치는 게 아니라 포섭해 버리는 승리다. - P448

"우리는 계속 행복을 뒤로 미룹니다. 우리가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은 지금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은 피할 수 없습니다." - P457

이들 중 많은 사람이 해외에서 살아본 적이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결국 인도로 돌아왔다. 왜일까?
"이곳은 예측이 불가능하니까요." 그들이 거의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놀라운 대답이다. 우리 서구 사람들은 예측이 불가능한 것을 위협으로 보고,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하려고 한다. 우리는 직업, 가정, 도로, 날씨 등 모든 것을 철저히 예측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확실한 것을 무엇보다도 사랑한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임의성이라고는 아이팟에 저장된 곡을 무작위로 듣는 수준이 고작이다. - P459

유명하기 때문에 유명한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구루들은 현명하기 때문에 현명하다. 그들은 결코 틀리는 법이 없다. - P466

"미소와 웃음이 없다면 인생이 무엇이겠습니까? 스트레스에 지친 사람은 미소를 짓지 못합니다." - P467

그냥 이런 변화가 시나브로 내게 다가왔다. 어쩌면 깨달음이 바로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벼락이나 번개처럼 우리를 후려치는 것이 아니라 물이 꾸준히 한 방울씩 똑똑 떨어져서 결국 양동이를 가득 채우듯 조금씩 - P473

"인도에서는 뭐든지 진실이에요. 그리고 그 반대도 진실이에요." - P476

학자들은 사람이 평생을 사는 동안 행복 점수가 U자형 곡선을 그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는 어렸을 때와 노인이 되었을 때 가장 행복하다. - P483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다른 사람들의 삶보다 더 공개되어 있다. - P484

자신의 지위가 아무리 낮더라도 항상 자기보다 더 낮은 사람이 있다는 것, 인도의 계층 사다리는 무한히 뻗어 있다. - P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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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는 영국 문화가 행복을 방해한다는 내 의견에 동의한다. 영국 문화의 이런 특징이 가장 뚜렷이 드러나는 것은 바로 이 나라 사람들이 서로 껴안는 버릇이 없다는 점이다. - P435

"유토피아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거의 모두 치통에 시달리면서 치통만 없어지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닮았다."
맞는 말이다. 행복은 슈퍼 비관주의자인 쇼펜하우어의 믿음처럼 단순히 "고통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행복은 무엇이 ‘존재‘하는 상태다. - P440

많은 철학자가 지적했듯이, 행복은 부산물이다. 너새니얼 호손이 말했듯이 행복은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어깨에 내려앉는 나비와 같다. - P440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에 관한 걱정을 그만두고 자신의 불행에서 뽑아낼 수 있는 보물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편이 더 낫다." - P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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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들은 누구를 대할 때나 항상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기를 쓰는 사람들이다. - P399

"여기 사람들은 자그마한 행복의 원천에서 자신을 스스로 차단시켜요." - P399

"영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는 걸 싫어해요. 사람이 죽어도 죽은 사람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조의를 표하지 않을 정도예요. 혹시 그 사람한테 방해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우리는 너무 시끄럽게 구는 것, 너무 미국식으로 구는 것도 싫어해요." - P399

영국인에게 인생에서 중요한 건 행복이 아니라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다. - P399

영국인들은 철학적인 치료든 다른 치료든 아예 심리치료를 받지 않는다. 자기계발서를 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치료를 받는 건 약점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P412

"의미 있는 삶과 행복한 삶이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 - P415

다양성은 많은 찬사를 받는 개념이지만, 다양성을 추구하는 곳이 반드시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들, 예를 들어 아이슬란드 같은 곳은 단일민족국가다. - P416

영국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은 단순한 형식상의 일이 아니라 진정한 업적이다. - P424

술에 취해 흥청거리는 주점 분위기 속에서도 영국인은 감정을 절제한다. 개인적인 정보는 신중한 판단에 따라 조금씩만 알려준다.
마치 최고급 초콜릿이나 질 좋은 포도주를 나눠주듯이, 경제학자들의 주장처럼, 희소성은 가치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영국인이 마음을 열고 아픈 상처를 드러내면, 미국인이 그럴 때보다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 된다. 나는 영국에 온 뒤 처음으로 과묵함의 가치를 인정한다. - P424

때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극이 닥쳤을 때(예를 들어 자식을 잃었을 때), 사람들은 그 장소에서 즉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장소를 바꾸면, 자신을 짓누르는 이 견딜 수 없는 슬픔이 조금 가벼워질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에. 하지만 꼭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남은 것이라고는 그 장소밖에 없기 때문에, 그럴 때는 그곳을 떠나는 것이 배신처럼 느껴진다. - P425

영국은 나 같은 불평꾼이 살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불평꾼이 워낙 많아서 함께 어울릴 수 있으니까. - P430

영국인들은 그냥 불행을 즐기기만 하는게 아니라 불행에 열광한다. - P431

"돈이 많은데도 불행한 사람을 많이 봤어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건 사람이지 돈이 아니에요. 개도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요." - P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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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는 극단적인 낙천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마이펜라이에도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다. 가끔 무능력이나 게으름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게 바로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것이 인생의 여러 문제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사실 옛것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 새것(새로운 직업, 새로운 애인, 새로운 인생 설계)을 집어 들 수가 없지 않은가? - P368

"우리는 항상 인간관계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게 문제보다 더 중요해요."

"(분노는) 멍청하고 정신 나간 감정이에요. 그러니까 분노를 막아야합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속담이 있어요. ‘더러운 물은 안에 두고, 깨끗한 물을 밖에 보여라." - P370

"미국인들은 재미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합니다. 우리 태국인들은 안 그래요. 우리는 일도 열심히 하고, 노는 것도열심히 하자는 사고방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우리의 재미는 하루 일과 속에 골고루 녹아들어 있어요." - P375

방콕에서는 신성함과 불경스러움이 나란히 존재한다. 마치 이혼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계속 함께 살고 있는 부부 같다. 완벽한 관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말로 듣는 것만큼 불편한 관계도 아니다. - P377

아시아의 도시들은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 속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주 많다. 서머셋 몸도 1920년대에 이 지역을 여행할 때 이 점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단단하고 반짝이며…………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곳을 떠날 때면 뭔가 놓쳐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저들이 우리에게 비밀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 P378

"태국 사람들은 무슨 일에든 심각해지는 법이 없어요. 우린 어떤것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죠. 우린 무슨 일이든 다 받아들일 수있어요." - P380

자신의 마음 밖에서 벌어지는 일을 바꿀 수는 없으니,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바꿔요. 나는 이런 사고방식이 태국 사람들에게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봐요. 어떤 사람한테 아주 화가 났는데도 그 사람한테 아무 짓도 할 수 없다면 어떨까요? 그 사람을 때려주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면? 그럴 때 우리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잊어버려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루를 망치게 될 테니까요. - P380

태국 사람들은 일어난 일을 그냥 받아들인다. 물론 그런 재앙을 좋아한다거나, 그런 일이 또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뜻은 아니다. 당연히. 하지만 태국 사람들은 시야를 아주 멀리, 영원까지 넓힌다. 이번 생에서 일이 잘 안 풀리더라도 항상 다음 생이 있고, 다음 생에서도 일이 잘 안 풀리면 또 그다음 생이 있다. 행운을 누리는 시기와 불운에 시달리는 시기가 번갈아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P382

햇빛이 화창한 날 사이에 비 오는 날이 이따금 섞여 있는 것과 같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이런 세계관에서 남을 비난하는 행위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다. 운수 또는 운명이 중요할 뿐이다. - P383

태국 사람들 대부분의 삶이 바로 이럴 것이라는 깨달음이 찾아온다. 그들은 자기 운명을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한다.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지만, 해방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만약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소용이 없다면, 갑자기 삶의 무게가 훨씬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삶은 그냥 한바탕 놀이일 뿐이다. 열살짜리 아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최고의 놀이는 모든 사람이 참여해서 함께 놀 수 있는 놀이, 공짜로 자꾸만 할 수 있는 놀이다. 물론 근사한 특수효과가 많이 곁들여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 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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