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레 그러하듯, 인생은 작은 효과를 위해 엄청난 소동을 피우는 법이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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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의 눈을 통해 그들을 보고 패트릭의 귀를 통해 그들의 말을 들으며 로즈 역시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 P163

그의 긴 목. 뼈가 앙상한 어깨. 이제는 패트릭이 거슬리지 않았고, 그가 무섭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유였다. 그녀는 다른 모든 사람을 보듯이 그를 볼 수 있었다. 그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다. 그는 바르게 행동했다. 그녀의 동정을 사려 애쓰지 않았고,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고, 한심한 전화와 편지로 들볶지도 않았다. 헨쇼 박사의 집에 찾아와 계단에 앉아 있지도 않았다. 그는 고결한 사람인데, 그것을 그녀가 인정하고 고마워한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었다. 그에게 퍼부었던 말들을 생각하니 수치심이 들었다. 게다가 그 말들은 사실도 아니었다. 전부 다는 아니었다. 사실 그는 잠자리를 잘했다. 그녀는 그의 모습에 마음이 찡해져서, 너무도 다정하고 서글퍼져서, 그에게 뭔가를 주고 놀라운 관대함을 베풀고 싶었다. 그의 불행을 물리고 싶었다. - P175

그 시절에는 아직 사람들 사이의 장벽이 강고하고 뚜렷했다. 예술계 사람과 사업하는 사람들 사이에, 남자와 여자 사이에. - P185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녀는 정말로 패트릭을 존중했지만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존중하지 않았고, 정말로 그를 사랑했지만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그것을 몰랐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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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패트릭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그가 가진 돈의 양이 아니라 그가 주는 사랑의 양이었다. - P147

누군가가 어떤 사람을 원하게 되는 것은 그 사람이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 안에 무엇이 있어서인데, 자기 안에 그것이 있는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 것인가? - P148

장소가 사람을 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숨을 막아 생기를 완전히 빼놓을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심히 적대적인 장소에 있어본 적은 전에도 많았지만 이런 사실을 깨달은 것은 처음이었다. - P157

로즈는 패트릭의 어머니가 대화에 상상이나 추측이나 추상적인 말이 끼어들면 싫어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물론 로즈의 수다스러운 말투도 싫어했을 것이다. 눈앞에 실재하는 것-음식, 날씨, 초대장, 가구, 하인들 - 에 대한 사실 관계를 넘어선 관심은 어떤 것이든 부실하고 본데없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푸근한 날이네요"라고 말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런 날에는 예전에 이러저러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라고 하는 건 괜찮지 않았다. 그녀는 기억이 떠오른다는 사람들을 싫어했다. - P159

진심어린 악의가 한 장소에 그토록 강렬하게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빌리 포프는 편견과 불평이 심한 사람이고 플로는 변덕스럽고 불공정하고 뒷말을 즐기는 사람이며 아버지는 생전에 냉혹한 판단과 가차없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지만, 패트릭의 가족에 비하면 로즈의 가족은 하나같이 유쾌하고 매사에 만족하는 사람들 같았다. - P161

로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측면에서 수치심을 느꼈다. 음식과 백조와 비닐 식탁보가 수치스러웠고, 플로가 이쑤시개통을 전달하자 깜짝 놀라며 얼굴을 찡그리는 패트릭의 암울한 속물근성이 수치스러웠고, 플로의 소심함과 위선과 가식이 수치스러웠으나, 그 무엇보다도 수치스러운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심지어 자연스럽게 말을 할 수조차 없었다. 패트릭을 앞에 두고 플로와 빌리 포프와 핸래티 사람들이 쓰는 사투리로 되돌아갈 수는 없었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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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에게 가난은 상냥하고 헤픈 태도나 멍청함과 결합되지 않는 한 매력이 없다. 좋은 머리는 우아함의 징후, 즉 품격과 결합되지 않는 한 매력이 없다. 정말로 그랬을까? 그리고 그녀는 그런 걸 신경쓸 만큼 어리석었을까? 정말로 그랬다. 그리고, 어리석었다. - P137

그는 그녀와 있을 때 좀처럼 농담을 하지 않았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농담은 적절하지 않다고 그는 생각했다. - P143

그들은 타인의 뜻에 따르고 자신을 갈고닦으며 세상의 호의를 얻어야 했던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었다. 부유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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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5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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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세계문학 105,
‘롤리타:어느 백인 홀아비의 고백’(저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어떤 내용의 작품인지 전혀 모르고 독파 챌린지에 있기에 도서관에서 빌려와 읽기 시작했다. 560쪽의 대작이었다.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보름 동안 3권의 책을 읽어야 하는데....

어느 소아성애자의 이야기였다. 책 선택을 잘못했구나. 하지만 읽어갈수록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까 궁금했다. 감옥에 수감된 험버트 험버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관상동맥혈전증으로 사망했다는데 왜 감옥에 수감되었는지 흥미를 끌었다. 37살의 남자가 12살 어린 소녀에게 매혹당해 그 아이의 엄마와 결혼을 했으나 남자가 성도착증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엄마가 그 사실을 캠프에 가 있는 딸에게 알리려다가 사고를 당해 죽는다. 그러자 그 아이를 데리고 미국 전역의 모텔과 호텔을 전전하다 그 아이(롤리타)가 어느날 사라지고 롤리타를 빼돌린 남자를 찾아가 죽인다.
이 작품이 발표되었을 당시 비판이 거세게 일었지만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점잖은 분들은 ‘롤리타‘에서 아무것도 배울 수 없으므로 무의미하다고 단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교훈적인 소설은 쓰지도 않고 읽지도 않는다. 존 레이가 뭐라고 말하든 간에 ‘롤리타’는 가르침을 주기 위한 책이 아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나에게 소설이란 심미적 희열을, 다시 말해서 예술(호기심, 감수성, 인정미, 황홀함 등)을 기준으로 삼는 특별한 심리상태에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주는 경우에만 존재 의미가 있다. (506쪽)

비록 소아성애자라는 비정상적인 사람이었지만 험버트 험버트는 롤리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후회한다. 롤리타가 원하는 즐거움을 허락하지 않은 것을, 그녀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 보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을

이 작품은 여러 번 읽어야 한단다. 읽고 읽고 또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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