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없이 떠벌리기를 좋아하고 굉장히 허풍스러운 겉모습 뒤에서 실제로는 무엇이든 가장 안전하게 숨길 줄 알았다는 것은 발자크의 천재적인 전략이었다. - P374

강한 빛은 강렬한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정상적인 사람에게서라면 눈에 띄지 않거나 아니면 선량한 미소로 지나쳐버릴 수도 있을 약점이나 어리석음이라도, 세계에 대한 지식이라는 측면에서 셰익스피어에 견줄 만한 발자크의 경우에는 거의 기묘한 것으로 보인다. - P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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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받는(또는 그렇다고 느끼는)것은 대상화되는(또는 그렇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절대로 거기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 P82

내가 여기서 유일한 관찰자라고 믿었다. 이 얼마나 큰 잘못이었나! 다른 사람들도 내게 탐색하는 시선을 보낸다는 걸 안다. 더욱이 여기서 우리는 당신에게 고정된 눈들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놀란다. 우리가 서로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건 언제나 서로 평가하기 위해서다. 우리는스스로에 관해 곰곰이 생각한다. 음흉해서라기보다는, 머지않아 정말로 떠밀려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늘 각자 타자를 통해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자기 얼굴에서 쇠락의 흔적들을 만져본다. - P85

어떤 유형이 되었든 사회화는 언제나 다소간 암묵적이거나 또는 명시적이고 코드화된 학습을 거친다. 그러한 학습은 일군의 기호와 신호, 부드럽거나 덜 부드러운 명령, 지시와 매 순간 사방에서 돌발하는 경고와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모든 새로운사회화, 재사회화는 새로운 실천, 새로운 행동, 새로운 존재 양식, 그러니까 자기 자신의 재교육과 우리가 이제부터 기입된 새로운 세계의 틀 안에서 타인과 맺는 관계의 재교육을 거쳐야만 한다. 요양원에서 산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유형의, 자기와 세상에 대한 재학습을 함축한다. - P87

어빙 고프먼이 말한 ‘자기 영토territoire du moi‘"는 나이들면서 불가피하게 축소된다. ‘자기 영토‘란 우리 존재를 규정하는 권리, 장소, 공간, 관계의 총체를 뜻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 ‘영토‘는 위축을 거듭해 마침내 한 장의 나귀 가죽에 지나지 않게 된다. - P92

한쪽에 있는 의사 집단과 다른 한쪽에 있는 환자 및 그와 가까운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언제나 그렇듯, 환자와 그 근친들에게는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의 순간이 의사들에게는 일상적인 전문직 활동의 틀 안에서 처치하고 해결해야 할 수많은 사례 가운데 하나일 따름이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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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람은 말이야." 요한이 말했다. "명언을 인용할 때그게 누구의 말인지 모르거나 실은 본인이 생각해 낸 말일 때도 일단 ‘괴테가 말하기를‘이라고 덧붙여 둬, 왜냐하면 괴테는모든 것을 말했거든." - P23

어쨌거나 도이치에게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말은 청춘 시절 유희의 상징 같은, 말하자면 마법의 주문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의 주문에 지나치게 기대면 그 효능이 점차 떨어지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 P26

결국 난 모든 것을 말로 표현하지 않고서는 못 견디는 거야. 나비는 꽃들 사이를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옮기는 모습이 아름다운 건데. 하지만 태풍에는 반드시 눈이 있는 법. 모든 말은 실상 그 한 점을 향해 몰아칠 뿐이다. 말의 탁류에 휩쓸리며 도이치는 몸을 일으켜 그 정지된 점을 아리아드네의 실처럼 움켜쥐고, 뽑아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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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시대에 파리와 유럽의 독자는 작가들이 긴장감 넘치는 소설을 쓸 뿐 아니라, 그들 자신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서 상류계급을 배경으로 하는 연애소설의 중심부에 서주기를 기대하였다. 작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가능하면 공개적으로 위대하고도 이야깃거리가 많은 연애사건들을 가져야만 했다. - P340

바이런은 주치올리(Giuccioli) 백작부인과의 모험으로, 리스트는 다구 부인을 유혹한 일로, 뮈세와 쇼팽은 조르주 상드와의 염문으로, 알피에리는 알바니 백작부인과 함께 산 일로 작품을 통해서만큼이나 독자들을 재미있게 만들어주었다. - P340

그에게 있어서 의지력은 나머지 다른 힘들을 지배하고 조종하는 첫째 가는 근원적 힘이었다.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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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인간인 그가 종교적이 되고자 하면 그것은하나의 가식이다. - P305

그는 천재만이 다른 천재를 묘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천재를 이해했고 묘사하였다. 그가 예술가로서 예술가를 묘사한 작품들만이 성공적이다. - P305

순수한 이야기꾼과 사색가 사이의 한가운데 관찰자가 서있다. 그의 진짜 토대는 현실이었다. 그래서 발자크는 ‘자기 시대의 역사서술자‘가 된 소설들에서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 - P306

세계는 계속 뒤섞이고, 악은 악하고, 선은 선하고, 비겁함, 간계, 비열함 등을 전혀 도덕적인 강조 없이 힘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밀도가 전부다. 그것을 내면에 지니고 그것을 인식할 줄 아는 사람이 곧 작가다. - P307

나는 그 어떤 상상적인 사건을 쓰려는 게 아니다. 어디서나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바로 나의 대상이다. - P309

그는 알고 있었다. 오직 단 한 사람만이 감히 그런 구상을 할 수 있고, 오직 단 한 사람만이 그것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 P312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건의 내용은 더욱더 중요하게 된다. 파리에서는 주목도 받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신문들이 이곳 문명의 맨 끝 지역에서는 첫 글자부터 마지막 글자까지 주의깊게 읽혔고 책도 마찬가지였다. 파리의 어떤 지면도 신간서적들에 대해서 이 곳 이 협소한 가족 멤버들보다 더 자세한 논평을 하는 곳은 없었다. - P322

이곳 멀리 떨어진 성에서 명성이란 단순한 숨결이 아니라 신적인 것의 반영이었고, 여기서 시인의 이름은 지나친 존경심을 가지고 불렸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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