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권위를 잃은 교사일지언정 학생들에게 물리적으로나마 당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큰 수모를 당하지 않고 교직에서 버티려면 스스로를 보호할 힘은 있어야 했다. 선생님을 폭행하는 학생의 이야기는 뉴스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들에겐 그런 학생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서글픈 현실이다. - P171

광풍처럼 휩쓸고 있는 사교육의 물결에 동참할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이라는 버스에 올라 종점까지 흔들리며 갈지,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 P175

학생들은 약간 상식을 벗어나는 교사의 언행에 동질감과 경외심을 보이는 법이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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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등만을 지향하는 사회에서 대충 중간만 해도 무난한 군대 생활은 어쩌면 미덕인지도 모른다. 이상하지만 이상적인 사회가 군대가 아닐까 가끔 되짚어보곤 한다. - P57

2022년 1월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식품 관련 쓰레기는 2만 톤이 넘는다고 한다. 온 국민이 하루 400그램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꼴이라 한다. 장 지글러 (Jean Ziegler)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5초에 한 명씩 기아로 죽어가는 현실을 토로한 것과 비교하면, 버려진 음식물은 쓰레기가 아니라 죄악에 가깝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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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했던 친구들은 어떻게든 먹고사는 것 같아요.
아주 잘 사는 친구도 많고요. 오히려 공부 잘했던 친구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수 없네요." - P6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지만 나는 아버지 아닌 사람을 아버지라 불렀다. 그는 의적이 되었고 나는 매 맞는 아들이 되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존경받기 시작했다. - P18

순진무구할 나이였음에도 우리는 타인의 실수를 전과로 낙인찍어 버리는 어른들의 습성을 닮아가고 있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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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 개정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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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살펴보니 30년 전인 1994년 발행본이다. 책값은 7000원. 많은 시간이 흘렀다.
당시 이 문화유산답사기를 읽고 이대로 여행을 해보자고 얘기하고는 실천하지 못한게 아쉬워 다시 읽기로 했다. 집에 분명히 1권도 있을텐데 찾지를 못해 2권부터 읽게 되었다.
글쓴이의 우리 문화재에 대한 진정한 마음이 책 전반에 걸쳐 담겨 있어 그 마음을 따라 가 보고 싶다. 30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니 많은 것들이 변해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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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 하드와 오리온 밀크캬라멜은 대기업이 구멍가게를 점령하는 첫 포격이었다. 이제 과자의 세계는 모더니즘을 구가하며 치열한 상품경쟁의 장이 된다. - P346

과자맛의 변화란 곧 생활문화의 변화를 의미하며 나아가서는 취미의 변화, 의식의 변화까지 의미한다. - P348

걷는 것만큼 인간의 정신을 원시적 건강성으로 되돌려주는 것이 없다. - P350

사람이건 자연이건 유물이건 그것의 첫인상이 가장 강하게 남는다. - P362

모든 일이라는 것이 누가 그것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로 된다. - P372

이 겨울 갑오농민전쟁 전적지를 찾아 / 황토현에서 곰나루까지 더듬으며 / 나는 이 시대의 기묘한 대조법을 본다 / 우금치 동학혁명군 위령탑은 / 일본군 장교 출신 박정희가 세웠고 / 황토현 녹두장군 기념관은 전두환이 세웠으니 / 광주항쟁 시민군 위령탑은 또 / 어떤 자가 세울 것인가 / 생각하며 지나는 마을마다 / 텃밭에 버려진 고추는 상기도 붉고 / 조병갑이 물세 받던 만석보는 흔적 없는데 / 고부 부안 흥덕 고창 농투사니들은 지금도 / 물세를 못내겠다고 아우성치고 / 백마강가 신동엽 시비 옆에는 / 반공 순국지사 기념비도 세웠구나 / 아아 기막힌 대조법이여 모진 갈증이여 / 곰나루 바람 부는 모랫벌에 서서 / 검불 모아 불을 싸지르고 / 싸늘한 성계육 한점을 씹으며 / 박불똥이 건네주는 막걸리 한잔을 단숨에 켠다 - P378

역사란, 역사적 거리란 냉혹하고 잔인스러운 데가 있다. - P380

모든 역사적 사건의 기념이란 시간상의 거리만으로 측정할 수없는 더 큰 기준이 하나 있는 것 같다. 그것은 행사 당시의 정치적, 역사적 상황 여하이다. 농민전쟁 100주년을 맞으면서 관(官)은 민(民)이 하는 일을 방해하지 않고 지원해주는 척하는 것으로 끝났다. 관이 나서서는 하지 못할 ‘미완의 역사‘가 서려 있음을 그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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