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 이야기 - 전근대부터 현대까지 빠짐없이 둘러보는
신종대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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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일본 문화 이야기

- 전근대부터 현대까지 빠짐없이 둘러보며 바로 아는 일본 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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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신종대

펴낸곳 : 글로벌콘텐츠

발행일 : 2022년 2월 28일 1판1쇄

도서가 : 18,000원

 

 

 

 


 

 

 

 

보통 일본 문화라 하면 많은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이나 스시 등을 떠올립니다. 전통문화라 하면 스모나 다다미, 가부키, 게이샤를 생각하죠. 저 또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진 못하지만 최근 읽었던 책으로 일본 문화라는게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는걸 깨닫게 되었지요. 그 책은 <일본 문화 이야기>란 책인데 마치 백과사전처럼 일본 문화와 관련하여 백과사전처럼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 책이었습니다. 처음엔 별다른 생각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논문을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학구적인 자세로 탐독하게 되었던, 조금은 독특한 느낌의 책이었어요.

 


 

 

 

 

저자는 일본의 대학에서 일본사를 전공으로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고 현재 국내대학의 일어일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분입니다. 일본 중세사가 전공이지만 일본 생활문화사, 특히 일본 친족명칭과 양자제도에 깊은 관심이 있다고 하네요. 저서 중에도 관련된 책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그런가요? 이 부분에 대해서 책에 내용이 너무나도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어서 좀 놀라웠답니다.

 


 

 

 

 


책은 <머리말/ '관심'과 ;타자'에 대한 이해>로 시작하여 총 4부에 걸쳐 일본 문화를 고찰한 후 <후기/ 일본적인 것과 에도시대>로 주 내용은 마무리됩니다. 첨부로 참고문헌과 그림 출처와 함께 <찾아보기>가 있어서 관련내용 찾아볼 때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움주고 있구요.

본문의 1부는 <동서양의 교류와 일본>으로 일본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와 서술 부분입니다. 여기에서는 일본이 어떻게 세계, 특히 서양과 교류하게 되고 제국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부는 <국민성과 문화코드 그리고 의식주>인데 일본인의 성향, 가치관, 국민성을 살펴보고 그들의 의식주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죠. 나름 일본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던 저 역시 생소하고 낯설은 내용들이 참 많았던 파트입니다. 3부는 <대중문화의 과거와 현재>로 일본 대중문화가 언제부터 구라파로 퍼지게 되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키요에로 촉발된 자포니즘은 익히 들었던 내용이지만 쿨 재팬과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시작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은 뜻밖이었어요. 4부는 <전통과 현재의 공존>으로 일본하면 떠오르는 일본문화를 주로 이야기하고 있는 장입니다. 가부키나 게이샤 역시 전세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진 일본 문화 중 하나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일본 전통 문화에 대해서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 도입부에는 범례가 나오는데 그 내용 많은게 책 내용이 만만치 않음을 미리부터 엿보게 해줍니다. 실제로 본문 읽어가는데 전문적인 내용이 상당히 많이 나오기에 이해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더군요.

 


 

 

 

 


인상적인 내용 무척 많지만 그중 저자가 관심 많으시다던 일본인의 이름 체계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죠.

책에는 중세 무사의 이름을 예로 일본인의 이름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상당히 복잡다단하더군요. 중세 일본 무사의 이름(풀 네임)은 <묘지+직명+본성+통칭(계묘)+실명+아명+법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렇다고 이 풀네임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했던 것도 아니랍니다. 일본인들이면 누구나 존경해 마지 않는다는 에도막부의 초대 쇼군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풀네임은 고쿠가와 지로사부로 미나모토 아손 이에야스 다케치요랍니다. 흔히 불리는 이름을 보면 묘지+실명이란걸 알 수 있는데 그렇다고 다 이런 것도 아니었고 실명보다 통칭을 더 많이 사용했었다 합니다. 통칭은 우리나라로 치면 자(字)와 호(号)와 유사하다고 하네요. 보통 묘지+통칭 or 실명으로 불리웠답니다. 에도시대의 무사들을 일생 동안 몇 번의 개명을 했었고 토요토미 히데요시처럼 이름의 변천과정을 통해 신분의 변화까지도 파악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잡했던 이름 체계가 메이지시대 태정관 포고가 발령되면서 <묘지+나마에>란 형태로 단순한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네요.

 


 

 

 

 


개인적으로 일본 건축 문화에 대해 관심이 좀 있었는데 책에는 주(住)생활 부분이 그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일본은 화산과 지진이 많아 흔들림에 훨씬 강한 목조가옥을 주로 지었다는데 목조주택이다보니 고층으로 짓기 어렵고 화재에 취약하며 방음이 잘 안된다는 단점도 있죠. 우리나라에도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일본식 가옥들이 군산과 인천 등지에 지금도 남아 있구요. 일본에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선게 언제부터인지는 전혀 생각해보질 않았습니다. 책에 따름 1918년 나가사키에 지어진 7층 아파트가 일본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아파트라는데요. 하지만 일본은 유럽과 거의 같은 시기에 콘크리트 건물들이 등장하였다고 합니다.

일본 가옥의 방바닥에는 우리의 온돌과는 달리 대부분 다다미가 깔려 있지요. 그런데 다다미와 온돌은 앉는 자세가 다르다면서 다다미는 무릎꿇고 앉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다다미 위에서는 닿는 부분을 적게 하는 자세인 꿇고 앉는 자세가 정좌라는군요. 살찐 사람들은 무릎꿇고 앉는게 힘들텐데 어마무시하게 살을 찌우는 스모선수들은 과연 정좌를 어떻게 취할지가 궁금해집니다.^^

 


 

 

 

 


현대 일본 문화를 대표하는 것으로 많은 이들이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손꼽습니다. 전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을 미국과 양분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의 그 분야의 소프트파워는 누구나 인정하는 대표적인 분야로 만화왕국 또는 애니메이션 강국이라 불릴 정도이죠. 그러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저력은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가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서 나름의 논거를 찾아볼 수 있었답니다. 2차세계대전 이후 시작되지 않았을까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책에 따름 그게 아니랍니다. 일본인들조차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하네요.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원형은 우키요에에서 찾을 수 있답니다. 우키요에는 에도시대 일본 서민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발달한 회화의 일종으로 지금의 신문이나 잡지, 포스터, 브로마이드, 전단지처럼 대량 생산되었고 보고 난 뒤에는 휴지조각처럼 버려지는 소모품이었답니다. 이는 그 당시 일본 에도시대는 도시 상공인인 조닌을 중심으로 하는 서민문화가 발달하게 된 시기로 '우키요에'는 목판을 이용, 여러색을 사용하여 찍어내는 컬러풀한 판화이기에 싼 값에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대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답니다. 이것이 유럽에 전해지면서 인상파 화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는게 미술사에 언급될 정도입니다.

책에 따름 일본 만화의 역사는 헤이안시대인 12세기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답니다. 그 이유로 드는게 일본 국보인 <반다이나곤에마키>에 사용된 <이지도즈호>기법으로 이 기법은 한 장에 다른 시간대에 일어난 일들을 순차적으로 그리는 방식을 말하는데 이것이 현대 만화가들의 기법과 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본격적으로 만화가 발달한 것은 인쇄문화가 발달한 메이지시대부터로 이때 만화잡지가 발간되었답니다.

 


 

 

 

 

이처럼 책에는 일본문화의 여러가지들을 그 근원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 한권만 있으면 일본문화에 대해서는 웬만한 일본인보다 더 많이 알 수 있을거 같네요. 일본인들이 향유하는 그들의 문화, 일본인들도 잘 모르는 일본 문화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이 책 적극 추천할만하다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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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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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 오직 나만을 위한 아름답고 신비로운 전시회 -


김영숙 著 / 빅피시 / 415 page

 

 

 

 

지은이 : 김영숙

펴낸곳 : 빅피시

발행일 : 2022년 2월 28일 초판1쇄

도서가 : 22,000원

 

 

 

 

 

 

회화의 역사는 언제부터 일까요? 어디에선가 본 것 같긴 한데 동굴벽화를 남긴 구석기시대일 것입니다.

1940년 프랑스 라스코에서 발견된 동굴벽화가 BC 1만5천여년 전에 제작된 것이라며 이것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동굴벽화라고 했었는데요. 최근 인도네시아의 랑테동게 동굴에서 기원전 4만5천여 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멧돼지 벽화가 발견되었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동굴벽화가 발견되어 기록을 갱신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인류는 무언가를 그린다는 행위는 인류의 출현과 함께 시작되었을 듯 여겨지네요.

문자로 이루어지는 문학이나 악기에 의해 표현되는 음악과 달리 미술은 다양한 표현매체를 사용하지요. 회화 역시 흙이나 석기, 금속을 이용하여 표현한 벽화에서 보듯이 다양한 것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회화의 표현매체는 보다 전문화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동양에서는 비단과 종이의 발명으로 붓과 먹을 사용한 그림들이, 서양에서는 기름으로 갠 물감과 캔버스의 발명으로 유화가 발달하게 되니까요.

얼마전 도서까페에서 모집한 서평단을 통해 서양화 관련 도서를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이란 제목의 책이었는데 그 책의 구성 형태가 매우 독특하게 다가오더랍니다.

이 책은 <365일 명화 일력>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편찬한 책이라는데요. 스프링 일력에 비하면 회화작품 찾아 보기가 좀 더 수월할 듯 하고 소장가치 또한 더 좋아 보입니다.

명화 일력 가격이 18,800원이니까 큰 차이 없는 구입가를 생각함여러모로 책으로 구입하는게 더 좋을 듯 하네요.

 

 

 

 

저자는 학부에서 서어서문학을 전공한 분으로 주한 칠레대사관과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근무하셨답니다.

취미로 좋아한 그림에 관심이 깊어져 이순(耳順) 무렵 늦깎이로 대학원에 들어가 미술사를 공부하셨다는데요. 지금은 곧 환갑이 될 나이지만 그간 공공단체나 기업, 갤러리 등에서 미술사를 강의하였고 다수의 미술 관련 베스트셀러를 집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셨다는군요.

그 열정을 봄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됩니다.

 

 

 

 

책은 <작가의 말>로 시작되는데 그 수록된 문장들에서 작가의 취향이 어려있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에세이는 이렇게 써야겠구나란 생각도 들었구요.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6페이지엔 <오직 나만을 위한 아름답고 신비로운 미술관 여행>이, 7페이지엔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을 감상하는 법>이 나옵니다. 6페이지는 이 책의 성격과 목적, 이용 팁에 대해 알려주고 있고, 7페이지는 책에 수록된 명화들 정보를 어떻게 보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내용이었죠.

특이했던건 6페이지의 요일별 설명이었는데요. 월요일은 에너지, 화요일은 아름다움, 수요일은 자신감, 목요일은 휴식, 금요일은 설렘, 토요일은 영감, 일요일은 위안이라는데 그 설명 읽으면 왠지 편안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어요.

 

 

 

 

책에는 친절하게도 다 읽은 페이지를 체크할 수 있도록 책 감상법 바로 다음장에 두페이지에 걸쳐 있습니다.

주별, 요일별로 잘 맞춰서 체크할려면 부지런하고 무척 성실해야 할 것이고 게다가 인내심과 끈기도 좋아야 할거 같습니다.

하루에 그림 한 점만 보려니까 어찌나 답답하던지 정말 쉽지 않더군요.^^

 

 

 

 

 

책에는 곳곳에 화가들의 자화상과 그들이 남긴 글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부분 잘 알려진 화가들이지요.

각 화가들이 남겼다는 그 단문들을 읽어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것들이 많았었는데요. 그 중 피카소의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현실이 된다."라는 말은 광고카피로 많이 쓰였던거 같습니다.

아무튼, 그 중 일부분을 캡쳐해서 여기에 남겨 봅니다.

 

 

 

 

 

책에는 명화들이 한페이지에 한점씩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총 365점이 나오는 것이죠.

첫번째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의 <분홍색 장미가 있는 꽃병>이었고, 마지막 작품은 클로드 모네의 <까치가 있는 풍경>이었습니다.

두 작품 다 화가에 대해서는 누구나 잘 아는 작가이긴 합니다만 적어도 첫장과 마지막장은 널리 알려지고 유명한 작품이 등장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러질 않았네요..

제가 무식해서 이 작품들을 몰라본거 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름 많은 미술 관련 책자들 읽은 저 조차 생각나질 않는 걸 보면 많은 사람들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요? 아님 말구요.^^

 

 

  

 

 

서양화는 화포(캔버스)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벽화가 중심이었죠. 르네상스시대와 그 이전 시대의 작품들을 생각함 수긍이 갈 것입니다.

아직까지 365점 전부 보진 못했고 절반 정도 본 상태입니다만 책에 수록된 작품들 대부분이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 시대에 많이 사용되었다는 패널에 그려진 작품도 조금은 있었어요.

지구인이라면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패널에 기름안료를 사용하여 그려진 유채화였다는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이 책은 한번에 주욱 보는 것 보다는 짬 날 때 마다 틈틈히 명화 감상한다는 기분으로 찾아 보는 것도 좋을거 같습니다.

더우기 책 마지막에는 작품명별, 작가별, 국가와 박물관별 인덱스가 각각 수록되어 있어서 명화 찾아보기 무척 수월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서양회화 작품들이 수록된 서적들 중 한권이지만 지속적으로 손길이 갈 것만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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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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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

- 신선하고 재미있는 일본 문화!

키워드로 만나보는 스물두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

최수진 著 / 세나북스 / 167 page

 

 

 

 

 

지은이 : 최수진

펴낸곳 : 세나북스

발행일 : 2022년 2월 16일 1판1쇄

도서가 : 12,000원

 

 

 

가까우면 가깝고 멀다면 멀다 할 나라인 일본은 중국, 러시아와 함께 우리나라에 인접하고 있는 나라들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면 러시아의 비중은 미미하지만 중국과 일본은 좋건 나쁘건 많은 영향을 미친 나라들이지요.

특히 외래에서 전래된 문화들은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일본에서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한국에서 일본과 중국으로 등 한중일 상호간에 미친 영향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각 나라별 발달된 고유문화도 있지요.

그런데 현재 동아시아 삼국의 고유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함 아리송해집니다.

 

최근 일본 문화와 관련된 책을 읽었습니다.

<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란 책인데 예전 일본 유학 했었고 일 관계로 일본 출장 갈 일이 꽤 있었던 저자가 일본에 대해 느꼈던 일본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에세이였어요.

도서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은 22개의 키워드별로 일본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너무나 공감가는 이야기들 꽤 있었고 잠시 생각하게 하는 글들도 많았습니다.

아쉬웠던건 수록된 사진들이 흑백사진이란 점인데 저만의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사진은 각 장별 이야기 마지막에 나오는데 스토리 집중하다가 마지막 흑백사진을 보니까 읽으면서 느꼈던 공감과 감동이 약간 줄어드는거 같더군요.

 

저자는 세나북스 대표로 2015년부터 1인 출판사를 시작한 분입니다.

20대 후반 일본 어학연수를 하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답니다. 이후 출판사 설립을 통해 일본 관련 에세이 여러권을 출간하는 등 취미와 직업을 연결하였다는군요.

저자 스스로도 일본에 대한 관심과 일본 여행이라는 취미를 직업과 연결할 수 있었다는게 감사한 일이라고 합니다. 부럽단 생각이 많이 드네요.^^

 

책은 <들어가며>로 시작되어 22장의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22개 키워드를 각 장별 테마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 주로 식도락과 관련있는 주제들이 많아 보입니다.

모든 내용들이 흥미롭고 재밌었지만 그중 <시니세와 모노즈쿠리 그리고 장인정신>과 <오미야게 이야기>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들어가며>에선 이 책을 쓰게 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는 일본 문화와 관련된 자료를 검색할 때 쓰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책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내게 되었다네요.

이 책을 내기 위해 새로 쓴 원고도 있지만 평소에 블로그 등에 썼던 내용을 추리고 다듬어 수록한게 대부분이라는군요.

여하튼, 읽어보니 이 책은 일본의 문화와 여행을 기반으로 한 에세이가 맞는거 같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몇개의 장에 대해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5번째 장 <시니세와 모노즈쿠리 그리고 장인정신>은 택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처음엔 택시가 장인정신과 어떤 관계가 있는거지 싶었는데 내용을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더군요.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 만들기'를 의미하는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는 원래 '물건을 만드는 것'이지만 지금은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독특한 제조 문화를 일컫는 대명사로 쓰여진답니다.

일본은 모노즈쿠리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이는 장인정신을 높이 평가합니다.

특히나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력이라는 모토로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하는 일본 특유의 풍토도 있다고 하네요.

일본은 이러한 경향이 쌓이고 모인 연구개발들로 노벨상 수상자까지 배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어떤지...

책에선 모노즈쿠리가 17세기 초 무렵부터 시작되었다 말하는 듯 보입니다.

일본은 에도시대부터 기술직을 존중하는 의식이 정착되어서 이로 인해 땀 흘려 일하는 장인과 그러한 장인이 만든 제품들을 공급시켜 주는 오랜 전통을 가진 기업이나 상점(시니세,老鋪)의 상인들을 존중하게 되었다네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금강조)이 바로 일본에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한번 쯤은 들었을텐데요.

쇼토쿠태자의 초대로 통신사와 함께 건너 온 건축장인 류중광(일본명 : 곤고 시게미쓰)에 의해 578년 창설된 곤고구미(金剛組)가 바로 그 기업인데 지금은 파산해 다른 기업에 인수되었다고 합니다.

여튼, 이러한 사회적 경향으로 일본에는 1백년 이상된 기업이 20,304개나 있고 5백년 이상의 기업도 34개사나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란 생각이 들던데.. 참 대단하죠?

 

15번째 장 <오미야게 이야기>는 제목에서부터 뭔 말인지 몰라 오미야게 설명 부분부터 읽었습니다.

오미야게(おみやげ)는 '선물'을 의미하는 토산(土産,どさん)보다는 공손한 말로 책에는 지방특산물로 된 선물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젊은 시절엔 오미야게를 뭐하러 주고 받느냐 생각했었다는데요.

일본 출장 가서 일본인 동료들에게 자르지 않은 커다란 김을 선물했더니 "이거 최상이 사 온거 맞아요"란 말을 듣고 충격을 먹었다는군요.

연륜이 쌓인 지금의 저자는 이 오미야게가 어떤 물건을 주고 받는 것이라기 보단 마음을 주고받는 거로 여긴답니다. 그렇죠.~!

비싸지 않고 작은 것을 주고 받는 그 행위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서요..

제 경우엔 여름 휴가 해외여행 갔다와서 이러한 오미야게 구입해서 직장 동료들에게 조금씩 나눠줬더니 그런게 힘들게 뭐하러 사왔냐고 타박받았던 기억만 납니다만...

우리나라도 회사든 지역사회든 갈수록 삭막해지고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횡행하는 세태에 물들어가고 있는데요.

이러한 오미야게처럼 그게 뭐든 정을 나누는 문화가 매우 필요해 보였습니다. 갑자기 초코파이가 먹고 싶어지네요.^^

 

책은 읽다 보면 잘 알지 못했던 일본 문화, 어떻게 보면 일본인들의 가치관에 대해 알게 되는거 같습니다.

몇년 전 교토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경험했던 온천이나 료칸, 어디서든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도시락들이 생각나더군요.

온천 찾아가다가 지도 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지켜 보시던 어르신이 말도 안 통하는데 손짓 발짓 다해가시며 설명해주시다가 나중엔 목적지까지 직접 안내해주셨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이처럼 책에 수록된 내용에는 기시감이 들 정도로 개인적 경험과 겹쳐치는 부분 꽤 있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나게 읽었던거 같아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 여행은 커녕 국내 여행도 가기 어려운 요즈음 이처럼 책을 통해 예전에 느꼈던 여행 감성 다시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 보시라 적극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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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랑과 욕망 세계사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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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랑과 욕망 세계사

- 사랑과 욕망으로 세계사를 바꿔놓은 28인 이야기 -

호리에 히로키 著, 김수경 譯 / 사람과나무사이 / 347 page

지은이 : 호리에 히로키

옮긴이 : 김수경

그린이 : 이강훈

펴낸곳 : 사람과나무사이

발행일 : 2021년 12월 31일 1판1쇄

도서가 : 17,500원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다 보면 역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결정적 사건들, 예를 들면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살라미스 해전이나 콜롬부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프랑스 대혁명,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 레닌의 10월 혁명 등과 같이 주요 사건들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베갯머리 송사라 하여 잠자리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것을 청하는 일로 역사가 뒤바뀐 일도 흔하다고 하지요. 이는 왕조국가에서는 흔하게 벌어졌던 일이기도 했습니다.

얼마전 도서카페 책과콩나무를 통해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랑과 욕망 세계사>란 책을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앞서 말한 내용과도 관련이 있지만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랑과 욕망이 어떻게 세계사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그 흑역사를 보여주는게 주된 내용입니다. 책 제목처럼 읽어보니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이긴 한데 뭔가 개운치 않고 씁쓸하더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죠..

저자는 1977년 일본 오사카 태생으로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분입니다. 전에 저자가 집필한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엽기 인물 세계사>란 책을 읽어봤었는데요. 그 책을 보면서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뒷 이야기들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 출간 도서 역시 그러하더군요. 저자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러한 소재들을 입수하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지더랍니다.

책은 서문과 28가지의 에피소드, 참고문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차례(목차)만 하더라도 10page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분량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28명의 인물,가문들을 6가지 테마로 분류하여 묶어서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목차에는 6가지 테마와 28개의 에피소드, 그리고 에피소드의 단락들 마다 나오는 부제들이 기재되어 있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책 내용의 절반은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목차 앞에는 28이란 숫자와 함께 책에 나오는 여러 삽화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삽화들을 보면 그 느낌이 꽤 독특하다 느껴지는데요. 산업디자인과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책과 잡지, 광고 등 여러 매체에서 그림을 그렸다는 분이 그려서 그런가 봅니다. 그린이 소개를 보니 작품을 표현하는 개성과 기법이 다양하고 아이디어가 기발한 일러스트레이터라 하고 있는데요. 전 이 그림들 보다 보니까 네덜란드의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과 팝아트의 대가 로이 릭텐스타인(리히텐슈타인)의 작품들이 떠오르더랍니다.

 

책에 나오는 28인은 세상사람들이 다 잘아는 인물들입니다. 하지만 그 인물들과 연관된 사람들은 그게 누구지? 하는 이가 대부분이었죠.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역시 흥미로움과 재미를 돋구는 저자의 필력이 참으로 대단하단 생각이 들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쉼 없이 단 한번에 독파하게 되었답니다. 페이지 분량이 그리 적은 편도 아닌데 참 신기한 일이지요. 사실 글자 폰트와 줄 간격이 약간 크긴 합니다. 그래서 읽는데 눈에 피로도가 많이 덜하다 느껴졌구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랑과 욕망의 세계사 6가지 테마(Thema)

1. 역사를 움직이는 두 가지 힘, '사랑'과 '욕망'

2. 예술은 사랑을 낳고 사랑은 예술을 낳고

3. 남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존재감을 빛낸 여자 이야기

4. 불세출의 영웅과 천재도 뛰어넘지 못한 장애물은?

5. 부와 권력을 향한 브레이크 없는 인간의 욕망

6. 최고 권력자도 대문호도 파멸오 이끈 광기와 충동



책에서 첫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은 마리 앙투아네트로 누구나 잘 아는 그 유명한 프랑스 루이16세의 부인이자 왕비인 여성이죠. 그녀에 대한 평이 연민과 저주 등 극과 극을 치닫는 경우가 많은 듯 한데 이 책에선 그러한 내용은 없고 딱 한마디 언급하고 있습니다. 도주중 잡히게 되어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음에도 품격을 잃지 않고 담담히 국왕의 곁을 지켰다고요. 결점이 많은 그녀이지만 이 점만은 찬사를 보내야 할 훌륭한 처신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에피소드 1에서는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걸어가며 헌신했었다는 스웨덴 출신의 한스 악셀 폰 페르센 백작 이야기가 주로 채워져 있답니다. 그는 자신이 열렬히 사모했던 앙투아네트 왕비를 위해 국왕 부부를 오스트리아로 도피시키고자 한 사건, 일명 바렌 도주 사건을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개인적으로 동원한 자금이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200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막대한 금액이 들었다고 하네요.. 헐..

하지만 백작이 어렵게 마련한 6마리 말이 끄는 대형 마차에는 국왕 부부가 챙겨 간 수많은 호화 물품들 무게 때문에 달리는 속도는 지체되었답니다. 더우기 마차가 파리를 벗어나 봉디라는 마을에 당도하자 루이16세는 페르센 백작에게 마차에서 내리라 명령하였다죠. 이후부터는 국왕이 직접 지시하여 이동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페르센 백작이 2명의 마부를 효율적으로 통솔하며 그나마 빠르게 달렸던 마차는 민달팽이처럼 더더욱 느려졌다고 하네요. 결국 이러한 패착들이 쌓여 국경 근처 바렌이란 마을에서 추적자들에게 붙잡히게 되었답니다.

에피소드의 마지막 부분에는 앙투아네트 왕비와 페르센 백작, 루이16세의 관계에 대한 여러가지 말들과 해석들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저자는 앙투아네트와 페르센이 플라토닉한 관계에만 만족하지는 않았을거란 약간 그런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체포된 이후인 1792년 2월 13일 늦은 밤 페르센은 국왕부부가 감금되어 있는 튀일리궁에 은밀하게 침입했답니다. 그는 몰래 앙투아네트와 만나 다음날 아침까지 보냈다는데요.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온갖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는군요. 그러면서 저자는 그 일을 여기서 더는 왈가왈부하지 말자고 합니다.. 흐흠.. 앙투아네트와 밤을 보낸 다음 날 페르센 백작은 루이16세를 알현하여 다시 도주계획을 제안했답니다. 하지만 국왕은 일언지하에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고 결국 이듬해 1월 국왕은 단두대에서 처형되었으며 앙투아네트왕비 역시 10월에 남편과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국왕 부부가 처형된 이후 페르센백작은 스웨덴으로 돌아갔는데 18년 후인 1810년 그가 스웨덴 왕자를 독살했다는 소문이 퍼졌답니다. 그럼에도 백작은 왕자의 장례식에 참가하였는데 그의 모습을 보고 분노한 사람들이 그를 공격하여 무참하게 살해되었다네요. 그가 죽은 6월 20일은 바렌도주사건이 일어난 일과 같은 날짜 였기에 많은 수군거림이 나돌았다고 합니다.. 이걸 어떤 모습의 사랑이라고 해야 할런지.. 욕망과 집착이라고 하는게 더 맞는 말 같기도 하네요..


책 소개 내용을 처음 읽었을 때 관심이 갔던 것은 아인슈타인 이야기였습니다. 그의 뇌가 적출되어 보관되고 있다는 얘기는 언뜻 들었는데 200조각으로 나뉘었다는 건 생소한 이야기였기 때문이죠. 책에선 그 얘기에 앞서 그의 유명한 사진, 혀를 내민 사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익살스런 표정의 그 사진은 보기와는 다르게 우연찮게 촬영된 거라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어디서나 무례하게 굴고 거리낌 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기자들과는 그다지 좋은 관계는 아니었답니다. 좀처럼 웃는 일이 없는 아인슈타인을 웃게 만들려는 기자의 속셈에 넘어가 거의 웃는 얼굴로 찍힐 뻔했을 때 아인슈타인은 웃는 얼굴 대신 혀를 내미는 모습으로 위기(?)를 모면했다고 하네요. 그러한 상황을 상당히 불쾌해 여겼지만 나중에 그 사진을 보고서는 마음에 너무나 든 나머지 기자에게 여러 장 인화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흠.. 늘 생글거리는 표정인 줄 알았던 그가 그러했다는게 상상이 잘 가질 않네요..

이어지는 이야기가 바로 그의 뇌 이야기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유언으로 화장을 해서 뉴저지주의 어딘가에 뿌리는 것으로 장례식을 끝내달라는 내용이었다는데 현실은 그의 바램과는 다르게 흘러갔다고 합니다. 당시 미국에선 사망하면 관례적으로 병원에서 부검을 받게 되는데 부검 담당의가 유족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아인슈타인의 사체에서 여러 기관을 적출했었다는군요. 그 부검 담당의는 아인슈타인의 뇌 무게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었다는데요. 당시에는 뇌의 무게가 그 사람의 지적 능력을 보여준다고 믿었던 시기였었기에 그 역시 그렇게 믿고 적출하여 측정했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 믿음과는 달리 아인슈타인의 뇌는 평균 성인 남성의 뇌보다도 가벼운 1.2㎏이었다고 합니다. 그러한 현실을 믿을 수 없었던 부검의는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그 뇌를 포르말린 병에 넣어 표본으로 만들었고 대학 연구실에서 뇌를 200조각 넘게 잘랐답니다. 하지만 부검의로로서는 그 뇌를 분석할 만한 기술도 수단도 없었기에 고민 끝에 전 세계의 뛰어난 과학자들에게 아인슈타인의 뇌조각을 보내기 시작했다네요. 그런데 누구에게 어떤 부분을 넘겼는지 그러한 목록이나 어떠한 자료도 남겨 놓지 않아 보내지 않고 남은, 절반 정도의 뇌만 남아 전해지고 있답니다.. 이래저래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지요.. 이 내용 보고는 사후 신체 기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책에 수록된 인물 중 두명만 요약해 보았지만 책에는 이처럼 흥미를 끌만한 잘 알려지지 않은 26건의 에피소드들이 더 있답니다. 프랑스 역사상 가장 음란한 왕비였다는 마고 여왕, 여자와 사랑을 나누어야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피카소, 나치스 장교들과 교류하던 코코 샤넬, 아들을 영국 총리로 만든 제니 처칠의 화려한 남성 편력 등 제목처럼 사랑과 욕망과 관련된 내용도 다수 수록되어 있어요. 이러한 이야기들에 호기심 많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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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석을 따라 서울을 거닐다 - 광복 이후 근대적 도시에서 현대적 대도시로 급변하는 서울의 풍경 표석 시리즈 3
전국역사지도사모임 지음 / 유씨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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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표석을 따라 서울을 거닐다

광복이후 근대도시에서 현대도시로 급변하는 서울 풍경

전국역사지도사모임 / 유씨북스 / 303 page

 


 

 

 

 

지은이 : 전국역사지도사모임

펴낸곳 : 유씨북스

펴낸날 : 2021년 10월 20일 1판1쇄

도서가 : 15,800원

 

 

 

5천만 대한민국 인구중 1천만명이 거주하는 수도 서울은 조선왕조가 개창되면서부터 한반도의 수도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고려시대에도 남경이라 하여 중요 도시 중 하나였긴 했지만 명실상부한 수도로서의 위상을 확립한건 조선의 수도 한양이 그 시작이었지요. 그러한 서울을 표석을 통해 살펴보는 시리즈 책자 중 하나로 얼마전 네번째 도서가 출간되었는데 <표석을 따라 서울을 거닐다>란 책입니다. 한마디로 표석을 통해 20세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살펴보는 책이지요.

시리즈로 이전에 출간되었던 세권의 책은 <표석을 따라 경성을 거닐다(2016)>, <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2018)>, <표석을 따라 제국에서 민국으로 걷다(2019)>으로 이중 두권('한성', '제국에서 민국'편)을 이미 읽어보았는데 매우 흥미롭고 인상적인 책이었는데요. 이번 출간된 '서울'은 어떤 내용일런지 기대가 컸었는데 읽어보니 역시나 그 기대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전국역사지도사모임으로 되어 있지만 목차를 보면 각 장별로 집필한 10분의 이름이 보입니다. 이 모임은 모두 문화해설사 또는 교육지도사로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시는 회원들의 모임으로 '살아 있는 역사 교육'으로 역사 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학습 자료를 개발하고 있으시다고 합니다. 문화유적지나 문화재, 고궁이나 사찰 등 역사 문화가 살아 숨쉬는 현장을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되는 유용한 콘텐츠를 만드신다니 여행길이 풍성해질 것도 같습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고 준비한 만큼 느낄 수 있다고 하니까요.

 

책은 그간 출간된 시리즈 책자와 동일하게 본문이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 머리에 - 한성, 경성 그리고 서울>로 시작되고 이어지는 1부에는 "근대적 도시화의 시작"이란 주제로 6개의 장이 있는데 <종로 길 - 모더니스트를 만나다(손은희)>, <명동 길 - 문화 예술의 산실, 다시 꿈꾸다(강선애)>, <용산 길 - 금단의 땅, 문이 열리다(김형기)>, <영등포 길 - 군사비행장에서 한국 경제의 상징으로(김미숙)>, <마포 길 - 서울 성장 발자취, 한강의 기적(김홍렬)>, <동대문 길 - 가난이 만들어낸 끈질긴 생명력(한이수)>로 구성되어 있는데 광복 이후 서울이 근대적 도시로 변모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장입니다.

2부는 "현대적 대도시의 건설"을 주제로 4개의 장, <은평 길 - 서울의 경계점이 아닌 내일의 시작점(정순희)>, <구로 길 - 수출산업의 메카 구로공단 이야기(손안나)>, <강남 길 - 정권이 만든 아파트공화국(김태휘)>, <잠실 길 - 올림픽을 치른 서울의 시그니처(임정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서울의 도시 확장과 현대적 대도시를 건설해가는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는 장인데 각장의 제목들을 보면 내용이 대충 짐작이 가기도 하지요.

마지막으로 <표석 찾아보기>와 <참고 문헌>, <집필진 소개>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목차 다음에는 구한말 한성에서부터 1970년대 서울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확장되어 왔는지 지도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시대별로 색깔을 통해 구분하여 어떻게 서울이 확장되어 갔는지 그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지요.

구한말 당시의 한성은 4대문 내로 한정되어 있었지만 1910년대 경성은 동쪽으로는 동대문 너머 신설동까지, 남쪽으로는 남산 너머 용산까지 확장되었고, 1930년대의 경성은 2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확장되었으며, 50년대와 70년대의 서울은 그 2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지속적인 행정구역 개편과 함께 확대되어 왔음을 알 수가 있어요.

 

 

 

 

 

책의 첫 장은 종로 길로 시작됩니다. 이곳은 조선이 건국되면서 조성된 상업의 중심지였다고 합니다. 근대에 이 길을 따라 전차 노선이 부설되면서 서울의 중요한 교통로가 되었고 이는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면서 80년대까지 이어왔습니다. 학교,시장,극장 등이 있어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종로 길에는 종각 바로 옆에 위치한 종로서적이 있었죠. 2002년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때까지 서점의 역할은 물론 만남의 광장으로 많은 이들이 애용하던 곳이었습니다.

1장의 타이틀은 "모더니스트를 만나다"로 20세기 초 무렵 활동하던 작가들과 관련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종로 길 주변에는 의외로 작가들 집터와 작가가 운영하던 책방, 가게들이 꽤 있더군요. 광화문 교보빌딩 주차장 터에는 <목마와 숙녀>로 유명한 박인환의 집터가 있고 종로3가 낙원동에는 박인환이 열었던 서점 <마리서사>가 있었으며 탑골공원 건너편에는 김수영 집터였었답니다. 책에서는 박인환과 김수영간 복잡미묘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좀 뜻밖이었어요.

 

두번째 장인 명동 길의 제목은 "문화 예술의 산실, 다시 꿈꾸다"로 2장의 글 전제적으로 보면 명동예술극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명동은 비가 오면 땅이 질어서 넘기 힘들다 하는 "진고개"라 부를 정도로 구한말까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일제강점기 때 혼마치(本町)이라 불리던 충무로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게 되면서 명동(明治町) 일대에 상가와 백화점, 극장 명치좌(明治座)가 세워지면서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부각되기 시작했답니다. 이 명치좌가 지금의 명동예술극장으로 1936년에 세워진 것이랍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에는 명동성당 일대와 중국대사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재건하게 되는데 이때 고층 빌딩과 함께 금융기관 본사들과 증권거래소가 들어오고 양장점과 백화점들이 대거 문을 열어 서울의 대표적 번화가로 거듭났답니다. 1979년 증권거래소가 여의도로 이전하고 금융기관들도 따라가면서 명동은 점차 활기가 떨어지고 그 명성은 영동개발사업 결과 눈부시게 발전한 강남으로 넘어가게 되었답니다.

이러한 명동에는 한국전쟁 이후 기라성같은 문화예술가들이 드나들던 다방과 주점들이 즐비했었답니다. 문인들은 '모나리자', 방송인은 '라이뿌룸', 연극인은 '은하수' 등 다방마다 모이는 사람들의 성격이 다르기도 했다네요. 이 모든 사람들과 다 연계되는 인물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명동백작 이봉구'란 분으로 '은성의 풍경화', '명동의 산증인', '명동시장' 등 별명도 참 많은 분입니다. 이 분이 주로 가던 단골집은 '은성주점'으로 오죽하면 편지에 '은성주점 이봉구'라 쓰면 배달될 정도라 하네요.

 

세번째 장은 용산 길로 "금단의 땅, 문이 열리다"가 타이틀입니다. 다들 주지하시다시피 용산은 최근 주한미군이 용산기지로 사용하다가 평택기지로 이전으로 돌려받게 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죠. 용산은 조선시대부터 한강과 연결되는 지정학적 조건으로 인해 전국의 조운선들이 몰려드는 포구로 발전했던 곳이랍니다. 하지만 이런 요충지란 점 때문에 고려말 몽고군의 병참기지로 사용되었고 임진왜란 때는 왜군이 보급기지를 설치했으며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 군대가 주둔했던 곳이었답니다. 청일전쟁 때는 일본군이 주둔하다가 을사늑약 이후에는 군사기지화 하여 한반도 무력통치와 대륙 침략의 거점으로 삼았다지요. 해방 이후에는 미군이 들어와 7사단 사령부를 설치했었고 한국전쟁 후에는 주한미8군사령부로 들어와 미군기지로 공여되었죠.. 대한민국 영토임에도 주권이 미치지 못하던 곳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었단 사실..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이 책을 통해 새삼 되새겨보게 되었네요.

그리고 새로 알게 된 용산의 역사가 있었는데 용산에는 국내 3대 제과회사(크라운해태제과,오리온제과,롯데제과)가 몰려 있었답니다. 해방 전까지 용산에는 영강제과(남영동), 경성제과(갈월동), 장곡제과(후암동), 대서제과(용문동), 궁본제과(용산경찰서 앞), 기린제과(공덕동), 풍국제과(삼각지), 조선제과 등 8개 제과업체가 있었는데 해방후 일본인들이 경영하던 제과 생산시설들이 한국인들에게 불하되면서 해태제과(前영강제과),오리온(동양)제과(前풍국제과)가 탄생했다는 것이죠. 다만 롯데제과는 1967년 일본에서 한국으로 진출하면서 용산에 본사를 둔 케이스랍니다.

책은 그러한 용산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관련 표석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전개가 너무 매끄러워서 표석 이야기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네번째 장은 영등포 길로 "군사비행장에서 한국 경제의 상징으로"입니다. 처음 목차를 봤을 땐 영등포 길이라 해서 어딘가 싶었는데 본문 읽어보니 여의도가 주 대상이었어요. 물론 여의도 뿐만 아니라 영등포 일대에 대해서만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강 이남 지역 중 서울 행정구역에 포함된 곳은 영등포 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책 처음에 서울 확장을 보여주는 지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새로왔던 것은 60년대말 시작된 강남개발이 처음에는 영동개발이라고 불렀었다는 점인데 영등포(永登浦)의 동(東)쪽이라 영동(永東)이라 한 것이랍니다. 당시엔 강남과 잠실 일대가 서울이 아닌 경기도였고 지금은 분구되어 있지만 그 당시엔 지금의 강서구와 양천구, 구로구, 금천구, 관악구, 동작구도 영등포구에 속했으니 영동이라 불릴만도 합니다. 그 시원은 1973년 영동출장소가 신설되어 지금의 강남구 일대를 관할하면서부터 생겼다는군요.

 

이후 다섯번째부터 열번째 장은 다음 기회에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리한 내용을 꼭 남겨놓고 싶은데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본문이 마무리되면 그 뒤에는 그간 출간된 시리즈 책자와 마찬가지로 책에서 언급된 표석 사진들이 이어져 나옵니다. 그런데 미설치된 표석이라는 사진도 있었는데 그건 집필진들이 표석이 설치될 만한 곳이라 설명하던 곳들이라 넣어둔거 같네요. 아무튼, 서울 도심과 부도심이 어떻게 확장되고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책은 지역별 길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어요.

책은 구한말 한성에서부터 어떻게 지금의 서울로 변화해갔는지,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과 사회상황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70~80년 이야기 같은 경우에는 읽다가 가물가물한 옛 기억들을 회상해보느라고 시간 많이 잡아 먹게 되더군요. 읽으면서 감회가 새롭단 말이 수시로 나오더랍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70년대 이전 출생하신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전 이 시리즈 책자의 영향으로 길 가다가 표석이 보이면 유심히 그 내용 살펴보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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