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 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

- 신선하고 재미있는 일본 문화!

키워드로 만나보는 스물두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

최수진 著 / 세나북스 / 167 page

 

 

 

 

 

지은이 : 최수진

펴낸곳 : 세나북스

발행일 : 2022년 2월 16일 1판1쇄

도서가 : 12,000원

 

 

 

가까우면 가깝고 멀다면 멀다 할 나라인 일본은 중국, 러시아와 함께 우리나라에 인접하고 있는 나라들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면 러시아의 비중은 미미하지만 중국과 일본은 좋건 나쁘건 많은 영향을 미친 나라들이지요.

특히 외래에서 전래된 문화들은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일본에서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한국에서 일본과 중국으로 등 한중일 상호간에 미친 영향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각 나라별 발달된 고유문화도 있지요.

그런데 현재 동아시아 삼국의 고유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함 아리송해집니다.

 

최근 일본 문화와 관련된 책을 읽었습니다.

<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란 책인데 예전 일본 유학 했었고 일 관계로 일본 출장 갈 일이 꽤 있었던 저자가 일본에 대해 느꼈던 일본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에세이였어요.

도서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은 22개의 키워드별로 일본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너무나 공감가는 이야기들 꽤 있었고 잠시 생각하게 하는 글들도 많았습니다.

아쉬웠던건 수록된 사진들이 흑백사진이란 점인데 저만의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사진은 각 장별 이야기 마지막에 나오는데 스토리 집중하다가 마지막 흑백사진을 보니까 읽으면서 느꼈던 공감과 감동이 약간 줄어드는거 같더군요.

 

저자는 세나북스 대표로 2015년부터 1인 출판사를 시작한 분입니다.

20대 후반 일본 어학연수를 하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답니다. 이후 출판사 설립을 통해 일본 관련 에세이 여러권을 출간하는 등 취미와 직업을 연결하였다는군요.

저자 스스로도 일본에 대한 관심과 일본 여행이라는 취미를 직업과 연결할 수 있었다는게 감사한 일이라고 합니다. 부럽단 생각이 많이 드네요.^^

 

책은 <들어가며>로 시작되어 22장의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22개 키워드를 각 장별 테마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 주로 식도락과 관련있는 주제들이 많아 보입니다.

모든 내용들이 흥미롭고 재밌었지만 그중 <시니세와 모노즈쿠리 그리고 장인정신>과 <오미야게 이야기>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들어가며>에선 이 책을 쓰게 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는 일본 문화와 관련된 자료를 검색할 때 쓰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책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내게 되었다네요.

이 책을 내기 위해 새로 쓴 원고도 있지만 평소에 블로그 등에 썼던 내용을 추리고 다듬어 수록한게 대부분이라는군요.

여하튼, 읽어보니 이 책은 일본의 문화와 여행을 기반으로 한 에세이가 맞는거 같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몇개의 장에 대해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5번째 장 <시니세와 모노즈쿠리 그리고 장인정신>은 택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처음엔 택시가 장인정신과 어떤 관계가 있는거지 싶었는데 내용을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더군요.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 만들기'를 의미하는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는 원래 '물건을 만드는 것'이지만 지금은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독특한 제조 문화를 일컫는 대명사로 쓰여진답니다.

일본은 모노즈쿠리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이는 장인정신을 높이 평가합니다.

특히나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력이라는 모토로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하는 일본 특유의 풍토도 있다고 하네요.

일본은 이러한 경향이 쌓이고 모인 연구개발들로 노벨상 수상자까지 배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어떤지...

책에선 모노즈쿠리가 17세기 초 무렵부터 시작되었다 말하는 듯 보입니다.

일본은 에도시대부터 기술직을 존중하는 의식이 정착되어서 이로 인해 땀 흘려 일하는 장인과 그러한 장인이 만든 제품들을 공급시켜 주는 오랜 전통을 가진 기업이나 상점(시니세,老鋪)의 상인들을 존중하게 되었다네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금강조)이 바로 일본에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한번 쯤은 들었을텐데요.

쇼토쿠태자의 초대로 통신사와 함께 건너 온 건축장인 류중광(일본명 : 곤고 시게미쓰)에 의해 578년 창설된 곤고구미(金剛組)가 바로 그 기업인데 지금은 파산해 다른 기업에 인수되었다고 합니다.

여튼, 이러한 사회적 경향으로 일본에는 1백년 이상된 기업이 20,304개나 있고 5백년 이상의 기업도 34개사나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란 생각이 들던데.. 참 대단하죠?

 

15번째 장 <오미야게 이야기>는 제목에서부터 뭔 말인지 몰라 오미야게 설명 부분부터 읽었습니다.

오미야게(おみやげ)는 '선물'을 의미하는 토산(土産,どさん)보다는 공손한 말로 책에는 지방특산물로 된 선물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젊은 시절엔 오미야게를 뭐하러 주고 받느냐 생각했었다는데요.

일본 출장 가서 일본인 동료들에게 자르지 않은 커다란 김을 선물했더니 "이거 최상이 사 온거 맞아요"란 말을 듣고 충격을 먹었다는군요.

연륜이 쌓인 지금의 저자는 이 오미야게가 어떤 물건을 주고 받는 것이라기 보단 마음을 주고받는 거로 여긴답니다. 그렇죠.~!

비싸지 않고 작은 것을 주고 받는 그 행위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서요..

제 경우엔 여름 휴가 해외여행 갔다와서 이러한 오미야게 구입해서 직장 동료들에게 조금씩 나눠줬더니 그런게 힘들게 뭐하러 사왔냐고 타박받았던 기억만 납니다만...

우리나라도 회사든 지역사회든 갈수록 삭막해지고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횡행하는 세태에 물들어가고 있는데요.

이러한 오미야게처럼 그게 뭐든 정을 나누는 문화가 매우 필요해 보였습니다. 갑자기 초코파이가 먹고 싶어지네요.^^

 

책은 읽다 보면 잘 알지 못했던 일본 문화, 어떻게 보면 일본인들의 가치관에 대해 알게 되는거 같습니다.

몇년 전 교토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경험했던 온천이나 료칸, 어디서든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도시락들이 생각나더군요.

온천 찾아가다가 지도 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지켜 보시던 어르신이 말도 안 통하는데 손짓 발짓 다해가시며 설명해주시다가 나중엔 목적지까지 직접 안내해주셨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이처럼 책에 수록된 내용에는 기시감이 들 정도로 개인적 경험과 겹쳐치는 부분 꽤 있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나게 읽었던거 같아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 여행은 커녕 국내 여행도 가기 어려운 요즈음 이처럼 책을 통해 예전에 느꼈던 여행 감성 다시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 보시라 적극 추천하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