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기차 타고 즐기는 일본 온천 50 - 일본 온천 여행, 패키지로 가지 마라!
박승우 지음 / 덕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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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JR기차 타고 즐기는 일본 온천 50


- 일본열도를 누비는 꿈같은 온천여행 -


박승우 著 / 도서출판 덕주 刊 / 381page









글 · 사진 : 박승우

펴낸곳 : 도서출판 덕주

발행일 : 2023년 1월 6일 초판1쇄

도서가 : 20,000원



코로나팬데믹으로 해외여행길이 막힌지 3년여가 될 무렵부터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다시 해외문호가 개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해외여행에 목말라하던 많은 여행객들이 공항을 가득 메우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 그 상황 잘 알 수 있지요. 해외여행 갈 수 없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랜선여행을 통해 그 갈증을 풀었다고 하는데요. 저처럼 여행에세이나 여행가이드북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분들도 많았을거라 생각됩니다. 최근 읽어 본 여행 책자 역시 그러한 목적으로 읽게 되었는데 도서 제목이 좀 깁니다. 일본 온천과 기차여행을 테마로 한 책으로 <JR기차 타고 즐기는 일본 온천 50>이라는 책이었죠. 일본은 2016년 오사카 교토로 여행가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천년의 고도라는 교토가 꽤 인상적으로 남아 있었기에 언젠가 기회되면 또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당시 검색해서 온천이란 곳을 찾아 가보긴 했지만 대중목욕탕 같은 모습에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했었죠. 하지만 이책을 보고 나니 제대로 된 일본의 온천은 보지도 못했었다는걸 잘 알 수가 있었습니다. 책에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런 온천탕들이 즐비하더군요.


저자는 30여 년간 무역회사에서 일본 무역을 하며 160여 차례 이상 일본 여행을 하였다 합니다. 기차 여행을 매우 좋아하여 JR패스를 이용하여 2만여 ㎞가 넘는 JR 전 노선을 여러차례 완주하였다 하네요. 흐흠.. 일본 뿐만 아니라 남미, 유럽 등지에도 여러차례 일주 여행을 갔었다 하니 트래블 마스터라 칭할 만 한 듯 합니다. 현재는 그간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소규모그룹 일본 기차여행을 진행하였으며 획일화된 패키지 여행이 아닌 프라이빗한 트래블 마스터로서 컨설턴트이자 플래너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30여년 간 무역업무를 하였다 하니 추측컨데 연배가 5~60대일 듯 싶네요.


책은 <머리말. 여행에 앞서>와 <1부. 동부지역_동일본,홋카이도>, <2부. 서부지역_서일본,시코쿠,큐슈>, <부록. 일본 음식 문화 상식 사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문 중 '1부'는 일본의 동부지역과 북부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각 부 하위의 장들은 JR동일본, JR도카이,JR홋카이도와 같이 JR철도노선을 주제로 하여 묶고 있습니다. '2부'는 일본의 서부지역을 대상으로 JR서일본, JR시코쿠, JR큐슈를 각 장으로 하고 있구요. 이렇게 해서 총 50개의 일본 온천을 보여주고 있는데 제 경우엔 대부분 처음 보는 곳들이었습니다. 도고온천만 알겠더랍니다..


책은 전형적인 여행 가이드북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먼저 일본열도 지도와 함께 50개의 온천들이 일본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되지요. 지도는 일본 열도 전국에 온천들이 분포되어 있다는걸 한눈에 볼 수 있게 되어 있었고 화산과 지진의 나라답게 전국방방곡곡에 온천이 산재해 있네요. 제 생각에는 이 50곳의 온천 이외에도 현지인들만 알고 있는 숨겨진 온천 명소들도 즐비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는 1부의 각 장들의 제목을 보여주는 첫페이지와 1장의 시작부분이 이어집니다. 1부는 일본의 동부지역을, 2부는 일본의 서부지역을 얘기하고 있는데 보통 동일본은 토쿄 일대인 간토지방과 도호쿠 지방을 말하고 서일본은 오사카 교토일대인 간사이지방을 말한다지요. 책은 일본의 북동부에 위치한 홋카이도를 동부지역에 포함시키고 일본의 서남부에 자리한 큐수를 서부지역에 포함시켜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장마다 시작되는 첫페이지에 일본 전도에 해당지역을 표시해주고 있어서 쉽계 위치 파악할 수가 있었어요.


다음으로는 JR기차의 패스권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집니다. JR(Japan Railways)은 일본국유철도가 1987년 민영화되면서 지역별로 7개사로 분사되면서 설립된 회사들이라 합니다.(홋카이도,동일본,도카이,서일본,시코쿠,큐슈,시스템,총연,화물) 보통 이들을 JR그룹이라고 하지만 지분이나 재정적으로 완전히 별개의 회사들이라 하구요. 책에는 이 회사들이 발행하는 패스들을 이용해서 온천을 찾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각 패스들의 특징과 장점들을 알기 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JR 패스권을 구매하는데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책에서 말한 것처럼 손쉽게 구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JR기차표 설명 다음에는 해당 패스권으로 갈 수 있는 온천들을 소개하는 장이 이어집니다. 사진만 봐도 일본의 온천이 얼마나 좋을지 감이 오네요. 생각보다 입욕료가 그리 비싼 편이 아니라는 것이 좀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료칸을 함께 이용하는 온천 숙박의 경우에는 보통 이용요금이 4만엔 이상으로 비싼 편이라고 하는 걸 보면 비싸지 않은 온천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대중목욕탕과 같은 개념으로 운영되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어요. 그리고 온천의 소개 뒤에는 인근에 자리한 가볼만한 곳들과 맛집들도 소개되고 있었고 온천까지 가는 다양한 교통편들도 따로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일본 음식 문화 상식 사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수록된 내용만 알고 있어도 어디 가서 일본 음식에 대해서 좀 안다고 할 수 있을거 같더군요. 그만큼 일반사람들에게는 잘 모르는 일본 음식에 대한 명칭과 상식들이 잘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이처럼 책은 일본 JR기차를 이용하여 일본의 지역별 온천 50곳을 찾아가는데 필요한 여행 정보 거의 전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50곳의 온천을 소개하려다 보니 저자 개인이 여행지에서 느꼈던 소회나 느낌과 같은 내용은 좀 부족해 보입니다만 현지 여행에 필요한 정보와 저자가 촬영한 일본 온천들의 사진에서 현장의 느낌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와 같이 해외여행 가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참 좋은 서적이라 생각됩니다. 매서운 한파가 극성인 요즘 같은 날에는 더욱 좋은거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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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들어간 한국사 - 한층 깊은 시각으로 들여다본 우리의 역사
김상훈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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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한 걸음 더 들어간 한국사


- 한국사의 물줄기를 이룬 변방의 역사 이야기! -


김상훈 著 / 행복한작업실 刊 / 335 page









지은이 : 김상훈


발행처 : 행복한작업실


펴낸날 : 2022년 12월 7일 초판1쇄


도서가 : 17,800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흔히 인용되어지는 이 문장은 단재 신채호 선생이 말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신채호가 어디에도 이런 말을 했다는 기록은 없다고 하지요. 혹자는 처칠이 한 말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분명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역사는 반복되어진다는 말도 있듯이 역사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고 지나온 과거의 역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우치고 배우게 해주지요.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학력고사와 수능에서 국사가 필수과목이기에 역사를 모르면 대학입시에 치명적이라 시험준비를 위해 외워온 역사의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여겨집니다. 제 경험에도 세월이 흘러 우연히 학창시절 외웠던 역사에 대해 뒤늦게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그 내막들을 알게된 경우가 부지기수였을 정도였으니까요. 최근 입수하게 된 역사책은 그 경험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어요. <한 걸음 더 들어간 한국사>란 제목의 책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51가지 역사적 사건들의 내막에 대해서 간략하고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도서였습니다. 꽤 흥미롭고 재미있더군요.^^



저자는 자칭 잡식성 역사 전문 작가라 하는 분입니다. 집필하고 출간한 도서들을 보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더랍니다. 저자에 대해 알아보고자 검색해보니 '한번에 끝내는 중학 한국사/세계사'라는 학습서가 꽤 인기를 얻었단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은 <저자 서문>, <제1장.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제2장. 과거의 모든 일은 오늘을 만든 퍼즐 조각이다>, <제3장. 역사를 만든 사람, 사람이 만든 역사>, <제4장. 세상에 이런 일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제목처럼 1장은 풍습과 전통에 대한 주제로 13건의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고, 2장은 별의별 것들의 유래란 테마로 13건의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으며, 3장은 기억해야 할 이름을 토대로 15건의 해설들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4장은 주목해야 할 사건들 10건들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구요.



처음 서평단 응모를 하려고 책 목차를 살펴봤을 때 눈에 들어오는, 흥미가 생겼던 주제들이 3개 있었습니다. 그것은 <성씨와 족보의 역사>, <추존 왕이란 무엇인가?>, <일본에서 문화의 꽃을 피운 백제왕자>였지요. 책을 입수하자마자 이것부터 읽었긴 하지만 책 읽다보니 다른 주제 이야기들도 모두 흥미롭고 재밌었어요.



제1장 일곱번째 내용인 '성씨와 족보의 역사'는 사실 많은 부분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알고 있는 부분 역시 단편적이었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성씨가 총 5,582개(2015년 기준)이고 그중 한자를 사용하는 성씨가 1,507개라는 사실도 덤으로 알게 되었구요.

책에 따름 우리 민족은 삼국시대인 6~7세기경부터 성(姓)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한자 등 중국문물 수압과 함께 성씨가 도입되었고 5~6세기 이전에는 성이 없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고 하네요. 진흥왕 순수비에 나오는 이름이나 고려사의 태조 왕건의 조부(작제건), 증조부(보육) 이름에도 성씨가 표시되지 않고 있는 걸 보면 성이 없는게 일반적이었다는걸 알 수 있다며 고려 초기부터 중국식 단성이 보급되기 시작했을거랍니다. 부여 사마(무령왕), 을지 문덕, 흑치 상지, 연개 소문과 같이 우리 민족의 토착 성은 복성인 경우가 많았다는군요.

원래 왕족과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성씨는 과거제로 인해 양인들에게까지 확대되었는데 과거시험을 치르려면 혈통을 입증할 족보를 제출토록 했었기에 이 과정에서 모든 백성들에게 성씨가 확대된 것이랍니다. 백성(百姓)은 '다양한 성을 가졌다'란 의미로 국가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지니며 이 권리와 의무가 없으면 백성이 아니라네요. 천민은 귀족과 지주들의 재산이었을 뿐, 성이 없고 권리 의무가 없는, 백성이 아닌 존재였다 하구요.. 흐흠...









제2장 열두번째 이야기인 '추존 왕이란 무엇인가?'는 추존 왕은 생전에 임금 자리에 오른게 아닌, 사후에 왕으로 추승된 왕을 말하는 것으로 책에 따름 조선 오백년 역사 중에서 추존 왕으로 5명이 있었다 합니다. 이 때문에 조선에는 태정대세문단세..의 27명과 추존 왕 5명을 합쳐 32명의 임금이 있었다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알고 있던 추존 왕 중에는 태조 이성계의 4대조(목조 이안사, 익조 이행리, 도조 이춘, 환조 이자춘)도 있는데 이건 어찌된 걸까요?? 아무튼, 책에는 조선의 추존 왕으로 성종의 친부 덕종(덕종) 이강, 인조의 친부 원종(원종) 이부, 정조의 의부 진종(진종) 이행(효장세자), 정조의 친부 장조(莊祖) 이훤(사도세자), 헌종의 친부 익종(익종) 이영이 있다고 서술하고 있답니다. 모두 아들이 왕이 되면서 친부(의부)을 왕으로 추승한 케이스이지요.

혹시나 해서 다른 왕조에도 추존 왕이 있었는지 알아보니까 고구려, 신라, 고려에서도 추존 왕이 있었다고 하네요. 호오...









제3장 아홉번째 이야기인 '일본에서 문화의 꽃을 피운 백제 왕자'는 아좌태자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좌태좌는 백제 위덕왕의 아들로 일본서기에서 많은 기록이 전해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특이한건 우리나라 기록에서는 언급되는 것이 없다는 점이죠. 일본 쇼토쿠 태자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아좌태좌는 일본 사찰 아스카데라 롼공을 축하해주기 위한 사절로 파견되었고 쇼토쿠 태자의 초상화를 그려준 일화로 유명하답니다.

책에는 아좌태좌가 왜 역사에서 사라졌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일본에서도 일본서기 외에는 기록이 없다고 하네요.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아마도 백제의 긴박한 정치사와 깊은 연관이 있을거라 추정된답니다. 아좌태좌를 일본에 보낸 이듬해 70대의 위덕왕이 사망했는데 순리대로라면 아좌태좌가 귀국해서 왕위에 올라야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고 위덕왕의 동생에게로 왕위(혜왕)가 넘어갔다고 합니다. 일본 역사책에서도 이 시점 이후로 아좌태좌에 대한 기록이 사라졌다면서 혜왕 측에서 눈엣가시일 아좌태좌를 암살한게 아닐까라고 슬쩍 언급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백제의 기록이 전무하다시피한 지금의 시점에서는 당시 백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여러 나라에 전해지고 있는 기록들을 모아서 당시의 상황을 추측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이렇듯 책은 다양한 여러가지 우리나라 역사에 발생했었던 사건들을 좀 더 심도있게 들춰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과거에 발생한 사건들의 원인과 그 정확한 진실은 현실적으로 파악할 수가 없기에 예나 지금이나 음모론이 난무하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역사란게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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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
손진익 지음, 한용욱 그림 / 북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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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

- 강원도의 명산 가리왕산과 자장율사 이야기 -

손진익 著 / 도서출판 북산 刊 / 175 page






지은이 : 손진익

그린이 : 한용욱

펴낸곳 : 도서출판 북산

발행일 : 2022년 11월 7일 1판1쇄

도서가 : 15,000원








가리왕산은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과 북평면, 평창군 진부면에 걸쳐 있는 해발 1,562미터에 이르는 산으로 산림청 100대 명산 중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각광받는 산입니다. 기암절벽과 높이 치솟은 강원도의 여느 산들과는 달리 가리왕산은 거친듯 하면서도 완만하고 정상은 평평한 모습을 하고 있다지요. 이러한 가리왕산과 관련된 도서 한권이 출간되었다기에 입수하여 읽어 보았습니다. 도서카페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입수하게 된 이 책은 <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라는 다소 긴 제목을 가지고 있는데요. 내용은 가리왕산과 자장율사와의 관계 뿐만 아니라 정선 아리랑과 정암사 등 정선의 문화유산도 같이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동양화 느낌 가득한 그림들이 책 곳곳에 수록되어 있어서 여느 책들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주고 있구요.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놀랍게도 로미지안가든을 설립하신 분이었답니다. 정선 여행 갔을 때 로미지안가든에 가보았는데요. 10만평이라는 대규모의 공원를 설립하신 분 이야기를 들었는데 로미지안은 부인이 로미, 저자는 지안이란 애칭이어서 명명했었다 들었습니다. 가든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아내의 건강을 염려하던 저자가 정선의 맑고 깨끗한 청정 자연에 아내를 위한 정원을 만들게 되었다 했었구요. 참 대단한 분이라 생각했었는데 저자 소개란을 보니 여러 책들을 집필하셨더군요.


책은 서두와 총 4부의 본문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머리에'에는 왜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 자락에 10여년째 자리잡게 되었는지, 자장율사와 가리왕산 이야기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어요. '1부. 가리왕산과 자장율사'는 제목 그대로 가리왕산과 자장율사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고, '2부. 깨달음의 소리, 아리랑'은 아리랑과 정선 아리랑에 대한 이야기가, '3부. 깨달음의 사찰, 정암사'는 정암사의 연혁과 그 내용들, '4부. 설화로 읽는 정산의 문화유산'에서는 정선향교나 삼굿놀이, 상유재 고택 등과 같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알아둘 만한 정선의 문화유산들을 소개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었구요.










가리왕산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는 가리왕산과 자장율사의 이야기랍니다. 자장율사는 말년에 갈반지를 찾아서 오대산을 거쳐 가리왕산에 이르렀고 당시 이름이 없었던 산에 석가모니와 인도의 가리왕의 설화를 들어 자리왕산이라 지었다 합니다. 자장율사는 신라 진평왕(590)때 선덕여왕의 친족인 무림공의 아들로 출생한 고승으로 일찍이 부모를 여읜 뒤 스스로 영광사를 짓고 출가하였답니다. 선덕여왕(636)때 당나라에 들어가 구법수도를 하다가 중국 청량산(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한 뒤 깨달음을 얻었고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 불두골, 사구계를 받아 이것들을 가지고 신라로 귀국하였다죠. 신라에 돌아와 대국통에 임명된 자장율사는 황룡사와 통도사를 창건하였고, 말년에는 더 큰 깨달음을 얻기 위해 경주를 떠나 평창에 수다사를 짓고 머물렀고 오대산에 월정사를 세웠으며, 이어 갈반지를 찾아가 석남원(정암사)을 지어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였답니다. 그런데 자장율사가 정암사에서 문수보살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남루한 옷차림에 죽은 개를 삼태기에 메고 찾아 온 늙은 거사를 아상에 사로잡혀 문수보살임을 알아보지 못한 채 돌려보냈다가 뒤늦게 알아차리고 쫓아갔지만 결국 친견하지 못했고 입적하기 전까지 문수보살을 그리워하다가 끝내 집착과 아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고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는군요..


아상(我相)

나에 대한 관념과 이를 중심으로 형성된 일련의 관념을 말하는 것으로 실체적인 자아가 있다는 그릇된 관념을 의미하는 불교교리.

아집(我執)이라고도 불리움.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가리왕산에 얽힌 설화 중에는 맥국 설화란게 있답니다. 이 이야기는 춘천과 횡성, 평창 등 영서지방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 있다는데요. 강원도 춘천지역에 있었던 고대의 소국이었던 맥국은 갈왕이 전쟁을 피해 가리왕산까지 왔다가 그 빼어난 풍광에 감탄하여 성을 쌓고 머물렀다 합니다. 18세기 이후 제작된 고지도에도 갈왕의 맥국 표시가 있다는데 지금의 신북읍 발산리가 맥국의 왕궁터라 전해진다는군요. 그 곳의 여러 지명들에서도 맥국과 관련된 이름들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구체적인 사료는 찾아볼 수 없지만 전해지는 설화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가리왕산과 맥국과의 관련성, 가치와 중요성이 크다는 얘기라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어요.

책에는 인생 살아가는데 필요한 주옥같은 문장들이 나옵니다. 성현들의 가르침이나 명상의 시간 같은데서 들려주던 그런 문장들 같기도 한데요. 아무튼, 그중 몇 개 문장 여기에 올려 봅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균형이 있습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고,

나쁜 일이 지나가면 좋은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출처 : 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 p.83



삶은 유한하지만,

인생의 가치는 끝없이 무한합니다.

매일 꽃밭에 물을 주듯이 내 인생의 꽃밭도 소중하게 가꾸어 보세요.

당신과 함께 하는 이 모든 순간이 소중해집니다.

출처 : 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 p.125



어린 찻잎 하나가 나를 가르칩니다.

어리석음에 사로잡혀 있는 나를 알아차리고

지혜롭고 긍정적인 나로 거듭나게 합니다.

출처 : 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 p.155




앞에서도 말했듯이 책 본문의 마지막인 4부에는 정선의 문화유산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이중 삼굿놀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지인분이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남긴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삼굿놀이는 '삼굿'이라는 삼을 실로 짜내기 위해서 거치는 노동집약적인 여러 과정 중 삼을 쪄내는 과정을 놀이로 풀어낸 것이라 합니다. 옛날에는 삼찌기와 삼찌기 후 깨끗하게 씻어 말리는 과정까지 워낙 일손이 많이 가는 일이기에 온 마을 주민들이 다 함께 했었고, 그러다 보니 삼굿놀이란게 발생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지금의 정선 삼굿놀이는 정선문화원에서 고증을 통해 복원한 것으로 매년 8월말에 정선군 남면 유평리 주민들이 삼굿놀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답니다.


이처럼 책은 가리왕산이나 자장율사에 대한 이야기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강원도 정선의 다채로운 문화유산들을 곁들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책에서 가장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가리왕산과 자장율사 이야기(1부)이지요. 강원도 정선과 가리왕산과 자장율사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 책 한번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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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오르는 마음 - 근심을 털어내고 걸음을 늦춰 나를 찾아가는 시간
최예선 지음 / 앤의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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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과 그 자연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절집, 그리고 그 고즈넉함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새로운 여정을 걸어가고자 하는 분들에게 좋은 에세이 도서라 여겨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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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오르는 마음 - 근심을 털어내고 걸음을 늦춰 나를 찾아가는 시간
최예선 지음 / 앤의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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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절집 오르는 마음

- 근심을 털어내고 걸음을 늦춰 나를 찾아가는 시간 -

최예선 著 / 앤의서재 刊 / 374 page






지은이 : 최예선

펴낸곳 : 앤의서재

발행일 : 2022년 11월 1일 초판1쇄

도서가 : 19,800원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불교 사원을 '절' 또는 '사찰'이라고 부릅니다.

2018년 우리나라 7개 사찰이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란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그 이후로는 심심치 않게 '산사'와 '산지 승원'이란 말도 쓰이게 된 것 같은데요.

그런데 분명 하나의 대상인 사찰을 가지고 왜 이렇게 여러가지의 단어들을 쓰게 되었을까요?

제 생각엔 아마도 불교가 우리에게 전래된 이후 민간신앙을 흡수해 가면서 전통적인 믿음의 수준에 이를 정도로 한민족의 문화와 정서에 스며들어서 그런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지는 신화와 전설, 민담의 내용들과 사찰에 가면 만나게 되는 것들을 조금만 신경써서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지요.

최근 도서카페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응모하여 선정된 후 입수하게 된 책이 사찰과 관련있는 서적이었습니다.

도서 제목부터가 불교 색채가 가득한데 <절집 오르는 마음>이란 책입니다.

부제는 '근심을 털어내고 걸음을 늦춰 나를 찾아가는 시간'인데 왠지 가을에 읽기 좋을 듯한, 가을 색감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습니다.







예술 칼럼니스트라는 저자는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건축전문지와 문화교양지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이후 프랑스로 가서 미술사를 공부했다는 분입니다. 학부 졸업후 사회생활을 하다가 학업을 다시 재개하신 듯 한데 조금은 다채로운 인생길을 걸어오신 분 같네요.

지금은 칼럼니스트와 미술 관련 동인으로 활동중에 있다고 합니다.






책은 서론부 <글을 시작하며>로 시작되어 1부에서 3부까지 본문부, 마지막으로 <부록>과 <참고문헌>으로 마무리됩니다.

본문에는 저자가 직접 17곳의 사찰과 암자들, 그리고 폐사지에 가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표현하고 있었지요.

처음 목차를 보았을 때 각 부의 제목이 그 의미가 나름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각 부의 테마가 포행과 친견, 합장이었는데 1부는 <포행. 뜻을 구하는 마음>, 2부는 <친견. 깊이 바라보는 마음>, 3부는 <합장. 하나로 이어지는 마음>로 되어 있었습니다.

책에 수록된 '절집'중에 개인적으로 가보지 못한 곳은 청량사, 은해사, 운주사가 있었고 '암자'는 거의 전부 가보지 못했던 곳이었어요.

깊은 산속에 자리한 산사에 부속된 암자까지 가본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암자에 대해서도 생각 좀 해 봐야겠습니다..






책에는 사찰이나 절, 산사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굳이 '절집'이라고 쓴 이유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사찰이나 산사라고 하면 완전무결한 존재처럼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절집'은 마음을 묻어둘 만큼 가깝고 온기 가득한 공간처럼 다가온다고 하면서 왠지 '절집'에서는 스님들과 가깝게 앉아도 되고 부처님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군요.

그리고 집은 사람의 공간이자 마음의 공간이라 느껴지기에 사찰기행이나 문화유산기행이 아닌 '절집기행'을 표방하였다고 합니다. 흐흠..

제 경우엔 '절'이라는 단어보다는 '사찰'이나 '산사'란 단어가 훨씬 자연스럽고 익숙했었기에 주로 이 단어들을 사용해 왔었는데 앞으로 사찰탐방기 쓸 경우 '절집'이란 단어에 대해서도 생각 좀 해봐야겠습니다.


[ 좌상 - 불일암 초입, 우상 - 미황사 일주문, 좌하 - 통도사 일주문, 우하 - 길상사 일주문 ]





<1부. 포행 - 뜻을 구하는 마음>에는 송광사 불일암, 백양사 천진암, 해인사, 청량사, 은해사 운부암, 미황사 도솔암과 같이 3곳의 사찰과 3곳의 암자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책에는 포행(布行)을 '좌선하는 중간에 잠시 걷는 일. 걷는 것도 참선하듯이 해야 한다.'이라 정의하고 있었는데 그 테마에 맞게 1부의 내용에는 사찰과 암자 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제일 처음 나오는 송광사 불일암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이 갔던 내용이었습니다.

예전 송광사에 갔을 때 시간상 불일암은 들러보지 못하고 송광사만 살펴보고 돌아왔었기 때문이죠..

책에 수록된 불일암 이야기와 사진들을 보니까 다시 한번 송광사 찾아가 불일암에 올라가야 할 듯 싶었습니다.






<2부. 친견 - 깊이 바라보는 마음>에는 봉정사, 백련사, 대흥사 일지암, 경주 폐사지, 경주 남산, 통도사, 통도사 암자 등 3곳의 사찰과 2곳의 암자, 그리고 경주에 있는 의 폐사지와 경주 남산의 불상과 석탑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었어요. 저자는 친견(親見)을 '친히 보고 직접 보는 것. 마음을 다해 바라본다면 우리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라 말하고 있는데요. 그러한 테마에 걸맞게 2부에서는 사찰과 암자 외에도 3곳의 폐사지와 경주 남산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불상과 석탑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에는 평소 가보고 싶었던 경주 남산 순례 편이 제 관심을 끌었는데 그것은 경주 남산에 산재해 있는 석불과 석탑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죠.

할매부처 이야기는 이 책에서 처음 접해 본 이야기였는데 이처럼 어디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경주 남산의 많은 불상과 석탑에 대한 내용들이 사진과 함께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3부. 합장 - 하나로 이어지는 마음>에서는 부석사, 운주사, 용주사, 수덕사, 길상사와 같이 5곳의 사찰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합장(合掌)은 두 손바닥을 마주하여 합하는 것을 말하는데 저자는 이를 '마음의 경건함과 한결같음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홍콩영화에서 소림사 스님들의 한 손만으로 합장하는 것을 보고는 이후 오랫동안 지인에게 그 자세를 흉내내어 인사하던 습관이 있었는데 앞으론 그리하면 안되겠단 생각이 드네요..

혹시나 해서 '한 손 합장'에 대해 알아보니 중국 남북조시대 당시 소림사에 계시던 달마대사를 찾아가 눈 속에서 가르침을 구하였으나 허락치 않아 자신의 왼팔을 끊어낸 뒤 허락을 받고 가르침을 전수 받아 크게 깨우쳤다는 선종 제2조인 혜가대사에 의해 시작되었다 합니다.

한 팔 밖에 없으니 합장도 한손으로 밖에 할 수 없었던 혜가대사의 사정상 시작된 전통이라고는 하지만 올바른 합장은 어디까지나 두손을 모아서 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3부에서 인상적인 내용은 운주사편이었습니다. 불교 사찰인지 도교 사원인지 지금도 논란이 많은 영귀산 운주사는 책에서도 이에 대해 애매하게 쓰고 있습니다. "통일신라 말 승려 도선이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쌓았다고도 하고, 미륵불이 도래하리라는 혁명사상을 믿는 하층계급들이 주도한 공동체가 주축이 되었다고도 하며, 불교사원이 아니라 도교사원이라 했다가 그도 아닌 밀교사원이었다, 누구나 빌러 오는 민간신앙의 집결지였다, 사찰 짓는데 마고할미가 힘썼다, 몽골군인들이 쳐들어왔을 때 황급히 지은 것이다 등등 그럴 듯한 이야기가 몽땅 들어있지만 어느 것 하나 선뜻 옳다고 결정지을 단서가 없다"고 하면서 말이죠.

여태까지 가보지 못한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절집 전라남도 화순의 영귀산 운주사. 언젠간 꼭 한번 찾아가야겠습니다.






마지막 부록 또한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들었던 내용들이었어요.

그것은 <절집에 가면 만나는 것들>이란 테마의 내용이었는데 '사찰의 기본 건축물'과 '사찰의 대표 미술품', '그 외 알아둘 곳들'으로 여기에는 부처의 상징이자 불상을 구분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수인(手印)'중 대표적인 것 4종류와 불전 안에 조성된 불상을 모신 불단, '수미단(須彌壇)'에 대한 설명도 들어있었습니다.

사찰 방문하여 살펴볼 때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었죠.






책은 이처럼 불교 혹은 사찰에 관심있는 분이나 산사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저 또한 전국 명찰은 물론 수도권에 자리한 절까지 찾아갈 정도로 관심 많고 좋아하기에 이 책이 너무나 반갑고 좋았었지요.

절집 오르는 마음. 처음엔 어떤 마음을 말하는거지?하는 궁금증이 들었는데 책 다 읽고 나니 그 의미를 어렴풋하게 알 것도 같습니다.

부제에도 나오듯 근심을 털어내고 걸음을 늦춰 나를 찾아가는 그런 마음일 수도,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의 본질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마음인 것도 같았죠.

아름다운 자연과 그 자연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절집, 그리고 그 고즈넉함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새로운 여정을 걸어가고자 하는 분이라면 이 책이 좋은 동행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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