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마이어 - 보모 사진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삶을 현상하다
앤 마크스 지음, 김소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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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비비안 마이어

- 보모 사진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삶을 현상하다 -

앤 마크스 著, 김소정 譯 / 북하우스 刊 / 479 page

지은이 : 앤 마크스(Ann Marks)

옮긴이 : 김소정

펴낸곳 : (주)북하우스 퍼블리셔스

발행일 : 2022년 8월 4일 1판 1쇄

도서가 : 32,000원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 21세기 들어 새롭게 부각되고 된 포토그래퍼 중 한명입니다. 2014년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처음 접했던 사진작가였지요. 생전에는 그녀에 대해 전혀 알려진 바가 없었고 그녀 사후에 존 말루프가 시카고 경매장에서 그녀가 촬영한 네거티브 필름과 사진을 구입하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영화는 전편을 보진 못했고 공중파 방송에서 영화 소개하는 내용만 슬쩍 보았는데 그녀는 어떤 작품을 남겼길래 그렇게나 각광을 받게 되었는지가 무척 궁금했었지요.

그런데 도서카페에서 비비안 마이어 서평단 모집이 있었습니다. 그녀에 대해 궁금해 했던 전 당연히 응모했고 다행스럽게도 선정되어 책자 입수하게 되었어요. 책 안에는 그녀에 대한 많은 내용들이 들어 있었고 그녀가 남긴 사진들도 꽤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특이한건 그녀가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무척 많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그녀를 셀카의 원조라고 칭하기도 한답니다. 어쨌든 다른건 몰라도 그녀가 촬영한 사진 중에서 인물사진들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그녀가 거리에서 촬영한 인물사진들은 지금 기준으로 봐도 정말 놀랍다고 여겨집니다. 그녀가 주로 사용했던 카메라가 위에서 내려보게 되어 있는 뷰파인더인 롤라이플렉스라는 점도 많은 부분 영향이 있는 것 같구요.

이 책의 원저자는 뜻밖에도 마케팅 경영자로 근무했다는 여성입니다. 30년 동안 대기업의 임원으로 일했었고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최고 마케팅 경영자로 일했답니다. 저자는 기업에서 사람들의 행태를 분석해 온 경험을 살려 미스테리한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에 대해 파헤쳐 보기로 마음먹고 이 책을 집필하였다네요. 흐흠.. 인물 평전을 다수 집필했던 사람이 이 책 썼으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저자에 대해 궁금해져 검색해 보니 아카데미 다큐멘터리부분 노미네이트되었던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를 2014년 보게 되었는데 비비안 마이어의 성격과 그녀가 촬영한 사진에 매료되어 그녀의 삶과 작업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밝혀보고자 마음먹게 되었답니다. 저자는 비비안 마이어의 전체 아카이브에 접근한 최초의 사람이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을 허락받아 이 책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군요.

책은 비비안 마이어의 인생역사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여러가지 자료들이 나오는데 비비안 마이어의 출생증명서, 부모의 결혼증명서까지 나옵니다. 전혀 알려진 바 없는 한 여성의 과거를 이렇게나 자세하게 추적 조사했다는데 정말 대단하죠. 가족과 유년기, 뉴욕에서 보낸 십대시절까지는 그녀의 조부모와 부모, 출생과 어린 시절을 갖가지 증빙과 탐문으로 확인한 내용들이었습니다. 확인된 걸로 보면 그다지 축복받지 못한 가정환경이었던데 그로 인해 그녀는 말수가 적었고 평생 결혼도 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본명조차 숨길 정도로 폐쇄적이었답니다. 더우기 신문과 영수증, 편지 등 여러가지를 편집증적으로 모으고 보관했었다고 하네요. 생의 마지막에는 주변의 도움으로 간신히 얻은 낡은 아파트에서 살다가 2008년말 머리를 다쳐 뉴욕 하이랜드 파크에 있는 요양시설에 들어가게 되었고 2009년 4월에 그곳에서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답니다..

책은 목차가 나오기 전 두페이지에 걸쳐 두개의 문장이 차례로 나옵니다. 첫번째는 저자가 모친과 기획자에게 헌정하는 글이었고 두번째는 미국의 여성 사회운동가이자 평론가, 감독 등으로 활동한 수전 손택(Susan Sontag)이 사진에 대해 언급한 글이었는데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수전 손택이 했다는 그 말이 비비안 마이어의 일생을 압축하여 보여주는 말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 문장을 책 가장 앞부분에 써 놓은 것이겠죠.

192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비비안 도러시 마이어는 책에 따름 그녀의 가정사가 꽤 복잡하다고 합니다. 부계쪽으로는 독일계이고 모계쪽으로는 프랑스계였다는데 개신교도인 부친과 카톨릭교도인 모친은 1919년 성 베드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1남 1녀의 자식을 낳았답니다. 하지만 비비안을 낳은 이듬해인 1927년 부부는 헤어졌고 아들은 부친을, 딸은 모친을 따라 가게 되었는데 1932년 모친이 프랑스로 돌아가면서 비비안은 프랑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었다네요. 하지만 재혼한 부친이 많은 비행으로 감옥에 들어간 아들 칼을 외면하자 부친을 대신해 아들을 돌보기 위해 1938년 모친 마리와 비비안은 다시 뉴욕으로 향하는 노르망디 여객선에 오르게 되었다죠.

저자는 비비안이 카메라를 처음 접한 시기를 프랑스에서 성장하던 시기로 보고 있는것 같습니다. 1933년 비비안의 사촌 실뱅 조소가 태어나자 모친 마리는 1930년에 출시된 뤼미에르 루미박스 카메라를 꺼내들어 많은 사진을 촬영했다고 하면서 어린 시절의 비비안의 사진들을 보여주고 있지요. 비비안은 1950년 이모가 남긴 재산을 정리하고자 프랑스로 가게 되는데 이때부터 아주 작은 박스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답니다. 그녀는 강박적으로 사진을 찍었고 부지런히 사진 기술을 익혔으며 마을 사진관의 운영자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네요. 비비안이 인화한 사진들 중 절반 가량이 이 당시 촬영한 사진들로 프랑스에서 찍은 초기 사진들이 비비안이 가장 아꼈던 사진들일 것이라 여겨진다는군요. 그녀가 남긴 사진 관련 아카이브는 네거티브 필름 10만여장(65%), 현상하지 않은 필름 4만5천여장(30%), 현상한 사진 7천여점(5%)으로 되어 있답니다. 


비비안 마이어에 대한 신화는 그녀가 죽은 후에 시작되었습니다. 고흐처럼 사후에 평가를 받고 천재작가의 반열에 오른 케이스와 매우 흡사하단 생각이 드네요. 그녀의 경우에도 평범치 않으면서 미스테리한 그녀의 일생과 범상치 않은 그녀의 사진들로 호평을 받게 된 듯 합니다. 혹자는 그녀의 사진작품들에서 현대 셀프 포트레이트와 스크리트 포토의 다양한 기법을 볼 수가 있다고 하는데요. 당시로서는 그러한 기법을 사용한 이가 없었다면서 그녀가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하더군요. 그녀의 사진들은 1950~80년대 거리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아내었고 사람들의 빈곤과 우울, 사랑, 유머, 죽음의 이미지가 섞여 있다는데 동시대에 이런 느낌의 사진을 촬영한 포토그래퍼는 없다시피하다네요.

그렇다고 그녀가 전혀 외부와 단절되어 사진작업을 한 것은 아닌 듯 보입니다. 책에 따름 그녀의 사진 중 판매한 것도 있다고 하면서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53년 센트럴파크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제 눈에도 유명 사진작가들의 사진과 비교해도 전혀 뒤질게 없어 보이죠. 비비안의 인물사진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뒷 배경이 살짝 흐려지는 아웃포커싱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로 인해 보다 선명하게 인물이 부각되고 강조되어 보이죠. 이외에도 빛과 그림자. 역광과 거울효과 등 다양한 실험을 한 듯한 사진들이 다수 있습니다. 특히나 자신을 촬영한 사진 중 그림자를 이용한 사진들이 책에는 꽤 많이 나오고 있어요.

누구에게도 자기의 세계를 드러내지 않았던 비비안 마이어. 그녀는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증명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고 말합니다. 혹자는 비비안 마이어에게 사진은 세상으로 통하는 유일한 문이었을 거라고도 하구요. 불우했던 어린시절과 강박적 성격, 그리고 예술적 감성이라는 다소 어긋나 보이는 조합을 보여주는 비비안 마이어를 저자는 그녀가 자신이 살고 싶었던 삶을 살았다고 보는거 같습니다. 보모라는 직업을 평생 해왔던 그녀가 벌어 먹고 살기에도 버거웠을 듯 한데 그렇게나 사진을 촬영한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게다가 사진기 보급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1950년대에 사진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운 적 없는 일반인이 이 정도 수준의 사진진 기록물을 남겼다는건 정말 대단한거죠. 이래저래 관심 가는 사진작가입니다. 저도 기록 남기는 걸 좋아하지만 비비안 마이어에게 있어서 사진촬영은 그녀에게 존재의 의미 그 자체인 듯 보입니다. 그녀는 항상 목에 카메라를 메고 있었고 틈 나는대로 수시로 촬영하곤 했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촬영한 사진 대부분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고 심지어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일 수도 있겠지만, 사진 인화는 커녕 현상하지 않은 필름 그대로 놔두었다는건 좀 이상합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목적으로 촬영에 임하였는지는 그녀 자신만이 알겠지만 사망한 이후 그녀의 사진이 누군가에 의해 세상에 알려져서 거장들 못지 않은 작품이라고 평가하는 지금의 현상을 그녀는 어떻게 생각할런지 살짝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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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 보모 사진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삶을 현상하다
앤 마크스 지음, 김소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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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자기 세계를 보여주지 않았지만 사후에 남겨진 필름과 사진들이 발견되면서 거장들 수준의 작품이라 각광받게 되는 여성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 은둔과 역설, 불가해한 그녀의 일생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는 책자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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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와 풍경의 세계 - 7명의 고전과 7명의 선구
윤철규 지음 / 미진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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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산수와 풍경의 세계


- 7명의 고전과 7명의 선구 -


윤철규 著 / 미진사 刊 / 352 page

 

 

 

 

 

 

 

 

 

 

지은이 : 윤철규

 

펴낸곳 : 미진사

 

발행일 : 2022년 6월 23일 1판1쇄

 

도서가 : 25,000원

 

 

 

 

 

 

 

 

 

동양화와 서양화의 차이점. 그것은 무엇일까요? 종이와 캔버스? 먹물과 기름물감? 여백과 구도? 생각해보면 여러가지가 떠오르는데요. 최근 읽은 책에서 이에 대한 새로운 포인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산수화'와 '풍경화'란 것이죠. 이것은 <산수와 풍경의 세계>란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인데 지금까지 알고 있던, '풍경화'는 자연을 그려낸 회화이고 '산수화'는 풍경화의 여러 종류 중 하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어학사전을 찾아보니 제가 알고 있는게 맞더군요.


산수화(山水畵) : 동양화에서, 산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린 그림

풍경화(風景畵, landscape painting) : 자연의 경치를 그린 그림


아무튼, 책에서는 산수화와 풍경화가 애초부터 전혀 다른 배경에서 출발하여 전혀 다른 전개 과정을 거쳐 온 서로 다른 그림세계라고 합니다. 그래서 나란히 놓고 볼 공통점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게죠. 굳이 찾는다면 각각 고대의 자연에서 산수를 찾아내고 충경을 발견하는 과정이 닮았다는 정도라 하면서 둘 다 눈에 보이는 자연과 다른 그 어떤 것을 표현하는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좀 애매한 말인데 제 생각엔 동양과 서양은 사상과 문화, 역사적으로도 너무나 다른 길을 걸어왔기에 이 둘을 비교한다는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보이네요. 제 생각과는 달리 저자는 왜 이런 비교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산수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가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산수화는 언제나 중국의 시각에서 설명돼 왔는데 그런 산수화에 대한 시각을 바꿔보기 위해 풍경화라는 자리를 만든 것이라네요. 그러면 산수화의 본질이나 원리가 더욱 분명하게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1957년 경남 진해 출생인 저자는 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과를 전공했고, 신문사에 입사해서는 미술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일본 대학에 가서는 17~18세기 일본 회화사를 주제로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는 분입니다. 국내에 돌아와서는 서울옥션 대표이사와 부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로 한국미술을 소개하고 있답니다. 이력을 보면 대학에서의 전공과는 무관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미술계에 연이 닿은 듯 보입니다. 미술품 경매시장의 대표젹인 옥션의 대표이사와 부회장을 지냈다 하니 어느 정도 식견은 가진 분이라 여겨지네요.

 

책은 <서문/연대표>로 시작되어 <제1장. 고대의 자연>, <제2장. 자연 묘사의 발전>, <제3장. 고전의 완성과 새 시대의 개막>, <제4장. 고전의 정착과 풍경의 발견>, <제5장. 종말과 새로운 모색>이라는 본문부로 이어진 후 <도판목록/참고문헌/인명색인>으로 마무리됩니다. 책의 핵심 내용이 담긴 1~5장은 모두 '산수'와 '풍경'으로 양분되어 있는데요. 이는 '동양화에서의 산수'와 '서양화에서의 풍경'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산수화와 풍경화가 각각 동양화와 서양화의 대표격이었네요. 책 내용상 아쉬웠던건 산수화에 대해서 전부 중국 작품만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탁월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여럿 있는데 말이죠..

 
 



 
 
 

책은 고대에서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산수화와 풍경화를 나란히 놓고 살펴보고 있어요. 책 첫머리에 연대표를 배치하여 선사시대부터 중화인민공화국과 후기인상주의까지의 시대까지 중 대표적인 화가와 작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대표에 작품과 함께 나오는 화가는 저자가 선정한 동서양 미술사에 있어서 탁월한 업적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 동양 중국 산수화가 7명(이성, 동원, 이당, 항공망, 오진, 예찬, 왕몽)과 서양 유럽 풍경화가 7명(얀 반 에이크, 요하힘 파티니르, 니콜라 푸생, 클로드 로랭, 존 컨스터블, J.M.W. 터너,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으로 본문에서 그들에 대해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1장과 2장은 선사시대와 고대시대의 내용으로 산수화나 풍경화의 기틀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시기였기에 그 근원이 될만한 것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은 고대의 신선사상에서 태동한 곤륜산의 이미지가 산수화에 영향을 미쳤고 서양에서는 그리스 로마시대의 신화와 중세 기독교 교회의 필요에 의해 그려진 그림들이 점차 자연을 묘사하는 방법에 발전이 이어져 왔답니다.

 

3장에서부터 5장까지 본격적인 산수화와 풍경화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과 해설들이 나오고 이어집니다. 중국은 산수화를 그리고 감상하는 일이 정신을 해방시킨하고 한 종병의 등장으로 새로운 이론이 나오게 되면서 새로운 기법들이 등장하게 되었답니다. 책에는 사대부 등 문인화가와 화원에 속한 직업화가 등 수많은 화가들이 나오는데 그 변천과 진화 과정이 꽤 흥미롭네요. 일곱 고전의 완성은 오대와 북송 초의 동원과 이성, 남송의 이당, 원의 황공망, 오진, 예찬, 그리고 왕몽을 끝으로 완성되었다는군요. 거의 대부분이 처음 알게 된 화가들이었고 처음 본 작품들이었습니다..

 

서양의 경우엔 시도서와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등장한 종교화에 배경으로 산이 그려지면서 풍경화의 시초가 보이기 시작했답니다. 이후 전경, 중경, 원경의 색조를 달리하는 색채 원근법과 소실점으로 집중되어 깊이감을 주는 선 원근법 등 다양한 풍경 표현법이 개발되면서 르네상스 시대에는 사실적인 풍경화로 발전하게 되었다네요. 유럽에서 유행하였던 시도서, 특히 그중 월력도는 공간의 통일감이 중요했었기에 풍경 묘사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답니다. 얀 반 에이크의 토리노-밀라노 시도서에 그려진 세례 요한의 탄생은 빛을 활용해 공간 묘사 기법을 한단계 끌어 올린 작품이랍니다. 화가에 의해 재편집된 공간을 그린 풍경화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합니다.이후 여러 화가들에 의해 여러가지 표현법이 개발되어 오다가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에 의해 매우 사실적인 풍경화에까지 이르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코로가 수면에 반사되는 빛의 분위기를 연구하고 그려내자 이게 인상파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네요. 이후 사실적인 풍경화는 점차 쇠퇴해가고 큐비즘과 야수파, 인상파에 이르러서는 풍경화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답니다.. 서양 미술쪽은 그나마 알고 있는 작가와 작품들이 꽤 있어서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어요.

 

이 책은 전문가가 아닌 한 한두번 정도 읽어서는 이해하기 매우 어려운 책 같습니다. 저 역시 그간 여러 미술 관련 책들을 읽어 보았지만 이 책처럼 동양의 산수화와 서양의 풍경화를 각각 회화기법 변천 등 여러가지를 비교하면서 설명하는 책은 처음 접했네요. 중국 산수화에 대해선 거의 전부가 처음 본 내용이기에 아직도 내용 헷갈리고 기억도 거의 나질 않는데 서양 풍경화는 그에 비함 많이 기억납니다. 그러고 보니까 그간 읽었단 미술 관련 도서들이 대부분 서양미술 분야 책인거 같구요. 이 책은 동서양 회화 비교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나 동양의 산수화와 서양의 풍경화를 이해하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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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의 과학 - 리볼버, 피스톨의 구조와 원리가 단숨에 이해되는 권총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가노 요시노리 지음, 신찬 옮김 / 보누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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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권총의 과학


- 권총의 구조와 원리가 이해되는 매커니즘 해설서 -


가노 요시노리 著 / 신찬 譯 / 보누스 刊 / 238 page

 

 

 

 

 



지은이 : 가노 요시노리(かの よしのり)


옮긴이 : 신찬


펴낸곳 : 보누스


펴낸날 : 2022년 6월 20일 1판1쇄


도서가 : 18,500원

 

 



 


 

 


 

이번 서평은 도서카페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응모하여 입수하게 된 <권총의 과학>이란 책으로 권총에 대한 기본 지식에서부터 권총 구조, 탄약, 취급법, 사격술에 이르기까지 접하기 쉽지 않은 정보들이 수록된 책이 대상입니다. 이 책은 <OOO교과서>시리즈로 유명한 보누스출판사에서 번역 출간한 책인데요. <리볼버, 피스톨의 구조와 원리가 단숨에 이해되는 권총 매커니즘 해설>란 부제가 바로 이 책의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반병사로 의무 복무한 대한민국 국민들 경우에 권총 접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권총은 특수부대를 제외하면 고위장교에게나 지급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저 역시 군복무 중 권총 본 적도 없었기에 책에 어떤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지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이 책의 저자는 1950년생 일본인으로 일본 자위대 가스미가우라 항공학교를 졸업하고 무기보급처 기술연구반에 근무하다가 2004년 정년으로 퇴관한 군사 무기 전문가라고 합니다. 현재 군사 도서를 집필하는 군사 전문 작가로 활동 중이고 11권의 군사무기 관련 저서를 집필하였다길래 일본에서 출간된 도서들을 검색해보니 전부 총기와 관련된 책들이더군요.


책은 <머리말. 총을 이해하고 잘 다루는 일은 민주 시민의 교양>이란 서두로 시작됩니다. 일본인 저자이다 보니 서두를 이런 식으로 쓴 것 같은데 군대에 의무복무하는 대한민국 남성들은 다 아는 내용입니다. 본문은 총 9장, <제1장. 권총의 기초>, <제2장. 탄약의 구조>, <제3장. 권총의 매커니즘>, <제4장. 조준과 조준 장치>, <제5장. 권총의 취급>, <제6장. 사격술>, <제7장. 홀스터>, <제8장. 탄도의 과학>, <제9장. 세계의 주요 탄약>으로 구성되어 있고, <참고문헌/찾아보기>로 책은 마무리 됩니다.


인류 역사에서 전쟁은 그 유래가 아주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문자가 발명되기 훨씬 오래전부터 발생했었을거라 하는데 현재 기록상 전해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전쟁은 기원전 26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수메르제국 최대 도시국가 라가쉬와 움마간의 전쟁이라고 하더군요. 발굴된 유물과 유적상 추정되는 전투의 흔적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나일 계곡의 제벨 사하바 무덤으로 무려 1만3천년 전이라네요. 이처럼 전쟁과 전투는 인류와 함께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고 그에 따라 무기들도 지속 발전되어 왔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선사시대에는 돌도끼나 돌칼, 돌창이 사용되었고 고대시대부터는 금속제 칼과 창, 활과 화살이 오랫동안 최고봉의 자리를 지켜왔지만 중국에서 화약이 발명되고 유럽에 전해지면서 총과 포라는 새로운 무기가 출현하게 됩니다. 이 중 총은 지구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인류를 최상위 포식자의 자리에 올려놓은 무기라고 말할 정도로 그 살상력이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막강한 무기이죠. 중국에서 화약이 발명되고 화포의 발명이 이어졌지만 총으로는 발전하지 못했습니다만 개인무기를 중시하는 서양으로 전해지면서 총이 발명되었답니다. 유럽 각국은 수백년에 걸쳐 전쟁을 치루면서 여러 총기와 매커니즘을 만들어냈는데 권총과 라이플, 기관총이 그것이랍니다. 의외로 권총은 화승총 시대부터 있었다고 추정한다는데요. 당시의 권총은 지금처럼 간편하지 않은, 매우 불편했을거라고 하네요.


책에는 권총에 대한 정의가 본문 제일 첫장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책에 따름 '한 손에 들고 가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총'이 권총이라고 하는데요. 미국에서는 법률에 '어깨로 지탱하는 개머리판이 없는 총'이라 규정하고 있다는군요. 미국법에 의함 소총이나 장총일지라도 개머리판만 제거하면 권총(Hand gun)이라 합니다. 피스톨(Pistol)과 리볼버(Revolver)에 대한 정의도 나오는데 피스톨은 '총신 하나에 약실 하나'로 이루어진 권총을 말하고 리볼버는 '약실이 회전식으로 되어 있는 권총'을 말한답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미국에서도 리볼버를 발명한 새뮤얼 콜트가 리볼빙 피스톨이라고 불렀다는군요. 권총의 정의에 대해서 뭔가 애매하게 설명하고 있단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라이플(Rifle)은 개인적으론 사냥용 총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책에는 원래 '강선(腔旋)'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총신 내부에 한 바퀴 정도 완만한게 회전하는 홈이 나 있는 것을 말한다는데요. 권총은 0.1㎜ 전후 깊이의 홈이 여러 개 있기 때문에 총신 구멍은 톱니바퀴 모양을 띠고 있다는군요. 이 라이플(강선)으로 인해 발사된 탄환에 회전력이 생겨 직진성과 파괴력이 강화된다고 합니다. 사냥총이나 소총을 왜 라이플이라고 부르는지에 대한 설명도 있었는데 라이플(강선)이 새겨진 소총을 라이플드 머스킷이라고 부르는데 '라이플'이라고 줄여 부르면서 점차 라이플이 총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지금 미국에서는 강선을 라이플링(rifling)이라고 부른다 합니다.


권총탄과 라이플(소총탄)은 대부분 구조가 다르답니다.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자세한 내용은 처음 알게 되었네요. 소총탄은 원거리 사격을 위해 많은 화약을 사용하지만 권총탄은 원거리 사격용이 아니기에 화약이 적어도 문제가 안되기에 소총탄에 비해 많이 짧게 만든답니다.


실탄을 연속적으로 발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총신 뒤에 약실 여러개로 이루어진 원형 실린더를 장착해 순차적으로 발사하는 구조의 총을 리볼버라고 한답니다. 이러한 리볼버는 미국의 새뮤얼 콜트가 처음 발명하였다고 알려져 있다는군요. 물론 콜트 이전에도 이와 같은 구조를 사용한 것을 찾아 볼 수 있지만 실용화하여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바로 콜트라네요. 총신이 여러개인 패퍼박스 권총 그림도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사용하기엔 참 불편해 보입니다.


영화 '더티하리' 시리즈로 유명해진 '매그넘(Magnum)'에 대해서도 책은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원래 매그넘은 큰 와인 병 정도의 크기를 의미한다는데요. 여기에 기인해 구경은 같지만 탄피가 커사 화약량이 많은 탄약을 매그넘이라고 부른다네요. 이 말은 매그넘이 총이 아니라 탄환을 말한다는 것인 듯 한데요. 매그넘 탄을 사용하는 권총은 매그넘 권총(Magnum handgun)이라고 해야 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처럼 매그넘이라고해서 다 강력한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매그넘 탄피가 더 길고 화약이 더 많이 들어갔기에 동일 구경과 비교했을 때 더 강력할 뿐이지 구경이 훨씬 큰 탄약이 당연히 더 강력하다는군요.


홀스터(Holster)라는 부르는 총을 몸에 휴대할 수 있게 하는 권총집 이야기도 흥미로왔죠. 홀스터의 종류도 다양하던데 서부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웨스턴 홀스터, 경호원들이 많이 사용하는 숄더호스터, 허벅지에 착용하기에 영화에서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레그홀스터 등이 있다는군요. 이처럼 책에는 권총에 대한 다양한 여러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권총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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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다의 유까딴 견문록 - 마야문명에 대한 최초의 기록
디에고 데 란다 지음, 송영복 편역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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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란다유까딴 견문록

- 유럽의 시각으로 바라본 마야문명에 대한 최초의 기록 -

디에고 데 란다 著 / 송영복 譯 / 경희대 출판문화원 / 447 page



지은이 : 디에고 데 란다

옮긴이/엮은이 : 송영복

펴낸곳 :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발행일 : 2022년 4월 28일 초판1쇄

도서가 : 22,000원


마야문명은 멕시코와 중미지역 유까딴반도의 마야족이 일으키고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고대문명을 말합니다. 이들은 기원후 1세기경 시작되어 5세기 전후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하지요. 하지만 10세기경 카리브족의 잦은 침략으로 치첸이트사를 떠나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쇠망의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0세기말 경 마야족 후손들이 다시 유까딴반도로 진출하여 툴테카족과 합세하면서 신마야제국을 건설하였다는군요. 고대마야문명보다는 좀 못한 수준이었지만 번영의 길을 걷던 이 신마야문명은 16세기 스페인의 침략으로 종말을 고하였답니다. 이번 서평은 그 마야문명이 유럽백인들에게 정복당하고 죽음과 고통에 빠진 애절한 현실과 사연들을 백인 선교사의 시각으로 기록한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입니다. 이 책의 원저자인 디에고 데 란다는 에스빠냐 신부 자격으로 아메리카대륙으로 건너가 마야 원주민들에게 선교사업을 펼치면서 백인의 가치관에 따라 마야문명 정복의 역사와 주변의 지리, 원주민들의 문하, 생활, 환경 등을 상세히 기록한 책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록이 오늘날 중남미와 마야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사료로 손꼽힌다는군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스페인 정복자들이 마야의 모든 기록물들을 없애버려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전해지는 기록이나 유물들이 없기 때문이랍니다.

이책의 원자자인 디에고 데 란다는 16세기 마야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했었던 에스빠냐의 카톨릭 신부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란다 역시 백인이었고 유럽인이었기에 그가 기록한 유까딴 견문록은 철저하게 카톨릭과 백인의 가치관에 따라 작성되었고 원주민 문화는 저급하고 미개한 것이기에 자신들이 교화시켜야 할 대상인 말하는 동물로 인식하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게다가 신부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원주민들을 우상숭배라는 명목으로 화형에 처했고 마야문자로 기록된 문서들을 모조리 불태운 장본인이라는군요. 이렇듯 마야의 문화를 파괴하는데 앞장 선 인물임에도 그가 쓴 유가딴 견문록이 희소성 때문에 고대 마야 원주민들의 문화를 파악하고 인식하는데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은 유럽 열강들의 초기 식민지 개척시대에 남겨진 마야문명과 마야인들의 삶에 관한 최초이자 유일한 종합 사료입니다. 이 기록물에는 에스빠냐의 마야문명 정복의 역사에서부터 주변의 지리, 마야인들의 정치, 사회, 문화, 종교, 성과 사랑, 인신공양 풍습, 건축, 문자, 음식, 의복, 환경 등 마야문명과 마야인들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답니다. 책에선 우리나라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합쳐 놓은 가치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이 책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에스빠냐의 침략으로 멸망하여 사라져 버린 마야문명과 마야 원주민들의 문화를 인식하고 그 가치를 찾으며 학문적으로 접근하려면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실수적 사료이기 때문에 그렇다는군요. 더우기 마야인들이 남긴 문자의 발음 기호가 수록되어 있기에 마야문자를 해독하는데 있어서 유일한 사료란 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이 말은 현지인을 포교하기 위해 종교계 사람들은 원주민들의 언어와 관습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그들의 생활과 언어를 공부하였으며 그러한 현지 생활과 체험들이 학문적인 호기심과 결합하여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이 나오게 되었다는 말로 보입니다.

16세기 유럽과 아메리카의 만남 직후 정복자들과 함께 마야의 땅에 십자가를 전파하러 간 에스빠냐의 가톨릭 신부 디에고 데 란다(Diego de Landa). 그는 유까딴반도 마야문명의 역사와 지리, 문화에 관하여 모든 것을 기록하였다.

출처 :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 5 page

책은 <머리말>, <주요 연표>, <이런저런 일러두기>, <약어목록>을 통해 이 책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와 이용방법 등을 알려주면서 시작됩니다. 이어지는 본문은 52장으로 이어지고 <참고문헌>으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본문의 각 장은 지역,역사,문화 등 각 테마별로 분류되어 기록되어 있는데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카톨릭 백인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는게 상당히 많더랍니다. 하지만 보이는대로 기술하고 있는 부분도 꽤 많은데 마치 사진이나 동영상의 한 장면을 떠올릴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부분도 있더군요.

전 마야 잉카문명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인신공양이었습니다. 이 책에도 하나의 장으로 이 부분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기에 집중하여 읽어보았습니다. 그간 알고 있었던 내용들과 크게 다른 사실은 없었어요.. 지금의 세상은 너무나 많은 정보가 난무하고 있기에 빅데이타 분석이라든지 가짜뉴스 선별이란든지 하는게 이슈인 세상이죠. 지금은 모른다는 것보단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고대국가 시절부터 정치인들이 구사해왔던 가짜뉴스 전략은 무척 많았었니까요. 물론 현재의 세상은 더하다 못해 심각 한 상황에 이르렀지요.

그리고 읽다가 눈에 들어온 내용은 <로마달력과 유까딴 달력의 시작>이었습니다. 2012년에 마야력으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일 때문인데요. 당시 마야력에 따름 지구의 마지막 날은 2012년 12월 21일로 끝난다고 하여 지구종말론이 들썩이던 일이 있었죠. 다행히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었지만 마야력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책에는 마야력을 마야문자로 보여주면서 연중 날짜별 행사날에 마야인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선교사 란다가 보았던 모습 그대로를 기록한 것이죠. 하지만 책에는 각 장의 마지막에 모아 놓은 주석들을 통해 더 많은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디에고 데 란다가 쓴 원본은 현재 전해지고 있지 않고 있고 여러 종류의 필사본이 전해지고 있는데 각기 조금씩 필하한 내용에 차이가 있기에 그에 대해서까지 주석을 통해 자세히 보여주고 있지요. 한가지 아쉬운건 이 주석에 사용된 글자 폰트가 너무 작아서 읽는데 너무 피곤하더라는 것입니다. 말 나온 김에 불편했던 점 하나 더 말하자면 책 크기인데요. 책 판형이 크고 두꺼운지라 좀 무거워서 지하철에서 들고서 읽기에는 힘이 좀 들더라는 겁니다.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많이 언급되었던,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말도 안되는 희대의 사기극이자 무식한 백인들이 역사를 왜곡하고자 주장했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 사건으로 인해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유럽 백인들에게 무고한 목숨을 빼앗기고 모든 것을 강탈당하였습니다. 더우기 그 백인들은 원주민들의 철학과 종교를 모두 쓰레기라 규정지었고, 다루기 편하도록 유럽 백인문화와 카톨릭으로 원주민들을 세뇌시키고자 했으며,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사상과 문화, 문명들을 말소시키고자 원주민들의 기록과 유물들을 전부 불태우고 없애버렸다지요. 예나 지금이나 말도 안되는 이유로 전쟁을 일으키고 아무 잘못 없는 사람들을 학살하는 백인들의 잔인함과 위선적인 모습이 참으로 똑같아 보입니다.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은 마야문명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읽어면 많은 참조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다만 북중미 언어의 특수성과 낯선 단어들로 인해 한번 읽어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기에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야 할 듯 하구요. 저 역시 위에 언급한 인신공양과 유까딴 달력의 본문 두 장은 세 번 정도 반복해서 읽었지만 지금도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답니다.. 뭐 언젠간 이해되겠죠?

리뷰어스 클럽 공정위 문구01-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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