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인생응원가 - 스승의 글과 말씀으로 명상한 이야기
정찬주 지음, 정윤경 그림 / 다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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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후기] '법정스님 인생응원가'

- 마음의 티끌을 쓸어주는 산사의 풍경소리 같은 명상록 에세이 -

 

 

 

 
 

지은이 : 정찬주

펴내곳 : 다연

발행일 : 2019년 11월 20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우리나라 종교 지도자로서 추앙받는 분에는 몇분이나 계실까요? 해방 이후와 종교를 초월하여 존경받는 분으로 한정한다면 그리 많지 않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김수환 추기경님이나 성철스님, 법정스님 등 몇몇 분이 금방 떠오긴 하죠. 아마도 방송과 언론을 통해 많이 접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만 종교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제게도 기억이 날 정도라면 존경받는 종교지도자가 맞을거라 생각됩니다. 신앙심 깊은 종교인이라면 저보단 많은 분을 떠올릴 것도 같네요.^^

 

이번 서평후기는 '무소유'란 수필집으로 잘 알려지신 법정스님에 대한 책으로 스님의 재가제자라는 분이 법정스님의 글과 말씀을 통해 엮어낸 에세이가 그 대상입니다. 리뷰어스클럽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접하게 된 참 좋은 내용의 책이었죠. 책 뒷면에 보면 "마음의 티끌을 쓸어주는 산사의 풍경소리 같은 명상록"이라 쓰여 있는데요. 수록된 스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주옥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시인분은 스님의 말씀들이 "바로 스님의 사리이며 영혼의 보석이 아닐수 없다"라 했구요.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공감 가지 않은 내용도 있었긴 하지만 찬찬히 돌이켜 보면 다 뼈가 있는 말씀들이었습니다.

 

 

  

 

 

먼저 법정스님에 대한 약력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1932년 해남에서 태어나신 법정스님은 1956년 통영의 미래사에서 효봉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1959년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승려 자운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고 합니다. 1970년 후반 송광사 뒷산에 직접 지으신 작은 암자 불일암을 짓고 수도정진하셨고, 1994년부터는 순수 시민운동 단체인 맑고 향기롭게'를 만들어 이끄셨으며, 1996년에는 대원각을 시주받아 이듬해 길상사로 고치어 개창하셨답니다. 2003년부터는 강원도 산골에서 무소유의 삶을 사셨는데 그러던 중 폐암이 발병하였고 78세가 되던 2010년 3월 길상사에서 입적하셨습니다. (출처 : 두산백과)

 

195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저자는 1983년 작가로 데뷔하였고 샘터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법정스님의 책을 만들면서 그 인연으로 스님의 각별한 재가제자가 되었다는 분입니다. '재가제자(在家弟子)'란 승려가 아닌 속인인 불제자를 말한답니다. 스님으로부터 무염(無染)이라는 법명을 받았다는 저자는 전남 화순 계당산 산자락에 산방을 짓고 자연을 벗 삼아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에는 법정스님의 말씀과 함께 삽화가 같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그 삽화들을 그리신 분은 지금 제주도 해녀를 소재로 한 그림동화 작업중에 있답니다.

 

 

  

  

 

 

책은 <추천의 말/작가의 말>, <1부 명상. 스님의 공감언어>, <2부 명상. 스님의 공감법어>, <3부 명상. 스님의 명동성당 특별강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말에도 나와 있듯이 스님의 말씀과 글에는 일관된 사상이 있어 그 사상에 공감하는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것 같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풀,벌레,돌멩이 등과 같은 유무정물(有無情物)에는 그 생명의 가치가 같다는 생명 중심 사상이라고 하구요. 저자는 스님의 산문집 중에서 스님의 사상이 드러난 구절들을 뽑아 책으로 엮고자 스님께 여쭈었는데 무언의 승락을 얻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일은 계속 미루어졌고 이제서야 명상록을 완결짓게 되었답니다.

 

 

  

 

 

각 부의 첫페이지가 무척이나 고운게 참 마음에 듭니다. 그 형태를 보고 있으면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데요. 삽화의 배치도 무척 중요하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부의 제목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스님의 말씀이 적혀있는데요. 읽다 보면 학창시절 교내방송을 통해 많이 들었던 '명상의 시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만 그런걸까요? 생각해보니 '명상의 시간'에서 들었던 그 내레이션과 스님들의 독경소리가 얼핏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도 같네요. 여하튼, 그 말씀들 여기 적어 봅니다.

"적거나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모자람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침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고통을 불러오는 원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고통을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입니까? 모든 것을 나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욕망과 아집에 사로잡히면 자신의 외부에 가득 차 있는 우주의 생명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소유물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스스로를 우주적인 생명으로 승화시킨 것이 바로 맑은 가난, 청빈입니다."

 

 

  

 

 

글은 '마중물 생각'과 '스님의 말씀과 침묵', '갈무리 생각'이란 순서로 좀 낯설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서론/본론/결론과 유사한 형식이라 보여지는데 내용을 보면 '마중물 생각'은 이야기를 전개하고자 언급하는 저자의 에피소드들이 주 내용이고, '스님의 말씀과 침묵'은 마중물 생각에 어울리는 법정스님의 말씀이나 산문집에 수록된 구절들이었습니다. '갈무리 생각'은 앞에 나온 두 파트를 종합하여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내용이었구요. 인상적인 좋은 내용과 말씀들 참 많이 나오지만 그중 삽화와 함께 간략하게 표현된 부분만 극히 일부 발췌해 올려 봅니다. 

 

 

  

 

 

책에는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대한 것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분 참 많지요. 저자는 자신의 산방을 찾는 손님들 중 무소유가 무엇인지 묻는 사람들이 참 많다고 합니다. 그럴때 저자는 2종류의 답을 한다고 하는데요. 초보불자에게는 "군더더기를 갖지 말고 살라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두 개를 갖지 말고 하나만 갖고 살아도 불편하지 않다는 것입니다."로 답하고, 불교공부가 좀 깊어 보이는 분에게는 스님께서 저자에게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전한답니다.

 

"나도 없는데 하물며 내 것이 어디 있겠는가. 나도 공하고 내 것도 공하다는 도리를 알아야지. 그것을 말하기 위해 무소유란 말을 만들어낸 것뿐이다."

 

알듯 모를듯한 말씀이었는데요. 법정스님의 다른 말씀을 찾아서 보니 그제서야 이해가 좀 됩니다. 문장해석 능력이 많이 떨어졌나 보네요..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무소유는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는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보다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가 있다.

선택한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유보다 값지고 고귀하다.​

소극적인 생활태도가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법정스님은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란 법어처럼 선문답 같은 말씀을 남기시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기신 말씀들을 보면 고요함 속에서도 칼날같은 말씀들이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평온하게도, 깨우치게도 해주는 것 같습니다. 책에는 이러한 스님의 좋은 말씀이 한가득이구요. 법정스님과 연관된 서적들이 많이 출간되어 몇권 읽어보았는데 이 책이 그 중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도서 제목에도 알 수 있듯이 살아가면서 괴롭고 힘들 때, 마음의 평안을 얻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삶에의 인생응원가가 필요하신 그런 분들께 권독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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