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클래식 2 - 클알못에서 벗어나 클잘알이 되기 위한 클래식 이야기 이지 클래식 2
류인하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리뷰] '이지 클래식 Ⅱ'

- 클알못에서 벗어나 클잘알이 되기 위한 클래식 이야기 -

 

 

  

 

지은이 : 류인하

펴낸곳 : (주)42미디어콘텐츠

발행일 : 2019년 12월 2일 초판1쇄

도서가 : 19,800원

 

 

 

클래식(Classic). 사전적 의미로는 '일류의', '규범적인', '고전의', '고전' 등의 의미가 있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일반적인 의미는 서양의 전통적 작곡기법과 연주법에 의한 음악을 뜻하는 '클래식 음악'일 것입니다. 엄밀하게 따진다면 클래식이란 말은 단순히 음악만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하지만 보통 '클래식 음악'으로 알아듣는게 일반적입니다. 생각해 보면 유명한 음악가들의 아름다운 음악들을 클래식이라 하지, 유명한 화가들의 명작 그림들을 클래식이라고 하진 않지요.

 

그러한 클래식에 대하여 흥미롭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을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3년 전 출간되었던 책의 속편 성격으로 출간된 도서로 제목이 <이지 클래식Ⅱ>인데요. 1편의 23인에 이어 2편에는 17인의 클래식 음악가들의 삶과 음악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이채로운건 이들도 클래식 음악가에 포함되는건가 싶은 사람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인데요. 비교적 근래의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과 레너드 번슈타인(Leonard Bernstein)이 바로 그들입니다. 저자는 서양고전음악이라고 하는 것에 명확한 범주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흐름으로 나누는 것보다 음악적 특징으로 분류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는데 이건 개개인의 선호도이니 각자 판단할 몫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팟캐스트 기획자 겸 PD이자 작가, 진행자이라는 분으로 음악과 무관한 미디어를 전공하신 분입니다. 방송작가로 일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클래식 음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일하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클래식을 듣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자칭 클알못(클래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방송국에서 나온 뒤 시작한 팟캐스트 <이지 클래식>을 운영하면서 관련 자료를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클알못에서 클잘알(클래식 잘 아는 사람)으로 나아가고 있다 합니다. 저자가 집필한 책 내용을 보면 적어도 클알못이라고는 할 수 없는 분 아닌가 싶네요.^^

 

책은 가곡의 왕 슈베르트로 시작하여 20세기 미국의 명지휘자이자 작곡자인 레너드 번스타인까지 총 17인의 음악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음악가들을 다시 크게 3개의 장으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1. 클알못에서 벗어났다면 알아둬야 할 음악가들>에서 슈베르트, 파가니니, 슈트라우스2세, 드뷔시, 라벨, 엘가를 들고 있고, <2. 클알못에서 클알잘로 가기 위해 알아야 할 음악가들>이라 해서 베를리오즈, 말러, 스트라빈스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그리그, 시벨리우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 클알잘이라면 섭렵해야 할 음악가들>에서는 브루크너, 버르토크, 쇤베르크, 거슈윈, 번스타인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구요. 책을 읽다 보니 뒤로 갈수록 잘 모르는 음악가들이 많아지던데요. 게다가 제가 알고 있는게 수박 겉햝기식 수준이란걸 절절하게 느껴지더랍니다..

 

 

  

 

 

이야기는 해당 음악가가 만든 곡이 영화에 사용된 OST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것은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동일한 형식의 컨셉이지요. 영화 이야기로 시작되어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에는 음악가의 대표음악과 추천음악, 그리고 QR코드로 추천음악 공연을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바로 추천음악의 공연을 볼 수도 있다는게 흥미는 물론 음악감상의 재미까지 줍니다.

 

 

  

 

 

그간 제작된 영화들을 보면 알게 모르게 많은 클래식 음악들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고 있답니다. 음악가를 모티브로 한 영화야 당연한 것이겠지만 클래식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영화에서도 클래식이 사용되어 더 빛을 본 영화도 참 많다고 하지요. 책에는 <독일 낭만파 오케스트레이션의 자존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서 보여주고 있는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예가 그러해 보였는데요. 명감독의 작품으로 영화사적으로도 불후의 명작이긴 하지만 그 영화 도입부의 시퀀스 장면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조화는 정말 압권이었죠. 처음 그 장면 보았을 때의 충격과 감동, 제겐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랍니다. 아. 그리고 이 분은 왈츠의 황제 요한 슈트라우스의 가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별개 가문의 일원이랍니다. 슈트라우스(Strauss)라는 성씨는 동일하지만 우리나라의 김씨, 박씨, 이씨처럼 흔한 성씨일 뿐, 전혀 관련이 없다네요.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걸 꼽으라면 <영국이 가장 사랑하는 영국 작곡가, 엘가>의 인생사입니다. 1857년 영국의 우스터 지역에서 태어난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는 아버지에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거의 독학으로 음악적인 부분을 터득했다고 합니다. 그의 유명한 곡에는 <위풍당당 행진곡>과 <사랑의 인사>라는 피아노 독주곡이 있는데요. 그중 약혼선물로 작곡하였다는 <사랑의 인사>는 다양한 편곡으로 연주되고 있는데 현재는 바이올린 소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답니다. 이 곡을 선물받은 그의 아내 캐롤라인 앨리스 로버츠는 시와 산문집을 펴낸 문학가답게 <바람 부는 새벽>이란 화답시를 썼다고 하는군요. 무엇보다 놀라운건 그는 아내만을 평생 사랑하고 살아가다가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창작활동을 접고 함께 살던 집까지 처분한 채 고향으로 내려가 은둔의 세월을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였습니다. 대부분의 예술가들 일생을 살펴보면 복잡다단한 연애사가 으례 따라다녔기 때문에 그의 이러한 인생의 마지막 부분이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거 같습니다..

 

또 하나, 시선을 끄는 내용은 핀란드 민족의 영웅인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ous)의 내용 중 안익태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1865년 당시 러시아제국의 자치구 중 하나였던 핀란드 대공국에서 태어난 시벨리우스는 1899년 핀란드인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연극에 붙일 곡을 작곡하였고 그는 이 곡을 약간 수정하여 교향시 <핀란디아>로 발표하였답니다. 그런데 이 곡이 안익태의 <한국환상곡>과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동일 선상에 놓고 많이 비교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곡의 구조면에서는 비슷하다 볼 수도 있겠지만 작곡한 배경이나 작곡가의 일생을 살펴 보면 비슷한 행보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2000년에 발견된 안익태가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끌고 <한국환상곡>을 지휘한 영상이 실은 1942년 만주국 10주년 기념음악회였고, 그 때 연주한 곡도 <한국환상곡>이 아니라 <만주환상곡>이었다는 것이 2006년에 밝혀졌으며, <한국환상곡>에 쓰인 멜로디와 같은 부분이 <만주환상곡>에도 존재하는 등의 예를 들면서 말입니다. 안익태가 친일행적을 지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게 저자의 생각인 듯 한데 결론은 지어지지 않았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튼, 씁쓸한 이야기죠..

 

 

  

 

 

1장과 2장, 각 장의 이야기가 끝나면 마치 공연처럼 <Intermission>이라 하여 우리나라 클래식 공연과 관련된 깨알같은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장 뒤에는 우리나라의 <지역 거점 공연장과 오케스트라>가​, 2장이 끝나고는 <국내 클래식 음악 축제>에 대해서 수록되어 있었죠. 생각 외로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클래식 공연장이 있었다는게 좀 놀라웠습니다만 주로 수도권에 집중된 듯 합니다.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도 같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책은 클래식 음악가 ​17명을 통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1편 보다도 더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것 같았구요. 클래식 청취가 지루하다고 느끼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더 쉽고 재미있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뭔가 알고 듣는 것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듣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쉽고 가볍게 클래식을 접하고픈 분들에게 특히 추천할만한 책이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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