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서 중고 구입한 이 책, 다른 책들과 같이 며칠 전 도착했는데 

이 책 펴보면 앞에, 그러니까 일종의 "서시" ㅎㅎㅎㅎ 로서, 존 휠러가 쓴 굉장히 긴 시가 있다. 

중력에 바치는 사랑의 시. 사랑의 노래. 


이런 게 있을 줄이야. 

장난인가? 


했는데 읽어보니 

아닌 거 같다. 그의 진심. 그는 진심으로 중력을 사랑한 사람. 


번역해 올려보고 싶어집니다. 



얼른 99.2%에서 99.8%(100%를 말할 수는 없을 거 같다)로 이행하여 

페이퍼 제출하고 맥주 마시자. 생각하면서 달리는 중이다. 아마 오늘은 어렵겠지. 12월이 오고 그것도 2일이나 3일은 

되어야 가능할 거 같기도 한데 


그러나 잠시 후 담배를 사러 나가면서 

맥주도 사오는 게 어떨까. 2시에 맥주 사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제법 자주 맥주 사는 제법 나이 많은 (앞머리가 하얗게 센) 사람이 

문득 두시에 와서 사면 갑자기 매일 사는 사람으로 잘못 기억되지 않을까. (...) 쓸데없는 걱정이 잠시 진지하게 들었다. 


젊었(....)을 때 마시는 것과 다르긴 하다. 

아주 가끔 마셔도 부끄럽다니깐. 젊을 땐 매일 마셔도 부끄럽지 않았다. (자랑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an22598 2020-12-01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하고 마땅한 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있군요. 훌륭하다!

몰리 2020-12-01 07:32   좋아요 0 | URL
보니까 ˝서시˝만 쓴 게 아니고 각 장마다 앞에 그의 자작시 ㅎㅎㅎㅎ 가 있는데
오글오글 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존 휠러에게 반하게도 되네요! 귀엽고 사랑스러우신 분.

blueyonder 2020-12-0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휠러의 시가 정말 궁금하네요. 올려주세요~!! ㅎㅎ
젊음과 음주, 공감이 가기도 하고, 그래도 아직 괜찮다고 믿고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

몰리 2020-12-02 08:29   좋아요 0 | URL
휠러... 시는
삼류 시인 거 같긴 한데 ㅎㅎㅎㅎ
조금씩 올려 보겠습니다. 정말 물리학을 사랑하신 분이시더라고요 휠러도.
 




알라딘 중고샵을 들여다보질 말아야 하는데 

수시로 들여다보고 그래서 이런 책들 (중고샵 발견이 아니었다면 

살 이유 없는 책들. 아니면 오랜 세월 후에나) 사서 두게 된다. 


이 책 1장이 

"헐리우드에 간 과학자: <인터스텔라>의 기원" 이런 제목이고 

킵 손과 제작자 린다 옵스트의 오랜 인연에 대한 얘기로 시작한다. 


두 사람이 최초로 만난 건 1980년이었다. 세이건의 <코스모스> TV 시리즈의 첫 방송을 기념하는 

행사가 LA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린다 옵스트도 그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고 세이건은 킵 손에게 연락해 

그 행사에 와서 린다 옵스트와 만나볼 것을 제안했다. blind date의 제안이었다. 당시 킵 손은 십대 딸을 혼자 키우던 싱글파더. 린다 옵스트는 뉴욕타임스 매거진에서 과학 에디터였다가 LA로 발령 받았고 그 후 남편과 별거 중이었다. 


"<인터스텔라>의 씨앗은 실패했던 로맨스와 그것이 낳은 우정, 그리고 파트너쉽에 있었다." 

킵 손이 저렇게 말하는 것이, 킵 손과 린다 옵스트는 2년 정도 실제로 꾸준히는 아니었지만 (on and off) 연애를 

하기는 했다. 그러나 케미스트리가 영 어째 맞지 않았고 린다 옵스트가 둘 사이는 연애로는 안되겠음을 그에게 말했다. 


그러나 연애 감정보다 더 좋은 것이 두 사람에게서 자라나고 있었다. 

아주 다른 두 사람 사이에 생겨날 수 있는 창조적이며 지속적인 우정과 협력의 관계. 



저런 얘기 읽고 있다가 

아 갑자기 정신이 확 드는 기분이라서 적어둔다. 

너무 힘들고 (학기가 끝나기 전 2주 동안은 언제나 그랬다. 아침 몇 시간 제외하면 매일 그로기 상태....) 

그냥 누워 있고 싶다가, 잠시 만사가 가벼워지는 느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yo 2020-11-26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레벨브레인 소개팅 실패담 같은 거네요 ㅎㅎㅎㅎㅎ

몰리 2020-11-27 07:19   좋아요 0 | URL
세이건에게 (왜지?) 내가 다 감사하게 되는 이상했던 기분.
그렇게 세이건이 창조한 관계............
 






오늘은 맥주 마시고 풀어져도 될만한 날인게 

거의 끝냄 상태로 거의 한 달 끌어온 페이퍼를 

거의 거의 거의 끝냄. 97%에서 99.2%로? 내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수업 준비를 해야할 거 같고 

다음 주 초에 마지막 해야 할 일을 하면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매일 고생하지만 오늘도 고생한 날. 온 삭신이 쑤심. 

페이퍼 하나 끝낸 거 정도가 뭐 대수라고 이렇게 서재 와서 늘어놓느냐 하신다면 

.......... 그게 그러니까 지금 내게는 엄청난 무엇. 탈출의 (탈출의... 무어라고 합니까. 카드도 아닌 것이, 열쇠도 아닌 것이) 하여튼 탈출의 가능성이라고 합시다, 그게 여기 달려 있다. 좋은 삶. 이것의 가능성이 여기 달려 있다. 이 나이에 "탈출"이 어떻고 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사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입니다만.... 


이걸 끝내면 담배도 끊고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산책 정도 아니라) 

매일 목욕하고 

열심히 관심 분야를 넓히고 

등등의 계획이 있었다. 


담배는 끊어야겠지만 

매일 목욕도 하면 좋겠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빨리 더 논문을 쓰는 것이다. 

어디서 무얼 하든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이 이것이다. 좋은 논문 쓰기. 

학자인데 (그러니까, 박사 학위가 있는데) 좋은 논문을 쓰지 않으며 (못하며) 관심도 없다. 

그러면 양아치 아닌가. 아니... 정말 진지하게, 아닌가. 적어도 관심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an22598 2020-11-26 0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하셨습니다! 양심은 커녕 아무런 죄책감없이 세상 편하게 사는 쌩양아치도 있습니다. ㅋ 그런데, 담배끊기, 목욕하기보다 밥 챙겨먹는게 더 어려우실듯 ㅋ

2020-11-26 0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7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7 0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씨 추워지니까 

추웠을 때 먹던 음식들이 다 다시 생각나고 

다 다시 구매각. 재구매각. 


붕어빵. 호떡. 이것도 지난 겨울에 잘 먹었었다. 

붕어빵........ 냉동 미니붕어빵을 미니오븐으로 구우면 

ㅜㅜ 이런 거 가지고 감동하고 싶지 않은데, 맛있죠. 맛있어요. 


호떡도. 

호떡을 먹어야 겨울은 겨울이 도비니다. 

뜨겁고 달콤한 무엇을 집중해 먹는 시기가 있어야 

풍파를 견딜 내면의 힘도 농축되는 것. 


고추부각. 

이것은 철을 가릴 음식이 아닌 거 같은데 

이상하게 덥거나 습할 때 먹고 싶어진 적 없는 거 같다. 여름엔 생각나지 않은 고추부각. 

봄 가을에도, 김이면 족했다. 김은 "리얼 들기름" 김이 맛있는 김. 싸고 맛있는 김. 


고추부각 갑자기 늠므늠므 먹고 싶어져서 주문했고 

오늘 저녁 배송된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이건 당일배송... 아니고 며칠 후 배송)

택배 도착한다는 문자에 '오 빨리 왔으면' 하게 되는 건 한 10년만에 처음인 듯. 


빨리 고추부각이 도착해야 

고추부각 안주로 맥주도 마실 것 아닌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20-11-25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트윗에서 본건데요 붕어빵 위에 버터를 올려 먹으면 그렇게 맛있대요!!!

몰리 2020-11-25 16:40   좋아요 0 | URL
버터. 악마의 유혹 버터!
한 번 먹어는 봐야겠는 조합!
단 한 번 만.....
 




코츠 책 수업 때문에 이 영화 다시 찾아서 보고 

당시 나왔던 비평들도 찾아서 봤었다. 뉴요커 지에서는 "흑인 감독이 만든 최초의 작가주의 호러" 

저런 말을 하던데 .... 사실 저런 말도 인종차별 아닌가는 생각도 듬. 최초일 거 같지가 않기도 하고. 



Don't let them kill you on We Heart It



이제 수업에서 코츠의 책 거의 다 끝나가는데 

코츠의 책도 그렇고 Get Out도 그렇고 

아니 정말 이거 완전 내 인생의 이야기다. 그 내 인생의 이야기는 

부코스키의 위의 말로 요약되기도 한다. 


코츠는 "학살"의 생존자로 말하는 것이기도 한데 

아니 이게 내 인생의 이야기일 줄은.... 의 심정이 되기도 한다. 

나도 그처럼 해야 한다. 해야겠다. 학살의 증언. 학살의 추억. 학살에서 생존한 자가 문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