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신기하게도 

(살면서 이런 적이....... 20대의 어느 시점부턴 없다).  

술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거의 사라졌다. 

저녁이 되면 술 마시기에 딱 적합한 상태가 있다. 배도 고프고 영혼도 털렸고 

그러나 딱, 술을 마시면 기운 날 정도의 체력은 있는 상태. 요샌 이럴 때도 차라리 잠을 자고 싶음. 

그냥 누워서 한숨 쉬고 싶음. 


그런데 오늘 

한 번 마셔볼까 하는 중. 



오늘 이상하게 책들이 굉장히 잘 읽혔다. 

하긴 이상하긴 뭐가 이상한가. 채점해야 하니까 그렇다. 

꼭 해야 하지만 하고 싶지는 않은 일이 있을 때, 꼭 하고 싶지만 안하게 되던 일이 갑자기 

잠시 잘 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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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소년. 

고고학 교수인 아버지의 연구를 돕기 위해 여름 동안 집에 살러 오는 청년과 사랑에 빠짐. 

소년은 광적인 탐서가, 애서가, 모르는 것이 없는 독서광. 불어, 이탈리아어, 영어 셋을 경계 없이 

오가며 쓰는 polyglot. 


말로 들으면 

그걸로 걸작 영화가 나올 수가 없어 보이게 

크고 작은 구멍들이 있지만 실제 영화에서 그 구멍들 모두가 사라진다고 한다. 

17세에 세상의 모든 책을 읽은 소년. : 이게 완전히 믿기며 그것이 그 소년의 매혹으로 

온전히 다가온다는 점 포함. 







이런 얕고 맑은 물. 

너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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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11-30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포스터도 너무 좋아요. 너무!! ㅠㅠ

몰리 2017-11-30 20:18   좋아요 0 | URL
포스터 맘에 들더라고요. 뭘까 하면서 맘에 듬. 녹색일까 청년일까 뭘까.
그리고 love와 sex의 교집합과 합집합(주제가 이런 거라고도 하던데) 이것도 참
.... 본격적이며 섬세한 접근은 없었던 거 같아서, 기대됩니다.

2017-11-30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30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 삼겹살은 배달도 된다는데 

이 사진에선 왼쪽 전이 더 맛있어 보인다. 


며칠 전부터 삼겹살이 무척 먹고 싶었으나 

못 먹고 있던 중 오늘 점심을 먹으려고 순대국집 갔더니 

만석이라 기다려야 해서 


그럼 삼겹살 사다 집에서 구워먹기로 하고 

사러감. 사러가마트에 사러감. 


사러가마트 근처에 정육점도 있다. 

오늘 처음으로 고기를 이 정육점에서 사 보았는데 

문 열고 들어가서 본 주인 아저씨는 


살빠지고 예뻐진 문희상 의원 같은 느낌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 점을 기록함이 이 포스트의 목적. 

문희상 의원 가까운 친척일 수도! 하여튼 무척 비슷한데 보자마자 

보는 사람 마음이 놓이게, 놓이는 정도 떠나서 갑자기 유쾌해지게, 어딘가 귀엽고 예뻐진 

문의원의 방식. 


와. 첫눈에 사람을(사람 마음을) 사로잡는 외모. 

.... 나도 그럴 수 있는 사람 쪽으로 조금이라도 가게 노력해야겠다고 

집에 오면서 마음 먹었다. 



아 그래서 삼겹살 반근을 사다가 

지금 클리어. 후식으로 단팥빵 먹으면 딱 좋을 상태다. 

반 근으론 부족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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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11-29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는 한 근을 사시는 걸로.....

몰리 2017-11-29 14:53   좋아요 0 | URL
다 굽지만 반은 나중에 먹어야지 했더니 ;
잘못한 저평가였어요.
 



몇 달 만에 아마존 중고 책들을 구입해서 

배송대행으로 한꺼번에 오늘 받았다. 이 12권. 

집에 와서 일단 이 책들 택배박스 해체하고, 쌓아놓고 봄. 

있어서 나쁠 거야 없는 책들이지만 


있기만 할 거 같다. 

읽지는 않을 거 같다. 


오랜 세월 예외없이 반복된 패턴이라 

아무 동요없이 예상함. 


읽지 않을 책들을 구입하기. 

어리석음.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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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11-28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묵의 책 한글판 읽다가 접었던 기억이 나네요!!

몰리 2017-11-28 21:11   좋아요 0 | URL
독자 리뷰는 그리 호평은 아니더라고요.
뭐라더라, 침묵에 대해 말해주기보다 침묵을 성취한
자신을 과시한다던가...

오그래? ; 그래도 좋아.
그러며 삼. ;

syo 2017-11-28 21:12   좋아요 0 | URL
실제로 침묵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시종일관 침묵하다 덮었거든요.

몰리 2017-11-28 22:10   좋아요 0 | URL
침묵, 이 주제의 현상황을
이 책을 보면서 가늠해 볼 수 있겠어요. ㅎㅎㅎㅎㅎ
아 나름 유명한데다 많이 팔린 책인데

이 정도밖에 못했어? 이 정도밖에 못하고 있음에도?

다락방 2017-11-29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책탑 사진은 정말이지 언제봐도 너무 좋아요... 저도 책 사서 책 탑 쌓고 사진 찍고싶네요............

몰리 2017-11-29 11:07   좋아요 0 | URL
이미 있는 책들로!

생각하면 조금 신기한 건, 드라마나 영화나 그림이나 사진 등등에 책이 등장하면
유심히 보게 된다는 점. 누가 무슨 책을 읽었고 어떤 장면에 무슨 책이 등장하고
이런 거 이상하게도 주목하게 되고 기억하게 돼요.
 



무엇보다 토론은 

참여하는 사람들이 

토론 주제에 이미 하고 있던 생각들을 

심화, 확장하는 (시험, 수정할 수도 있지만) 자리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대결" "논쟁"의 요소는 암묵적으로는 어느 토론에나 있을 것이다. 

토론에 참여하는 사람들 각각에게 "우리"와 "그들"이 있을 테고, 그들 사이에서 

"우리"와 "그들"이 있을 테고, 각각의 "우리"와 각각의 "그들"마다 또 "우리"와 "그들"이 있을 테고. 

그렇게 "우리"와 "그들"의 무한히 복잡한 관계들이 있을 것이다.  


그 복잡함 때문에라도 

"대결" 혹은 "논쟁"이 명백히 토론의 중심이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토론자 각각에게, 할 수 있는 한 가장 자유롭고 온전히 자기 관점을 탐구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하기. 

이게 중심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렇게 제시되는 각자의 관점들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혹은 적대하는지 

(서로 밀어내지만 같은 곳에 있는지. 그 중 언젠가 사라질 관점도 있을 수 있지만) 체험하고 알게 하기. 

로티의 "자유를 건사해, 그러면 진리도 건사하는 게 돼. Take care of freedom and truth will take care of itself" 이 말을 토론의 에토스로도 삼아볼 수 있을 거 같다. 


토론자 각자가 가장 온전히 자기 입장 말하게 하기. 

이걸 중심에 두면, 질문이 하는 역할이 아주 중요할 것이다. 

진행자가 따로 있다면 진행자는 질문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어야 할 테고 

따로 없다면 토론자들 자신이, 토론 상대 입장을 잘 따라가면서 그 상대가 자기 입장을 

더 깊이 자유롭게 탐구하며 말할 수 있게끔, 날카롭고 좋은 질문들을 우호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할 것이다. 



이런 말들이 허황하고 "feel good" 리버럴하게 들릴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토론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는 것. Culture Gabfest는 그 중 한 예일 뿐. 

토론으로 배우고 연습하고 실천하는 가치는 무엇보다 


연대(정신의 공존과 협업....)여야 한다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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