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이나 되었다고 믿을 수 없는 

Oasis의 champagne supernova가 늠늠 좋다고 말하던, 과제 제출된 글 읽으면서 

90년대가 잠시 리플레이 됐었다. 지금 술마시면서 들어보는 중. 마침 밖엔 비도 오고 아주 좋... 존좋. 

이러다 혹시 2081년에 (아 그럴 리가 없긴 한데, 현실성이 아예, 0.0000도 없는 건 아닌 과장을 하기 위해) 

살아 있는 어느 날, 비가 오고 그 날도 오아시스 "샴페인 수퍼노바"를 듣고 있게 된다면? 그리고 알라딘 북플이 

"60년전 오늘 남긴 기록을 확인하시고..." 란다면?! 


지금 집이 너무 좋고, 이사하던 날 그 날부터 비가 왔어도 좋았고.... 포스팅 이미 여럿 했다. 

그런데 아직도 못한 얘기가 있으니, 그것은 정리 안되어 어수선한 집에서 밤이 왔을 때  


빗소리 들으면서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있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강렬히 레이저처럼 집중이 되더라는 얘기다. 


What is called thinking? 

웃기다고 생각했던 하이데거의 책 제목. 

그 때 그 격한 집중의 체험. "ㅇㅇ 이것이 생각이라 불려야 하겠습..."의 체험이었다. 


생각을 막는 세력들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체험. 


그런데 어쨌든 

만일 우리가 그 세력들을 떨친다면 

그 집중의 체험에서 출발하여, 그 집중의 체험을 반복 재연하면서, 글을 쓴다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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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06-30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세상에! 오아시스! 몇천년만에 듣는 이름이라 ㅋㅋ 저도 요고 읽고 샴페인수퍼노바 들어요. 오늘은 오아시스 들으면서 놀아야지.. 촉촉..

몰리 2021-06-30 17:16   좋아요 1 | URL
오아시스 처음에 충격이다가
머지 않아 지겹고 지겹고 지겹고 물리고 물리고 물리다가
그로부터도 한참 지나고 나서는, 그냥 계속 틀어놔도 딱히 거슬리지 않고
술 마시면서 들으면 뭔가 많이 좋고... 독특한 자기들 방식으로 난놈들인듯.
 





길리스피의 책. 번역판도 궁금하고 갖고 싶은데 

새 책 비싸고, 중고도 매물이 있기는 한데 비싸다. 1만8천원에서 시작. 


"reaction" 자극하여 독자를 형성할 "action." 

이 책에 담긴 그것들 중에 이런 대목도 있다. 뉴튼이 광학을 연구하면서 빛의 색, 빛의 속성에 관해 새로운 발견을 한다. 발견은 짜릿한 것. 그는 이 발견에 대해 안다면 모두가 자기처럼 흥분할 거라 생각한다. 발견의 보상 중 하나인 "인정"을 얻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이런 얘기를 하다가: 


"그가 알아낸 게 얼마나 이상한가는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 빛은 단순하고 원초적이라는, 수세기 동안 유지된 본능에 위배되는 발견이었다. 사람들의 지적 습관이란 게 얼마나 완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뉴튼에게 아직 경험이 없었고 그는 경계하지 않았다. 그는 거센 반발에 대비하지 않았다. 명성이란 누군가의 지위를 몰락시킴으로써 얻어진다는, 학술이 갖는 추잡한 일면 -- 그 자신 나중 보여줄, 그의 경쟁자들을 향한 가혹함이 이 추잡함의 가장 유명한 예가 되지만 -- 에 대해 아직 모르기도 했다. 이 부질없는 추문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규범들을 학술 공동체들은 만들어 왔다. 그러나 뉴튼의 시대에 이 규범들은 아직 허약했다. (....)"  


어떤 규범들이 있고 그것들이 어떻게 지켜지는지. 이게 공동체에 (학술 공동체를 넘어서)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 

규범들을 세련되게 (학술적으로, 감동적으로) 지키는 법, 그리고 위반하는 법. 이런 건 어디서 누구한테 어떻게 배우는지. 




기말 과제 채점이 남아 있었는데 오늘 다 했다. 

"성공"을 주제로 하는 작문에서, 한 학생이 자신에게 성공은 이런 거라고 썼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사랑하기. 이루려고 하는 걸 실천할 용기와 의지를 갖기. 

나에게 만족할 수 있는 내면을 가진 삶을 살기." 아.... 느낌표 범벅이 되던 구절들이었다. 


"리더쉽" 주제 작문에서 한 학생은 라인홀트 니부어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원용하면서 썼던데, 이 글도 내게 자극하는 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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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이 검은 이유? 

우주에 기원이 있고 또한 우주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태초의 폭발 이후 생겨난 별들이 우리에게서 계속 멀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면, 우리의 밤 하늘을 별들이 환하게 채울 것이다. 지금 우리의 밤 하늘에서 빛나는 (그러나 언젠가 사라질) 별들이 우리 우주의 나이를 알게 한다. 


저런 얘기였을 것이다. 대강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는다. 

우주의 기원. 우주의 팽창. 이런 주제에 진지하게 관심 있다면 정말, 정말로 삶과 죽음에 초연해질 거 같다.   

별가루로 만들어진 우리. 우주는 나의 고향 (Gattaca) ㅋㅋㅋㅋㅋㅋㅋ "원자와 공허. 남은 모두는 의견일 뿐." 



초연해지면 좋겠는데, 매일 다큐 하나 보면 그렇게 된다면 매일 보겠는데 

지금은 노후에 (생계도) 대해 생각하는 게 초연해지기보다 더 절박하다. 초연해지고 노후가 없을 것이냐. 아니면, 노후를 가능하게 하고 나서 초연해질 것이냐. 논문 포함하여 써야할 글들을 놓고 이것저것 생각하고 계획해 보는 중이다. 서재 페이퍼 말고 글쓰기 진행하는 서재친구가 있다면 좋을 거 같다. 아 그 분도 지금 -- 를 쓰고 계시지, 생각할 수 있다면 좋을 거 같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그렇게 생각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저를 추천합니다.  


우리 글을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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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6-27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마을에 글 쓰실 분 많으실 것 같은데....

몰리 2021-06-27 18:28   좋아요 1 | URL
우리 모두가 특히 회고록 쓰고 있으면 좋겠어요.... 회고록 클럽 그냥 맘대로 결성해 봅니다.

공쟝쟝 2021-06-30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몰리님 브런치 하세요…?ㅋㅋㅋㅋㅋ 남의 페이퍼에 들이닥쳐 브런치 끼얹기 ㅋㅋㅋㅋ (매거진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어요!!)

몰리 2021-06-30 17:11   좋아요 2 | URL
공장쟝님 글 보고 저 아주 잠깐 옷, 나도?! 했는데
저 광탈할 듯. ㅎㅎㅎㅎㅎㅎㅎ 이 분 (나이가 지긋하므로 ˝얘˝보다는. 아니 나이는 안 밝혀도 되나요) 뭐니? 반응이 너무 바로 보입니다. ;;;;;

공쟝쟝 2021-06-30 21:45   좋아요 1 | URL
누구나 다 된다고 이웃분들이…ㅋㅋ 북플은 읽기가 베이스라 같은 책 읽고 쓰는 건 훨씬 엮어보기 편한데, 브런치 살펴보니 매거진이라는 기능이 있어 같은 테마로 글을 써서 묶을 수가 있더라고요~~ 글을쓰자는 제안이 좋아서 아이디어를 내보았습니다! 저도 부쩍 글이 쓰고 싶어졌거든요 ㅎㅎㅎ

공쟝쟝 2021-06-30 21:46   좋아요 1 | URL
사실 지금도 충분히 써대기는 하지만요 ~~~ㅋㅋㅋ

2021-07-01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ueyonder 2021-06-30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문서 작성을 합니다. ^^;; 글을 쓴다는 것은 뭔가 성찰이 들어가야 할 것 같네요...

몰리 2021-06-30 17:14   좋아요 1 | URL
주로 어렵고 힘든데
그런데 글쓰기만이 줄 수 있는 지고의 ㅎㅎㅎㅎ 즐거움이, 다른 무엇에서도 경험 못할 종류의 무엇이 있기는 한 거 같아요. 그러니, 그걸 못 잊어하며.... 우리는, 갑시다 그리로!
 




75년판은 이런 표지. 

바슐라르에게는 좋은 책은 거의 반드시 어려운 책이었다. 

"쉽게 가르칠 수 있는 건 가르칠 가치가 없는 것이다" 이런 말씀도 어디선가 하신다. 

그런데 이 책의 어려움은 바슐라르가 칭송하는 종류의 어려움은 아니긴 하다. 

다루는 내용보다는 다루는 사람의 주체성과 관련한 어려움. 오래 많이 생각한 사람이 단련된 자기 방식대로 말할 때, 무엇이든 (심지어 내가 잘 알던 것도) 전혀 달라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어려움. 이 책의 어려움은 이런 종류라 생각한다. 그런 저자들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독특한 종류의 유머도 있다! 


이 책이 출전이었? 하게 되는 대목들도 있다. 

어디서 들어본 얘기, 여기저기서 들었던 거 같은 얘기들이 "권위"의 아우라와 함께 나오는 대목들. 

그러니, 고전. 페이퍼 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인생에 도움되는 책. 



*음 더 이어서 써야겠으나...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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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0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0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건 신판 (16년? 최근이다). 

60년에 초판이 나왔고 내가 갖고 있던 건 75년에 나온 그 초판의 4쇄. 

거의 내 나이급 책. 종이가 변색되긴 했지만 다 말짱하고 짱짱하다. 종이책의 견고함에 새삼 감탄. 

이백년 정도는 가뿐히 가지 않나. 칸트가 읽던 책 지금도 볼 수 있고. 


하튼 이런 좋은 책, 좋고 어려운 책도 갖고 있었다. 

갖고만 있었다가 얼마 전 읽기도 시작했는데, 많이 감탄한다. 

학부 강의가 출발이었던 책이 이럴 수도 있다니! --> 이런 감탄도 있다. 

저자 길레스피는 프린스턴에서 가르쳤고 영어권에서 과학사가 독자적 학제가 되게 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 이 책은 그가 프린스턴에서 했던 과학사 강의에 바탕한 책. <인문학 304 Humanities 304> 과목명이 이러했다. 


헌사가 이런 식이다. (*번역은 멋대로 엉망입니다. "이런 식".....) 


"1956, 1957, 1958년에 <인문학 304>를 수강하면서 

말로 전해진 이 역사에 눈을 반짝이며 그리고 인내하면서 반응했던 학부 학생들에게. 

그 역사의 전달이 이 책에 담긴 형식이 된 건 그들과 했던 토론 덕분이다.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가 이 책이 되었다. 내 열정을 견제하기도 했지만 또한 그 열정을 자극하기도 했던, 그들이 보여준 호기심과 회의주의의 매혹적인 조합을 특별히 더 애정과 함께 기억하면서, 이 책을 내 학생들에게 바친다. 


프린스턴, 1959년 6월." 



헌사에서부터 이미 그런데 본문으로 들어가면 더더, 더더더, 길고 복잡한 (복잡한데 압축적인) 문장들 쓴다. 고풍스럽기까지 하다. 요즘 이렇게 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요즘의 복잡하고 압축적인 문장은 요즘 스타일로 그럴 것이다.....). 문장만이 아니라 요즘 학술 경향에서는 금기일 감정, 평가들도 적지 않다. 유럽 과학의 성취에 열정적으로 감탄하기라든가. 베이컨의 경험론은 "미들 브로우" 부르주아들에게만 설득력을 가졌을 거라는 둥. 


그런데 그게 다, 전혀 단점이 되지 않는다. 다 장점이 된다! 

어떤 대목들엔, 살면서 알았던 가장 강력한 시름도 잊게 할 힘이 있다. 시름. 싫음. 

과학자들의 전기 제목에서 흔히 보는 "life in science" "life in physics" 같은 구절 생각하게 한다. 

과학자들 전기가 저렇게 쓰이는 데 반해, "life in history of science" 아니면 "life in history of ideas" 같은 구절을 제목에 넣으면서, 과학사학자나 사상사학자의 전기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과학에 바친 일생"은 만인에게 설득력을 갖지만 "과학"사"에 바친 일생"은 그렇지 않기 때문인 건가? 과학의 권위가 역사의 권위보다 강하기 때문인가? 


이 분, 정말 읽고 생각하고 쓰는 일에 일생을 바치신 분.....: 이런 깨달음이 ㅎㅎㅎㅎㅎ 좀 뭐랄까 머리를 치듯이 들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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