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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벌꿀 16
미야가와 마사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순진하고 평범한 OL 족과 스마트하고 엘리트 상사와의 사내 연애를 재미나게 혹은 가혹하게 혹은 현실적이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일을 중시하는 남자 곁에서 지켜보면서 자극받고 힘을 얻은 그녀는 점차 자신의 일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고, 즐거워하게 되며, 회사에 적응해가고, 서서히 하루하루 실적과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특히 이러한 사내 연애물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에서는 사랑과 일을 잘 병치해나아갈수 있느냐 없느냐 또는 이제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일을 이제 그만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서 아내로서 살아갈것이냐 아니면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 승승장구하며 혼자서 꿋꿋하게 살아갈것이냐가 최고의 딜레마이자 선택사항이 되어버린다.
이 중에서 어느 것 하나만 선택해도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수십개는 쏟아져 나올수 있다는 말이다. 이 어려운 갈림길에서 고민에 고민을 한 작가분은 과연 어떠한 길을 선택할 것인지 궁금했다. 만화속에서 그려지던 등장인물들 중 여성 OL족들의 대부분이 더이상 나이 먹기전에 좋은 사람을 만나서 아니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대기업에 취직해서 몇년 있다가 바로 결혼과 동시에 퇴직이라는 코스로 나아가는 것을 보고
"에~~ 설마 여자주인공도 이 라인을 따라가지는 않겠지?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예쁘게 사랑하다가 결혼에 골인하였습니다~~~!!" 하며 끝나버릴 것만 같아서 제발 이 만화는 이 길을 가지 않기를 바랬다. 나이 많은 직장여성은 폐차 취급받고 결혼을 못해서 일을 계속 하고 있다는 눈치를 받게 되고 젊고 아릿다운 후임들은 눈물과 애교라는 무기로 대강 대강 넘어간다는 그런 현실이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당차고 굳세고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여주인공이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티격태격 싸우긴 해도 제멋대로이고 차갑고 냉정하고 싸가지 없는 남자주인공이긴 해도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사람은 바로 그라는 생각에서 "좋아 지켜봐주겠어용~~~" 하며 한권씩 한권씩 책을 따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역시나 제멋대로의 "그"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그녀의 행복을 바라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처럼 보내준다는것도 자신의 만족일 뿐이지 않는가? 자신은 이~~~렇게 아프지만 그녀를 위해서 포기하고 혼자 타지에서 우는게 과연 그녀를 위한것인지조차 모르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정말 말도 안되는 거절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그녀가 자신의 갈길을 선택하게 하는게 오히려 그녀를 위한 길이 아닐까싶었다. 신파도 아니고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의도였다면 어머나 빗나가버렸군요 하고 빈정대는 말만 할수 밖에 없는것같다. 요즘 여성들은 오히려 솔직한게 더 좋다고 생각할텐데 말이다.
스트레스 풀려고 만화책 보다가 혼자 화가 나서 또 주저리주저리 써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