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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올 때 보았네
이윤기 지음 / 비채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세상을 살다보면 늘 보던 것도 어쩔때는 생경하게 마치 처음본것 마냥 신기할때가 있지 않습니까? 늘상 다니던 길인데도 어느날 보면 못보던 건물이 서 있는 것을 깨닫기도 하고, 마냥 땅만 바라보고 걷다보니 2층 건물이 있었다는 사실도, 키가 큰 나무가 서 있다는 것도 모르고 지나칠때가요.
번역가이자 작가이기도 한 이 분의 글을 읽으면서 이런 느낌을 가져보았답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고은 詩, <그 꽃>
이 시와 이 책의 제목이 참 그럴듯하게 잘 어울리는지라 정말 마음편히 읽었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하듯이 세상 이야기를 그의 생각들을 살그머니 드러내놓는것이 편안하기도 했구요, 어른인체 하지 않는 쿨한 성격과 널린 생각들도 한몫했답니다.
그리하여 저또한 소풍 나온듯 편안하게 그리 읽었답니다.
가령 이런식이지요.
"반평생 글만 써온 내가 군청에만 가면 쩔쩔매는 것도 한국어에 무식해서 그런것인가!" 하고 되묻는 장면이지요. 정말 그래요. 관공서에만 가면 왜그리 단어가 어려운지요!
이게 한국어인지 모르겠다니까요.
쉬운 언어를 두고 이리 돌아가게 만드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가 읽는 책들, 그의 친구들, 등등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그의 생각을 읽을수가 있어서 좋았어요. 그는 생각보다 소탈하고 밝고 천진스러운 사람이었구나하며 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죠.
어렵지 않은 글에서 삶의 깊이와 연륜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소탈하고 편안한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