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크리스마스날 시내에 있는 서점에 나갔다. 그날 이리저리 붐비는 사람 틈에서 이책 저책 살펴보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눈에 들어오는 책이 하나 있었다. 뇌리를 스치는 묘한 제목에 이끌려서 였는지도 모른다. 물론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바로 이책이었지만.. 하여튼 이 책을 집어들고는 냅다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서재를 결혼시킨다는 말에 호기심이 잔뜩 일어난 까닭인지도 모르겠다.그럼 이제 이 책의 묘한 특징에 대해서 말해볼까 한다. 먼저, 이 책을 쓴 저자에 대해 말해본다면, 그녀는 아주 굉장한 독서광이었고 부부는 닮는다고 했던가? 그녀의 남편 또한 역시 그녀와 같은 다독가였고, 장서가였다. 이런 두 남녀가 결혼을 했으니 그와 그녀의 딸린 식구인 책들도 함께 결혼을 할수밖에 없게 되었다.그러나 그 책들을 하나로 합치는데에서 커다란 문제가 하나 발생하고야 말았다. 서로 다른 스타일로 책을 분류해왔던 터라 분류하는데 다른 의견차가 나타나게 되었고, 그중에는 똑같은 책도 서로에게서 발견되기도 하였기에 그러한 책들을 향후에 어떻게 처리할것인가 하는 여러 문제들이 큰 사건으로 불거져 나오게 된것이다. 어떻게 보면 별 문제가 아닌것 같기도 한데 이 두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당히 심각하다. 예를 들어서 작가별로 아님 총서별로 연대별로 등 여러가지로 분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여튼 결혼하고도 한참동안 이 문제로 다투다가 아내의 방식대로 하기로하고는 끝이났다.초반부는 서재 합치는 것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쓰여졌고, 중반부는 그녀와 그녀의 부모와 형제들의 특이한 독서 행태에 대해 서술을 했는데 상당히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많았다. 한 예로 어머니는 잡지속의 '오자찾기' 여왕이었고,아버지와 그녀의 형제들은 아주 긴 단어 찾기 게임을 했으며 오래된 단어를 찾아 퀴즈하기 등 독서광 집안에서나 가능할 그런일들이었으니... 책 읽는 즐거움 그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상당히 기쁜 생활이 아닐수 없다. 그들에 있어서 책이란 또는 독서란 생활의 일부가 아닌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하여튼'그녀와의 독서이야기'라는 맛있는 식사는 이렇게 끝이났다. 끝으로 하고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면 그녀의 말처럼 좋은글에 대해 무슨 말이 필요할까? 우선 함께 읽어보자는 말밖에..
어렸을때에는 메모하는 법을 강제적으로 배웠던 기억이 있다. 다들 그랬겠지만 '알림장'이라는 노트를 하나씩 가지고 다니면서 그날 배운 과목이나 숙제나 다음날 준비물들을 선생님이 불러주시는 대로 하나씩 썼었다. 이 노트를 가지고 가지 않으면 선생님께 혼도 나고 그래서 매일 엄마께 확인 받고 검사까지 받기도 했다. 그때는 단지 잊지 않기 위해서 썼다. 물론 지금도 중요한 일이나 행사는 다이어리에 꼭 써다니기도 하지만 그때만큼 메모를 하는 일이 없다. 하루 하루 하는일도 많고 챙겨야 하는 사람이 더 많아 졌는데도 그냥 기억에만 의지하려니 종종 실수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그러나 요즘은 메모하는 버릇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을 차근차근 순리대로 해나가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잊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서 쓰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잊지않으려고 쓰곤한다. 밤이되면 편지가 더 잘써지듯이 무한한 상상력이 날개를 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때 나중에 써 먹어야지 하고 잠시 잊고 있으면 그대로 무로 돌아가고 말아서 땅을 치며 후회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주 신기하고 흥미로워서 마치 영화 한편을 본듯한 꿈을 꾸곤 하면 더욱 강도가 심하다. 꿈은 꾸고 나면 반나절이면 다 잊어 버리기 때문이다.그 기억을 잡아두고 싶어서 노트를 머리맡에 놓아 두었다가 잠에서 깨면 쓰기도 한다. 밤에 메모를 하기 위해서 손전등도 하나 준비해 두었다. 시력이 나빠 안경찾고 메모지 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놓았다. 저자와 같이 화장실에도 메모지를 놓아두고 곳곳에 배치해 두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나만의 방식으로 메모를 하곤 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더욱 메모를 하고싶어졌다. 좀 더 체계적으로 써서 모아 두었다가 유용하게 활용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효과적으로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서 메모를 해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작가 말대로 아침 저녁 출퇴근시간에 뭔가를 끄적거리며 하루를 계획하거나 정리할수도 있기에 말이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며 자신과 대화를 할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좀더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 될수 있기에 이 책을 추천한다.p.s. 책 분량도 아주 소량이라 읽기에 부담스럽지도 않고 종이질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책이기도 하고, 삶의 습관을 바꿀수 있는 계기가 되는 글이라 도움이 될듯 싶어 자판을 두들겨 보았다.